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 조회수 : 712
작성일 : 2009-04-22 23:00:06
아버지가 폐암 말기세요..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지 3주도 안되어서 수술을 받으신 후, 일주일전에 다른 장기로 전이 되어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거의 정신을 놓으신 상태고 오빠는 나름대로 생활을 잘 하고 있어요. 꼬박 밤을 새면서 학교 도서관에서 중간고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 너무나 당황스럽고 괴로워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여지껏 3주간을 하루도 안쉬고 아버지가 계신 병실에서 지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수술만 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옆에서 수발드는 것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아버지를 뵙고 다음날 학교가고 수업후에 또 병원가고,,,, 학교-병원-학교-병원 생활만 계속했습니다.
저희 가족모두가 그렇겠지만... 힘이 쭉빠지고 괴로워서 학교에서 수업이 귀에 들어오질 않아요.. 수업시간에 정신은 아버지가 계신 병실에 있었어요. 출석신경안쓰고 그냥 학교가는 대신 거의 병원에 있었구요.

일주일전 말기판정받으시고 어버지께서 가족들을 불러모아 이런 저런 말씀을 하셨어요. 다들 정신무장하고 자기할일 게을리 하지 말라고....미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하셨어요. 오빠는 대학원에 가지 않고 바로 취직하겠다고 했어요. 오빠는 현재 대학교 4학년 생이구요..  엄마는 아무말씀도 없이 침대에 누워 계속 우셨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제 머리속은 하얘지고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과연 나는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까.. 만약에.. 사실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아버지가 작고하시면 그대로 타락의 길로 빠지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 뒤 부터 저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지냈습니다. 아무일도 하지 않았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지금당장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생각도 하기 싫은 일들이 머릿 속에 떠오르면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했습니다. 거의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침대에 누워지냈어요.
왠지 아빠가 아프신게 다 내가 방탕하게 생활한것 때문에 나 대신에 벌받은것 같고 평소에 아빠랑 언성높이며 심하게 자주 싸웠는데 신이 나를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아빠에게 벌을 내린 것같고 정말 별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럴때면 그냥 눈감고 잠을 잤어요..

며칠을 괴로워하다가 문득 아버지가 안계신 후에 제 모습을 상상해보니 정신이 확들더라구요. 내가 매일이렇게 살다간 우리집이 다 망하겠구나..
저는 현재 모 여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사실 제꿈은 미국에서 의상공부를 하고 관련 직장을 얻는 것이예요. 6개월 후에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미국의 학교에 편입하기로 했는데 이제 아빠가 아프시니 앞으로 이 꿈은 접기로했습니다....
사실 의상쪽 꿈이 너무 확고해서 다른 일을 한 다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다른 일을 위해 공부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고 방황만 계속 하게 될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이 전의 꿈을 대체할만한 목표를 찾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되는대로 사는 인생이 되버릴것 같아요..
아버지가 아프신것 만으로도 너무 괴로워서 다른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고 제 미래에 대해서 고민을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것 같아요.. 그냥 학점관리만하고 일단 졸업을 빨리 해야할지....
모든것이 막막합니다.....
IP : 211.243.xxx.3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4.22 11:41 PM (222.108.xxx.62)

    너무 안타깝네요. 저 친정아빠도 얼마 전 보니 부쩍 흰머리가 눈에 띄게....

    님. 괴로워하지만 마시고 일년간 (그보다 짧을 수도) 내 남은 생에 남은 효도를 한꺼번에 하겠다 생각해보세요.
    감사의 편지도 쓰시고요. 꼭 안아드려도 보고. 얼마나 감사하는지 말씀도 드리고.
    어버이날 .. 다음달 어버이날엔 노래도 불러드리고요..맛있는 것도 만들어드리세요.
    가족이 나들이도 좋고..

    일주일.. 한달.. 두달.. 언제 돌아가셔도 나의 후회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세요. 엄마에게도 힘을 주시구요.

    젊은 날 진로는 일이년 늦추어도 아무 상관 없어요.
    6개월 후 자퇴하고 미국 진학을 꿈꿨다면 자금이나 입학증 같은 건 다 해결된 상태인가요?
    편입은 미루는 것도 가능할 거예요. 눈앞의 충격으로 포기해버리진 마세요.
    마음을 다잡고, 다방면으로 알아보세요.

    지금 학교에 미련이 없다면 휴학하고 아버님 곁에 더 오래 있어드리는 것도 좋겠네요..저라면.

    님의 미래와 아버지의 건강.. 가족 모두를 응원할게요..

  • 2. ...
    '09.4.22 11:49 PM (222.110.xxx.207)

    패션쪽은 유학 갔다와서도 취직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급여도 워낙 적고, 경력 우선에 연줄로 가는 사회라 권해드리고 싶지 않네요.
    MD도 말이 멋지지, 경영 공부한 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고요.
    그쪽일은 돈과는 그닥 연관 없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6308 매직블럭 있잖아요... 3 매직블럭 2006/04/20 566
306307 바라던일...현실이 되었지만... 17 셋째 2006/04/20 1,986
306306 까사렐 9 까사렐 2006/04/20 992
306305 씨몽키... 사보셨어요...? 3 씨몽키.. 2006/04/20 734
306304 냉장고에 붙이는 투명아크릴 사진프레임은 어디에 팔까요?? 2 궁금해요 2006/04/20 303
306303 급질) 국민은행 재팬펀드 문의 좀.. 5 국민은행 2006/04/20 442
306302 사랑을 할 줄 몰라... 3 고민녀 2006/04/20 701
306301 포스코센터의 일식당 '겐지' 다녀오신분 조언구합니다.^^ 4 zennia.. 2006/04/20 459
306300 멍한 밤 1 불면증 2006/04/20 413
306299 엄마 이젠 편안히 하늘 나라로 가세요 6 불효녀 2006/04/20 1,183
306298 제과, 제빵 책좀 추천해 주세요 . . 빵순이 4 제과 2006/04/20 389
306297 동서간 안보기 5 어떨지 2006/04/20 1,641
306296 양지근처 사시는분...(리플좀 달아주세여~) 1 궁금.. 2006/04/20 195
306295 장터 후기, 쪽지는 원래 안 보내는 게 예의인가요? 17 후기 2006/04/20 1,179
306294 범계초등학교 어떤가요? 3 궁금이 2006/04/20 500
306293 당췌, 돈이 어디로 갔는지.. 11 돈은 어디로.. 2006/04/20 1,467
306292 임신기간 ...어떻게 보내셨나요 13 12주 2006/04/20 837
306291 5월 초에 장가계로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4 여행 2006/04/20 511
306290 하루에도 열두번씩 울화가 치미는데요. ㅠㅠ 9 리미 2006/04/20 1,595
306289 우박이 오네요 지금~~ 3 4월에 왠 .. 2006/04/20 386
306288 중학생자녀를 두신 맘님... 10 잠안자고.... 2006/04/20 1,044
306287 판교 청약이요... 4 판교.. 2006/04/19 622
306286 담주에 나팔관검사를 하러갑니다.. 7 dd 2006/04/19 452
306285 유통기한 믿지마세요. 2 상한우유 2006/04/19 1,006
306284 집에서 빵이나 쿠키 만들기 시작 하려면 필요한 도구는 뭘까나요 4 제과제빵 2006/04/19 387
306283 이혼이 남의일??? 8 잘살자!! 2006/04/19 1,821
306282 제빵기 질렀어요~~ 3 홍홍 2006/04/19 453
306281 저는 주부에 소질이 없나봐요 4 빵점? 2006/04/19 990
306280 애기가 넘 가지고 싶어요...ㅠㅠ 7 흠냐~ 2006/04/19 1,439
306279 11개월아가 한 쪽 눈밑이 빨개요. 4 초보맘 2006/04/19 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