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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야단쳐주세요..

미안해 아가 조회수 : 456
작성일 : 2009-05-01 10:54:43
조금 긴 글이에요..

아침에 큰애(6살딸)한테 손찌검 했어요.
그것도 너무나 감정적으로 순간을 못참아서 머리카락을 휙 낚아채서 밀쳐버렸어요.
저 미쳤죠?  엄마라는 이름이 너무 부끄럽고 한심스럽네요.
사실 처음도 아니에요. 이제껏 두어번쯤 그런일 있어어요.
그렇다고 문제 있는 아이도 아니에요.
언제나 밝고 씩씩하고 즐거움이 많은 아이에요.

이제 5개월, 네살 동생까지 손 많이 가는 아이 돌본다는 핑계로,
큰애한테 많은걸 요구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함께하는 시간은 줄고,
또 목청은 점점 커지고 그랬어요..
한번씩,
내가 이렇게 아이들에게 이렇게 소리나 지르고 잔소리나 하려고 셋이나 낳았나..
회의가 들고 반성도 하며 마음 다잡아보지만,
반복되는 상황 상황들이 금새 힘겨워지고 그랬어요..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저.. 제 아이들 너무 너무 이뻐요..
아이들 자는모습.. 노는모습.. 큰애 유치원가고, 둘째 어린이집가고나면
보고싶고 궁금하고.. 벽에 걸린 사진속 모습 보면서도 뭉클해지고 그래요..

그러면서도,
한번씩 솟구치는 화를 못참네요..
병인거 같아요.
화가 분배가 안돼요..
아이가 잘못했을때 단계별로 훈육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둘째 낳기 전까진 최선을 다해서 배운데로 훈육할려고 노력했고..충실했다고 자부하는데,
지금은 그게 안돼요..
"이러이러 하는까 그런행동을 하면 안돼" 라는 식의 아이의 행동과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무조건  내 '화(잔소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너 엄마가 하지 말랬지~, 도대체 왜 그러는 거니~, 너땜에 미치겠다~"
6살 아이 눈에도 엄마가 한심해 보일거 같아요.

어제 있었던 일이에요.
우유 먹고 싶다고 그러는걸,  제가 딴일 하던 중 이어서 잠깐 기다리라 했어요.
아마도 아기 젖먹이거나 기저귀 갈아주고 있었던거 같은데,
부엌에 가 보니 우유를 바닥에 잔뜩 흘려놨더라구요.
우유를 병째 마시려고 했던지 입가에도 우유가 많이 묻어있고.
애가 바닥을 닦고 있다가 제가 갔더니 조금 긴장을 하는게 보였어요.
요즘들어 부쩍 내 눈치를 보고..
사소한 거짓말(상황을 모면하기 위해--동생 때리고 안때렸다는)을 하곤 해서
다그치지 않고 어찌된거냐고 물어봤어요..
근데 또 우유를 식탁에 놓다가 흘린거라고.  먹지는 않았다고 그러는겁니다.
입가에 흥건히 우유가 묻어있는데..
그래서 우유 흘린거보다 거짓말이 나쁜거라고..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우유 쏟은건 괜찮다고.. 실수할수 있다고 했더니 그제사 사실대로 말해요..

아이가 제게 많이 주눅들어있는거죠?
걱정스러워서.. 아이한테 다그치고 잔소리하는거 줄여야 겠다고 맘먹고 맘먹은게
어제였는데 오늘 아침에 또 그랬어요..
유치원에 늦었는데.. 늦었으니까 준비 빨리 하자고 (버스 타야 해서)
버스 못타면 엄마는 유치원에 데려다줄수 없으니까(멀기도 하고) 어서 서두르자 했는데,
TV보느라고(동생이 보고 있었거든요. 평소에는 안틀어놓는데 작은애가 오늘은 어린이집 쉬는 날이라)
준비가 너무 지체되는거에요..
그러더니 버스 올시간이니 나가자.. 했더니 그제사 급하게 옷 입으려니 못입고 버벅대고 있고..
그래서 순간 또 화를 못참고,
넌 바보라고.. 옷도 못입는 바보라고. 폭언도 하고.
머리 안묶으면 큰일나는줄 아는 애 머리도 안(못)묶이고 그냥 보냈어요.
버스 타러 나가면서.. 아이가 미안하다고 먼저 그러네요..
엄마도 @@에게 너무 화 많이 낸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안아주고 보냈는데,
눈물 꾹 참고 버스 타더니, 자리에 앉아서 창밖에 엄마 얼굴 보더니 또 우네요..
(아.. 눈물나네요)

이야기가 이쯤돼면.. 늘 어릴적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거론돼야겠죠..
그래요. 저 엄청 불우하게 자랐여요.. 경제적으로도 궁핍했고
부모님 불화와 폭력속에서 자랐어요..
자존감 낮구요.

그래서 누구보다 다뜻한 가정 이루고 싶었어요..
적어도 밖에서 보기에는 그래요..
경제적으로도 궁핍한 정도는 아니고.. 단란해보이죠.
실제로도 저 지금 만족하고 감사하고 행복하거든요..
남편도 아이들에게 자상하고 (때론 엄겪하고) 저한테도 아주 잘해요.
아이 유치원 선생님도, 친정 언니들도  저희 아이들 이쁘게 잘 큰다고 하구요..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런 아이들인데,
부족한 엄마땜에 성격 나빠질까 걱정스러워요..

아이에게 본이 되고.. 푸근하고 다정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이럴려고 셋이나 낳은건지.. 무책임하게 느껴지고.

제가 밖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요?  
점잖다 차분하다 애들한테 큰소리 안칠거같다..그런소리 많이 들어요
실제로 밖에 나가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요(다른사람 시선 의식해서가 아니라)
그런데 애들 데리고 나가는거 쉽지가 않네요.. 제가 집을 원채 좋아하는 성격이기도하고.
저의 이중성에도 치가 떨립니다..
좋을땐 한없이 좋은엄마.. 화나면 너무 무섭고 까칠한 엄마~~

어떡하면 제가 거듭날수 있을까요..

너무나 고민스럽고 우울한 아침입니다..

IP : 122.34.xxx.1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거울
    '09.5.1 12:42 PM (59.14.xxx.220)

    반성하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 아이가 자랄수록 실감합니다.
    아이 키우면서 님처럼 이성 잃는 행동 안해본 사람 몇 명이나 될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저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적 있습니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러면서....
    이 마음 그대로 간직하면서 ...
    내가 했던 모든것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것은 맞는거 같아요.
    사춘기때 되면 되돌려받습니다.
    아이한테 정성스럽게 키우면 아이가 부모를 찾고
    아이를 홀대해서 키우면 아이가 부모대신 친구를 찾고.

  • 2. 자유
    '09.5.1 12:48 PM (110.47.xxx.148)

    셋째 엄마라서 그런가..이 글이 잘 지나쳐지지 않네요.
    원글님 글을 보고, 원글님을 비판적으로 보는 분 계실테고
    원글님 스스로도, 이러려고 셋째까지 낳았나 자책이 드시겠지만
    둘째 낳고도 모르던 우리 친정엄마 심정, 셋째 낳고나니 좀 알겠더군요.
    원글님 심정, 저는 잘 알 것 같아요.
    더불어 큰아이 심정도 알 것 같구요.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이어도
    바쁜 아침 시간에, 시간과 손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들 중 가장 큰애에게, 좀 조숙해지기를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너까지 제발 동생들처럼 여러 번 말 시키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무언의 강압...저도 전혀 원하지는 않지만, 본능처럼 그리 되더라구요.
    엄마도 사람이고, 힘든지라... 손찌검하지는 않더라도
    일년에 몇 번은 그리 앙칼지게 큰애 나무라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집은, 셋째 어린이집 다니면서부터 남편이 아침 식사를 담당합니다.
    저는 아이들 셋 머리 감기고, 옷 입는 것 봐주고, 머리 묶어주고(딸만 셋), 출근 준비하고
    그것만 해도 정말 엄마들 아침은 너무너무 바쁘지요.
    처음엔, 저녁 때 끓여놓은 국 데우고 상차리는 것도 더디던 남편까지..
    밥상 차리면서 이리 저리 불러대서, 정말 딸 셋에 큰아들 하나까지
    너무 저를 불러대서 이름 닳겠다 싶고 더 번거로웠지만..
    이제 재료만 있으면, 혼자 알아서 아침에 국도 끓이고 반찬도 만들고...
    그렇게 남편이 익숙해지니, 아침 풍경도 한층 더 여유로워지더라구요.
    늦게 출근하는 아빠까지 다섯 식구가 같이 먹는 아침도 기분 좋구요.

    원글님, 고만고만한 애들 셋, 엄마가 아침 준비를 모두 책임 지면 힘듭니다.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생기는 예측 못했던 돌발 상황들까지 있으면
    엄마가 아침에 우아하고, 행복하게 굿모닝 인사 하고, 애들 배웅하기 힘들지요.
    다행히, 자상한 아빠라 하시니, 아침 준비에 남편을 좀 참여시키세요.
    제가 경험해 봐서 아는데...확실히 시간에 쫓기면 조급해지지만...
    조금 틈이 생기면, 밝은 얼굴로 세 아이들 배웅해 줄 수 있게 됩니다.

    원글님...
    우리 셋째가 지금 여섯 살입니다. 마냥 아기 같지요.
    저는 우리 큰애 여섯 살 때, 꽤 큰아이인 줄 알았어요.
    동생들이 있으니까, 큰아이이니까...
    그러나..우리 큰애도 여섯 살에는 아기였던 거예요.

    ...................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아기와 나>라고 있어요.
    엄마 없이(사별),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가 나오는데...
    이번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한번 보세요.
    그 아빠의 헌신적인 아이들 케어, 10살짜리 형의 동생 돌보기,
    동생을 돌보는 의젓한 형의 내면에, 보살핌을 원하는 10살 아이의 심경...
    남편도, 원글님도 느끼시는 바가 많을 겁니다.

    ...........................
    힘 내세요. 자책 마시구요.
    요새는 미운 일곱살이 아니라, 여섯살이라지요?
    첫애든, 막내든..여섯살 무렵이 제일 힘들어요.
    (아이 하나 키우는 엄마들도, 여섯살 무렵엔 혀를 내두르지요.)

    큰애가 초등학교 3~4학년만 정도 되면,
    자기가 알아서 어느 정도 챙기고 그럽니다.
    자기들끼리 서로 챙겨주고 해서, 엄마 손 덜 가구요.
    셋째는 거저 키운다는 느낌 드는 날
    그런 날 오긴 오더라구요. 위로가 되셨길..

  • 3. 원글
    '09.5.1 1:07 PM (122.34.xxx.10)

    댓글 감사드리구요..(글을 거의 쓰진 않지만, 악플만큼이나 무플도 조금은 상처가 되는군요..)
    자유님 글 읽으면서 위로 많이 받았습니다..(저도 딸셋)
    자상한 아빠이고 남편이긴 하지만 아침상은 기대하기 어렵구요(경상도 양반동네 남자)
    그냥 스스로 자꾸 노력하고 연습해야할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종종 말해요.. 너희들이 엄마 딸이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저도 아이들한테 그런 존재여야 할텐데요..
    큰애가 그래요.. 엄마 웃는 얼굴이 너무 좋다고..
    엄마 힘들게 하는거 없고, 큰딸이라고 엄마도 많이 도와주고,
    '엄마 힘들다'하면 와서 어깨 주물러주고,
    엄마는 '요리박사'라고 치켜세워주고,
    엄마가 화나있으면.. 기분 좋아지라고 그림그려서 선물이라고 주는..
    이쁜 아인데...
    맏이라는 허울이 벌써부터 큰애를 힘들게 하네요..

    다시한번 댓글 감사드리구요..
    위로 받고.. 힘 낼께요..
    아이에게 사랑만 받는 엄마만이 아니라,
    존경받고 본이 되는 엄마가 되기위해 다시한번 마음 다잡고 시작할께요..
    감사합니다..

  • 4. 에구.
    '09.5.1 1:50 PM (119.71.xxx.207)

    이미 본인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계시니 반쯤은 해결된 문제네요.
    문제가 뭔지, 해결방법이 뭔지도 다 알고 계시니 이제 다시 마음 다잡고 오늘부터 새로운 얼굴로 큰아이를 행복하게 해주실거라고 믿어요.^**^ 혹시 "모신"이라는 책 보셨어요? 시간 되시면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말그대로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신"적인 존재라는 의미인데, 심리 상담학적으로 엄마가 어떤 역할인지,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정말 잘 나와있어요.처음엔 좀 약장수 같이 횡설수설한 문체때문에 뭐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었는데, 다 읽고 나니 어린 아기 키우는 엄마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거기 나오는 한문장만 말씀드릴께요.. "엄마들은 왜 내 아이는 저렇게 징그럽게도 내 말을 안들을까 하고 생각한다.하지만 그건 아이가 어렸을때 엄마가 아이 말을 징그럽게 안 들어줬기 때문이다..." ...아직 아이의 상처가 많이 않을 때 많이 안아주고 더 사랑해 주시고 아이말에 더 많이 귀 귀울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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