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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시작인 듯 합니다. 선배님들 조언 감사합니다.
우리 둘다 박사 과정에 있는 과학도 들이라 만날 시간도 많이 없고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유머러스하지만 여자한테 별 관심없는 듯한 그의 태도에 속을 좀 태웠죠
관심어린 눈빛을 보내는 것 같으면서도 뭘 같이 하자는 얘기를 당최 안해서요.
음...어떻게 손을 잡을까 궁리하다가
지난 일요일 핑계거리를 만들어 우리집에 데리고 와서 제가 그에게 메니큐어를 칠해줬어요.
남자형제만 있는 남자들이 이런거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그 역시 농담 슬슬 하면서 제가 하는데로 내버려두더군요
손 잡는게 메니큐어 하는 과정에 필연적이잖아요
제가 메니큐어를 칠해주고 있는데 제 손을 슬슬 비비더라구요 흣흣
다 말랐나 잘 칠해졌나 체크하고 손을 빼려는데 꼭 잡더군요
손을 잡고 한참 얘기했습니다.
그 다음날인 월요일, 학교에서 그를 보니 쑥쓰러워서 제가 좀 어색하게 굴었어요
아닌척 쿨한 척 했지만 눈치빠른 그, 다 알아차렸을거에요.
화요일, 수요일 내내 그를 못봤습니다.
그는 핸드폰도 없어서 집에 가버리면 제가 연락할 방법이라곤 이멜뿐이에요
나는 자기 보고싶은데 나 안보고싶나? 하며 속상해 하다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이렇게 보고싶으면 내가 어제 오늘 그의 연구실에 찾아가면 됐었는데 왜 안갔지?
그 사람 의사랑 상관없이 내가 하고싶으면 하는건데.
자존심 상할까봐, 거절 당하고 상처받을까봐, 나 싫다고 할까봐 제가 망설이는거더라구요.
82쿡 선배님들의 조언을 생각했어요.
So what? 뭐 어때. 지가 싫다고 하면 마는거지. 그러면서 배우고 크는거지.
얘기해야되겠다 싶어서 전화해달라고 이멜을 보냈어요
전화 오면 바로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나, 너 좋아해. 니가 보고싶을땐 어떻게? 라고 확 말해버려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역시나 그 다음날 아침까지 이멜을 체크 안했더군요.
점심때 좀 안되서 이멜 체크 했다며 그가 제 연구실로 찾아왔어요.
제가 불평이 적힌 포스트잇을 줬어요.
Complaint 살아있는지 알리지 못하는 무능력.
메모를 보고 막 웃다가 이런저런 농담을 하다가 얘기하더군요.
자기는 원래 친구들이나 가족들이랑 몇주동안 연락 없이 잘 지낸다고.
그리고 자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고. 사람들이 자기 별로 안좋아한다고. ㅋㅋ
이게 너한테 중요하다면 자기가 좀 더 자주 저한테 연락하고 찾아오겠다고.
손을 꼭 잡구요 힛힛
그러고 나서 금요일은 제 연구실에 두 번 찾아왔습니다.
저녁에 그와 다른 동료들과 함께 뮤지컬을 보러갔는데 손을 엄청 잡고 싶었는데 그냥 참고 있었어요.
영화 같은 거 볼때 옆에서 찝적대는거 싫어하는 사람들 많잖아요.
중간쯤 됐나, 그가 제 손을 잡았습니다.
그도 한참 망설이다 용기를 낸거 같아요.
실내가 어두워도 우리가 손잡고 있다는 정도는 다른 동료들이 볼 수 있었거든요.
우리 둘, 손 잡고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손으로 대화하는 거 아시죠 -/////-
그의 숨결도 티가 날 정도로 거칠어졌었구요.
그 손 대화는 완전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손 잡은 이후 뮤지컬 내용 뭐가 뭔지 기억이 잘...
뮤지컬이 끝나고 그가 맥주한잔 하자는데 그래! 그러고 우리 둘만 갔어야 되는데 저는 다른 사람들한테 인사하고 갈꺼라고 다른 사람들 쪽을 가리켰어요.
우리과 사람들이 좀 그래요. 영화 다 보고도 서로 인사 안하고 그냥 가곤 해요
극도의 개인주의, 사회성 결핍...몇년이 지나도 그런거 잘 적응이 안되요
그는 다른 사람들이랑 다 같이 가자는 얘긴 줄 알고 사람들을 부르더군요. ㅠㅠ
그래서 다 같이 술 한잔 하는데 아...똑똑하고 재미있는 그, 다들 잘난 맛에 사는 우리과 사람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더군요.
그는 이번에 엄청나게 큰 장학금도 받았어요
상대적으로 살짝 열등감? 느끼다가 집에 왔습니다.
똑똑한 남자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얘기하는거 참 보기 좋은데 동시에 어쩜 얘는 저렇게 많은 걸 알까 하면서 나 자신이랑 비교하곤 합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저는 종종 존경심과 열등감을 한꺼번에 느껴요.
제가 속이 배배 꼬여서 그런가요?
하여튼 그와의 연애는 이렇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올해 1월 말에 한 첫 데이트 이후 이제야 말입니다.
천천히 가는거 괜찮다고, 손 잡으면 맘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네요.
확 키스해버리고 싶은 욕망과 손잡고 두근두근 하는거 한동안 유지하고 싶은 맘 사이에서 자아 분열 상태.
이런 타입의 남자랑 처음 연애해봅니다.
엄청나게 똑똑하구요
뛰어난 관찰력과 예리함을 가지고 있구요
자기 주관 뚜렷하고 생각도 깊구요
외모도 꽤 훌륭하구요
저도 상당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라 자부하는 사람인데 그가 정말 잘난 건지 제가 지금 그에게 푹 빠져 있는 건지 단점은 찾아 볼 수가 없네요.
얼른 단점 찾아서 콩깍지 벗어야지 --;;;
또 업뎃 하러 오겠습니다
감사해용!!!
1. ...
'09.5.16 4:39 PM (211.224.xxx.176)흥미진진 잘 읽고 있습니다 *^^*
어서 업뎃할 사건들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ㅋㅋㅋ2. 히야~~
'09.5.16 4:39 PM (59.18.xxx.124)지켜보고 있었는데....원글님 은근 적극적이신듯. ㅋㅋㅋ
동생분 갑자기 귀가 하지 않도록 사전 조치 잘 하시고요. ㅋㅋㅋㅋㅋ
축하드려용.
예쁜 사랑하세요~~~(가끔씩 업데이트 해주셈. 심심해서 남의 연애 듣고 닭살 돋는게 재밌음)3. ㅎㅎㅎ
'09.5.16 4:41 PM (211.243.xxx.231)지난번 글 생각나요.
확 질러버리라고 조언 드렸었는데. ㅋㅋ
대쉬하지 말라는 조언도 많아서 과연 어찌 하셨을까 그 후로 살짝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참 잘 하셨어요!
아우. 연애 초기의 그 말랑말랑한 감정..... 얼마나 좋으실지.
알콩달콩 재미난 얘기 가끔 부탁드려요... 다시는 못할 연애질.. 대리만족이라도 좀 해보게요. ㅎㅎㅎ4. 좋겠다잉...
'09.5.16 4:43 PM (115.86.xxx.200)늦게 한 첫연애 1년. 그것도 반년은 울다웃다 결혼한 저는..
원글님이 마냥 부럽네요.5. 음
'09.5.16 4:44 PM (121.151.xxx.149)읽으면서 한짝 웃음 지어지고 행복한님의마음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제남편이랑 조금 비슷한 그남자
연락안하는사람
지금은 초기이니 님에게 맞쳐서 연락할려고 노력할지 모르지만
30년가까이 그렇게 산사람이 바뀌기는 쉽지않더군요
연락하는것을 귀찮아하고 싫어하는사람이랑 사는것이 정말 힘듭니다
결혼 20년인데 지금도 나가면 절때 연락안하지요
핸폰 꺼져있을때도 무지 많구요
참고하시라고 몇자적습니다6. ^^
'09.5.16 5:27 PM (218.156.xxx.229)뭐야~~자기~~~비도 오는데...싱숭생숭하게... ㅡ,.ㅡ;;;
연재...너무 고마워요??
진실함이 느껴져서, 꾸밈을 느낄 수 없어 정말 좋아요.
계속 소식 주실거죠???
19금까지~~~~우리 가는거야!!! 고고무브무브~~~~~
그런데...전에 글 다시 목습하고 싶은데 연관 검색어가 떠오르질 않네요.
원글님이 직접 링크 걸어 주시는 건 쑥쓰러우실테고...
저 복습 도아주실분!!!! ^^7. ^^;;
'09.5.16 5:37 PM (116.22.xxx.91)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60&sn=off&...
8. ^^;;
'09.5.16 5:38 PM (116.22.xxx.91)요건 1탄인것 같네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59&sn=off&...9. ^^;;님!
'09.5.16 5:40 PM (218.156.xxx.229)난 친절한 당신이 좋아요~~~^^
10. 우왕
'09.5.16 5:51 PM (219.249.xxx.249)지난글 다 읽어봤는데
흔치 않은 케이스의 연애담이라서
되게 흥미진진하네요. ㅎㅎㅎ
'그는 나에게 반하지 않았다' 저주(? 농담이예요^^)를 뚫고 성공하신 것에 정말 축하를~~~ㅎㅎ
앞으로도 쭈욱~~성공가도를 달리시길...~~~11. ...
'09.5.16 5:52 PM (221.149.xxx.7)기억나요.
저도 그 때 뭐가 그리 겁나냐고,
여기 분들 다들 닳고 닳아서(나쁜 뜻은 아닙니다) 연애나 도전적이어야 할 순간에
너무 방어적이니 그런 이야기 듣지 말고 무조건 달리라고 이야기 했어요^^
원글님, 너무 이쁘시네요.
상처받든 말든 끝까지 주욱 달리세요.
젊음과 사랑은 쟁취하는 자의 것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웃긴게, 그는 내게 반하지 않았다 따위의 책이나 읽으면서
전화 기다리고 앉아서 우울해하는 겁니다.
전화가 안 오면, 하면 됩니다.
혹시,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주눅들지 마세요.
아님 말고, 쳇, 하고 툭 털고 일어나면 되거든요.
이렇게 간단한 걸 못해서 다들 다신 안 돌아올 젊은 시절의 후회를 남기지요.
절대 그러지 마세요.12. .
'09.5.16 8:22 PM (119.203.xxx.186)하루종일 비 내리는 지루한 날
저녁에 남의 연애 이야기 들으니 흥미진진하네요.^^
지난번 글 읽었고
호~ 님 잘하고 있어요. 업뎃 기다립니다.
홧팅!!13. 이얏
'09.5.16 9:17 PM (220.117.xxx.104)왜 내 동생 연애 시작한 것 같이 두근거리누~~
1탄 때부터 계속 궁금했는데 잘 되셨구랴..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게 더 좋은 스타트라우.
한 발자국씩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도 19금까지 쭈우욱 기다릴께요.
그리고 영화 선정 잘하시구요!! ^^14. ^^
'09.5.16 9:22 PM (219.248.xxx.145)오옷...저도 행복하고 재밌게 읽었어요
원글님 저번 글에 저도 답글 달았거든요.(전 그분이 원글님 안좋아하시나부다 라고 달았어요 ^^;;)
제가 틀렸지만 원글님 연애 흥미진진하게 시작되고 있으니 공연히 기쁘네요 ^^15. ...
'09.5.16 10:56 PM (115.137.xxx.172)제가 다 기분이 좋아지는군요...부럽기도 하구요...ㅋㅋㅋ
사랑은 쟁취하는 자의 몫이다...이런 얘기는 꽤 많이 들어왔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죠...
현재 아주 잘 하고 계시니 건투를 빕니다...^^16. 좋은 분위기에
'09.5.16 11:08 PM (119.64.xxx.78)재뿌리는 것 같아서 좀 미안하지만.... ^^
지금 전화 잘 안하고 성격 자체가 그런 사람이면,
결혼 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아주 많~~~~다는거
절대 잊지 마시길.......
그리고, 혹시 결혼해서 같이 살더라도 바로 지금처럼
님의 적극성이 계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 쭉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99프로라는 것도 기억하시길.17. 연애상담
'09.5.16 11:12 PM (96.52.xxx.129)원글입니다.
역시나 주옥같은 조언들 또 주셔서 감사해요!
객관적으로 봤을때 마냥 신나야 하는 단계인 것 같은데 제가 공연한 걱정 미리 하는 스타일이라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어요.
걱정의 원인은 열등감인것 같습니다.
저렇게 똑독한 그, 나한테 실망하고 떠나가면 어쩌나 하는...
상처받는 일이 있더라도 주눅들지 말라는 말씀, 가슴에 새기고 연애 시작 하겠습니다.
행복해지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니까요.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18. 대개
'09.5.17 1:20 AM (121.169.xxx.32)서른 넘은 남자가 여자집에 가서 손잡고 메니큐어 칠하다
여자손잡고 잠시 짠한 기분들때
대개의 남자들은 더 진전도 하는데..
(울남편도 그만한 나이에 손잡은 이튿날 입대고 ㅎㅎ)
정말 여자 모르신다..
손에서만 머물지 않도록 조금 더 적극적으로 유도해보세요.
아마 여자에 대한 감을 느끼면서 님께 더 다가올거 같은데요.
흠..이게 이성에 대한 매력이고 사랑의 감정인가..
스스로 느끼며 점점 더 님께 빠져들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ㅎㅎ
여자맛을(?) 알도록 님이 속도 조절하며 그 달콤 쌉싸름한 사랑의 느낌을
가르치는 수밖에 없네요.님이 조금 리드하세요.
그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이곳 자게를 찾아 자문 구한 보람이 있길 바라며..19. 단점이
'09.5.17 7:55 AM (218.153.xxx.23)저희 눈에는 많이 보이지만, 그게 원글님께는 오히려 장점으로 보일거예요.
잘난 남자(아주) 멋지죠. 그 매력 잘간직하고 살 남자라면 한 번 인생 걸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같은 과인데 소개 받은 걸보니 서로 학부는 다른 대학을 나왔나봐요?
분야도 궁금해집니다. 요즘 대학원으로 잘 안가는데 그리 열심히 공부하는 남자친구 보니
카이스트나 포항공대 서울대 쯤 될 듯해요. 연극을 보러 쉽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것정황상
카이스트나 포항공대는 아웃이구요.ㅋㅋㅋ 분야는 실험실에 짱박힌 것보면
생명과학 분야일 것 같네요. 저 셜록홈즈 맞나요? 즐거운 연애 되세요.
부럽습니다. 전 남편이 거꾸로 님과 같은 상황에서 연애했어요.20. 님
'09.5.17 9:18 AM (118.35.xxx.128)제 남편도 연락안하는 것은 결혼전이나 후나 비슷합니다. 그것 포기한다고 별일 없고, 중요한 순간에 연락 안되는 것 그러려니 맘 접은 다음부터는 아무렇지도 않긴 합니다. 제가 낙천적인 성격이라 가능한데 걱정많은 사람은 연락 안 하고 안 되는 것 때문에 여러번 속 버렸을 듯...
장점은 뭐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사람이라는 거.. 사소한 일에 연연 안 하고 제게 안 하는 만큼 제게도 사소한 것 요구하지 않는 거..
제 남편은 지금은 다른 일 하지만 원래는 윗님이 언급한 한 곳의 공대 연구실에 있던 사람이라 분위기도 비슷할 수 있겠다 싶네요..
지금 속 끓이는 단점을 평생 안고 살 수 있나 생각해보세요..21. 연예도
'09.5.17 9:23 PM (59.186.xxx.147)공부입니다. 난 늙어서 연애에 빠져있는데 지금 연락이 없네요. 남다른 사람인데 여러가지 현실이 힘든상황입니다.안고 싶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주라는 말을 하더군요. 젊을때라면 ,,,,,.
능력있는 남자와의 연애. 여자가 잘 조절해야합니다. 남자는 네가 사랑하는 여자를 가슴에 담고 살아갈 수 있더라구요. 당겼다 줄였다 조절해보세요. 유혹하는 눈빛을 적절히 보내세요.
한번에 다 주어버리면 남자들은 여자를 무시합니다.22. 부러워요
'09.5.18 5:03 PM (211.111.xxx.143)정말.. 부럽습니다^^
전 연애초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슬픔속에서 허우적 허우적대고 있거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