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마이 뉴스 내용

오마이뉴스 조회수 : 461
작성일 : 2009-06-30 16:50:28
서울구치소 수번 29,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이충연 위원장, 그에게 애달픈 세월이 흐른다.

그의 몸 상태는 그리 녹록치 못하다. 용산참사 때 망루에서 연기를 많이 마셔 폐를 상했다. 젊은 나이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할 형편이다. 망루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졌고 깁스조차 풀지 못한 상태에서 형사들에게 끌려갔다. 깁스를 푼 다리는 재활치료를 하지 않으면 굳어버릴 터인데 감옥 안이라 그마저 여의치 않다.

그래도 그는 차라리 감옥에라도 들어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삼을 처지다. 위원장인 아들 혼자 망루에 올라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동행했던 아버지가 불길에 휩싸여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남은 이충연은 이를 평생의 멍에로 짊어져야 한다.

그렇게 지난 1월 20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이충연은 살아남아 구치소에 있고, 그의 아버지는 그곳에서 돌아가셨다. 그와 함께 망루에 올랐던 아버지를 비롯한 5명의 동지는 죽었고, 5명의 동지는 그와 함께 구속되어 있다.

아버지는 5개월째 냉동고에 누워계시고, 맏상주인 형님 이성연은 영안실을 지키고 있다. 또 어머니 전재숙은 현장에서 경찰과 싸우느라 면회할 여유조차 없다. 색시 정영신이 새벽에 면회를 가고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현장에서 경찰과 싸우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몸 챙기는데 무심한 신랑에게 부아가 난 색시 정영신이 밖에서 교도관과 싸워가며 그의 몸을 돌본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감옥 안에 있는 것이 그나마 편할 터이지만, 다른 가족을 생각하면 도저히 안에 앉아있을 처지가 못 된다.

남일당을 본당 삼아 이강서 신부님이 주임신부로, 문정현 신부님이 보좌신부로 매일 미사를 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부모님과 사랑하는 색시하고 직접 칠하고 닦고 만들었던 레아가 공연공간으로 꾸며졌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그리도 고마워하던 그였다.

그런데 지난 달 29일 고 노무현대통령 장례지내는 날 새벽을 틈타 명도가 집행되면서 노신부님이 용역에게 당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용산에서 한 성질하고 강단이 있기로 이력이 난 이충연의 속에 천불이 난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던 유송옥이 감옥에 앉아있는 그를 대신해서 직무대행을 맡아 싸우다 경찰서를 드나드니 속이 탄다.

법원의 명령에도 검찰이 수사기록 3천 쪽을 내놓지 않자 변호사들이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일단 법정에서 수사기록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그래도 내놓지 않으면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고 그래도 재판부가 바뀌지 않으면 변론 거부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다. 어차피 짜인 각본의 예정된 결론에 이를 바에야 싸워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러자 가장 반기는 사람이 이충연 위원장이었다. 자신을 따라 망루에 오른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길은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그랬다. 그러나 변호인이 변론을 않으면 불리하게 작용을 해서 더 오랜 기간 감옥에서 지낼 수도 있다는 얘기에, 그는 차마 내놓고 찬성을 할 수도 없었다. 그들 역시 의견이 다르지는 않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연대투쟁을 하러 와서 같이 감옥에 있는 사람들의 처지 때문에 그리고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들 때문에.

요즘 각계의 시국성명이 잇따르고, 천주교 신부님들이 시국성명을 내고 용산참사 현장에서 미사를 올리고 농성을 한다는 면회 온 색시의 얘기에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이제 아버님 장례를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그러나 그를, 그의 아버지를 도심의 테러리스트로 매도한 주역이자 수사기록 3천 쪽을 쥐고 내놓지 않는 자가 검찰총장이 됐다는 소식에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어차피 이 싸움은 그의 몫이기에. 이충연 그에게 이 애달픈 세월의 끝은 어디인가.
IP : 116.41.xxx.5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9.6.30 5:11 PM (203.229.xxx.234)

    어쩌면 좋아요...

  • 2. ▦후유키
    '09.6.30 5:31 PM (125.184.xxx.192)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1868 엄마표 영어 들어가려구여 4 엄마는 열공.. 2009/06/30 543
471867 이자 계산좀 해주세요.. 3 몰라서 2009/06/30 312
471866 방금 폭주하는 에버랜드 버스 3 열받아 2009/06/30 844
471865 오마이 뉴스 내용 2 오마이뉴스 2009/06/30 461
471864 지난 주말 에어컨 보러 다니면서 있었던 일(삼성 불매 꼭 지켜야겠어요) 7 삼성불매 2009/06/30 869
471863 형님을 그냥 이해해야 하나요? 12 이제는엄마 2009/06/30 1,308
471862 무조건 시아버지께 샤바샤바 하라는 울엄마 7 답답 2009/06/30 796
471861 요리용 전자저울 살려고요 요리저울 2009/06/30 230
471860 MBN 매일**아나운서 프로필 알수 있는곳 없나요?? 3 MBN아나운.. 2009/06/30 682
471859 저는 G랄 떠는 애미일 뿐이였나봐요 63 아이가 무섭.. 2009/06/30 10,900
471858 인터넷등기부 열람하는데.. 상대방 주민번호를 모르면 안되나요? 6 다시질문 2009/06/30 626
471857 민주 "日 지원하는 李대통령은 어느나라 대통령?" 12 세우실 2009/06/30 639
471856 수영용품 2 수영장 2009/06/30 277
471855 농협 신용카드 1 알뜰하고파~.. 2009/06/30 1,260
471854 시장 돌아보는 ytn돌발영상 20 쥐박이 2009/06/30 780
471853 이명박의 야간잠행은 정말 현명한 일입니다. 처음으로 칭찬해봅니다. 5 야간잠행 2009/06/30 793
471852 할말 앞에서 탁탁 잘하는 사람보면 부러워요 12 소심 2009/06/30 2,061
471851 짝짝이눈... 꼴 허영만 8 갸도 짝짝이.. 2009/06/30 1,187
471850 정치에 대해서 궁금한거 하나 여쭤볼께요. 3 정치문회한 2009/06/30 275
471849 이승기와 데이트... 3 그래도행복 2009/06/30 891
471848 아씨.. 에어컨켜고 창문 닫아놨는데 담배피는 인간들아~!!!!!!!! 3 왕짜증 2009/06/30 649
471847 꿈에 노무현대통령 나타나셨어요.. 11 꿈에.. 2009/06/30 849
471846 에 조립식마루 어떤가요 4 베란다 2009/06/30 490
471845 저두 em 써볼까하는데요.. 고수님들 답변 좀.. 4 .. 2009/06/30 747
471844 친일파의 세종대왕이 광화문에 5 여기저기 많.. 2009/06/30 408
471843 간만에 재미난 프로그램 ㅎㅎ 2009/06/30 340
471842 어떻게 설명해야 쉽게 알수 있을까요? 4 초등2학년수.. 2009/06/30 257
471841 코스트코가 생겨요,,, 2 코스트코 2009/06/30 1,152
471840 공주부여 관광지 여행문의드려요 6 여행 2009/06/30 879
471839 노무현 묘비... 123.189.**네요.. 이제 제목만 봐도 알겠네.. 6 조심 2009/06/30 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