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끓이다 지쳐 하소연이라도 할겸 주절거려요.
나이차 나는 남편이 아이를 간절히 원해서 내년 2월말경 퇴직 예정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 사실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요.
공개적으로 말한 바도 없는데, 다들 "내년 초에 그만둘꺼지?" 하고 저한테 묻는 걸 보면..
저는 솔직히 좀더 일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직은 퇴직 생각이 크네요.
저주받은 체력이 한계에 온 것도 그렇고.. 아이도 가져서 키워보고 싶고..
문제는 같이 일하는 파트너가 요즘들어 점점 묘하게(?) 달라진다는 것인데요.
파트너는 저보다 3살 어린 여자후배고, 평소에도 이래저래 컴플렉스가 좀 있는 편이에요.
(이 사실은 본인도 인정하고 있는 바이고.. 그게 고민이라고 푸념하기도 하지요.)
남이 컴플렉스를 느끼는 점을 여기다 낱낱이 적기는 좀 그렇고.. 여튼.
업무상 실수가 나서 지적하면 대뜸 "~~일은 하셨어요?" 라고 저한테 화살 돌리기.
은근슬쩍 예전 제 실수 꺼내면서 "다신 그런 일 없어야지요" 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기.
제가 다 해놓은 일, 은근슬쩍 자기가 한 양 윗분들에게 칭찬받기.
('남의 공 가로채지 않기'는 전 파트너와 제가 철칙같이 지켰던 부분이라.. 더 납득이 안가네요.)
남들 보는데서는 "우리 ~ 잘 챙겨주세요. 몸도 약한데" 라고 말하면서,
단둘이 있을 때는 "빨리 그만두시고 새로운 길 찾으셔야지요" 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기.
힘쓰는 일 할때 은근슬쩍 뒤로 빠지고 '또 이런거 해야 되냐'며 투덜거리기.
윗분들이나 손님들 오시면 싹싹하게 나서서 인사 잘 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고,
나가시면 때와 장소 안가리고 후배들과 불평불만 늘어놓기.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다가 제가 나타나면 입 싹 다물고 외면하기.
대놓고 "누구누구는 참 마음에 들어. 내가 팍팍 밀어줄께 걱정하지 마" 해서 기겁하게 만들기.
.. 이런 것들이야 개개인의 스타일이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제일 화가 나는 건,
때되면 어련히 업무가 넘어갈텐데 요즘들어 사사건건 제 업무 참견하다가,
정작 자기 업무처리에 문제가 생겨 오히려 제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지요.
'내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는 그쪽 업무에 신경쓰라'고 대놓고 말해도,
몇시간 못가 저러니 갑갑하기 짝이 없네요.
게다 원래 스타일이 인맥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타입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윗분들에게 선물 공세니, 메일 공세니.. 장난이 아니네요.
같은 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벌이 제일 못하니 성격이라도 좋아야지요.. 하고 본인은 그러는데..
그럼 정면돌파해서 실력으로 인정받아라.. 하고 몇번 충고해봐도 내키지 않나 봐요.
그러다보니 윗분들도 점점 파트너에게 일을 부탁하시고,
이 친구는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니 저에게 도와달라고 읍소하고..
저는 그일 도와주다가 정작 제일은 밀려 야근하게 되고..
(안도와주면 세상 근심 다 짊어진 얼굴로 한숨쉬고 있어서, 보다 못견뎌 도와주게 되네요.)
원래 다른 시험 준비하다가 여러가지 사정으로 일하게 된거라,
다시 공부하기가 겁이 나서 어떻게든 자리를 보전하고 싶나 보다.. 하고 측은하게 보다가도...
요즘들어 부쩍 저러는 사태를 어떻게 대처해야 남은 생활이 편할까 싶네요.
오늘은 칼퇴근하면서 뭔가 숨기는 듯한 얼굴로 나가길래,
뭔가 했더니 저한테는 말도 없이 다른 사람들과 회식하러 나갔다네요.
좁은 사회에서 하루 말안하고 나가면 모르고 넘어갈꺼라 생각한건지.. 원...
제가 평소 무뚝뚝하고 원칙주의자인 편이라 윗분들이나 동료들한테 인기가 없다는 건 잘 아는데,
지금은 내가 그간에 심하게 뭔가 잘못 살지 않았는가.. 하는 자괴감과 회의가 하늘을 찌르네요.
2년 가까이 큰 일 다 주관하고, 한창 바쁠 시점에 공석인 파트너 일까지 메꾸면서 파김치가 되었던 건,
도대체 뭐때문이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씁쓸하게 묻게 되네요.
결국 무뚝뚝한 워커홀릭보다는 애교있고 성격좋은 사람이 세상을 편하게 사는 걸까요?
이시간까지 야근하다가 화가 치밀어 그만 여기다 화풀이를 해버렸네요.
그만 집에 가서 맥주나 한잔 하고 자야 할까봐요.
여기까지 다 읽으신 님들. 누가 저좀 위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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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레임덕? 왕따? 조회수 : 503
작성일 : 2009-09-15 21:48:39
IP : 147.46.xxx.1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덜덜덜
'09.9.15 9:57 PM (61.72.xxx.39)기다렸다가
노련하게
역습하셔야지요....
어디 님뿐이겠습니까?
조금 풀어주면
마구 편하게 대하는게 사람인데...2. 최대한
'09.9.15 10:10 PM (220.88.xxx.254)따뜻하게 위로해 드릴께요^^
근데 그사람 그러는거 다들 알아요.
자기는 원글님 머리위에서 논다고 생각하나본데
주변 사람들 하루이틀 보는것도 아니고 다 알아요.
다만 원글님 정도의 애정도 없으니...
또 당장 자기일도 아닌데 싫은소리 뭐하러 하겠어요.
도와달라는 불쌍한 표정 짓더라도 원글님 컨디션 먼저 생각하구요.
왕따같은 기분... 회사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깊겠어요.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편안하게 주무세요^^/3. 어디나
'09.9.15 10:56 PM (59.11.xxx.188)여우과는 있지요.
문제는 여우한테 당하면 안되는데
사람이 착하면 만만한줄 알고 그런짓 잘합니다.
그런 인간한테는 절대 도와주면 안됩니다.
오히려 도움을 원수로 갚는 인간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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