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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찰서 옆 집에 삽니다.

... 조회수 : 751
작성일 : 2009-05-25 11:57:48
우리 아파트 정문과 경찰서 정문은 나란히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보면 경찰서가 훤히 보입니다.
조기를 게양한 집은 우리집 뿐입니다.
조기 끝에 까만 리본도 달았습니다.

20년 전 비행기에서 제 옆자리에 앉아 40분간 저와 주거니 받거니 말씀 나누며
한사람의 미숙한 인간에게 이 땅에 사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신
당신을 제가 어떻게 잊겠습니까.
아무도 이코노미 안 앉으려고 발 뺄 때  당연히 당신이 앉겠노라 하시는 분이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제 직업을 묻고 제 생각을 경청하며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실 때
제가 가장 존경하던  늦봄 선생님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도 당신은 아직 어린 저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조심스럽게 자리를 뜨셨습니다.

당신은 그런 분이었는데 경찰서 조사계 창문 아래 산다고 내가 조기 하나 게양 못하겠습니까?
당신의 부음을 듣고 한달음에 대한문에 달려갔다가 우리 세식구
경찰에게 얻어 맞고 몇년동안 마시지 못한 소주를 세병 마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니 제 바탕화면에 당신이 눈물 흘리는 모습으로 계셨습니다.

오늘 경비아저씨가 묻습니다.
"태극기 왜 다셨어요?"
처음으로 화가 났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 돌아가셔서 달았습니다."

사랑합니다.
IP : 211.176.xxx.16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25 11:59 AM (121.134.xxx.185)

    ㅜㅜ

  • 2. 어느글을
    '09.5.25 12:01 PM (125.177.xxx.83)

    읽으나 낮은자리에서 뵌 분들의 그분 이야기는 왜이리 한결 같나요. 아씨 눈물나..

  • 3. 저도
    '09.5.25 12:01 PM (125.184.xxx.8)

    조기 달았습니다.
    잘 못 먹는 소주 어제 마셨습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또 눈물이 흐르겠지요.

  • 4. 깊은 애도
    '09.5.25 12:04 PM (121.149.xxx.35)

    ㅠㅠ 참을수 없는 분노와 슬픔을 함께합니다.ㅠㅠㅠ

  • 5. 그분만나본사람들은
    '09.5.25 12:17 PM (122.35.xxx.18)

    그분 잠시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그 분 존경할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17년전 그 분을 잠시 뵌적이 있는데 그때를 아직도 잊지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린 대학생에게 안되는줄 알면서도 지역주의 타파하겠다며 나오신 선거에서
    얼마나 진심과 정성어린 표정으로 한표를 부탁하시던지
    학교가는길에 들른 지하철역이라 그 지역 선거권이 없던 저는 그 부탁을
    들어드릴수 없었습니다.

    그 시점으로 부터 딱 10년이 흘러 대통령선거에서 드디어 부탁을 들어드렸네요.
    만약 그 선거를 사정이 있어 못했다면 지금 제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허름한 베이지색 점퍼 입으시고 그 썰렁한 지하철역에서 사람이 없어 두리번거리시던
    그 분이 생각나 눈물 한번 또 흘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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