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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다른 서울역 분향소 모습

... 조회수 : 326
작성일 : 2009-05-26 21:23:49
어제 아침 일찍 가려 했으나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오후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곱게 백합 한단을 포장해들고 서울역에 갔는데
수많은 노숙자와 무심한듯 갈길을 가는 많은 여행객들 속에 그 분은 그렇게 사진 속에 계셨습니다.
줄은 길게 늘어서 서울역 올라가는 계단까지 꼬불꼬불 이어져 있는데
스님 두분이 제 한참 뒤에 계십니다.
눈시울이 불거진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자꾸 눈물이 나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왜 그리 제 마음과 같은 지 서러웠습니다.
저 멀리서 회색 옷을 입은 수녀님 두분이 오십니다.
벌써 얼마나 우셨는 지 눈이 빨갛습니다.
노숙자들의 욕설을 들으며 화가 났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노무현대통령은 그분들도 사랑하셨습니다.
모욕이라 느껴졌던 분향소는 사실 그분의 마음과 가장 가까운 자리였던 것입니다.
상주로 서 있는 문희상의원, 유시민의원.... 모르겠습니다.
밉고 슬펐습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다녀왔습니다.
아직은 줄이 짧습니다.
오늘은 욕하는 노숙인도 없습니다.
무덤덤한 표정의 상조회사 사람 얼굴과 손길이 서운했습니다.
상주로 또 유시민 의원이 서 있습니다.
인천에서 달려 온 친구와 함께 다시 절을 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제 마음의 이 돌덩이가 내려갈까요?
유시민 의원과 손을 잡았습니다.
순간 제 손등에 뜨거운 눈물이 한방울 떨어졌습니다.
제 눈물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습니다.
유시민의원의 눈물이었습니다.
까만 얼굴로 유시민 의원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친구의 손을 잡고 대한문 앞으로 갔습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첫날 제 등짝을 내리치던 전경들은 안보였고
분향소를 아늑하게 해주던 경찰차도 안보였습니다.
근엄한 표정의 서울역 분향소보다 야구모자를 쓴, 밀짚 모자를 쓴 그 분이
나를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집에 있을 수가 없어 나가보지만 어디에서도 이 마음이 달래지지 않습니다.
IP : 211.176.xxx.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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