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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하는 남편때문에 마음이 무너져요..

눈이 퉁퉁 조회수 : 1,637
작성일 : 2009-08-14 07:56:23
남편때문에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어요.

여기에 글 잘못 올리면 댓글때문에 더 마음아프고 상처받을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너무 속상해서 올려요.

남편이 공장에서 일합니다. 시아버지가 하시던 공장인데 은퇴하시고 지금은 그냥 명예회장으로 계세요.

오랫동안 같이 일하시던 분이 월급사장님으로 계시고.

이렇게 말하면 저희가 엄청 부자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회사가 영세하고, 업종 자체가 2차산업이라 더 이상 희망이 있는 거 같지 않아요.

아버님대에선 돈을 좀 버신 것 같은데 앞으로는 그냥 저냥 꾸려나가면 보통 월급쟁이 보단 그래도 나을거라면서
다른 일 잘 하고 있던 저희 신랑을 회사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물론 아직 나이도 젊고 그러니 밑바닥 일부터 배우는게 맞다는 거 압니다. 근데 지금 3년이 넘도록 밑바닥 일만 하고 있어요. 노가다 수준으로.

사람이 심성이 곧아서 참고 배우는데 화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가 봅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인데 회사에 오래 계시다보니 일도 열심히 안하고 농땡이 부리는게 눈에 보인대요.

그리고 회사에 애사심이나 충성심이 없다보니 쓸데없는 돈이 새 나가는 것도 남편을 속상하게 하고 컴퓨터가 고장나든, 뭐가 안되든 자기들은 뒷짐지고 무조건 저희 남편이 다 해내야 합니다.

남편 맘 같아서는 다 바꾸고 개혁하고 싶지만 지금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워낙 오래 계신 분들이라 함부로 대할 수도 없고..

암튼 그 회사에서 남편 혼자 안타깝고, 남편혼자 속이 썩어 문드러져 갑니다. 지금 성수기라서 일이 엄청 들어오는데 남편이랑 선배 형님 하나만 동동거리면서 다 하고 있나봐요.

얼마전엔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어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고 전화가 왔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어요. 멀리 타국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그 친구도 불쌍하지만 마음고생하고 있는 남편 목소리가. 밥도 못먹고 병원에 데리고가서 붕대감고 나오는 거 기다렸다 일 처리 하고 있다는 힘든 목소리가 너무 속이 아팠어요.

그 친구 하나가 그렇게 빠지고 나니 일이 더 밀려서 요샌 거의 15시간씩 공장에서 일하다 들어와요.

힘들어서 밥도 못씹겠다고 하는데 제가 걱정할까봐 밥도 안 먹고 먹었다고 하고 다치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해요.

어제는 말복인데 집에 와서 닭 한마리라도 먹었으면 했는데 또 늦게왔어요. 씻고 자기전에 잠깐 쇼파에 누워있길래 옆에서 손을 잡았는데 완전 뱃사람 손같아요. 손톱이 새까맣고 여기저기 염료 같은게 묻어서 빠지지도 않고..

근데 손가락에 깊이 벤 자국이 있는 거에요. 이거 언제 다친거냐니까 모르겠대요. 꽤 깊이 파였는데 왜 모르냐고 하니까 살이 두꺼워서 깊이 패여도 몰랐대요. 손가락이 다 굳은살이 생겨서 딱딱해졌거든요.

며칠전엔 다리에 화상(부위가 크진 않지만)입고도 말안해서 나중에 보고 속상했는데, 또 그 다음엔 정강이가 움푹 패여서 들어왔어요. 몸을 쓰는 일인데 바쁘다 보니까 여기저기 자꾸 다치는데 다쳤다고 말을 안해요.

차라리 엄살이라도 좀 떨었으면 좋겠는데 말 안하다가 가끔씩 들어와서 "아..."하고 탄식을 하는데 대체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싶어서 마음이 무너져요.

자려고 누워서 엉덩이에 땀띠가 났다고 하길래 파우더 발라준다고 보니까 엉덩이며, 허벅지며 말도 못해요.
굉장히 고열의 기계옆에서 일하거든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온도의 내부에서 종일 뛰어다니니 오늘 아침엔 절뚝거리면서 나가네요.

사람을 더 쓰면 좋겠는데 이 기술을 배우려는 요즘 사람들이 없어서 잘 안구해진대요.

제가 원래 눈물이 별로 없는데 어젠 어찌나 엉엉 울었는지 지금 두꺼비 눈이 되었네요. 글 쓰다 보니 또 눈물나고.

저도 맞벌이 하다가 사정상 그만 둔지 몇 달 되었는데 사무직이었고, 월급도 지급 남편보다 많아서 이렇게 힘들게 돈 벌지는 않았거든요..근데 남편보니 저렇게 힘들게 번 돈을 어떻게 쓰나 싶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남편이 나가서 밥도 못먹고 힘들게 일하는데 집에서 끼니때 밥 챙겨먹는게 미안하기도 해요.

회사를 운영하려면 밑바닥 일을 다 배워야 하는건 맞는 생각인데, 지금 남편을 보면 배우려고 하는게 아니라 그 일 시킬 사람이 없어서 남편이 다 하고, 정작 배워야 할 일은 못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그 회사가 앞으로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고 아까운 사람 저렇게 아까운 시절 보내는게 아닌가 걱정되고
속상하고 미치겠네요.





IP : 210.113.xxx.20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09.8.14 8:05 AM (219.251.xxx.18)

    아타깝네요.
    뭐라 할 말이....
    그래도 남편에게는 님의 고운 맘이 힘이 될거예요.

  • 2. 진지하게
    '09.8.14 8:58 AM (114.204.xxx.132)

    남편께 결단을 내리라고 하세요. 회사를 엎어버리든, 그만두든...
    아무리 나중에 그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고 해도 사람 목숨보다 소중하던가요?
    분명히 그만둔다고 하면 나이든 꼰대들 요즘 젊은것들...하며 지X거리겠지요.
    나 옛날엔 너보다 열배는 시집살이 더 했다...고 나불대는 시모들처럼이요...

    그래도 남편이 그 딱한 외국인 노동자처럼 안된다는 보장 있나요?

    옛날 사람들 사람의 건강과 목숨에 대해 엄청 무지합니다.
    힘든일 하다 죽어도 그걸 그 놈의 팔자지~ 하고 말겁니다. 본인은 그 일 안하면서요...

  • 3. 그래도
    '09.8.14 9:03 AM (121.144.xxx.80)

    고생을 많이한 남편 요즘 하는 말이 인생은 절대 공짜가 없다고
    흘린 눈물만큼 거둘 수 있는게 인생인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계신데 지금은 웃으며 이글 적고 있어요.
    아내의 따뜻한 사랑으로 어려운 일을 잘 헤쳐나가 남편의 뜻대로
    모든 걸 이루어낼 수 있을거예요.

  • 4. ...
    '09.8.14 9:25 AM (115.95.xxx.139)

    아내가 한 마음이시니 잘 헤쳐나가실 것 같아요.
    세상일이 쉽지 않다는 걸 몸으로 배우시네요.
    값진 경험 되실 거예요.
    제가 일하는 회사도 처음에 제가 모든 걸 바꾸어 보겠다고 발 동동 구르고 일했는데
    세상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복잡하다는 걸 알았어요.
    어떤 일이든 바닥부터 시작해서 알아나가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것이랍니다.
    나중에 좋은 일 많으실 것 같아요.

  • 5. 가슴찡
    '09.8.14 9:43 AM (203.247.xxx.172)

    남편의 성실함과 아내의 따뜻한 사랑이 함께하니
    긴 인생에 반드시 보답 받으실 겁니다

    제가 도리어 많이 배웁니다~ 힘내세요~

  • 6. ...
    '09.8.14 12:28 PM (222.232.xxx.197)

    앞으로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는 능력있는 남편 분이세요.
    부모님과 가족회의라도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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