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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시아버님, 남편이 여차하면 모시자고 하는데..

헛웃음 조회수 : 2,107
작성일 : 2009-04-02 11:31:47
저는 혼인신고만 하고 살고 있어요.

2004년에 살기 시작했고. 가을에 아이를 가져서 2005년에 아이를 낳았고,
여태.. 결혼식은 언젠가는 해치워야할 행사(?)정도로 생각하며 삽니다.

남편도, 저도.. 서로의 집에 의지할 구석이 없었어요.

그런 저희집은 남편은 무시하고, 저를 무시하고..(이런류의 대화에서 본인은 절대안그런다고하져)
저는 시댁얘기가 조금만 나오면 완전 '개'처럼 변하는 남편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고있습니다.


아버님은 대구의 12평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시고.
시어머님은 20년도 더 전에 돌아가셨고..
아주버님은 대구의 조폭.. 뭐..뒷선으로 물러난..
형님네는 500만원에 30짜리 월세살면서 애를 셋이나 낳고.
EXR,리복 등등의 메이커만 사신기고 사입습니다.

저희는 경기도쪽 6천만원 아파트 전세살구요.
메이커옷은 구경도 못해봤네요.

제가 덩치가 좀 있는데, 첨부터 아버님은 살찐사람 싫어하신다나..
인사갔을때부터 그리 맘에들어하지 않으셨구요.
여태도.. 며느리라고.. 양말하나라도 해준게 없으셔요.
대구에서 일산에 먼 친척 결혼식에는 오시면서..
2004년 저랑 같이살고나서 얼마 후에 남편이 다리수술해서 보름입원해있는동안,
아들병원에 한번 안오시고..
저희가 서울에서 단칸방부터 신혼살림 시작하는동안..
6년이 다되는 지금까지도.. 한번도 저희집에 오지 않으셨습니다.


저희도 일년에 두번정도..명절때 내려가는데..
명절때, 밤을 깎으셔서 형님 입에만 쏙~ 넣어주시고.
저는 멀뚱히 옆에 앉아서 민망해서 자리 피하기 일쑤이고..
저녁에 아들들하고 술한잔하시는 자리에서도.
형님더러..'너는 내가 딸이라고 생각한다..'하시는데 민망해 혼났네요.

그뒤로는 대구내려갈때마다.
아버님 방에 계시면 저는 불편해서 거실에 있고..
아버님 거실에 계시면 저는 불편해서 방에 있고..
가끔 안부전화 드리고..
예전에는 가끔씩 생선, 반찬등등을 주문해서 보내드리기도 했는데,
모두다~ 형님네 갖다주시는걸 보고.. 이제 그것도 안합니다.

울엄마 생신때도 암것도 안해드리는 남편은
수시로 아버님한테 약사서 보내드리고,
용돈 부쳐드리고..그러는거 압니다.
저희집 경제권은 남편이 쥐고 있습니다. 저는 정해진 생활비만 받습니다.
정해진 생활비에서 부족하다고.. 좀 더 달라고하면.. 저를 원수대하듯하고.. 절대 안줘서..
친구에게 빌려쓴적도 있습니다.
아주버님한테는 신용카드를 통째로 빌려주어서.. 현금서비스 700, 카드론대출 500, 할부, 일시불..
1400만원정도를 아주버님이 쓰는데.. 월세 500살면서 갚을 수 있을것 같지 않습니다.
언젠가.. 정말 미안하다며 도저히 못갚겠다 하겠지요..
자식낳은게 죄라고.. 딱히 저나 아이한테 폭력을 쓰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노름을 하는게 아니어서,
그냥 삽니다.

그냥.. 삽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저께.. 저녁먹으면서 저한테 말합니다.
아버지가.. 힘드시다는데. 아버지가 아프시기라도하면 우리가 모시자면 넌 어쩔거냐.
할말이 없었습니다.

'니가.. 울엄마 어쩌다 울집에 한번 오셔서.. 회한접시 떠오라고해도 눈을 부라리는 니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고..
"형님이 있는데 왜 우리가?"라고 물었습니다.
"형이 안모신다고 할것 같은데?" 자진납세네요.
아주버님이 손가락만 까딱~해도 알아서 자기가 모시려고 하겠더군요.

제 친구중 한명이 아버님이 쓰러지셔서 의식이 없으시고.. 그래서 요양원에 모셨거든요.
그렇게 의식없으시고 그렇게되면 요양원에 모시는 방법도있고.
일단은.. 편찮으신데 없으시고 정정하신데. 왜 벌써 그런 걱정을 하냐며..
나중에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아이가 옆에 있었는데..
시댁식구 얘기하면서.. 아빠가 '개'가 되는걸 보여주기 싫어서 참았습니다.


오늘. 친정엄마랑 통화를 했어요.
이런 얘기를 했더니 엄마가..
'너 여태 편하게 살았으니 아버님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하면서 모시라는 식으로 얘기하네요.
울엄마는.. 남편하고 혹시라도 이혼해서 엄마한테 제가 짐이될까봐 걱정하십니다.
제가 싸울때마다.. 힘들어서.. 친구한테도 창피해서 얘길못하고 엄마한테 의지하고 싶을때마다..
그냥 참고살아라. 무조건 참아라.


참아야하는걸까요.
거동이 불편하시면 안방에 모셔놓고.
밥해드리고.. 빨래해드리고..
똥오줌 치워드리고.. 그래야하는걸까요.
제가 왜 그래야할까요.


아버님이 저를 예뻐하셨으면..
결혼식하고.. 반지도 받고.. 저희집에도 자주 오가시면서..
정을 쌓을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제가 이런생각 안할까? 싶네요.

남편과 **리스도 아니고.
남편하고 정말 다정한 말 한마디 주고받은게 손에 꼽을정도가 아니고..
자상한 아빠이고..자상한 남편이고..
나 아플때 걱정해주고.
나 힘들고 속상할때 같이 이겨내주는 남편이면.. 그래도 이런생각할까 싶네요.

아직. 아버님은 정정하십니다.
미리걱정할필요 없겠져..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속에 찬바람이 부는지..
IP : 221.140.xxx.4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사랑
    '09.4.2 11:39 AM (222.107.xxx.150)

    이런 말씀 드려서 참 죄송한데
    님 남편분..생각이 없는 건지 양심이 없는 건지 모르겠네요..-.-;
    힘내세요..^^

  • 2. 가여운 사람
    '09.4.2 11:42 AM (121.167.xxx.239)

    자활을 꿈꾸십시오.
    차근차근 거기에서 벗어나십시오.
    모양새를 보아
    되어먹지 못한 집구석이네요.,
    언젠가 벗어 날 날을 생각하며
    무엇이라도 내 기술. 내 재산을 만들어 익히십시오.
    문화센터. 구청에서 하는 교육기관 있지 않을까요.
    그 남편 결국 보고 배운대로 할 사람 같아 보입니다.
    자신을 잘 추스리세요.

  • 3. ...
    '09.4.2 11:42 AM (222.109.xxx.221)

    참으로 답답하네요... 원만히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네요...좋은 답글 못드려 죄송합니다..

  • 4. ..
    '09.4.2 11:43 AM (121.169.xxx.175)

    저 댓글에 심한말 안 쓰는데.. 이번엔 쓸랍니다.

    님이 친정에서 무시 당하니, 남편도 무시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상황이 달라지지도 않을듯 하네요.
    님이 그 꼴을 보고도 살 생각이 있으시면, 내몸 희생해서 평화를 만드시려면 모셔야 할것이고
    남편과 안 살 생각하면서 뎀빌생각이면 쌈해야 하는 거지요
    그런 대우 받으면서도 사시는거 보면, 참.. 모라 할 말이 ..
    애 하나 믿고 사실려면 모든걸 다 속으로 삼켜야 할것이고,
    애 놔두고 내 행복 위해 사실려면 식당가서 설것이라도 해서 여자 한목숨 살아지지요
    그 "개"되는 아버지 밑에서 이제 자라나기 시작한 애한테 좋은 교육이 될는지요..
    여러가지 생각 하시면서 사세요..
    이런 저런 궁리 하시면서 사셔야 할 듯 싶습니다
    애한테는 큰아버지, 아버지, 모두 교육적으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 5. 냉정
    '09.4.2 11:49 AM (221.143.xxx.119)

    일단 생활비 받으시잖아요...월급이라 생각하세요...

    - 뭐든 배우세요.
    - 일과 연결될거면 더 좋구요... 아님 알바라도 하셔서...감각을 익히세요.
    - 남편 믿지 마세요... 정신적으로 미리미리 독립해 놓으세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님이 가슴에 찬바람이 분다니까 드리는 말씀이랍니다.....--;;;
    일이 생기면....마음이 시키는대로 하세요....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핑계거리 찾지 마시고요...

  • 6. 말만바빠!!
    '09.4.2 11:50 AM (125.142.xxx.92)

    음,,,어려운 문제네요.

    제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남편분과 사이도 안좋고 그냥 사시는거면
    (그,그냥 산다는라는 말이 참 가슴 아프네요)

    시아버님문제는 무조건 안된다고 하세요.

    부부사이 좋아도 시어른문제는 힘든데 부부사이까지 건조하니

    100% 님 피말라 죽을겁니다.

    또, 시어른모신다고 남편이나 그 밖의 주위사람들한테 인정받거나

    그런 분위기도 아닌것 같구요..

    미리 걱정하는게 아니라 미리 못을 딱 박아두세요.

  • 7. 안됐네요.
    '09.4.2 11:53 AM (115.21.xxx.49)

    신랑과 함께 살기 전에 시아버지의 성품을 파악 못하셨는지요.
    어쩌시겠어요. 그냥 팔자려니하고 사셔야죠.

  • 8. ...
    '09.4.2 11:53 AM (221.138.xxx.71)

    남의 일이라 쉽게 생각해서 하는말이 아니구요
    죄송하지만, 제가 저상황이랑 정말 똑같은 상황이면
    저같음 이혼해요...정말루요

    그렇다고 제가 아이가 없는것도 아니고
    저도 아이키우고 있고 직업없는 전업이지만
    정말 저 정도 상황이면 그냥 혼자 애키우며 살거에요
    물론, 우리나라에서 아직 이혼녀로 혼자 애키우며 사는거
    넘넘 힘들고 또 힘든 일이겠지만

    저 정도로, 남편도 무시, 시부도 무시
    거기다 시가 얘기만 나오면 그야말로 "개"로 변하는 남편
    나한텐 정해진 생활비외에 일원한푼 안주면서
    쓸거 다 쓰며 사는 지 형제한텐 카드도 갖다 맡기는 남편
    거기다 이젠 사람취급도 안해주는 시부까지 우리가 모시자...
    이혼해서 혼자 아이랑 행복하게 사는거보다 나을게 뭐가 있나요?

    물론, 한달 생활비를 얼마나 주는지..아이가 몇인지
    세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적어도 보여지는 글에서는 그렇네요
    몸이 좀 고달프고 경제적으로 좀더 어렵더라도
    저같음 사람답게 살래요

  • 9. 헛웃음
    '09.4.2 11:59 AM (221.140.xxx.44)

    원글입니다. 착한여자 콤플렉스도 아닌데..
    왠지.. 모두 다 저를 나쁜여자로 볼것 같은 생각에 맘이 아팠네요.
    아직 일어나진 않은 일이지만.. 그리고 아버님..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음하지만.
    막상 그런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절대 못한다고 해야할것 같습니다. 못하겠어요.

  • 10. ㅜㅜ
    '09.4.2 12:04 PM (218.37.xxx.34)

    정말이지 여차하면 이혼하겠다 하는 각오로... 아버님 모시는문제 확실하게 못하는쪽으로
    남편분과 결혼을 지으세요... 아주아주 강력하게요

    그리고... 또하나 생각하셔야할건...
    나중에 아버님 거동못할정도로 아프시게 될경우도 생각하셔야 할텐데요
    보아하니 그런경우에도 큰아들이란 사람은 나몰라라 할것같고
    결국엔 원글님 남편분이 나서서 책임지실것 같은데요..
    집으로 모셔 병수발 안드신다면.. 요양원같은데로 모셔야할텐데..
    그럴정도의 경제적여유가 되시는지..
    요양원모시는거 경제적비용 상당하거든요
    그런경우도 생각해두셔야 할겁니다.

  • 11. ,,,
    '09.4.2 12:04 PM (125.133.xxx.170)

    윗님 말씀이 구구절절이 맞는말이네요
    저도 비스무리한 상황이었는데
    아니 울아버님은 무슨 생각이셨는지
    내수족 못쓰게되면 자살이라도 할란다 하시더라구요
    오지도 않은 앞일을 너무 입찬소리하신다 싶었지만
    왠걸 70 끝자락에서 고관절수술하시고 그 수술후유증 때문인지 대소변을 받아내야했습니다
    다른사람은 이래서 저래서 다 못하고 남편이 다함없이 저에게 잘했다는 이유로 제가 했습니다
    그일을 할때 언젠가 여기도 올라왔던 얘기지만 내가 받은 사랑이 가장 근간이 되더군요
    저는 남편이 나한테 살면서 너무 잘했다는 이유라도 있었지만
    님은 설사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이 아니더라도
    같이 살때의 그 스트레스를 무엇으로 이길까요
    더 웃긴건 그렇게 잘한거없는 사람들이
    나중에 저들이 도움을 받아야 할때는 내가 언제 그랬냐는식과
    너는 어떻게 그렇게 지난것을 잘도 기억하냐는 나는 모르쇠 두가지 버젼으로 일관하는겁니다
    정말 님도 두가지입니다
    그꼴을 보고도 살 생각이 있으면 참고 사는거고
    아니면 한살이라도 젊을때 친정이고 시집이고 다 접고 독립하시던가요
    아니 가장 먼저 남편에게서 독립해야하겠네요
    하긴 그게 쉬운일은 아니죠

  • 12. 아주좋은
    '09.4.2 12:05 PM (218.38.xxx.130)

    아주좋은 시아버지도 모시고 살려면 그거 못할 일이에요..
    뭐라든 거절하세요. 에휴
    남편이 난리치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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