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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오란 곳이 없을땐 우째 할까요

빈곤맘 조회수 : 784
작성일 : 2009-04-14 01:05:54
결혼한지 어언 20년차에요.
10여년전에 사업하던 남편이 마지막으로 부도를 크게 내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갈팡질팡 하던 중 아는 분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10년을  그댁 지하에서 살았어요.
한 2년여 월세 식으로 조금씩 내고 도시 가스 공사한다고 해서 한 200만원 내놓고
한 10여년을 살게 됐네요.  참으로 은인이지요.  그집이 짬짬이 하수도 물이 역류되어,
싱크대가 물에 젖어 무너지고, 또 무너지고 해도 방 바닥에서 물이 차 이불 요나 옷이 젖어
들어도 바람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서 먼지가 그대로 쌓이고 해도 감사하면서 살았어요.
오지 말라고 만류하던 친정어무이보다 피 한방울 안 섞인 남이 더 감사하긴 첨에요.
이제 이번달(4월)말로 집을 비워달라는 부탁아닌 부탁을 하셔서 비우겠다곤 했는데
갈 곳이 없네요.  매달 그달 벌어서 항상 모자르게 살다보니 돈을 모을 수가 없었어요.
3년전에 근처로 시모가 이살 왔는데 당분간 거기 들어가 살면 안되겠냐고 했는데
이 시모가 오늘은 그러네요  "3년을 살아도 넌 나에게 반찬 하나 해다 준것이 없다, 그래서
너랑은 단 하루도 못살겠다.  니가 와서 내아들이 잘된게 없다.  20년동안 돈 하나 모은것이 없냐,
난 핸펀도 없는데 니넨 다 있다,  니넨 먹을 거 다먹고 쓸거 다 쓴다,  인연 끊고 살자."
저도 류머티즘으로 3년간 약을 먹고, 섬유근통 증후군이라고 해서 또 2년간 먹고, 이젠 돈이
없어서 타일레놀이나 먹고 살면서 산모도우미 일을 합니다.  남편은 남의 밑에서 일하는게 싫어서
2달 일하면 2-3개월을 놀았더랬어요.  요즘엔 40-60만원 정도 줍니다.  한달에.
애들 티셔츠 아울렛가서 매대에서 만원짜리 오천원짜리 찾아서 사줍니다.  저도 만원짜리 없음
걍 오는 게 대부분입니다.  핸드펀요 KTF 학생 요금으로 냅니다.  고등학생들 학교에 내는 돈이
얼만데 제가 버는거 대부분 들어갑니다.  어떤 때는 차비가 없어서 집에서만 있습니다.
출근할 차비 계산해서 나갈 일도 미루어가며 살았습니다.  반찬할 돈이 없어서 달걀하고 김치하고만
먹다가 그나마 그 김치도 없어서 담가놨던 장아치하고만도 밥을 먹여서 학교에도 보냈습니다.
제가 아파도 남편은 약 한번 사다준적도 없습니다.  사업하다 망했을 때도 숨어만 있었죠.
왜 이리 그리산 세월이 아까운지요.  젊어서 친정어머니가 이혼하라고 했을 때 이혼안한 것이 이토록
후회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이지 이땅에 아파트는 가득한데 내가 살곳은 단 한곳도 없다는게
참으로 비참합니다.  내 아이들을 남편 집안에서 기르는 것이 싫어서 택한 결정에 대한 후횐 없습니다.
그러나 살 곳이 없다는것이 아이들에게 또 미안하네요.
지혜로운 분들이 많이 모이는곳 같아 괜히 적어봅니다.  저같이 어리석은 분은 없는 듯해서 괜히 호된
질책을 받아도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으로 올려봅니다.
IP : 218.209.xxx.18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4.14 1:43 AM (24.13.xxx.167)

    마음이 아프네요.
    얼마나 힘드실까...
    가까운 곳에 친정식구들은 계시나요?
    가족분들 형편은 잘 모르겠지만
    잠시 돈을 모으는 동안만 지내겠다고 부탁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뾰족한 방법을 잘 몰라 이런 댓글 밖에 못 달겠네요. 힘내세요.

  • 2. 원글
    '09.4.14 2:53 AM (218.209.xxx.189)

    인데요,
    이것 저것 다 안돼네요.
    그렇다고 예전처럼 마음 아프고, 서럽고, 눈물만 나오진 않네요.
    나이가 들어서인지 닥치는 대로 살아보자... 이러고 있네요

  • 3. masca
    '09.4.14 8:02 AM (211.225.xxx.135)

    토닥토닥~~
    마음이 아픕니다.
    차라리 그때 이혼을 하고 모자가정으로 등록해서 지원금 받아가며 생활하는게 나았을까요?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제가 아는 시댁은 대체로
    잘사는 자식 편애하고 못사는 자식 부담스러워 하더라구요.
    이왕 이렇게 된거 짐스러운 남편, 가장 노릇 못하는 남편
    그 어머니에게 돌려 보내고 새로 시작하시라고 말씀드리면
    제가 너무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는 건가요?
    이상하게 남자는 큰 일이 닥치면 현실도피를 하더라구요.
    지금 지하철역이나 서울역에 빼곡한 노숙자들도 대개가 남자라지요ㅜㅜ
    자기들이 그렇게 회피해버리면, 남은 가족들은 어찌 하라고...
    원글님 기운내세요.
    살다보면 다 과거지사 얘기하고 웃을날이 오겠지요.

  • 4. 원글
    '09.4.14 9:06 AM (218.209.xxx.175)

    masca님 그 생각이 왜 이제서야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종교때문이라고 함 핑계가 될까요?
    감사해요.

  • 5. 헤어지는 수밖에
    '09.4.14 10:02 AM (121.166.xxx.184)

    안타깝지만 이럴땐 가족이 뿔뿔히 헤어지는게 사는길이죠.
    남편분은 시어머니께 보내시고요. 어머님 소원대로 해드리세요. 윗분 말대로 함 알아보세요.
    원글님은 입주 도우미일을 알아보시고요. 산모 도우미는 한,두달 가량 일하시면 일이 끊기잖아요.
    안정적으로 맞벌이 가정에 입주 도우미로 있으실곳을 찾으세요.
    문제는 아이들이네요. 고등학생이라하니 손 갈일은 없지만 어디에 맡겨야할지..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못 맡는다 하시면 참 서운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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