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베팍펌)배철수의음악캠프 오프닝멘트(두 전직대통령을보내는날)

....... 조회수 : 1,115
작성일 : 2009-08-19 15:41:01
작성일 : 09-08-19 11:05  배철수 음캠의 오프닝 멘트(두 전직 대통령을 보내는 날)  
글쓴이 : Dedication (211.223.♡.9) 'Dedication'님의 다른 게시글 보기   댓글: 7 단계   시간별 역순 댓글    조회 : 284   추천 : 4    


故 노무현대통령님 발인때,


들판 너머, 산 너머, 강 건너...그 멀고 가파른 길을 우리는 묵묵히 갑니다.
모든 생은 자기에 이르는 길이라가기에, 어떤 길은 가고 싶지 않아도 그냥 참고 가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기에,
때로는 돌아가고 싶어도 꾹 참고 그냥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갑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을 골라 힘들지 않게 잘 가서,
보는 이들까지 흐뭇하게 합니다.
의지가 굳은 사람은 주어진 길을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잘 가서,
샛길로 가거나 뒷길로 갈 수 도 있는데,
지름길로 가도 되는데 끝끝내 이 길이 옳다면서 힘든길을 가서,
두고두고 가슴아프게 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승에서 저승까지 가는 길보다 더 먼길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날입니다.
가슴으로 서로 하나 되는 것,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제,



겁이 많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도깨비를 무서워했고, 밤이면 마당건너 변소에도 혼자가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어려서 개구쟁이 시절에도 누굴 때려본 적이 없었답니다.
남에게 맞는것을 무서워했던 소년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아니 살아오는 동안 단 한번도 누구를 때려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겁장이 소년의 한평생은 겁나게 무서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자주, 많이 감옥을 드나들었고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습니다.
그는 겁이 나도 목숨을 걸고 자신의 소신을 지켰습니다.

"나는 여전히 겁이 많습니다. 그래도 악에 대해, 국민을 괴롭히는 자에 대해, 도덕을 짓밟는 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과격합니다."

군사정권과 일부에서는 그에게 '과격주의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여렸을 그는, 몇달전 그 큰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보였던 그는,
자신을 '겁 많은 온정주의자'라고 합니다.


故 김대중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IP : 121.147.xxx.1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8.19 3:42 PM (121.147.xxx.151)

    꽃과 동물을 사랑하던 마음 여린 분을 사람들은 과격한 빨갱이로 매도했지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 2. ,,,
    '09.8.19 3:43 PM (58.239.xxx.18)

    가슴이 아파서 눈물납니다..

  • 3. 어흑.ㅠㅠ
    '09.8.19 4:23 PM (221.146.xxx.1)

    왜 잃고서야 소중함을 아는 걸까요?

  • 4. ㅜㅜ
    '09.8.19 5:59 PM (220.120.xxx.23)

    비폭력 평화주의자였던 그분에게 누가 빨간칠을 한걸까요...
    너무 슬프네요...

  • 5. 쟈크라깡
    '09.8.19 10:22 PM (118.32.xxx.165)

    눈물이 나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3711 죽전, 아파트가 없나봐요... 3 이사 2009/08/19 1,195
483710 예비군 훈련 잘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급합니다~ 5 예비군 2009/08/19 268
483709 지팡이와 밀집모자......미디어오늘에서 퍼옴 6 나들이 2009/08/19 323
483708 제사에 못갈때 시댁에 얼마보내세요? 10 제사 2009/08/19 1,223
483707 서울서울서울....지겹다 12 asd 2009/08/19 1,857
483706 뜨겁게 잘 내려지는 커피메이커 6 커피중독 2009/08/19 793
483705 [조언절실]병원에서 아이 각막을 다치게했어요 2 속상한맘 2009/08/19 565
483704 댓글이야기,,, 2 어느 2009/08/19 299
483703 (베팍펌)배철수의음악캠프 오프닝멘트(두 전직대통령을보내는날) 5 ........ 2009/08/19 1,115
483702 하루에 하늘 몇번 보세요? 1 하늘 2009/08/19 129
483701 노통보다는 가슴이 덜 아픈건요... 14 그래도 2009/08/19 2,120
483700 정말 실망스럽네요 남자동료들 2009/08/19 345
483699 5천원 이내의 정성 담긴 선물이 뭐가 있을까요... 14 쿠키?? 2009/08/19 1,208
483698 이사갈 곳 걱정 1 엄마 2009/08/19 320
483697 어제 문상 오신 권여사님.... 4 .. 2009/08/19 1,652
483696 토론토에서 미국.. 버스로 다녀보신분 어떤가요? 8 여행 2009/08/19 481
483695 MB정부 3년적자 117조,참여정부 5년의 6배 3 ㅡ.ㅡ 2009/08/19 272
483694 맛있는슈퍼커피 추천바랍니다 6 커피 2009/08/19 929
483693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학생에게 했던 명쾌한 이야기 15 세우실 2009/08/19 1,357
483692 성인이 먹을 아기분유... 6 통통 2009/08/19 830
483691 삼성생명 광고 정말 기분나쁘네요.... 16 ^^ 2009/08/19 2,107
483690 지금과 딱맞는 시 한구 올립니다..(한용운님의 님의 침묵) 1 ... 2009/08/19 168
483689 전국 분향소 설치 현황입니다~ 1 명복을빕니다.. 2009/08/19 228
483688 EM활성액 유효기간 1년 지난거 사용해도 될까요? 5 근조 2009/08/19 557
483687 국장 or 국민장 4 결정났나요?.. 2009/08/19 441
483686 김치냉장고는 확실히 딤채가 좋은가요? 19 고민은 이제.. 2009/08/19 1,682
483685 아이없는 오래된부부 보면 많이 궁금하신가봐요 20 그냥 2009/08/19 3,105
483684 직장인 아가씨가 몰만한 경제적이고 예쁜차 31 ..... 2009/08/19 1,699
483683 과학에 대해 잘 아시는분 안계실까요? 2 과제 2009/08/19 217
483682 임신완전초기인데, 의사선생님들마다 이야기가 달라서요.. 10 엄마에게오렴.. 2009/08/19 1,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