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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우리집을 가만 두고 볼 수 없었나봐요~~

동감 조회수 : 2,041
작성일 : 2009-03-03 12:22:00
저 아래 시어머님이 청소 좀 해줘도 되겠니? 라고 하셨다는 글 보고,
어제 일이 생각나서 한 번 적어봐요. ^^

평소에 저는 9 to 6 을 칼같이 지키는 편이고,
남편은 7시 출근해서 11시에 들어오는게 보통이에요.
그래서 주말 아니면 집안일은 거의 제 차지이죠.
저도 깔끔한 스타일은 못되서 맨날 쓸고 닦고 하진 못하지만요...
그런데 요즘은 제가 제안 작업 하느라고 사정이 바뀌어서,
어제는 남편이 8시에 들어가고 제가 12시 다 되어서 들어갔어요.

퇴근하려고 11시쯤 정리하고 있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왔어요.
"자기.. 자긴 정말 그린핸즈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전 직감했죠.
아... 이 사람이 부엌 바구니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양파와 고구마 싹을 봤구나...

집에 갔더니 냉장고 청소 싹, 욕실 청소 싹, 은성밀대 마른, 젖은 걸레 싹싹, 설거지까지 싹
해놨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가 버린 품목을 이야기하는데
싹난 양파, 썩은 감자, 싹난 고구마, 말랑한 오이 어쩌고..
양파싹은 정말 이따만큼 자랐는데 자기는 국민학교 때 실험 이후로 그런 건 처음 봤네 어쩌네..

그러면서 엄청 생색을 내더라구요, 제가 아무데나 짱박아놓는 버릇이 있다는 둥,
냉동실은 차마 치울 엄두가 안난다는 둥...

힘들텐데 나보다 일찍 들어왔다고 월요일부터 대청소해준게 너무 고마웠는데...
1차로 저렇게 나를 타박해서 감점...
2차로는...

세탁기 안에 빨으려고 넣어두고 못빨았던 빨래를,
다 돌려서 건조된 것인줄 알고  차곡차곡 개켜서 속옷은 속옷대로, 수건은 수건대로,
와이셔츠도 착착 옷걸이에 걸어서 옷장에 넣어놓은 사건.
(냄새도 안나디? -_- 꼬질꼬질한 빨래감을 어찌나 반듯하고 예쁘게 개놓았던지)

저녁 차려먹는답시고 엄마가 구정에 빚어 삶지 않고 얼려준 냉동만두를
전자레인지에 4분 돌려 먹었다는 사건.
(끓여먹던가 적어도 찜기에 쪄먹었어야지! 했더니 "찌는건 엄마들이 하는거지!"라고 -_-)

두 가지 사건 때문에 감점.

새벽 1시에 미친듯이 웃고 넘어갔다는
"우리집을 가만 두고 볼 수 없었던 살림의 ㅅ자도 모르는 남편" 이야기였습니다. ㅋㅋ
IP : 211.61.xxx.5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ㅋ
    '09.3.3 12:23 PM (221.140.xxx.172)

    그래도 그런남편 너무 좋은데요 ㅎㅎ 꾸질꾸질한 빨래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2. 빨래
    '09.3.3 12:26 PM (203.171.xxx.26)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ㅋㅋ
    잔소리 하더라도 그렇게 도와주시니 정말 부러운데요..
    잔소리만 열심히 하고 사는 남편 둔 1人...

  • 3. 푸흐흐...
    '09.3.3 12:29 PM (221.139.xxx.166)

    아이고 감점된 두 사건땜에 배꼽 빠집니다.
    저는 1번과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제가 세탁기 돌리기만하고 너는거는 밤에 남편을 종종 시킵니다.(둘째 임신중이라...^^)
    그날도 남편한테 빨래도 널라고 했지요...
    남편이 가져와서 빨래를 너는데 옷들이 어째 좀 이상한거에요... 가서 만져보니 거의 말라 있더라구요....
    남편한테 우리집 세탁기가 탈수가 엄청 잘되나? 아침에 돌린건데 밤되니 거의 말랐게?
    했지요... 그러다가 울 남편 아이 내복을 너는데 빨래가 안된거 같다? 이러는거에요...
    보니까 물만 묻어도 지워질 얼룩이 그대로 있는거에요....
    저는 분명히 세탁기 돌렸다고 우기며 빨래를 점검했지요... 그리고 제 속옷의 냄새를 맡는 순간...
    인정하고야 말았습니다...
    빨래 돌린다고 세탁기에 옷만 넣고 세탁버튼은 누르지도 않은거에요...T,.T
    아... 증말...

  • 4. 중학교는 첨이라
    '09.3.3 12:43 PM (59.18.xxx.171)

    남편의 종류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1. 잔소리만 하고 손하나 까딱 안하는 남편
    2. 잔소리 하면서 집안일 하는 남편
    3. 찍소리 안하고 과묵하면서 집안일 하는 남편
    3번 남편 데리고 사는 아짐입니다. 염장질 좀 하고 가요. 후다닥 3=3=3=3=3

  • 5. ㅎㅎ
    '09.3.3 12:43 PM (58.239.xxx.8)

    울신랑은 저보구 울집 냉장고가 연구소냐고,,
    우유가 기한이 넘고,, 음식물에 살포시 곰팡이 내려앉고,,
    그다음부턴 냉장고에 며칠앉아있겠다 싶음 무조건 버리는 버릇이생겼네요

  • 6. 에코
    '09.3.3 12:48 PM (222.234.xxx.49)

    제남편은 1번 이네요
    박복도 하여라...ㅠ ㅠ

  • 7. 아닌데..
    '09.3.3 12:52 PM (122.34.xxx.39)

    잔소리도 안하고 집안일도 안하는 남편도 있어요. 완전 손하나 까딱 안하지만, 잔소리도 없어서 그나마 봐주거든요.
    그러다보니 울집 냉장고에도 곰팡이가 무럭무럭..ㅠ.ㅠ

  • 8. caffreys
    '09.3.3 1:00 PM (203.237.xxx.223)

    저희 남푠도 가끔 그러는데요...
    원글님 남편처럼 예쁘게 하는 게 아니라
    화가 잔뜩 나서 말도 않고 쾅쾅 두둘겨 부수듯 해버리거나
    할머니들처럼 온갖 잔소리를 계속 퍼부어대며 해버리거나
    둘 중 하나에요.
    그러니 좌불안석이죠. 그 몇시간만 좀 참고 지나가면
    일단 집안이 화~~~안해지니 다행이긴 한데...

    재활용에 버리려고 하던 것들 중에서 버리면
    안될 것들은 다시 건져내야돼요.

  • 9. 땡그리
    '09.3.3 1:08 PM (121.173.xxx.41)

    제 신랑은 한달에 한번정도 맘 내캐면 청소해주는데 정말 깔끔하게 잘해요..
    허나 그 외의 다른날은 어지르기 바빠용..

  • 10. 에휴..
    '09.3.3 2:51 PM (218.144.xxx.44)

    그렇게나 치워주시니 다행이에요..
    저희 남편은요.. 싹난 양파는 물받아서 비이커에 꽂아서 주방에 두었구요..
    싹난 감자는 옆집 공터에 뜰이 있는데요 그곳에 묻어두었다면서
    나중에 주렁 주렁 달리면 먹자나요?...-_-;;
    차라리 손을 대질 말던가.. 자기가 해 놓은거 버리면 또 삐져요..ㅠㅠ

  • 11. 울 신랑은 지엄마한
    '09.3.3 3:42 PM (59.186.xxx.147)

    테 동감표르 ㄹ던져요. 울시엄마 엄청 깔끔이. 내집은 깨끗해야지만 환경은 생각안하는 사람. 나는 내집은 대충이어도 환경은 첫번째로 두는 사람. 그래도 남편을 잡고 살아야 하는데 방법을 생각하고 잇습니다.

  • 12. ㅎㅎ
    '09.3.3 3:59 PM (203.247.xxx.216)

    많이 웃었어요. ㅋㅋ 근데 저도 남 일이 아닌게 예전에 직장일로 눈코뜰 새 없을 때 제 집에 왔다가 퇴근하는 저를 보고 ' 누나, 난 누나가 지구를 정복하려는 줄 알았다. 세균 배양해서...' 그러더라구요. ㅠㅠ 설겆이랑 청소해 준 동생한테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ㅠㅠ

  • 13. 전업주부인데
    '09.3.4 10:01 AM (211.33.xxx.123)

    그것도 경력이 20년이 훨씬 넘었는데
    청소를 영 못해요, 제가.
    언젠가 친구들 모여 같이 하루 자고 왔더니 남편이 딸하고 집 청소를 깨끗이 해 놓았더라고요.
    근데 전 절대 안반가워요.
    거기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걸 아니까...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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