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아버지께서 대장암 수술을 하시게 되셨다는 글을 읽고 옛날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님!! 아버지 수술 잘 받고 완치하실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부모님께 힘이 되어 드리세요~
저는 15년전 엄마가 자궁암 2기인가 3기셨는데. 그때가 제가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그때 제가 어려서... 엄마가 병원에서 수술 받는다곤 했는데 어떤 병인지 얼마나 심각한지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엄마가 수술 받고 깨어날때 친척들이 엄마 문병 간다고 했는데 전 심각한거 모르고 초등학교 동창회를 갔었어요.
수술 받기 전 입원해서나, 퇴원할때까진 아빠가 병원엘 안데려다 주셨어요.... 수술 하시고 깨어날때 친척분들 가실때 같이 갈 기회가 딱 한번 있었는데.. 그 날 전 초등학교 동창회를 간거지요.ㅠㅠ
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철이 없고 엄마가 얼마나 서운하셨을지 생각하니 너무 후회스럽고 저의 철없음에 눈물이 나네요. 중학교 1학년이면 다 알만한 나이인데...제가 왜 그랬었는지..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요...
만약 제가 철이 든 지금 엄마가 그런 병이 걸리셨다면.. 아마 전 너무너무 힘들같아요. 그 당시 제가 뭘 몰라서 아무런 힘도 못 되어 드리고, 심각하게 생각을 안했는데... 지금 만약 부모님이 병에 걸리셔서 수술을 하셔야 한다면... 너무 힘들고 막막할 것 같아요.
엄마 수술이 잘 되서.... 그리고 15년이나 흘러서 완치 된거라 할수 있는데.. 만약 15년전 그 병으로 엄마가 잘못되셨다면.. 전 아마 두고두고 회환이 남았을 거 같아요...
좀 커서야 암이라는게 수술을 해도 5년 정도는 경과를 지켜보고 재발이 안해야 완치라고 볼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그 당시 수술을 하시고 나서 5년이란 기간동안 매 6개월마다 한번씩 엄마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실때마다 얼마나 피가 말리게 엄마 아빠가 걱정을 하시고 안도하는 것을 수없이 반복을 하셨을지 생각해봅니다.
5년동안 중,고등학교 다니면서도 잘 몰랐어요.......... 철이 들면서 제가 얼마나 생각이 짧고 어렸는지 알게 되었어요.. 이제 제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절절히 후회스럽고, 마음이 아파요...
지금도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요... 엄마 배의 수술자국을 보면 그 때 저의 철없던 행동으로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지..... 넘 미안해서... 그 이후 단 한번도 엄마의 병이나 수술에 대한 얘기, 제가 엄마 보러 가는 것 대신 동창회 가서 병원에 단 한번도 찾아가보질 못했던 것 등..... 단 한번도 꺼낸적이 없어요....
제 맘 이해하시나요?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파서... 얘기를 아예 꺼내지 못하고, 제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는 거요...
그 당시에 자궁암이었다는 거는 알고 있었는데 2기 말이나 3기였다는걸 커 가면서 알게 되었어요. 당시엔 잘 몰랐어요.
반 친구중에 엄마가 자궁암 수술을 받으셨던 친구가 있었는데.... 1년인가 지나서... 그 친구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셨단 소리를 들었었어요... 그 이유가 자궁암이 재발이 되어서라는 소리를 듣고 전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과 같은 충격을 받았었어요..
아.... 우리엄마도 같은 병인데.... 돌아가실 수 있는 병이었구나.. 하고 처음 실감이 난거죠...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무심하고 나쁜 딸이었는지 생각하게 된거죠.. 지금은 엄마가 제 곁에 건강히 계셔주시는 것이 감사해요.... 만약 그 병으로 엄마를 잃었다면 그 죄책감으로 제가 지금처럼 밝게 자랄 수 없었을 거 같아요... 전 아직 결혼을 안해서 딸은 없지만.... 제가 엄마였다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저 정말 너무 철없고, 나쁜 딸이었죠??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밑에 아버지께서 대장암 수술을 하시게 되었다는 분의 글을 읽고 생각합니다.
엄마 미안해... 조회수 : 640
작성일 : 2009-03-25 13:13:04
IP : 220.79.xxx.3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ㅠㅠ
'09.3.25 1:58 PM (203.251.xxx.100)아까 글쓴 사람입니다 ^^;
마음이 잘 안 잡혀서 들락날락거리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오늘 제가 가장 놀랐던 건, 아무래도 지금까지 절대적이었던 엄마 아빠도
약한 모습을 보이고 내가 힘이 되야되겠구나.. 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씩씩해야겠어요~ 힘 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2. 그래도
'09.3.25 3:19 PM (121.138.xxx.181)원글님은 어머님이 건강을 회복하셔서, 지금이라도 잘해 드릴수 있지요..
전 아버님이 돌아가신후 후회만 많은 미련한 불효녀 입니다. T_T
다들 건강하세요..3. *^^*
'09.3.26 12:58 AM (218.158.xxx.161)원글님맘 충분히 알고도 남을듯합니다
저두 나이가 40이 넘었지만,
가끔 지난난 철없던 10대 20대 시절 돌이켜보면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왜그리 못나고 못되게 굴었을까..
미안해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랍니다
부끄럽고 죄스러워서 숨고싶은적 있어요,,아예 그들이 날 아주 잊어줬으면 하는..
원글님.
그래도 지금 엄마께서 생존해 계시는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지난날의 잘못을 엄마께 사과하고
지금부터라도 잘~~해드리세요
나중에 돌아가신후 후회없도록.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