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외고가 폐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 조회수 : 669
작성일 : 2009-10-20 09:53:58
저 중학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외고가 참 가고싶어서
점수 1점에 목숨걸어서 1점 높혀주겠다면 수행평가도 밤새워서 최선을 다해서 하고
문제 하나에 목숨걸어서 하나틀리면 애들한테 욕먹으면서 흑흑거리며 울었습니다.
90점 맞기는 쉽지만 100점 맞기는 어려워서 문제 하나 더 맞히려고 문제집 한권을 다 풀기도 하고..
그때 참 유행하던 문제집이 있었는데.. 과학은 하이탑? 영어는 시사영어사에서 나온것들..
다른애들은 교과서도 하나 소화못하는데 교과서는 수업시간에 다 배우고
그런 어려운것들을 혼자 풀면서 주말을 보내고 그랬었는데..

외고에 못갔어요. 성적은 상위권이었지만 우리 중학교에서 외고는 반에서 1등도 못가는것이었기때문에
고등학교에 가니 중학교때보다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이 나왔어요.
고등학교때도 정말 공부 열심히 했죠. 몸이 약해서 야자와 보충수업은 못했지만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전부 이해하고 듣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때엔 꿈에 시험문제가 나올 정도였어요.
도대체 뭐가 나올까??? 하면서 예상문제를 혼자 생각해보며 시험범위를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싹싹히 훝어서..
근데 실제 시험지는 꿈이랑 틀리더군요.. -_-;;

좀 아까운게 저는 사교육을 못받았어요. 집이 가난한것은 아니었는데
학교수업 듣기도 피곤하고 학원다니고 과외받는 애들 다 공부 못하길래
학원다니고 과외해도 공부 못하는것을 보니까 딱히 뭐 할필요있나 싶고
실제로 최상위권 아이들중엔 오히려 혼자하는 애들이 많았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학원다니거나 과외받았으면 오히려 편하고 성적도 더 잘받았을꺼같아요.
나름대로 나 부모힘없이 공부할꺼다 이런 오기도 있었는데
나이먹은 지금은 누가나한테 돈쓰고 관리해주는게 참 좋다는걸 아니깐 -_-;;

수능을 그럭저럭 망치고, 서울에 있는 상위권 모대학에 입학했는데
스카이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그다지 학력이 높지 않으신 분들은.. 잘 모르더라구요.
난 어렸을때부터 꽤 공부 열심히 한 아이였는데;

사람들은 서울대 연대 고대만 알지
군대가면 서강대는 몰라도 서강정보대학은 안다; 이런 식으로
서강대 정도 점수 되는 사람은 거의없는데 서강정보대학 가서 기술배우려는 사람은 있으니까
저도 사실 어릴때 서강대 잘 몰랐어요 ㅡㅡ;
그런데 서강대 점수 높잖아요.

우리떈 수능에 과학이 필수였고 사탐도 4과목을 봐야했는데
어린애들은 과학도 안보고 사탐도 2과목만 보고 대학에 들어가더라구요.

어릴때부터 수학때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경희대, 중앙대, 홍익대 등의 대학에서는 아예 수학을 보지도 않는다고 하고.


나 서울대 다녀, 오오~
나 연대다녀 오오~ 이러면서
나 모여대 약대 다녀 이러면
뭐냐 -ㅅ- 이러지만
실상은 연대 고대 낮은과보다 모여대 약대가 더 높거든요? 교차지원하면..
이대같은 경우도 점수 높다고 그러지만 지리교육학과, 교육학과, 교육공학과 등의 사범대 낮은과는
동국대 홍익대 같은것보다도 낮아요.

좋은 학교 들어가는것이 단순히 수준높은 대학교육을 받아 교양인이 되겠다는 뜻도 있지만
한국사회에서 "배운사람"으로써 인정받으며 살기 위해 어릴때부터 죽어라 공부를 해서 좋은대학에 가는
의미도 있는데

좋은 학벌 같은것과 많은 재산 같는게 거의 같은 가치로평가될만큼
학벌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가치기도 하는데요,

외고라는 가치가... 공부잘하는 중학생...의 목표였던 가치가
한순간에 없어진다니
이게 뭘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앞으로는 대학도 뺑뺑이로 돌려서
운좋으면 서울대.. 라면
제가 중1때부터 10대시절을 반납하고 노력했던 것들은
아무의미가 없는 것이었는지..


또.. 법대가 없어지는것을 보며
엘리트 대학생의 대명사였던 법대생들은 사라지고..
서울법대- 뭐 이런 이미지는
누군가는 인생을 걸지만
그저 제도가 만들어내는 허상에 불과했던 것인지.

저는 높은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게 중요한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공부하는게 너무 지겹고 그래서 수능을 조금 망쳐도
현역으로 대학에 들어갔는데 그것도최초합격으로요,
근데 저보다 공부 못했던 고딩친구는 재수학원에서 그 어떤 쪽집게 강의를 받았는지
s대에 턱턱턱 붙어버리고
대학와보니 최초합 현역으로 들어온 상태좋은 동기 거의없고
전부 예비 100번 ㅠㅠ 막 이러고
재수는 기본 삼수 사수까지 있는걸 보니.
거기다가 그리 학력 좋지 않은 사람들 우리학교 쓸 점수 안되니까 어느정도 레벨인지 모르고
잘 안알아주지..
화도 나고 억울하고 그러네요.
나도 재수 삼수 해보고 예비로 들어왔으면 억울하지나 않으련만
서울법대 막 이러면 재수할일도 없겠지만
별로 좋은학교 소리도 못듣고 다니는데
인터넷에 보면 나 그학교 붙었는데 합격포기각서쓰고 재수준비한다 이런글도 있구..
나는 왜 그 어린시절에 재수학원 고고씽 안했나 후회도 돼고...

상반된 이야기지만
학벌이라는게 참 휴지조각가치 가치없다- 이렇게 생각도 들면서
그래도 20살때 재수해서 좀 더 좋은학교갈껄.. 이 학교다니는 내가 아깝다. 이런 생각도 드네요.
인생의 초반기 다른 선택사항없이 누구나 다 같이 달려야하는것이 공부라....
누구라도 할것없이 공통적으로 중요한 문제라
중요한것같아요.

이 나이 먹어서도 재수학원가서 재수하고싶네요.
근데 학벌보다 돈이 중요하다니 졸업하고 돈벌어야죠 ㅠㅠ
IP : 58.226.xxx.12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0 12:50 PM (222.110.xxx.151)

    열심히 하셔서 좋은데 취업하세요!
    단지 겉으로 드러난 외양 말고 내실 있고 급여 높고 안정된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여기저기 정보 좀 알아보시고요-
    지금 재수 하셔서 간판 따는 것 보다 정말 중요하고 실속있는,
    인생역전까지도 가능한 노후대책이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5351 날씨 추워지니 생각나는 부대 앞 만두아저씨.. 추워 2009/10/20 213
495350 남자들 트렌치코트는 얼마쯤 할까요? 1 남편 옷사주.. 2009/10/20 489
495349 우리 강아지 병원비, 또 백만원 나가네요 ^^; 31 좀 미덥지가.. 2009/10/20 2,147
495348 김치냉장고에 일주일 있은 닭고기..괜찮나요? 1 2009/10/20 445
495347 아이들 옷 쟈니앤잭 옷 사보신분 계세요. 4 외투 사고 .. 2009/10/20 446
495346 서서하는 다리미- '콘에어' 라고 써보셨나요? 8 :-) 2009/10/20 689
495345 타지역으로 조의금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 2009/10/20 356
495344 바람빠진 공 공기넣는 방법은... 3 정리맘 2009/10/20 1,373
495343 문희 나오는 프로그램 피디 너무 비굴하지 않나요? 18 문희 2009/10/20 2,122
495342 다함께차차차에 심혜진.. 8 보톡스.. 2009/10/20 1,648
495341 아침에 싸움 구경을 했습니다. 6 황당하네 2009/10/20 1,143
495340 괘씸한 남편친구 너 얼마나 잘사나 보자~~ 10 괘씸죄 2009/10/20 2,157
495339 뒷쪽이 뚫려 있는 책장 사용하기 괜찮나요?(일룸 책장 고민 도와주세요) 3 ... 2009/10/20 934
495338 [심각] 얼굴이 비대칭..팔자주름 수술로 될까요 ㅠ.ㅠ 2 ... 2009/10/20 510
495337 남편팬티도 다려주시나요??(친구는 맨날 다리던데 ㅠㅠ) 18 바람난다던데.. 2009/10/20 1,651
495336 아이작바바 온라인 아울렛 아시는 분~ 2 쇼핑몰 주소.. 2009/10/20 1,680
495335 곰팡이·구더기 들끓는 썩은 고추로 '양념' 만들어 6 세우실 2009/10/20 583
495334 참깨가 왜 납작할까요? 12 깨소금 2009/10/20 587
495333 외고가 폐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1 ... 2009/10/20 669
495332 어제 걸렸다고 올린 후기에요. 8 신종플루 2009/10/20 1,493
495331 새로 전화 놓을 건데 어떤 걸로 할까요 5 복잡해 2009/10/20 322
495330 마이클 코어스 가방좀 골라주세요^^ 15 가방 2009/10/20 1,176
495329 이벤트가 많아서 재밌는 카페 3 다섯아이 2009/10/20 278
495328 크린토피아 단 줄이는거 얼마에요. 3 세탁소 2009/10/20 372
495327 맛있는 회전초밥집 추천좀요..^^(서울) 4 회전초밥 2009/10/20 1,172
495326 태권도랑 합기도랑 차이가 뭔가요? 5 무술입문 2009/10/20 2,458
495325 호우시절.... 13 영화후기 2009/10/20 955
495324 투병하면서 지내기 좋은 동네, 아파트 추천해주세요~, plz 18 냐옹 2009/10/20 1,518
495323 요번 인간극장에..그 쌍둥이들요. 4 인간극장 2009/10/20 1,745
495322 침대에 머 깔고 주무세요? 3 해라쥬 2009/10/20 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