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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 군요.

살다보니 조회수 : 1,739
작성일 : 2009-03-15 13:49:47
어릴때 가정 형편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고등학교때도 정말 친한 친구 아님 집에도 챙피해서 못데리고 오고

대학때도 남자친구가 늘 집에 까지 데려다 주고 싶어해도 딱 전철역 까지만 배웅 받고

단체 영화 관람 아님 영화도 잘 못보고 주변의 친구들이 무척 부자는 아니였지만 상대적으로 제가 가난하다 보니

평범한 친구들이 몹시 부러웠죠.

실질적 가장 노릇을 못하신 아빠 (없는게 나을뻔 했죠) 오로지 너무 고생하신 엄마 생각 때문에

늘 어디서도 삐뚜러지지 않고 악착같이 공부 했고 나름 남들이 부러워라 하는 직장을 갖고

이해심 많은 남편 만나 지금까지 잘 살게 됬어요.

결혼 할때까지 친정은 전세 살고 있었고 제가 결혼 하고나서야 겨우 집장만을 하시구요.

늘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이층집에 혹은 아파트에..

나이 곧 40 지금은 좀 살만 하다고   필요에 의해서 좋은 건 아니지만 차도 두 대.

그냥 살만한  33평 집도 있고  저축도 꽤 되고 (제 기준)

그래도 늘 그 친구들에 대한 컴플랙스(?)는 있었나봐요. 그런데 언젠가 부터 우리집이 부럽다는

소리를 듣곤 하네요.

아버지 정신 차리셔서 그냥 저냥  자식들 한테 용돈 안받으시고도 친정 부모님 살만 하시고

이년에 한번씩은 해외여행 다니시고 형제 같은 지인들 많아 외롭지 않으시고

어려운 형편에 동생들  다들 잘 커줘서  나름 탄탄한 직장에 결혼도 야무진 사람들이랑 잘 했고.

딸만 넷이던게 분명 컴플렉스였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화목한 이유가 되고

어제는 늘 동경에 마지 않았던 친구가.. 술 한잔 했는지 늦은 통화 중에

니가 늘 부러웠다고 하네요.  좀 충격이였어요. 어린시절 각인된 인식에 그 친구는 나랑 다른 부류로 분류해놓고

지금껏 그 인식이 계속 됬었나봐요.

아, 나도 그 부류(?)들이랑 이제 동등해 졌구나. 라는 유치한 생각 도 들고.

저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는 거.. 너무 생소한 기분이지만

어린시절 그애들과 비교하며 맘의 상처받았던 걸 기억해내면서.

나도 이런 날이 올 수 있구나..  스스로 대견 하네요.(대견해 해도 괜찮지요?).
IP : 219.255.xxx.9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3.15 1:57 PM (125.176.xxx.138)

    스스로 대견해 하셔도 되요.
    저도 그래요. 없는 집딸로 어찌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남편도 10년가까이 저랑 살아도 그런 얘기 안했어요. 그냥 그저그런 집에서 자랐으려니 생각하나봐요. 저도 저 결혼하고 친정이 집장만 했구요, 평생 아버지는 노셨어요. 늘 식당일에 파출부에 바쁘셨던 엄마.
    제가20살되도록 단칸지하방이였어요. 제가 벌어서 2년만에 2칸전세집갔어요. 대학도못갔구요, 항상 학교다닐때도 버스비걱정, 등록금 걱정하던 학창시절이였어요.
    남편한테도 이런저런 얘길안한건 이미 지나간 일이고,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아서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막막하게 어려워서 스스로 아직도 들춰낼수가 없어요.
    남편도 아무것도 없는집에서자랐지만 그래도 둘이 결혼해서 전세도 장만하고, 집도 장만하고, 차도 올해는 한대 장만하고, 아이도 둘 낳고 평화롭게 살고 잇어요. 아직 뭐 부러워하는 친구도 없고, 저축도 없지만 제생활이 그래도 평범하고 평화롭다고 생각해서 만족하고 살아요
    제아이들에게는 저같이 없는집 딸이라는 이름을 안 달아줘도 된다는것이 너무행복하구요.
    지금도 제가살던 친정동네가면 저는 개천에서 난 용이고, 집안을 일으켰다는 소리들어요. 벌어서 많이 보탰다는 소리죠. 그 동네분들 보시기에....
    지금 제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평화롭게 살고있다는 것에 항상 행복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무난한 성격의 남편을 만난것도 행복이구요

  • 2. ..
    '09.3.15 3:03 PM (121.166.xxx.47)

    대견하신 정도가 아니라 원글님 정말 부럽습니다.
    저희 시댁이 원글님네 정도만 되었어도 제가 아무런 걱정이 없겠어요.

    딸많은 집도 부럽더군요. 전 여자형제가 없어서.. 딸많은 집들, 딸들이 결혼하면 얼마나 똘똘뭉쳐 재밌게 지내던지요.

  • 3. 축하드립니다
    '09.3.15 5:31 PM (59.186.xxx.147)

    한눈 안팔고 살아온 당신 부럽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 . 사회에 관심이 많아 힘든 세상살이다보니 내껏을 챙기지 못해 살아가기 힘든 사람입니다. 앞으로 는 잘할거라 나 자신을 위로해봅니다.

  • 4. ..
    '09.3.15 6:33 PM (91.107.xxx.173)

    전...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직이 되었는데,... 가장 친한 친구는 바로 취직이 안되었었져... 그 친구가 제가 너무 부러웠다고 그러면서 노력을 많이 했어여... 지금은 그 친구가 경제적으로 더 안정 된 것 같아여 ..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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