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추모객 울린 '문경 아이들'의 편지

verite 조회수 : 686
작성일 : 2009-05-26 10:01:58
[김해=CBS특별취재팀 강동수 기자]

멀리 경북 문경에서 봉하마을에 날아든 아이들의 편지가 분향소를 지키던 어른들을 또 한번 눈물짓게 했다.

편지의 주인공은 경북 문경에서 분향소를 찾은 여고 3학년 박수경 양과 강민형 어린이.

이들은 조문객의 발길이 뜸해진 26일 오전 7시 40분쯤 봉하마을 분향소를 찾아 노무현 대통령 아저씨에 대한 애절한 심정을 미리 써 온 편지 글에 담아 울먹이는 목소리로 읽어내려 갔다.


먼저 "안녕하세요 대통령님"이라는 인삿말로 시작한 박수경 양의 편지는 "점심을 먹고 난 후 수업시간이 되면 꾸벅꾸벅 잠이 쏟아지는 날씨인데, 그 곳도 따뜻한 여름인가요?"라며 고인의 안부를 물었다.

"지난 23일 충격적인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눈물이 울컥 났다"는 박 양은 "우리나라에서 부모님 다음으로 존경하는 분인데 갑자기 이런 비보를 듣게 되니 머리가 멍해졌다"며 좀처럼 가시지 않는 충격을 전했다.

이어 "왜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하셨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며 "아직 어린 나이라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사람대 사람으로 마주했을때 너무나 큰 존재인 당신은 살아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에게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우한 환경, 고졸 학력에도 불구하고 큰 꿈을 가슴에 품고 사시에 합격해 인권변호사로서 정의로운 길에 앞장섰다는 것이 내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박 양은 "나도 저런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항상 생각하고 다짐해왔다며, 16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서민과 힘없는 약자를 위해 일하겠다는 선서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을 이었다.

그때는 대부분 공직자의 말처럼 과연 저 말이 진심일까 의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당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고 진심을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

특히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다"는 말은 몇번을 다시 들어도 뭉클해 지는 말"이라고 박 양은 되뇌었다.

끝으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편히 쉬세요. 당신은 떠나셨지만 저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라며 눈물 머금은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뒤 이어 강민형 군은 "노 전 대통령께서 봉하마을 논길을 자전거를 타신채 활짝 웃으며 지나가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슬퍼진다"고 편지를 시작했다.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나섰을때 많은 국민들이 박수로 환영하던 모습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은 눈물만 나올 뿐"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강군은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으로 계시면서 많이 힘드셨다는 말을 부모님께 들었다"며"하지만 이제부터는 하늘나라에서 우리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대통령께서도 행복하게 편히 쉬세요"라며 동심어린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이른 아침 예상치 못하게 날아든 두 아이의 편지에 상주로 나선 옛 참여정부 인사들과 조문객 등 분향소를 지키던 백여 명의 어른들은 이미 바닥난 줄 알았던 눈물을 또 한번 쏟아내고 말았고, 장내는 일순간 숙연한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angeldsk@cbs.co.kr
IP : 211.33.xxx.22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찮아도
    '09.5.26 10:04 AM (112.148.xxx.150)

    포탈에서 이글 읽고 울다가 82쿡 들어왔네요...
    당신은 떠났지만 저는 당신을 보내지않았습니다...
    전 못보냅니다...못보내...

  • 2. 문경
    '09.5.26 12:29 PM (119.193.xxx.154)

    신랑 고향이 문경인데 갑자기 신랑이 이뻐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9627 비가 새요! 2 우째요 2006/09/04 315
319626 집앞에 주차해놓고 연락처도없이~~ 9 짱가 2006/09/04 1,249
319625 예쁜 아이옷 사이트 좀 알려주시겠어요? 2 영아 2006/09/04 551
319624 사랑니가 잇몸 밑에 있는데요.이거 뽑아야 하나요? 9 사랑니 2006/09/04 547
319623 임신 14주째... 헤어땜에 고민이에요 ㅠ.ㅠ 2 엘리사 2006/09/04 424
319622 40평대 집에 아반* 타면 안되나요 39 소형차 2006/09/04 2,737
319621 등기부등본에 가압류랑 근저당설정..이라고. 4 .. 2006/09/04 431
319620 노후 어떻게 해야하는지...(퍼옴) 7 불효녀 2006/09/04 1,276
319619 궁금 2 궁금 2006/09/04 397
319618 따로 국밥 남편 생일.. 3 생일 2006/09/04 621
319617 여러가지로 힘이드네요.. 어케할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 5 당구니 2006/09/04 959
319616 듀오에서 결혼한분 계세요? 13 듀오 2006/09/04 4,876
319615 술자주먹는남편 아로나민골드??같은 영양제좀.... 8 와이프 2006/09/04 1,214
319614 KTF!! 이게 뭐니~ 1 화나요 2006/09/04 673
319613 [컴앞대기] 친구가 어제 아기 낳았는데 뭐 사가지고 가야 되요? 12 .. 2006/09/04 599
319612 감마 지티가 높다는 말은 무슨소리인가요? 1 건강검진문의.. 2006/09/04 607
319611 친정에서 외할머니가 오셨는데.. 4 음식 2006/09/04 684
319610 파워콤으로 인터넷 바꾸실 분 계시면... 2 꽁알이 2006/09/04 452
319609 여러 부동산에 집을 내놓아야하나요?? 6 집팔맘 2006/09/04 1,504
319608 우울증...남편땜에 사네요. 4 심난한맘 2006/09/04 1,320
319607 한겨례문화센터 번역 2006/09/04 1,397
319606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중.. 10 .. 2006/09/04 1,943
319605 이마트나 홈플러스내에있는 맛사지실~ 1 30대 2006/09/04 600
319604 아파트 옵션계약 해야하는데 도와주세요~ 3 아파트 2006/09/04 447
319603 49제에 애들도 꼭 참석해야하나요? 11 49제 2006/09/04 3,177
319602 시부모님 모시고 펜션 가고파요. 숲이 좋은 펜션 어딜까요? 5 맨날질문 2006/09/04 682
319601 대장내시경 결과 직장에 궤양이 있다고 하네요.. 심란해요 2006/09/04 353
319600 밤에 자다가 2시간에 한번 화장실 가는 거 너무 힘들어요-.- 5 임산부 2006/09/04 596
319599 앞집 사람때문에 은근 스트레스예요.. 17 앞집.. 2006/09/04 2,136
319598 (급질)월세 보증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2 월세 2006/09/04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