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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금 추억을 씹고 있습니다. 유채꽃대!

유채꽃 조회수 : 335
작성일 : 2009-04-14 10:24:31
몇년 만인지 모르겠네요.
곰곰히 헤아려보니 대략 30년은 된 것 같네요. OTL ;;
시골의 그 등교길, 유채꽃이 필무렵이면 길옆 유채꽃들은 수난의 시대였죠.
주전부리가 부족했던 그 시절,
봄 햇살을 가득 받고 만개했던 그 많은 것들 치고 아이들에게 시달리지 않은 게 있을려나?

뭐 다른 나물들이야, 엄마의 손을 거쳐야 하지만
삐삐니 유채꽃대니 하는 건 그냥 우리들 입으로 그냥 고고싱. 후후.
지금 유채꽃대의 그 껍질을 조심스레 벗겨 씹고 있는데..
그 아삭아삭함과 꽃대쪽으로 올라갈 수록 느껴지는 약간의 매콤함까지......
우와 감동과 추억 지대로입니다.

여느 시골이나 그러겠지만, 저에겐 등하교길이 유독 멀었어요.
10리 길이랬으니, 4km쯤 되려나.
그 길은 정말 다이내믹했더랬죠.
선생님 일좀 도와드리다 늦은 하교길에 지나쳐야 하는 대숲밭의 바람소리,
조금이라도 일찍 가려고 들어선 지름길엔 항상 누구네 집의 선산, 우~~~~
지금도 으스스하네요.

여름철이면, 농수로에서 붕어, 피라미니 고동도 잡고.....
그러다 옷 다버려 어머니한테 꾸지람 받기 일쑤고.
멱감고 때론 토하도 잡던 그 고향의 저수지.
빠가사리 수염에 찔려 퉁퉁 부은 손가락도
그 녀석을 잡았느냐 안잡았느냐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던 기억하며.

조금 다리를 고생하면 나갔던 갯벌의 추억.
게구멍에 우왁스럽게 집어넣은 손가락에 물려온(?) 수케며, 낙지 등등.

산은 또 산이라고 칡이며, 산딸기에
잡지도 못할 산토끼와 끝날 줄 모르는 전투 아닌 전투.
당대의 최고 인기 드라마 '전우' 흉내내보겠다고
어린 마음들이 대충 파놓은 토굴아닌 토굴에서 구워먹던 고구마, 감자
그리고 반쪽 달걀 껍질에 해먹는 쌀밥.
집에선 보리밥이나 조밥, 혹은 무밥 등속이었지만,
우리네 초라한 토굴에선 항상 쌀밥이었더랬죠.
아주 아주 조그만한 성찬!

와우, 유채꽃대 하나로 이렇게 제 유년 시절의 그 모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여하튼 요즘의 달고 단 음식보다는 못하겠지만, 참 꼬숩네요. ㅎㅎ
야간의 매콤함과 쌉싸라함까지 겻들여지는 유채꽃대.

이런 기억 가지신 분 없으신가요?





IP : 173.68.xxx.22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직도 변하지않았을
    '09.4.14 10:27 AM (203.130.xxx.220)

    것같은곳 그곳이 어디인가요?

  • 2. 유채꽃
    '09.4.14 10:56 AM (173.68.xxx.229)

    ㅠㅠ
    불행하게도 변해도 변해도 그렇게 변했을까 싶을 정도로 변했답니다.

    산은 깎여 갯벌을 덮고,
    저수지는 그 뭍 생물들 죽음의 댓가로 아파트 단지 자리로 되자리매김하고......

    참 그런데, 그 농촌-아니 지금은 산업도시라 해야하나-에 왜 그리들 아파트를 지어대는지.....
    볼썽사나운 그 아파트, 미워 아니 보기싫어 죽겠습니다.

    가도 가도 예전 제 마음의 고향은 아니죠.
    고향은 우리네에겐 마음에 담아두어야 하는 게 뭐 같잖은 숙명인가 합니다.

  • 3. 자유
    '09.4.14 2:18 PM (211.203.xxx.172)

    앞에 쓰신 글 보고, 선문답 말고 댓글 달아드리려고..
    재빨리 닉네임 검색했습니다만...
    아쉽게도, 도시 빈민(ㅠㅠ)이었던 제 유년시절에는
    그런 싱그러운 기억이 없어요.

    겨울엔 별이 반짝반짝한 것처럼 벽에 얼음이 성기는, 판자집...
    비탈진 언덕 한참 올라가 다닥 다닥 붙어 있는 동네에서
    어머니 부업을 도와드리던 기억...뭐 그런 것이네요.
    생각해보면, 부모 세대가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오지 않았다면
    원글님과 같은 생기 있는 추억, 많은 이들이 곱씹을 수 있을텐데..
    ...................
    제 삭막한 유년의 기억과 달리, 남편은 원글님과 비슷한 추억을 이야기해요.
    그래서 그런가..저는 농촌에서 자란 남편이 참 좋았습니다.
    어릴 때, 전기 처음 들어오던 얘기, 고무신 신고 학교 다니던 얘기..
    꼭 우리 친정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같은 얘기를 하더군요.
    시댁 본가가 지리산 끝 시골이라, 문명에 늦게 눈뜬 동네였나봐요.
    남편이 해 주던, 섬진강가에서 멱감으며 놀던 이야기...
    지리산을 뒷동산삼아 오르내리며 놀던 이야기...
    수박서리, 콩 서리 해 먹던 이야기..
    듣고 있으면, 소설에서나 읽었던 푸근한 시골 정경이 떠오르더라구요.

    저로선, 정말 부럽습니다.
    원글님이나 우리 남편이 가지고 있는 그 추억이..
    요즘 도시에서 자란 세대는 좀처럼 가질 수 없는 향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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