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도 시골 이야기..ㅜㅜ

속풀이 조회수 : 709
작성일 : 2009-10-14 15:27:01
내가 고향을 떠나 올때는 청운의 꿈을 안고 떠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은 나서 서울로 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생각이 있어서 어려운 살림이지만
유학아닌 유학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농촌은 가난했다. 우리집도 마찬가지로..
점이네 할머니집 단감나무에서 단감 하나가 떨어지길 기다려 이른 새벽이면 몇 발작도 안되는
골목을 부리나케 내달리기를 가을이면 날마다 했다. 지금은 감이 지천이고 떨어져 뒹굴어도 집어
가는 사람이 없다.

초등학생 이었던 큰언니 친구가 소 꼴 먹이러 갔다가 고삐 풀린 소에 끌려 어느날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은 지금도 나를 쓸쓸하게 만든다. 그 소식을 들은 후 어린 나는 고향을 떠나기로 아니 소 꼴먹이지 않는
도시에서 살기로 몇 번이나 작정을 했었다. 봄이면 비료 푸대 자루를 두 세개 허리에 메고 30분이씩이나 걸어서 쑥을 캐러 날마다 다녔다. 그때 친구는 쑥냄새도 안 나는 도시로 간다..고 나한테 지겨운 곳에서 살고 싶냐고 했다. 난 태생부터 촌사람인지... 그때도 지금도 시골이 소똥냄새 진동하는 촌 동네가 싫지는 않았지만 이제
마음속의 고향도 드나들던 고향도 버리고 싶다. ... 상처가 생겼다... 상처를 보듬고 살 여유가 없음인가...

텃세...
전원생활을 하려고 온 화가도 있고.. 교사 부부도 있고... 인근 시로 출퇴근 하는 공무원도 있다... 그 외는 도시에서 살다가 이혼으로 생활의 파탄으로 밀려온 동네 오빠 몇몇이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동네에 일이 생기면 막무가내 헤방꾼으로 변한다. 배운것이 없어 도시의 일용직으로 떠돌다 고향에 정착해 잘 살아보겠다고 다문화 가정까지 꾸린 착하디 착한 친구도 다시 고향을 떠났다. 나도 어제 마을 뒷산에 올라 이제 고향을 떠날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가난하지만 선하고 착한 사람들과 살고 싶은 생각을 버려야 할까..
고향은 착하다... 가난하고... 사람들은 변했을까... 아님 내가 변한 것일까...
덜 익은 목화를 껌처럼 질겅거리며 오가던 학교길 하늘은 목화 솜처럼 맑고 청명했는데...이제 고향을 뭉게 구름 너머로 기억하고 싶다.ㅜㅜㅜ
IP : 121.149.xxx.2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14 3:56 PM (211.194.xxx.162)

    소설같이 글솜씨가 좋으네요

  • 2. .
    '09.10.14 4:05 PM (121.178.xxx.164)

    덜익은 목화에서 눈물났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3498 130만원으로 분당25평아파트 사는 나 22 심하게긍정 2008/01/27 6,836
373497 아이에게 소리지를게 습관이 되어 죽고싶어요. 7 엄마자격증 2008/01/27 931
373496 아들 군대 면회 가기 5 자연맘 2008/01/27 555
373495 쉬프트. 반값아파트, 분양, 구매. 집고민 2008/01/27 350
373494 테팔 주전자 안쪽이 심하게 변색되네요. 달콤미소 2008/01/27 145
373493 강남에 산다 12 강남 2008/01/27 4,518
373492 아뿔싸.. 쪽팔린 일 2008/01/27 311
373491 꿈이 너무 이상해요.. 2 해몽 2008/01/27 396
373490 보험에 대해 잘 아시는분? 7 보험 2008/01/27 493
373489 울화통 터져 죽겠네.. 아으 2008/01/27 425
373488 예닮이라는 도자기밀퍷찬통 쓰기 괜찮은가요??? ... 2008/01/27 98
373487 '안'과 '않' 좀 구별해 씁시다. 21 82중독 2008/01/27 1,702
373486 아이 손이 부었는데.... 궁금 2008/01/27 188
373485 강북쪽에 작은 아파트...어느동네가좋을지. 10 아파트 2008/01/27 1,054
373484 조언좀 부탁드려요. 거실책장인데 하고 나면 답답하지 않을까요? 6 결정.. 2008/01/27 799
373483 어머님 생신선물?? 조금 황당한... 5 멍~ 2008/01/27 1,146
373482 남자친구한테 다이어트 좀 하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1 이녕 2008/01/27 394
373481 치킨 배달 주문시 현금영수증 요구하시나요 7 먹을거라서... 2008/01/27 1,125
373480 스튜어디스 학원 어떤가요? 7 스튜어디스 2008/01/27 818
373479 아침 비행기? 저녁 비행기? 뭐가 좋아요? 9 골치아퍼요 2008/01/27 2,017
373478 목동14단지 주변 환경 어떤가요 ? 2 빵빵 2008/01/27 747
373477 동생 생긴 첫째..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7 도움 주세요.. 2008/01/27 680
373476 런닝머신에서 아령들고 걷는것의 효과는 뭘까요? 3 정희 2008/01/27 1,189
373475 딸아이 침대침구 어디서 사야 이쁠까요? 4 시간없어서 2008/01/27 530
373474 중국이나 외국에서 애들 키우시는 분들 답변부탁해요. 4 알려주세요... 2008/01/27 497
373473 신차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현대 2008/01/27 190
373472 시모가 예정보다 하루일찍 오셨어요 16 나는 며느리.. 2008/01/27 1,851
373471 작년인가 스페셜 방송..탄생? 임신? 출생?? ㅠ.ㅠ 다시보기 2008/01/27 183
373470 혹시 코스트코에서 이퀄 보신 분 계신가요? 2 이퀄 2008/01/27 502
373469 영어로 애들 가르치라는 소리가 뭔지 알아? 23 제 남편왈,.. 2008/01/27 3,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