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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는 분들, 물 네 통만 얼려 놔 주세요

쏘가리 조회수 : 4,320
작성일 : 2009-09-19 11:19:59
'1만 원에 벌벌 떠는' 이삿짐센터 일용직 노동자의 하루


* 김덕수 이삿짐센터 일용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 이삿짐센터 노동자에겐 물 한 모금의 배려가 간절하다.  
ⓒ 김연아  이삿짐센터


아침 해가 막 떠오르는 시각,
그때부터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서 플라스틱 박스, 바구니, 담요 등을 챙긴다.
여기저기 흠도 나고 낡은 자재들이지만 나의 하루를 거들어 줄 소중한 녀석들이다.
허겁지겁 자재들을 싣고 사무실을 나와 이사하는 집으로 출발한다.



5톤 차 안에는 남자 셋, 여자 한 명이 타고 있다.
대부분 인맥으로 찾아오는 일용직들이다. 사실 직원들도 4대 보험이 되는 것도 아니고,
고정수입이 있다는 것만 빼면 거의 일용직과 별반 다름없이 일한다.
그럴 바에야 여기저기 소개받아서 돈이라도 많이 버는 게 낫다는 게 이 업계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러니 이삿짐업계에 뜨내기가 많을 수밖에.



이사하는 집에 도착하면 자재들을 올리고 먼저 장롱 등 가구 속에 있는 잔짐들을 빼낸다.
그리고선 본격적인 포장이 시작된다.
책은 책끼리, 옷은 옷끼리, 그릇은 그릇끼리, 이불은 또 이불끼리 따로 담으면 박스만 족히 50개가 넘는다.
잘 구분할 수 있도록 일일이 매직으로 물품을 표시하는 일도 빼먹지 않는다.
잔 짐들을 빼내는 사이사이 의자와 같은 중간짐들을 섞어 내놔
트럭 안에 싣고 마지막으로 장롱, 냉장고 등 큰 짐들을 빼내면 이사 갈 준비가 끝난다.


땀은 비 오듯 하고 속옷이 젖는 건 예사다.
집주인들이 물이라도 잘 챙겨주면 좋은데,

좋은 데 사는 사람들은 힘든 일을 안 해봐서인지 '일하는 사람이 힘들 거다'란 생각을 잘 못한다.
그러니 물 좀 달라고 하면
1.5리터가 아닌 0.5리터를 사오지. 미지근한 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갈증.
그 갈증을 일반인들은 모른다.
앞으로 이사할 때면 물 네 통만 얼려놓길 부탁드린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이느라 아침도 굶은 상태로
이삿짐을 싸고 나면 힘이 쭉 빠진다.

그렇다고 바로 밥을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우선 이사 갈 곳에 도착해야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종종 점심을 챙겨주는 집주인들도 있는데,
그럴 때면 사무실에서 받은 식대는 그대로 반납한다.

돈 '1만 원'에 울고 웃는 것이 이 이삿짐 업계이기 때문이다.
사장들은 일당 외에는 어떤 비용도 더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 감춰서 마음 불편한 것보다 그냥 반납하는 게 속 편하다.



점심을 먹고 나면 본격적으로 짐을 풀기 시작한다.
짐 쌀 때는 꼼꼼한 주부가 있는 집이 약간 더 힘들다.

같은 공간이라도 다른 곳에서는 박스 하나면 충분한데
이런 집은 빼 내도 빼 내도 짐이 계속 나와 여섯 박스를 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주부들은 다른 사람이 정리하는 게 성에 안 차 "놓고만 가라"고 해서
짐을 풀 땐 오히려 고맙기도 하다.
그렇다고 우리 할 일이 영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새 집에 맞게 가구들을 배치하고
50여 개의 박스를 다 풀어서 물건들을 제 위치 찾아 넣어 놓는 것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부엌은 주부 마음에 들게 깔끔하게 해야 한다.
이삿짐센터 노동자들 하는 얘기로, 남자들이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다.
아줌마가 잘 해서 주부 마음에 들어야 대접이 후하다.



짐을 다 풀고 나면 드디어 이사 비용을 받는다.
그런데 처음에는 호인처럼 잘 대해주다가
돈을 줄 때는 가구에 흠집이 났다느니 인터넷에 올리겠다느니 트집을 잡는 사람들이 꼭 있다.

그럴 때면 사무실은 중간에서 쏙 빠지고 일용직들이 해결하게 놔둔다.
이사비용을 받아와야 우리가 일당을 받는다는 걸 빌미로 맘 편히 배짱을 튕기는 거다.

고의적으로 따지는 사람들이 "소비자 고발하겠다"고 하면 "하세요,
우리는 서비스업이 아니라 운송업이어서 A/S랑 상관없어요"라고 말은 하지만, 서글퍼진다.



그래도 집 주인이 화내는 건 웬만하면 참는데,
주로 업주와 트러블이 생긴다.

견적을 잘못 내 5톤이라고 보내놓고 막상 보니 6톤이 넘어
저녁 8~9시까지 일하고 사무실 눈치 보느라 밥도 못 먹고 들어가면 밥값도 안 주면서

"왜 밥 먹고 오지 그랬냐"고 얄밉게 말만 건넨다.
일이 일찍 끝나 4~5시에 사무실에 들어가면
아침 7시부터 일한 건 생각도 안 하고 일당이 아까워 자재 배달이라도 시키려고 하는 사장들도 많다.



사다리를 써야 하는데도 돈 때문에 안 쓰는 집도 있는데,
그런 경우도 우리가 기계보다 못한가 싶어서 서럽다.
그것도 견적 내는 사장이나 직원이

"사다리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건비 더 쳐 줘야 합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무조건 싸게 견적내서 실적만 올리려고 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렇게 돈 '1만 원'에 벌벌 떠는 곳이니 산재처리는 꿈도 못 꾼다.
다치면 대부분 "네가 알아서 고쳐라" 식이다.

미움을 사면 다음에 일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게 우리 일용직 인생이다.
이런 와중에도 사고는 늘 발생한다.
옛날엔 합판 붙인 가구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나무도 통으로 쓰고,
돌침대, 돌식탁처럼 갈수록 가구들이 무거워져서 혼자서 들기가 힘들다.



둘이 들려면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처음 보는 일용직들이고 초보들도 많아서 물건을 들 때 손발이 안 맞아 손이나 발을 찧는 경우가 많다.
뒷걸음질하다가 문턱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잘못해서 정강이라도 부딪히는 날에는 정말 죽을 맛이다.
큰 사고가 아니어도 손바닥은 전체가 굳은살이어서 곰발바닥 같고,
팔 곳곳이 상처투성이다. 영광의 훈장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가구에 흠집이 나는 등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
흠집이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리려고 했던 것도 본전이 생각나 고쳐 달라고 한다

. 이런 경우도 사무실에서는 일용직에게 50:50의 변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예전에 탑차 안에 옆으로 세워놓은 대리석 식탁이 쓰려지려고 해서
무의식중에 넘어지는 걸 막는다고 발을 갖다 댔다가 발을 내리찧은 적이 있다.
"같은 브랜드로 사야겠다"는 집주인의 말에 이사비용 90만원을 그대로 남겨두고 돌아오는데,
아파서 절뚝거리는 다리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쫓아다니며 일을 해야 가정이 유지되는 이 일용직 생활.
업신여김 당하지 않고 우리가 일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는 날은 언제 오려는지.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서며 고단한 나의 일상에 해 뜰 날을 기대해 본다.

출처 : 이사하는 분들, 물 네 통만 얼려놔주세요 - 오마이뉴스


IP : 119.70.xxx.20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19 11:23 AM (122.32.xxx.178)

    주말아침 읽은 글중 맘이 짠해지는 글이내요...

  • 2. 아휴
    '09.9.19 11:25 AM (114.129.xxx.42)

    너무 가슴 아픈 글이네요. 저분들 너무 힘드실거 같아요.
    곧 있음 저도 이사인데 물 꼭꼭 얼려놔야겠어요. 정수기가 있지만서도..ㅠㅠ
    매번 이사할때마다 저희도 마실거나 음식같은거 매번 내 놓기는 하지만..
    이 글 보니 참 힘드시겠단 생각이 먼저 드네요.
    근데 이사비용 너무 비싼데..그걸 사무실에서 다 가져가나 봐요. 저런 분들이
    제일 많이 받아야 되는건데....

  • 3. 약한..
    '09.9.19 11:31 AM (122.35.xxx.21)

    제가 젤 약해지는 사람은 바로 몸을 쓰면서 일하시는 분들이여요..
    몇 번의 이사를 하면서 느낀것 ..
    우리들 작은 서랍 몇 개 옮겨도 엄청 힘들고 그러잖아요,..
    물론 그들은 요령을 익히고 전문적으로 일하시지만..
    온 몸에 젖은 땀 들을 보면 숙연해지죠...

    그래서 전 그 분들께 극존대하고...
    될 수 있는대로 편의 봐드려요...

  • 4. ..
    '09.9.19 11:35 AM (211.38.xxx.202)

    저흰 이사 준비 중 하나가
    생수 종이컵 간단한 간식류입니다


    근데 요즘은 인력시장에 우리 말을 잘 못 알아듣는 분들이 두어명 같이 오세요

    여기 음료수랑 간식 있으니 편하게 드시라 해도 잘 못 알아 듣는 거 같고
    눈치보며 편하게 마시지 못하는 거 같고
    팀장이나 그런 분들이 먹자고 해야 그제서 먹는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물만 마시고 맙니다
    그분들은 허겁지겁 먹구요

    그걸 보니 안쓰럽더라구요

    근데 그분들 솔직히 일을 잘 못 합니다
    두어시간 하다가 그냥 툭툭 던지고 테이프로 암 생각없이 칭칭 동여매고 이것저것 깨지고..

    이삿짐은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기술로 옮기는 건데
    왠지 나이힘으로 버터는 거 같았어요

    인력시장도 요령과 기술이 있어야겠구나 생각들었답니다

  • 5. 네...
    '09.9.19 11:42 AM (58.74.xxx.3)

    이제 알앗으니,이사 할때 물 얼려놔야겠네요.

  • 6. ..
    '09.9.19 11:42 AM (121.129.xxx.57)

    돌침대, 대리석 식탁, 통원목장...이런거 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이사 안다닐 마지막집에 정착할 때까지는..

    이삿짐업체.. 점심대접 받았다고 점심값 반납..왠지 마음이 아프군요..
    더운여름날..택배하시는 분들도 뵈면..마음이 짠해요..

  • 7. .
    '09.9.19 11:44 AM (125.246.xxx.130)

    맘이 짠하네요. 거기까진 신경쓰지 못했는데...ㅠ.ㅠ

  • 8. 저희는
    '09.9.19 11:48 AM (59.12.xxx.139)

    친정으로 살림 합칠 때 집밥이 좋을 것 같아 식사 대접한 적 있는데
    식대는 당연히 그 분들이 쓰려니 했었어요. 심하네요..
    얼음물..명심해야겠네요~

  • 9. 저는
    '09.9.19 11:58 AM (211.40.xxx.226)

    딱 4주전 이사를 햇는데요
    솔직히 엉망으로 하셔서 속상하긴했지만..

    미리 생수 4병(0.5리터)얼려놓고.. 매실도 2병(1.5리터)얼려놓고
    이온음료 2병사다놓고.... 7시부터시작이라 포장하고 계실때 나가서 떡케익이랑 수정과랑 사다드리고...

    이사올집에 와서는 나가는 집에 아직 짐을 안빼서 아침드시고오시라고..
    4만원 드리고..

    정리할적엔 에어컨도 인수받기로 해서.. 에어컨 풀로 가동해드리고
    또 나가서 캔커피 삼각김밥,빵집 빵 사다드리고 짐정리는 같이했네요..
    3시쯤 보내드렸는데...

    같이 견적받고(금액도 같이) 이사한 짐도 훨많은 전주인은 6시넘어 보냈다고 하더라구요

    24평에서 34평 갔는데 그릇 놓을곳 없다고 그러셔서 식탁위랑 싱크대위랑 다 두고 가시고
    새냉장고 가동(설치후 2시간) 늦어져 아이스박스 빌려와 음식 다 담아두고...

    가구 다 버리고 와서 붙박이장밖에 없는데.. 구조 헤깔린다고 하두 어디 놔둘까요 묻는통에 대충 큰거만 놔두고 가시라 햇더니 좋아라 가시더만요

    몇가지 빠진거랑(전자키2개넣은 봉투등등) 불만있었지만.. 나름 힘드시겟지싶어 좋게 보내드렸네요

  • 10. ^^
    '09.9.19 12:03 PM (119.69.xxx.84)

    아프네요.
    근데 이사할때 저렇게 야박하게 하는 집이 있나요?

    이사몇번 했지만 다 8시 반쯤 시작해서 3시면 끝났는데,,

  • 11. ^^2
    '09.9.19 12:23 PM (122.128.xxx.85)

    그러게요..
    불가에서 보시중에 물보시가 최고라던데....

    전 늦은시간까지 식당 알바하는데 꼭 패티병에 물 담아 얼려서 음식물 쓰레기치우러오시는 미화원아저씨께 드립니다..

    물이 최고라 하시네요,,,

  • 12. 나무..
    '09.9.19 1:14 PM (211.219.xxx.198)

    내년에 이사갈때 얼린물이랑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려 합니다.
    마음이 아픕니다.그래도 식사는 꼭 챙겨 드십시오..

  • 13. 저도
    '09.9.19 1:58 PM (124.50.xxx.169)

    내년 초에 이사하는데 얼린물 준비할께요.
    저도 이사할 때마다 간단한 간식이랑 물 정도는 준비했었거든요.
    이사 자주 다니시는 울아빠는 항상 마지막에 팁까지 몇만원 얹어 주십니다...

  • 14.
    '09.9.19 2:30 PM (121.161.xxx.52)

    좋은 정보네요. 몰랐어요
    저도님의 아버님, 팁까지 얹어주신다니
    저도 내년에 이사할 일 있는데
    참고하고 그렇게 해야겠어요.

  • 15. 저도
    '09.9.19 3:09 PM (121.134.xxx.145)

    좀 힌들게 사시는 분께
    늘 더 엊어드립니다
    점심 식비 따로 드리구요
    나중에 일 끝나면 술이라도 드시라고 돈 따로 드려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은 계산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 16. *
    '09.9.19 5:51 PM (96.49.xxx.112)

    업주들이 해야 할 몫을 소비자에게까지 떠 넘기네요,
    직원관리는 업주들이 해야 하는데, 업주라는 사람들은 돈 챙기는데만 바빠서
    사람이 기계인지, 기계가 사람인지 구분을 못하나봐요.

    한국의 노동시장이 아직도 이러한데 어제 노동연구소장인가 뭐시깽이는
    헌법에서 노동3권을 없애야 한다는 망발을 서슴치 않았다고요.
    어맹뿌가 좋아하는 선진화, 노동계에도 적용 시켜주면 좋겠습니다.
    선진국에서 저런식의 노동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쉬는 시간도,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을 시키다니요.

    업주가 잘 챙겨준다고 해도 사람끼리 돕는 일인데 물 한 병 못 드리지 않겠지만
    한국에서는 업주나 기업들이 해야 할 많은 일들을 여전히 소비자가 떠 안게 되는 문제들이
    많은 것 같아서 참 아쉽습니다.

  • 17. 어쩐지
    '09.9.19 10:20 PM (121.165.xxx.16)

    어쩐지 이사할때마다 너무 친절하게들 잘해주신다고 생각했어요.
    물, 커피, 빵, 귤, 아이스박스에 듬뿍 넣어두고 그 안에 키친타월로 만든 얼음수건까지 넣어두고 일단 오시면 아침식사부터 하시게 했거든요.
    저는 당연히 다들 그정도는 준비하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물도 제대로 준비 안한다고 하니 참 안타깝네요.
    전 택배아저씨들 드릴 물도 따로 마트에서 사다 놓거든요.. 에휴...

  • 18. 물보시라..
    '09.9.20 12:15 AM (218.158.xxx.115)

    참 좋은글 잘 읽었어요..
    가끔 택배아저씨 냉수한잔 드리면,
    숨도안쉬고 벌컥벌컥 드실때 맘이 짠하더니만...
    우리도 얼마뒤 이사계획있는데
    잘 참고하겠습니다

  • 19. 에고
    '09.9.20 12:47 AM (203.152.xxx.129)

    진짜 맘이 쨘 하네요
    저희는 신랑이 인테리어 업종에 일하는지라
    역시 몸 쓰는 사람 고충을 잘 알아서
    이사할때 미리 생수랑 아저씨들 담배까지 다 준비해요
    점심 우리돈으로 주문해서 드시게 하는데
    짜장면 이런거 맨날 드신다고 신랑이 꼭 밥 종류로 대접한다고 난리
    음료도 계속 사 나르고 중간중간 담배 타임 갖자고 나서서 같이 피우고
    짐도 같이 나르고 그래요
    물보시라는 말 오늘 첨 알았네요
    울신랑 나름 보시 잘하고 살았네요 ^^

  • 20. 우리나라는
    '09.9.20 1:12 AM (219.248.xxx.185)

    언제쯤 몸으로 일하는 분들이 대접 받는 세상이 올른지....

    현실이 이러니 내 자식만은 펜대굴리며, 편히 살기를 바라고,
    죽기살기로 공부시키는 거겠죠....ㅠ

    대학진학율 세계1위........
    사교육비 세계1위.......

  • 21. ...
    '09.9.20 1:49 AM (220.117.xxx.104)

    전 지난번 이사할 때 맘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싸움은 싸움대로 하고 그래도 다 끝내고 나니 맘이 안 좋아서 5만원 더 얹어줬는데 꽤 당연하다는 듯 받아가서 오히려 열받았습니다. 가고나니 냉장고 문짝은 찌그러져있고, 문짝 잘못 달아놔서 내 돈 내고 다시 AS받고, 그릇 이빨 나가있고, 내 집 행주는 아줌마가 다 걸레로 써놔서 쓸 것도 없고, 이사 다하고 마루바닥 스팀으로 밀어주겠다고 하더니 여긴 마루라서 안 되겠네?? 하고 신발신고 우르르 나가고. 정말 맘고생 많이 했어요.

    아저씨들 나름 챙긴다고 했는데도 막상 자기들 맘대로 못 하게 하니까 어찌나 맘대로들 하는지. 열은 받지, 그러고나니 틱틱대며 내려놓지.. 내 물건 부서질까봐 더 항의 못하겠더군요.

    그래도 원글 꼼꼼히 읽었구요. 얼마 안 남은 이사에는 저 위에 어쩐지 님 말처럼 아이스박스에 미리 준비해놓아야겠네요. 그거 돈 얼마 안 들 텐데, 일하면서 대우 받는 듯 해야 열심히 하지, 실컷 싸우고나서 팁 받고나가면 저만 손해인 거 맞는 듯. 제가 먼저 대접해주면 대접받는 거겠거니 하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꾸벅.

  • 22. 짠...
    '09.9.20 2:08 AM (116.37.xxx.11)

    하네요. 마음이.
    얼마전에 택배 보낼일이 있어서 기사님 오셨더랬는데
    더운데 땀뻘뻘 흘리시는 모습이 안되보여 시원한 주스 가득부어 따라드렸더니
    정말 고마워하시더군요.
    이사할때도 좋아하시는 음료, 시원한 물 사다 날랐는데
    그러셨어요. 이사처음이죠?
    그리고 옆에서 같이 닦고, 작은것들 옮기고 정리하고 그랬더니
    다음부터는 그냥 쉬세요. 저희 시키시구요... 이러는데
    정말 어린 제가 다 죄송스럽더군요.
    늦은 시간이지만, 경비아저씨께 따끈한 차라도 한잔 대접해야겠습니다...

  • 23. 흠.
    '09.9.20 3:40 AM (121.88.xxx.74)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그 사람들, 직업이고 일 아닙니까?
    소비자가 물까지 얼려서 준비해주는건 '배려' 이고 플러스 알파일뿐이지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도구나 마실 물 정도는 스스로 챙겨야죠.
    다 이사비용에 포함되어있는겁니다.
    그리고 포장이사, 저는 안합니다.
    이사할때 물건정리와 포장은 먼저 해두고 박스와 큰 가구, 가전만 이삿짐업체에 맡기세요.
    특히 중요한 물건은 관리 잘하시구요.
    미리 도우미아줌마 따로 불러서 새집 청소 한번 해두고 물건풀때 아줌마와 같이 풀면 포장이사나 청소대행업체 부르는것보다 일도 확실하고 훨씬 저렴해요.
    일단 이사비용을 지불했으면 그들은 제대로 일해야할 책임이 있고 나는 원하는걸 확실히 고지하고 계약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겁니다.
    팁이야 정말 만족했을때 주는거고.
    윗분들, 덮어놓고 해달라는대로 해주고 원하는대로 이사는 못하고 하지말고, 확실히 행동하세요.
    그러는게 결국 뒷말이 안나오기때문에 서로 좋아요.
    포장이사 아니라면 대충 정리라도 해놓구요. 포장하고 푸는데 가장 시간 많이 걸리는데 어차피 정리는 이사 아니라도 하는거잖아요. 가구배치도 계획 세워놓고 막히지 않는 시간에 움직이면 이사하는데 시간 안 걸려요.
    그렇게 해서 빨리 끝내버리는게 일하는 사람도 어차피 할일, 시간 절약하니 이득이죠.
    그런게 진짜 배려라는겁니다.
    아침 점심 저녁밥값대고 서로 진빼며 물건이 있네 없네 기스가 났네 안났네 하지말고 그럴 상황을 안 만들면 되죠.

  • 24. 저희
    '09.9.20 7:37 AM (125.186.xxx.156)

    예전에 이사할땐
    전에 살던사람이 약속을 안지키고 짐을 늦게 빼줘서
    (이사날 시간도 전에살던사람뜻으로 바꿨는데 그나마도 안지키더군요)
    제가 이사하는사람들 눈치를 얼마나 봤는지..

    식사대접하고도 나중에 10만원 더 드렸내요.
    이사할땐 서로서로 약속 지키는게 더 중요한듯해요.
    이삿날 그런다고 싸울수도 없고 정말 속상해서리..

  • 25. ..
    '09.9.20 9:07 AM (58.226.xxx.31)

    나중에 이사가게 되면 간식도 넉넉히 물도 미리 미리 드려야겠네요.
    점심도 준비해줄지 알아서 먹을지 그것도 물어본 다음에 결정해야겠구요.

  • 26. ㅠ.ㅠ
    '09.9.20 9:27 AM (211.109.xxx.18)

    빵과 음료를 기본적으로 준비해서 드렸는데,,

    점심 시간이 되어서 식사대접을 하는데,

    일하시는 분들의 표정이 전혀 달가워하지 않는 표정이더라구요,,

    속으로 밥값은 사장이 내는 건데 내가 그걸 사니까 별로라 생각했던 거 같네요,,

    담부터는 밥값으로 그분들 팁을 드려야 되겠네요^^

    우리도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내가 못하는 일이라 힘쓰시는 분들 보면 고마운 맘이 팍팍 듭니다.

  • 27. ..
    '09.9.20 10:26 AM (180.65.xxx.37)

    저도 이사할때, 계약조건에 점심은 각자 드신다..하고 나와있으면 점심접대 하는거 반가워하지않는다고 들었어요. 끝나고 나서 2-3만원 따로 드리는게 낫다고 하더라구요.
    저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 28. 예전에
    '09.9.20 11:14 AM (110.12.xxx.102)

    12월 24일 이사했습니다
    끝나고 집에 가실 때 케잌이라도 사가시라고 봉투 네개(한분당 하나씩)드렸는데
    끝까지 안받고 가셨습니다
    점심도 도시락 싸왔다면서 같이 안드시고
    오시면 전 커피 먼저 한잔 하시자고 물끓이는데
    아주머니가 주머니에서 커피믹스 꺼내시면서
    다 가지고 왔다고 오히려 제게 종이컵에 커피 타서 주시더라구요
    약간 이사가격이 비쌌지만 친절하시고 성의를 다하시는게 보여 기분좋았답니다

    전 제가 남의 집 일(방문교사)를 많이 다녀서
    더운 날 물 한컵, 추운날 따뜻한 차 한잔의 고마움을 잘 알게 되더군요
    이사뿐만이 아니라 A/S 기사님이나 경비아저씨,청소아줌마..
    물론 제가 돈으로 그분의 노동력을 구입하는 거지만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시면 모두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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