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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핫~ 남편이 사람됐네요..ㅎㅎ

국화씨 조회수 : 1,457
작성일 : 2009-09-29 15:37:29
노트북이 뻑이 나서  일찍 집에 들어왔다던 남편이 말하네요..

'000가 백만원 넣었대... 확인 좀 해봐..'

지난 6월에 남편후배 회사와 자문위원 계약을 맺었는데..
그동안 자금이 안 풀려서 한번도 못 받았다가..

크게 해준것도 없어서..
별로 기대도 안했던..그런 계약이었어요..
(남편 본업은 따로 있구요~)

근데.,이번에 남편 후배회사가 투자를 받았대요..

그래서 그 돈을 어제 처음 보냈다는거예요..

어제 여기다 집에 불난꿈 꾸었다고 글 쓰고..
앞으로 좋은 일 있을거라는 댓글 받았는데..

그 말이 그대로 실현됐지 뭐예여...^^

출장비건.. 수당이건.. 돈이 생기면..저한테 몽땅 갖다 바치는 남편입니다..

갖다 주긴 하지만..
타 가는 돈도 만만치 않아 ..제가 늘 잔소리를 하구요..

어쨌든 남편의 부수입인지라 먼저 말 꺼내진 않고 가만있었더니..
꼴랑 백만원가지고 주식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식할때가 아니다.
좀더 있어야 한다.. 그랬더니 자기도 안다면서..
그냥 계좌만 터 놓고 나중에 할꺼라고..

옛날에..
한 4년전에.. 남편이 투잡뛰고 몇백을 받았는데..
절반은 저를 주고 절반은 주식을 하겠다고했던 남편이..
주식은 안하고 어한짓 하다가 저한테 딱 걸린적이 있어요..

첫아이 2살때..
직장다니면서 아기 보느라 젤로 정신없었을때..
그 와중에 방통대 공부한다고.. 아기 재워놓고..
밤마다 시험준비로 열공하던때 남편이 사고를 제대로 한번 쳤어요..

그 아픔을 잊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는데..

'주식'하니까.. 문득 또 그때 일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좀전에 남편에게 문자쳤어요..

'나 이쁜 구두 안 사줄꺼야? 반지 사준다거니 암말도 없구..'

'책 사줬잖아.. 내 생일 선물 사라고 한 돈 가지고 책 사줬구만..'

얼마전 남편 생일이었는데.. 언니들이 제부 뭐 맛있는거라도 사주라고..
돈을 보내왔거든요.. 그 돈으로 맑스 일대기를 다룬 9권짜리 책을 사가지고 왔더라구요..

'아~ 책 고맙지..근데 나 돈 없어서 구두 못 사는데..맨날 다른 여자 구두 이쁘다고만
하지말고 나도 하나 사줘..'
(어찌나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패션에 신경을 쓰시는지요.. 구두 밑창에 색깔들어가 있는
구두 신은 여자가 그렇게 섹시해 보인대요... 출산한지 이제 삼개월이 되가는 제게..지나가는
여인네들을 향한 그 시선과 품평회는 정말 스트레스 이빠이랍니다..칫)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다.. 남편에게 전화가 왔어요..

'에고.. 도움이 안돼요..도움이..'
'진짜? 나 도움 안되? 그럼 사라져 줄까?ㅋㅋ'

'이십만원가지고 돼? 백화점 비싸잖아..'

'몰라.. 나도 가봐야 알지..백화점 다녀온지가 몇년이 지났는지..
내가 카드 쓰고 올테니까 나중에 오빠가 결재해줘..'

'알았어.. 그럼 목요일날 쉰다니까.. 그때 백화점 다녀와~'

ㅋㅋㅋ

난 또 승질낼까 잠시 걱정했는데..
어쩐일로 흔쾌히..허락을 하네요...

둘이 줄 수 있는 상처는 다 줬고..다 받았습니다..

그 때 그 아픔들을 잘이겨내고..
아. 나 . 정. 말. 행. 복. 하. 다. 하며 지내는 요즘이네요..

어제 오늘..
나영이사건보며.. 자는아이 얼굴보고
이런저런 생각에 한숨 못잤어요...
오늘 아침에 아침 먹으면서..'우리 oo.. oo가 마음이 아픈일 생기면..
엄마는 한잠도 못잘거 같아..그리고 너무너무 속상할꺼야..' 했더니

'엄마.. 눈 감아봐..' 그러더니
살며시 눈을 감자..눈꼽을 떼주고.. 그자리에 뽀뽀를 하네요..

소소한 행복이 있는 이 일상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막.. 행복하다가..또.. 마음이 아프다가..
오늘 온종일 그러네요..

암튼.. 결론은..
울 남편.. 사람됐고.. 사랑스런 아이들 덕분에..
살맛이 난다는 겁니다..ㅎㅎ
IP : 123.109.xxx.12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29 3:38 PM (220.117.xxx.208)

    부럽당... 좋으시겟네요...

  • 2. .
    '09.9.29 3:47 PM (125.128.xxx.239)

    우리 신랑은 마늘 먹음 사람 될까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 3. 푸하하
    '09.9.29 3:52 PM (116.46.xxx.31)

    좋은 일도 올라와서 울적했던 기분이 그나마 조금 나아졌네요. 그런게 행복이겠죠 ㅋ 점하나님, 너무 재미있으셔~ 마늘과 함께 쑥도 권해요~ㅋㅋ

  • 4. ㅎㅎ
    '09.9.29 3:56 PM (124.80.xxx.179)

    점하나님..^^ 우리신랑도 마늘하고 쑥좀 먹여볼까봐요..밥으로요..^^

  • 5. 부러우면
    '09.9.29 4:06 PM (221.144.xxx.185)

    지는건데....... ㅜ.ㅜ
    좋으시겠어요. ^^
    아마 힘든일 잘 헤쳐나오신 후 얻는 행복이 아닐까요?

    마늘 엄청 먹는 울 신랑이는 왜 그럴까.. 쑥이 빠져서 그런가..

  • 6. 국화씨
    '09.9.29 4:18 PM (123.109.xxx.127)

    욱하는 성질이 좀 남아있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제게도...
    90점은 넉넉히 줄수 있는 아빠입니다..

    머리가 아플정도로..
    화가 나고 아픈데..
    남편과 아이때문에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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