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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예쁘긴 예쁘네요.

늙은 엄마 조회수 : 1,673
작성일 : 2009-06-25 05:28:18
이제 돌지난 아들내미 한명 있습니다.
아기가 생기면 좋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은 했습니다만, 갓난쟁이 티를 벗고 이제 조금씩 커가면서 예쁘긴 예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제법 걷기 시작했구요. 여러가지 상황에서 별것 아닌데도 웃기고 그러네요.

- 기저귀 안차겠다고 아랫도리 벗고 저를 피해 집안 여기저기 뒤뚱뒤뚱 도망다닐 때
- 아직 걷는게 완숙하지 않아서 목도리 도마뱀처럼 걸으면서, 활~짝 웃으며 내게 다가올 때
- 엄마 몰래 화장실에서 변기 안 손으로 휘휘 저으며 놀고 있다가 내게 발각되어서 화들짝 놀란 표정 지을 때
- 눈물 한방울 안흘리고 가짜로 울면서 "음메~, 음메~(아직 '엄마' 발음이 안됩니다)" 하면서 내게 안길 때
- 뭔가 저지레할 대상을 발견하고는 눈이 반짝일 때
- 내게 찡긋하는 눈웃음 지을 때
- 조금이라도 새콤한 맛의 음식을 먹고서는 진저리치는 표정 지을 때
- 이제 컸다며 젖병 혼자들고 먹겠다고 내 손과 힘겨루기 할 때
- 5cm 밖에 되지 않는 문턱도 높은줄 알고 뒤로 돌아서 내려올 때

많이 컸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이들어 낳아 키우려니 힘들긴 힘드네요 ㅠ.ㅠ
IP : 123.213.xxx.185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리운 시절
    '09.6.25 6:39 AM (68.36.xxx.54)

    두 아들이 다 커서 총각(?)이 되버린 지금의 저로서는 듣기만 해도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모자가 그려집니다.
    지금 이 순간을 맘껏 누리세요.... 마주보고 활짝 웃어주고 꼬옥 껴안고 또닥또닥해주고 시간 날때마다 여기저기 쓰다듬어주고 뺨도 대보고 노래도 불러주고....
    몸은 힘들지만 아기의 존재만으로도 저에게 인생의 의미를 주었고 행복을 주었고 인내 끝의 보람도 느끼게 해주었던 '작은 사람들'이었죠...
    아직도 제 책상 한 귀퉁이에 통통한 볼에 순수하기 그지없는 해맑은 웃음짓는 어릴 적 사진들은 저로 하여금 잠깐씩 꿈결로 돌아가는 추억을 주고 있답니다.

    본 적은 없지만 틀림없이 존재만으로도 아름답고 소중할 아기...내가 가진 것을 주는 것이 그리 행복한 것인지 깨닫게 해 줄 거예요. 예쁘고 건강하게 키우시기를...

  • 2. ㄴㅇㅈ
    '09.6.25 7:38 AM (110.10.xxx.148)

    저는 마흔둘에 백일 지난 딸 키운답니다....저만큼 오울드 하시면 친구해요..^^

  • 3. 앙앙
    '09.6.25 8:39 AM (59.187.xxx.130)

    아휴... 우리아이들 어릴때 생각이 나서 눈물나요... 이쁘게 키우세요^^

  • 4. ..
    '09.6.25 8:57 AM (121.188.xxx.185)

    부러워요.

  • 5.
    '09.6.25 9:01 AM (121.168.xxx.21)

    ㅎㅎ 눈으로 상상이 가네요~

    전 37살에 딸이 14개월이에요.
    많은 부분이 저와 비슷하고 웃음짓게 하네요.
    특히 마지막 줄 '5cm 밖에 되지 않는 문턱도 높은줄 알고 뒤로 돌아서 내려올 때' 저도 얼마나 웃음이 나오는지 몰라요. 특히 제가 변기에 앉아있을떄 들어올려고 그러죠.
    전 지금 이 시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 되새기며 살아요. 사실 좀 힘들지만 다들 그러네요.
    지금이 가장 이쁠때라고...

  • 6. ^^
    '09.6.25 9:06 AM (122.34.xxx.11)

    부럽네요.안그래도 늦결혼 한 친구가 돌 지난 아기 키우는 맛에 푹 빠져있는 모습
    보면서..외동딸 키우는 40넘은 제가 매일매일 고민 하는 와중에 이 글 보니..눈에
    선해요.아기..보기만 해도..행복해지지요.

  • 7. 41살에 늦둥이
    '09.6.25 9:11 AM (211.57.xxx.90)

    낳았는데 지금 5살이에요. 님 글 읽으니 새록새록 옛날생각이 나네요. 몸은 힘들었지만 이쁜 아기 때문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지금은 말 안듣는 미운 딸이 됐어요. ㅎㅎㅎㅎㅎㅎㅎ

  • 8. 늙은 엄마(원글)
    '09.6.25 9:39 AM (123.213.xxx.185)

    ㄴㅇㅈ님, 아직 3학년 7반이랍니다^^. 제 주변에도 4학년 0반이신 아기엄마 있으세요. 올해 연년생 둘째 계획하시더라구요.
    '딸'님, 저도 37살에 아들내미 14개월이네요. 똑같네요^^.

  • 9. ...
    '09.6.25 9:44 AM (218.55.xxx.72)

    글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머리 속에 사랑스러운 아기가 그려지네요.
    목도리 도마뱀에서 크게 웃어버렸답니다.
    참 부럽고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네요.
    예쁜 아기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기를요~

  • 10. ^-^
    '09.6.25 10:00 AM (115.93.xxx.203)

    맞아요..
    조금만 턱이 있어도 꼭 뒤돌아서 다리부터 아래로 내려오지요..
    그때 그 기저귀 찬 궁둥이를 그냥 퐝퐝 두드려 주고 싶어요.. ㅎㅎㅎ

    저도 아이들 다 키웠는데 참 새삼스레 부럽네요.. ^^
    예쁜아가 무럭무럭 무탈하게 잘 자라고 엄마도 많이 힘들지 않기를 바랄께요..
    아가 잘 키우세요.. ^^

  • 11. ㅋㅋㅋ
    '09.6.25 10:07 AM (122.34.xxx.88)

    목도리 도마뱀 ㅋㅋㅋ 너무 웃겨요...

  • 12. oo
    '09.6.25 10:16 AM (119.69.xxx.24)

    저는 결혼전에 아기들을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비교적 늦게 결혼하고나니 다른집 애기들이 너무 예뻐보이고 제아이도 낳고보니
    너무 너무 예뻤어요
    딱 한명만 키우려고 했는데 딸이 다 커서 6살쯤되니 다른집 남매나 자매들이 너무 부럽더군요
    고민 많이 하다가 둘째를 낳았는데 세상에서 제일 잘한일이 딸둘 낳은거라고 샐각하며 사네요
    하지만 나이가 좀 많으니 애키우기가 힘든면도 있고 애들이 결혼할때 엄마 아빠가 너무 늙어서
    애들한테 미안할거 같고 별걱정이 다 되더군요
    큰애는 좀 나은데 둘째한테 쫌 미안해요 친구 엄마들은 다 젊은데 ......
    원글님도 둘째 계획이 있으시면 키우기 힘들더라도 되도록 빨리 낳으시는게
    좋을거 같네요

  • 13. ㅎㅎ
    '09.6.25 10:35 AM (118.220.xxx.218)

    저도 정말 뒤뚱거리면서 제가 00이 잡으러 간다~~
    이러면 막 소리질르고 여기저기로 뛰어가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막 복제? 해놓구 싶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둘째..언능 낳으려구요

  • 14. 요조숙녀
    '09.6.25 11:33 AM (59.16.xxx.17)

    이제 30개월된 외손녀 이뻐 죽겠습니다. 하루라도 안보면 눈에 가물 가물합니다.

  • 15. ^^
    '09.6.25 1:19 PM (116.126.xxx.107)

    저도 모르게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요. 저희 아가들은 이제 너무 큰 아가들이 되어서...지금 모습이 평생 잊혀지지 않을겁니다.

  • 16. 그때 그렇게
    '09.6.25 1:35 PM (59.13.xxx.51)

    아무리 낮은 턱도 뒤로 돌아서 내리던 딸내미가...몇개월 지나니 겁도 없이 높은곳에서도
    앞으로 확 떨어지려고해서 깜짝깜짝 놀래고 있어요~~^^;;;

    지금 36살..딸아이 20개월....뱃속엔 6개월째되어가는 아이까지~~ㅎㅎㅎ

  • 17. 공감
    '09.6.25 2:19 PM (119.193.xxx.75)

    웅~~ 아가 정말 이쁘지요.

    나열하신 모든 것 다 공감됩니다.
    맞아 맞아 그랬지... ^^

    아가랑 많이 행복하시고 온 가족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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