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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맞다! 아파트 마당에 있는 과일나무 열매들

레이디 조회수 : 1,048
작성일 : 2009-10-20 10:41:17
지난 일요일 오후...
환장하게 날씨가 좋았죠?
우유 사러 동네 가게에 갔다오는 데 보니까,
웬 아저씨가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아래엔 부인과 자녀들이 있네요,.

무릎나온 츄리닝에 슬리퍼 끌고, 손엔 꺼먼 비닐 봉지 들고는 머리는 덜 말라서 산발을 한 제가 가던 길 멈추고 섰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꼴이 가관이었겠습니다.)

아저씨와 잠깐의 eye contact.  얼른 눈길을 피하네요.
잘 익은 제 주먹보다 훨씬 큰 주황색 감을 하나 따서 딸에게 주더라구요.
그래서 그 딸을 계속 쳐다봤습니다.
아무 말도 안하고 계속 쳐다봤습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딸은 고개도 못 들고, 아파트 출입구는 빨리 안 열리고,,안절부절하더라구요.
일가족을 번갈아 쳐다봤습니다.

엄마가 들어주께. 이러면서 엄마가 감을 얼른 쥐더라구요.

결론은 그 가족이 들어갈 때까지 고개 드는 사람이 없더군요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 어떻게 아이한테 감을 따줄 생각을 했는지...


제가 눈이 좀 큽니다.
눈에 힘주고, 그냥 아무 말없이 서서 보기만 했습니다.

백마디의 말이 필요없더군요.

그렇게 딴 감을 먹었을까요? 장식했을까요?
참 부끄러웠을겁니다. 그 부부와 아이들.
IP : 210.105.xxx.25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근데..
    '09.10.20 10:51 AM (118.220.xxx.66)

    아파트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딴것은 보기 안좋은건 사실인데...
    온가족이 하나씩 따간거 아니고 딸아이에게 하나 따준건 그냥 봐줄만 한것 같아요..
    우리 아파트는 매달려있다가 툭툭 떨어져서 바닥 더러워지니 누가 오며 가며 키큰 사람
    있으면 좀 따가지 싶더라구요...
    그거 따다가 노인정 가져다 주는 아파트도 있는데..특별한 주인이있는것도 아니고
    온가족이 추수하듯 많이 따가는거 아닌데 눈에 힘주고 보실것 까지 있을까 싶어요..

  • 2. 근데..
    '09.10.20 10:52 AM (118.220.xxx.66)

    과일 따겠다고 나무 훼손하는 사람들은 그야 말로 꼴불견이에요..
    대추며 감이며 그거 하나 따자고 나무가지를 잡아 당기고 잎파리 따 떨어뜨리는 사람들은
    정말 반성해야 해요

  • 3. ..
    '09.10.20 11:11 AM (58.126.xxx.237)

    아이한테 한개정도는 따주는 것은 봐줄 수 있을 듯해요.
    원래는 그러면 안되고 교육상도 안좋겠지만요.
    보통 과일 익기도 전에 흔적도 없이 따가던데요.
    좀 연세있으신 아주머니들 사다리까지 빌려와서 쓸어갑니다.

  • 4.
    '09.10.20 11:13 AM (110.10.xxx.147)

    울 동네 한 아주머니 장대를 재활용장 뒤에 마련해 놓고 봉지 들고 다니면서 몽땅 다 따가시네요. 단지가 커서 정말 많은데 그걸 혼자 다 드시려는지...내것도 아니지만...보고 눈살만 찌푸리고 말았네요.

  • 5. 울아파트엔
    '09.10.20 11:26 AM (117.53.xxx.170)

    대추나무 모과나무가 있는데 어느 할머니가 매일 와서 대추 떨어진것만 줍는다고
    하시긴 합디다만...암튼 얼마 지나니 대추열매가 다 사라졌어요.
    요즘엔 모과가 열려서 남편이랑 산책할때 땅에 떨어진거 주워다가 집에 뒀어요.
    매일 산책하니까 모과나무 근처에 지나가면 꼭 떨어진게 있는지 확인했더랬는데...
    글쎄 어제 갔더니 누가 따갔는지 열매가 거의 다 없고 몇개만 남았더군요...
    하루사이 그렇게 열매가 다 떨어지진 않았을텐데...
    뭐 떨어진거 손에 닫는거 한두개는 몰라도 한집에서 그렇게 다 따가버리는거는
    좀 볼썽사납다고 할까...좀 그래요.

  • 6. 레이디
    '09.10.20 11:35 AM (210.105.xxx.253)

    제가 봤으니까 1개겠죠.
    그 집 애들만 해도 2명인데, 아들래미한테는 못 주던대요.
    감이 수백개가 열려도 한 집에 한 개꼴이죠,.
    까치밥 주고, 보기에도 좋게 냅둬야죠.

  • 7. ..
    '09.10.20 11:58 AM (115.138.xxx.66)

    제가 이말씀 드리면 욕 먹을까요?

    저도 그거 따는건 참 볼썽사납다고 생각하고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있었던 경우라면 그냥 한번 쳐다보시고 마셨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하시면 할말없지만..

    고개를 못들 정도면 벌써 감을 따면서 그 가족은 다 느꼈을텐데요..

    가끔은 가벼운 잘못은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우리도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실수 하고 살때 있잖아요..

  • 8. ..
    '09.10.20 12:00 PM (112.149.xxx.7)

    우리 아파트 단지도 규모가 커서 유실수가 제법 있거든요.
    요새 감이 익어가는게 보기좋던데... 그거 보면서 다들 좋은 추억 하나쯤은 생각할거 같은데...
    그냥 놓고 같이 보면 않될까여...
    제방 창문밑에 커다란 대추나무가 있는데 올 추석전날 이상한 소리가 나서 보면 어떤 아주머니가 온몸을 나무에 부칟쳐 대추를 털고 계시더군요. 마구 흔들어대고...
    담날 그것도 성에 않차셨는지 커다란 장대를 들고와서 따시더라구요. 한말씀 드렸더니 슬적 사라지시긴 했는데...
    부촌은 아니어도 다들 별 아쉼없이 사는 사람들인데...대추 한접시거리 얼마나 한다고 그걸로 추석상 차리시면서 뿌듯해하셨을지 원...

  • 9. 저도
    '09.10.20 12:02 PM (121.161.xxx.248)

    1층 살때 모과나 감이 알맞게 익어서 보기 좋을만 하면 장대들고 나타나는 사람들 꼭 있습니다.
    쳐다보면 아주 멋쩍은 표정들을 짓지요.
    차들 오가며 내뿜은 매연이랑 여름내 모기 방제한다고 뿌려댄 살충제랑 몸에 그리 좋을것도 없어 보이는데 단지 공짜라는 이유만으로 탐을 내는 분들이 있어서 정말 싫더라구요.

    한번은 너무 화가나서 (이분은 감나무 한번 털어 가더니 또 모과를 털러 남편하고 같이 오셨더군요.) 관리실에 이야기 했더니 관리실에서 뭐라 했나 보더군요.

    그랬더니 아파트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릴지르면서 "나 이거 딴다 신고 또 해라" 이러면서 소리소리 지르더군요.

    그담부터는 질려서 그냥 못본체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관리실에서 과실은 주민공동소유고 관상용이니 따지말라는 문구를 붙여놨더군요.
    그래도 또 따는 사람들...ㅡ.ㅡ

  • 10. 우리동네
    '09.10.20 2:13 PM (211.114.xxx.233)

    그건 약과네요..
    딸래미 학원에서 오는 시간이 밤 12시가 넘는지라 시간 맞춰 마중 나가 데리고 들어 오는데..
    세상에나 ~
    오밤중에 엄마하고 딸(중딩이나 고딩정도?)이 합동으로 한사람은 후레쉬 비추고 한사람은 전문 감 따는 사람처럼 잠자리채처럼 생긴것 길게 만들어 열심히 따고 있더라구요
    하도 기가막혀 저도 원글님처럼 한참을 쳐다 봤는데 정작 그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아주 열심이더구만요 ^^;;
    감..그거 얼마나 한다고
    훔친게 맛있다는 말 들어는 봤지만
    그렇게 감 따다가 자녀분이랑 감 서리하는 무용담 얘기 하며 먹으면 맛있던가요?
    우리 아파트
    오밤중에 감따던 아주머니와 그 따님....
    다른 사람도 보고 마음의 풍요함이라도 누리게 제발 그냥 놔두면 안될까요~~~~~~~~~~

  • 11. 에구
    '09.10.20 3:48 PM (122.34.xxx.19)

    아빠가 자기 아파트 화단에 있는 감 하나를
    딸에게 따주는건데..
    너무 냉정하신 듯! ㅠㅠ

    전 오히려 원글님 땜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그 가족들이
    더 안타깝네요.

  • 12. 윗님
    '09.10.20 7:28 PM (220.88.xxx.227)

    그냥 손에 닿는 감하나 따주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나무에 매달려 나무에 무리를 주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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