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선수 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언론에 매일 문짝만하게 기사가 나는데요. 문득.... 저는 , 베이징 올림픽 때의 이용대 선수가
생각났어요.
그때 진짜... 그 윙크 한방에.. 저는 TV 화면 앞에 얼굴을 갖다대다못해, 거의 브라운관에 볼때기를
부볐더랬죠... 침을 흘려가며 ㅠㅠ (그때는 아직 결혼 전 이었음 ㅋ)
그 뒤로, 어디 인터뷰를 한다 무한도전에 나온다 , 심심찮게 여성지는 물론이고 패션지에 단골로 등장했던
양복입고 화보 찍는 모습... 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잖아요.
그때 한참 허당으로 인기를 모으던 지금은 국민 연하남 이승기가 이용대와 닮은 꼴 연예인
(보통은 연예인 닮은 민간인인데 이건 스포츠스타를 닮은 연예인이라니... ) 으로 굴욕을 당할정도로,
아마 박태환 선수를 훨씬 능가하는 인기 스타로 떠올라 마트에 배드민턴 용품이 품절되고 온갖 공원과
동네 약수터에는 배드민턴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둥 아무튼 엄청 났었죠.
그런데, 언제 그랬냐는듯... 언제인가부터 점점.. 사람들 기억속에 잊혀져 갔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TV 에서든, 광고 에서든..잡지에서든..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서 그의 이름은, 간간히 아주 조그맣게 스포츠 란에 짜투리로 실린 기사에서나...
가끔 등장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인즉슨 당연하게도 전국 남자복식 우승 , 한일 국가 대항전 배드민턴 우승 -
이런 곳에서 였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연아든 태환이든, 자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인기를 얻고 , 그 인기에 따라 광고를 찍던
돈을 벌던.. 개인의 선택이고 또 분명히 그런 곳에서 얼굴을 보여주는 그들을 반기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것은
부인할 여지가 없는 자명한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포츠인이라면,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으로써
제일 먼저 그 이름이 나와야 할 곳은, 얼굴을 내밀어야 할곳은, 자기가 속한 경기이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기사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운동이라는건.. 정말 고독하고도 외로운 길이라는 걸, 개인적으로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터라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게 얼마나 힘든거라는 것을..
끊임없는 노력과 피나는 훈련. 네 저도 트레이닝 하다 토하면서 기절도 해봤고,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땅에 넘어져서 소리내며 울어본 적도 있었네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모든 노력이, 나의 기록이 잘 나오지 않으면 나의 성과나 심사 점수가 높지 않으면
그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게, 몇년간에 걸친 정말 피를 깎는 육체의 노력과 훈련의 댓가가 그렇게 찰나의
순간에 무너진다는것이 얼마나 큰 상실감에 빠지게 하고 얼마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지....
나의 라이벌을 제치고 나를 뛰어넘는 기록을 갱신하고, 그럴때 느끼는 정말 몸이 타는듯한 기쁨과 희열,
그 짧은 환희를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잘 아네요. 99의 피를 짜내는듯한 고된 훈련과,
경기전에 가슴이 터질듯한 긴장감 그리고 그 뒤에 오는건 99의 실패 그리고 1의.. 희열.
단지 그 1을 위해서 나를 넘어서는 극한의 훈련을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것. 그래서 힘든거라는 것.
너무나도 잘 알지만,.. 그래도, 경기 전 화보를 찍고 다른 대외활동에 좀 더 욕심이 있어보였던듯한
그의 모습은 조금 실망스럽긴, 합니다..
물론 코치가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코치진이 하나의 새로운 바디body를 탄생시킨다 - 즉 선수, 를 만든다..
라는 말도 있듯, 코치가 엉터리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뛰어난 기량을 펼치기가 힘들지요.
하지만 박태환 선수는, 프로잖아요. 20살 젊은 청년이기에 앞서, 이미 세계적인 메달 리스트에 등록이
되었고, 어릴때부터 끈임없이 연마하고 다듬어져 온, 거기다 기량까지 갖춘 프로잖아요.
즉, 코치진에 앞서, 자신의 몸상태 나의 실력 내게 알맞는 훈련 코스 내가 소화해낼 수 있는 연습 시간 등등...
이미 기계적으로 훈련과 연습에 몸이 먼저 반응할, 세계적인 선수권자인 프로요.
코치가 100% 완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자기가 스스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아는 즉 연습과 운동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잘 훈련된 프로 선수에요.. 좋은 코치진이 있던 없던 간에, 자기가 소화해내야할 훈련
더 늘려야할 기량 같은걸,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너무나도 힘든 운동과 훈련의 하루하루... 그 사이에 오는 꿀맛같은 대외활동이 주는 달콤함이란...
얼마나 달달, 했을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이제 20살. 고작 20살 그 남짓. 차라리 빨리 데이고 빨리 깨우쳐서 다시한번 재기할 기회의 시간이
너무나도 많은 나이라는 상황은, 또 한번 박태환만의 운이자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번을 계기로 깨우침을 얻고 죽을만큼 힘들지만 잘 버텨내리라는 용기와 각오가 있다면, 당신은 또다시
슈퍼스타가 될꺼라고 생각합니다.
박태환..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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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관련 기사를 보다가 문득 생각난 어떤 스포츠인...
우움 조회수 : 1,731
작성일 : 2009-07-28 15:02:47
IP : 125.131.xxx.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7.28 3:31 PM (203.255.xxx.60)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아직 기회가 있는나이니 실망할 필요 없겠어요.
팬은 아니지만 사실 연아나 태환이나 별관심도 없지만 화이팅 외쳐주고 싶네요.2. 김용대선수
'09.7.28 3:50 PM (122.34.xxx.16)멋지죠.
이번에도 말레이시아인가에서 열린 아시아 대회에서 혼합복식 1위 단식도 1위인지 2위인지 했단 기사 저번주에 보고 참 성실한 선수라는 생각 새삼 했습니다.
김용대 선수의 아시아에서의 인기는 우리나라와 비교 안 될 정도로 높다는 데도 아직 젊은 나이에도 흔들리지 않는 근성이 높이 사게 되는 선수입니다.3. 이용대 선수
'09.7.28 4:01 PM (125.142.xxx.70)윗분~ 김용대가 아니고 이용대 선수입니다^^
4. ..
'09.7.28 4:08 PM (221.163.xxx.100)동감합니다,,
5. 저도
'09.7.28 4:25 PM (125.188.xxx.27)동감입니다..
정말 맞는 말씀이세요..6. 맞습니다.
'09.7.28 6:01 PM (114.207.xxx.169)이번을 기회로 좀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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