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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

비를머금은바람 조회수 : 1,392
작성일 : 2009-05-24 12:41:06
서거하시고 만 24시간이 더 지난 지금에서야 눈물이 나옵니다.
제가 좀 둔감하고 굼떠요......

인간 노무현의 여러가지 일화가 자꾸 머리에 떠오르니까 눈물을 참을 수가 없네요.

노통이 여사님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그 사랑에 지금 자꾸 눈물이 나요.

저번에 검찰 소환때 노통이 사저를 나서다가 계단을 반쯤 내려오시다
갑자기 발길을 돌려 사저로 되돌아가서 잠시 있으시다 다시 나와서 버스 타고 검찰에 가셨잖아요.
그때
이 모든게 당신 때문이라며 현관에 나오지도 못하고 통곡하시는 여사님을
잠시 달래느라 그러신거라 합니다.

서거하신 그날 아침도 사실은
여사님의 검찰 소환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여사님과 자제분들....그리고 오래전부터 당신과 조금이라도 닿은 사람들 전부를 수사하고 바짝바짝 숨통을 조이고 그들의 괴로운 신음소리를 들어왔겠지요.

내가 죽어야 이 모든 일들이 끝이 나겠구나.

노통이라고 막되먹은 세상이야 어떻게 굴러가든 내 알바 아니고
그저 사랑하는 여사님과 이름모를 하늘 아래 끝동네에서
두분이서 오붓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지 않았을까요.
노통이 죽음을 택한 날은 하필 여사님의 소환날 아침이었습니다.
자신의 죽음으로라도 여사님을 지키고 싶었을지 않을까 생각되어요.

대통령이 되면서 이미 그분은 지인에게
자신은 1년 안에 살아나오지 못할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합니다.
그 1년 뒤 살아나오기는 했지만 대신 탄핵을 당했지요.

남들이 보기에 영광의 꽃길이던 그길이
사실은 사지였던거지요.
우리가 노통을 욕하거나 추켜세우거나 말거나
그분은 항상 자신의 죽음을 마음 한켠에 두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 그분에게 수억의 돈으로 죄를 만들어 뒤집어 씌우는 짓이란
얼마나 우습고 같잖습니까.

퇴임 얼마 전에 모방송국의 다큐가 기억납니다.
여사님과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노통이 칭얼거립니다.
여보 나 배고파. 아침을 덜 먹어서 그런가봐.......

아 정말 생각할수록 눈물이 마르지 않네요.

노통은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잘 부합하는 사람이었을 따름이었고
제가 화가 난 것은 그 가치를 실천하려는 한사람의 의인을 온 세상이 함께 죽였다는 사실이고
그분이 이 세상에 안 계심으로서 제가 딸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은 좀 더 멀어졌다는 사실이네요.


여사님.....노통의 사랑을 헛되게 하지 마시고
그 사랑을 오래오래 깊이깊이 간직하고 지켜주셔요.




IP : 125.184.xxx.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을 보내신
    '09.5.24 1:29 PM (118.217.xxx.180)

    권양숙여사님은 지금 ........어쩌고 계실까요..

  • 2.
    '09.5.24 1:37 PM (222.108.xxx.62)

    오늘 참았던 눈물이 오늘 분 눈물이 또 터지네요
    그런 인간적인... 인간적인 분이
    눈물만 납니다.

  • 3. =_=;
    '09.5.24 2:21 PM (121.135.xxx.84)

    가슴아프고 아름다운 글이네요...

  • 4. phua
    '09.5.24 2:36 PM (218.237.xxx.119)

    이제라도 지켜 드려야 지요.......

  • 5. 숨쉬기도
    '09.5.24 3:20 PM (121.140.xxx.163)

    괴로우실 겁니다

    어떤말도 위로가 안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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