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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마음 다스릴 수 있는 방법 알려주세용..
깜장이 집사 조회수 : 604
작성일 : 2009-03-13 09:07:41
남편이랑 연애를 오래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주변 사람들한테 연애한다는 얘기를 안했구요.
가족들 친구들 직장동료들 모두에게요.
남편이 외국에 나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동안 직장이 없었을 때.
전 일 끝나면 남편네 집에 놀러가서 지내다 오곤 했었어요.
아. 당시에는 남편이 아니였으니 남자친구라고 할게요.
어느날 남자친구네 집에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놀고 있는데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오는거에요.
직장 동료가 만나는 여자친구분이었는데.
그 분이 아동들을 상대로 하는 영어학원 강사였거든요. 중학교 땐가 미국으로 가족들이 다 이민갔었대나 어쨌대나.
그런데 중간에 공강이 생긴다고 과자 사들고 당시 남자친구네 집에 놀러온다는 거에요.
옆에 있었으니깐 통화 내용이 본의 아니게 다 들렸구요.
사실. 통화하는 동안 자리를 피했어야 하는데 궁긍하기도 하고 어찌하다보니 가만히 있었어요.
직장동료의 여자친구가 집에서 뭐하냐. 혼자 있냐. 라고 묻는데.
당시 남자친구가 혼자 있다. 그런데 곧 나갈거다. 라고 말을 하더라구요.
그때 기분이 너무 안좋았었어요.
내가 뻔히 옆에 서 있는데 투명인간 취급을 하다니요.
단지 혼자 있다 라는 말 때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의 연애를 공식화하지 않는 남자친구에게 화가 났었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종종 만날 때도 우리가 공식적인 연인 관계일 때도 남자친구는 제가 그 모임에서 아무와도 말 못하고 가만히 있을 때도 별로 신경을 안썼어요.
친구들에게 우리 결혼한다고 식당에서 얘기할 때도 자신의 친구의 여자친구에게 계속 말을 걸고 다른 친구들이랑만 얘길하고 전 멍하니 있었었죠.
나중에야 뭐라고 하니깐 그 여자친구는 혼자서 얼마나 뻘쭘했겠니 그래서 말을 건 것 뿐이다. 라고 하더군요.
각설하고.
직장동료의 여자친구분의 연락을 받고 전 물었죠.
왜 오겠다는거냐. 직장이 어디쯤이냐.
심심해서 공강 시간에 놀러온다는 것일 뿐이고. 차로 오면 20분이면 온다고 하더라.
전 이해가 안됐어요. 사실 지금도 잘 이해가 안됩니다.
외국에서 생활을 해서 개방적인 사람이라 그런건지 제가 꽉 막힌 사람인건지.
남자 혼자 사는데 그것도 자기 남자친구의 동료인데 왜 오겠다고 한건지.
직장동료랑 그분의 여자친구는 결혼을 했고 애도 낳았고 그래서 겸사겸사 주말에 놀러가려다가 나가리~되어서
아침에 남편이랑 이런저런 얘길하는데. 괜히 심술이 나서 만약에 부부끼리 만나게 되면 다 같이 있을 때 그때 왜 그랬는지. 제가 막힌 사람인지 흔히들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겠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기분이 엉망이라고 하더군요.
묻더라도 친분이 쌓이고 난 다음에 물어봐라. 라고 하는데.
아침에 서로 엉망이 된 채로 전 혼자 질질 울고. 남편은 그냥 출근을 했네요.
요는 그거에요.
사실 그 분과 남편이 어떤 사이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라서요.
그런데 몇번 사람들과의 자리에서 저보다 다른 사람을 더 신경쓰고 배려하는 모습에 사실 전 굉장히 자존감이 무너저버렸거든요.
그걸 남편이 알아주고 보듬어줬으면 하는건데.
전 기분이 안좋은 것도 있고 분노도 쌓이네요.
사실 겁도 나요. 나만 외톨이가 된 기분이요.
왜 모임에 가면 저는 몇 시간이고 저의 정체성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을 하고 오는건지. 쩝.
이런 일로 하도 많이 울고 다투고 이래서 지금은 절 많이 챙겨주고 그러지만.
예전의 상처들에 아직 딱지가 떨어지지도 않은 것 같네요.
사람들 만나면 참 재미있게 대화도 나누고 하지만 가슴 한 구석은 만나기전 두려움에 떨고는 합니다.
어느 책에 보니 분노가 5분 이상 지속되면 그건 자신의 문제라고 쓰여 있더군요.
그래요. 제 문제라고 생각해요. 다 제 탓이죠. 제가 성숙하지 못해서요.
가만히 있다가도 결혼해서 애 잘 낳고 살고 있는 그 여자분 머리를 바리깡으로 확 밀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래요.
쿨(?)하게 이 복잡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남편이랑은 이 얘기를 꺼내면 항상 싸우게 되네요.
비도 오는데 혼자 추적추적 산에 가고 싶네요. 가서 야호라도 하고 와야하는건가. 흠.
IP : 110.8.xxx.8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자기인정
'09.3.13 9:43 AM (121.180.xxx.101)창조적인 일ㅡ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잡다한 것은 저절로 사라질 듯 ....
저도 한 때 아니 지금도 가다가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요.2. 후아유
'09.3.13 10:45 AM (211.187.xxx.101)도움은 안되겠지만 님의 존재성을 남편한테서 찾으시려고 하기 때문에 괴로우신것 같아요.
남편이 무시하면 님이 무시당해야 될 존재가 되는것도 아닌데요..
윗님 말씀처럼 님의 존재성과 정체성을 찾고 누가 주지 않아도 행복할수있는 취미나
공부 같은것을 하시면 어떨까요?
물론,,,자기편이 되어줘야 할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무시를 하는것만큼 상처되는것은
없지만 지금같은 상황이면 남편하고 계속 사이만 나빠지실것 같아요.
머리속을 비우시는게 최선이예요..건강하게 몰두할수있는 일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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