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일대에 다니는 조카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습니다.
지금 한국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녀석은 똘똘하고 한국 역사에 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도 역사 드라마는 모두 다 보았을 정도지요.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뉴욕타임즈를 열심히 읽으며 누나와 함께 글쓰기와 토론 연습을 계속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덕분에 어린 나이지만 사회문제에 대해 폭넓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넌지시 물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좀 너무 슬퍼하는 거 같이 않니?"
"좀 그래요. 얼마전까지 욕을 하다가 갑자기 너무 쏠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한 답변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법무부가 검찰의 수사까지 간섭을 하나요?"
이야기는 어느새 조중동까지 흘러 갔습니다.
"신문의 힘이 그렇게 막강해요? 미국은 전국적인 신문이 2개 밖에 없어요. 그렇게 힘이 세지도 않고"
그들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설명하게 위해 어느 연예인의 자살 사건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조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작한 이야기가 계속 될수록 점점 저 자신이 부끄러워지더군요.
그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한 국회의원들이 고소를 당했고, 사건의 키를 가지고 있다고 경찰이 지목한
사람이 한국에 없다는 이유로 수사가 종결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
그런 나라가 어린 조카의 고국이라고 내가 알려주는 것,....
조카가 내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할수록 저는 더 부끄럽게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부끄러운 이야기를 자꾸 더 해야 하니까요. 그 심정을 아실까 모르겠네요.
언니와 형부가 "너의 고국을 자랑스러워 하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조카에게 집에선 한국어만을 쓰게 하고 한국의 드라마를 보여주며 한국가수의 음악을 들려주며 키웠습니다.
이모라는 사람이 그런 조카에게 고국의 부끄러운 모습을 들려주는 그 심정을...
"그게 정말이에요? " 조카는 거듭 물었습니다.
이야기는 한국현대사에 대한 것으로 넘어 갔습니다. 남편과 저의 설명은 이어졌고 조카의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조카는 마지막으로 제퍼슨의 말을 인용하면서 나름의 결론을 내려주더군요.
"미국에선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어요. 미국의 경우 남북전쟁이 가장 피를 많이 본 것이에요.
한국도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란 생각이 드네요."
조카가 부끄러운 이모를 위해서 좋은 결론을 내려 주었습니다.
내년에 조카를 만나면 한국 신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소주의 불매운동이 잘 되어야 조카한테 부끄럽지 않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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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조카(재미교포)와 시국 이야기를 하다가 부끄러웠어요.
내가 다 한심해 조회수 : 1,162
작성일 : 2009-06-08 19:30:28
IP : 59.8.xxx.10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바람의이야기
'09.6.8 7:35 PM (121.151.xxx.233)대단하십니다.
저는 설명하다가 사람 여럿 때려 잡을 뻔 해서, 이제 말로는 안할려고 합니다....2. 가원
'09.6.8 7:37 PM (125.128.xxx.1)천천히, 꾸준히 같이 걸어 가요ㅠ_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밝아졌을 거라고 믿습니다.
3. 저도
'09.6.8 7:37 PM (96.49.xxx.112)제가 일하는 가게 메니저도 교포예요, 전 외국에 살고요.
메니저는 중학교때 이민을 왔고, 지금은 삼십대 중반입니다.
그 분은 원래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관심도 별로 없으셨는데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좀 받으신 듯 해요.
저한테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자기가 인터넷에서 본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그러다 PD수첩까지 봤는지..
저보고 왜 한국 국민들은 가만히 있냐고, 다 같이 들고 일어나야 할 문제 아니냐, 라더군요.
경찰이 집회하는데 때리고 최루탄 발사하는게 어떻게 말이 되냐고요,
여긴 집회하면 경찰이 지켜주는 나라거든요.
저한테 계속 왜 사람들이 가만있냐고 묻는데,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4. ..
'09.6.8 8:43 PM (211.111.xxx.37)가만있는건 아닌데..ㅠ.ㅠ
5. ㅠㅠ
'09.6.8 8:52 PM (115.21.xxx.111)저도 많이 듣는 얘기가 왜 한국 사람들은 가만히 있냐는 겁니다.
6. 괴롭다..
'09.6.8 10:26 PM (123.99.xxx.121).. 가만히 있나.... 뭐라.. 할 말이 없네요............그저 미안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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