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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20대라면 꼭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세우실 조회수 : 723
작성일 : 2009-02-19 15:39:14
퍼 왔습니다.

------------------------------- 여기서부터 --------------------------------

길이가 꽤 된다.
기니까 읽기 싫은 사람은 걍 back 하면 되겠고, 읽고 싶다면 대신 진득하게 읽어주길 바란다우.

그렇게 높은 조회수나 많은 리플을 기대하는 것도 아냐.
자신이 20대라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데리고 왔어.
자조적이고 꽤나 비관적인 20대에 대해 한번쯤 성찰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80년대(에 태어난-80년 이 아닙니다-.-) 생이다. 요새 잊을 만하면 (이유도 알 수 없이)욕을 먹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2009년을 살아가는 20대란 소리다. 현실을 살아가는 20대를 규정하는 말이 요새 참 많다. 한 때는 ‘이해찬 세대’로 부르더니, 또 한 때는 ‘88만원 세대’로 부른다. 어느덧 ‘트라우마 세대’라는 별명까지 더해졌다. 일부는 도전정신도 없이 현실에 안주하려만 하는 세대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일부는 ‘느네 탓만은 아니다’며 안쓰럽게 보기도 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쓰여지는 현실의 20대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고 있지만, 동네북인가 싶기도 하다. 솔직하게, 같은 20대로서 기분 많이 나쁘다는 소리를 하고 싶다. 우리는 죄 짓고 사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욕을 들어먹고 살아야 하는 걸까.






왜 함부로 우리에 대해 규정하는가?




현실의 20대 만큼 별명이 많은 세대도 없을 것 같다. 물론 오래 전부터 'x세대‘ 등, 새로운 세대에게 붙여지는 별명들은 늘 있어 왔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아니었다. 모든 세대가 지금의 20대를 미워하는 것 같다. 심지어 같은 20대들도 20대를 싫어한다. 우리를 싫어하는 우리들은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현실이 싫은 걸 테고, 동네북처럼 심심하면 욕을 들어먹어야 하는 것도 억울하기 때문일 거다. 정치 참여 안한다고 욕을 먹고, 열정도 없이 안정된 일자리만 찾는다고 욕을 먹는다. 남 탓할 생각은 없다. 그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정작 그런 비판의 목소리에서 20대들 자신은 이미 제외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20대를 비판하는 데 20대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다. 방어도 역공격도 없다. 물론 그마저도 관심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욕은 또 먹게 될 거다) 그런데, 20대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생각은 해 봤나 싶기도 하다. 일부의 시선 마음대로 우리를 재단하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20대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보고 싶기는 했느냐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생각 없는 애들한테 무슨 이야기를 듣냐‘고. 그래도 나름대로 변명, 혹은 변호 좀 하고 싶다.




80년대 생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많은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듯, 가장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정체성이 생길 시기에 IMF를 겪었다. 정치,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소위 ‘편한 것만 안다’라고 하지만 사실상 많은 20대들이 10대 사춘기 시절 IMF를 눈으로 보고 겪었다. 가정이 무너지는 걸 본 이들도 있을 테고, 아니라 하더라도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경제 위기를 떠들어 댔다. 정치, 사회적 어려움은 없었을지 몰라도 분명히 ‘경제적’ 어려움은 있었다. 가장의 실직까지는 겪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반 서민층에서 그 때 부모님이 돈 아끼는 모습 못 본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결국 한창 다양하게 많이 보고 겪어야 할 시기에 사춘기의 감성이고 뭐고, 안정된 직장 위기에 무너지지 않을 경제적 여유가 중요하게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꿈? 희망? 돈 앞에서 소위 사람들이 ‘돈 보다 중요하다’는 것들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걸 가장 예민한 시기에 봐 버린 우리다. 결국 대학을 선택하면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다는 ‘뭘 하고 살아야 경제적으로 안정될지’를 볼 수밖에 없었던 거다. 맞다. 변명이다. 하지만 경제적 안정을 찾는 다는 게, 자신이 겪은-혹은 가족들이 겪은-어려움을 다시 겪지 않을 인생을 만들겠다는 게, 그렇게 욕 들어먹을 만큼 잘못하는 짓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소리다. 취업난에 허덕이면서도, 아무 직장이나 선택 못하는 이유. 한 편으로는 비판 받을 부분도 있지만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하루아침에 회사가 무너지고, 부모님이 일을 못하게 된 상황을 보며 자랐는데. 오히려 어중간하게 나이만 먹고, 어설픈 직장 잡아 들어갔다가 10년 전의 과거를 되풀이하게 되면 어쩌라는 건가. 그 땐 재취업도 안 될텐데.




젊은 세대의 열정과 패기, 도전 정신은 어디로 갔냐고? 그건 이미 우리 세대가 10대에 IMF를 맞으면서, ‘갖다 버려야만 했고, 있다 해도 갖다 버릴 것을 종용 받았’던 것들이다. 혹여 조금 다른 꿈을 꿨다 하더라도, 어김없이 부모 세대로부터 ‘돈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판을 엎는다는 것도, 돈 앞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헛되이 꿈만 따라가라고, 당사자도 아니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걸까. 가정이 무너지는 걸 봤는데, 거기서 꿈 찾겠다고 돌아다니면 그것도 아마 비난요소일 거다.






정치보다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다는 생각, 결국 경험한 대로 배우는 거다




이렇게 10대를 보냈으니, 20대 에게는 정치적 위기보다 경제적 위기가 당연히 크게 다가온다.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아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치적 무관심이 온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투표 당일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늦을까봐 택시까지 타고 투표소에 간 경험이 있었지만 정작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작은 실망을 느껴 본 적은 있다. 해도 바뀌지 않는다. 물론 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세대 전체가 바뀌지 않고서는 뭐가 달라지겠는가. 그래도 했다. 앞으로도 할 생각이다. 이제껏 어떤 종류의 선거에서건 내가 지지한 후보가 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앞으로 할 숱한 투표 속에 한 번은 있겠지 싶다. 이야기가 잠깐 샜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르지 않다. 투표하지 않는 게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이해는 한다. 다 나 같은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싶다. 해도 달라지지 않는 거다. 결국 그거다. 20대에겐 사회를 바꿨던 것을 경험한 일이 없다. 경제적 이유에서 많은 것이 무너지는 것을 본 경험은 있어도, 정치 참여를 통해 진짜 정치가 바뀌는 걸 본 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솔직히 말해 지난해의 경험으로 일부는 20대가 정치 참여가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고 하지만, 아니라고 본다. 결국 바뀐 것은 없고, 더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지도 모른다. 나중엔 아마 결집할 요소가 있어도, 뭉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경험 자체가 없고, 이루어 낸 적도 없으니까. 경험대로 찾아가는 건, 누구나 당연한 거다.


그런데도 참 기성세대의 자부심은 대단도 하다.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결집할 무언가가 있었단 것만으로도 그들은 참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때의 찬사와, 그 영화 속에서 비춰지는 역사를 거친 자의 우월감은 솔직히 20대로서 굉장히 불편했다. 물론 우리가 그 역사에 빚을 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 역시 기성세대에게 역사를 빚지고 있을 테니까. 이쯤에선 한 마디만 하련다. 뭐가 그렇게 잘났나. 20대도 현실 속에서 정말 힘들게 그래서 치열하게 사는데, 정치적으로 투쟁하지 않았고 똑같이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비난 받아야 하는 건가.






당신의 스펙은 몇 점입니까.




가끔 듣는 소위 386세대의 이야기가 부러울 때는 있다. A학점 아니면, 차라리 포기를 신청하고 새로 수업을 듣는 20대에게, B학점 받은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던 그들. 그들과 우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를 살아간다. 차원 자체가 다른 세계다. 우스운 건, 그런 그들이 우리를 면접 보면서도, 요구하는 건 점점 더 나은 학점과 스펙이라는 사실이다.


소위 말하는 스펙 강박증. 토익 몇 점. 자격증 몇 개. 해외 연수. 혹은 인턴. 토익이나 자격증은 내가 직접 준비 해 본 바가 없으니, 할 말이 없다 치고 넘어가겠다. 뭐, 이젠 토익이나 자격증은 스펙 축에도 못 속한다. 그냥 ‘기본’이다. 그러다 보니 다들 해외연수, 인턴에도 목을 맨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되고, 여기저기서 시기에 맞춰 ‘대학생 마케터’를 비롯한 각종 활동들 모집을 시작하니 스펙에 열을 올리는 애들 참 많다. 이거 보면서도 개인적으론 참 할 말 많다.




그나마 할 이야기가 있는 건 인턴이나, 각종 공모전이다. 솔직히 말하면, 인턴과 각종 공모전은 애초에 ‘젊음’이란 이름으로 부려먹기 위한 기업들의 수단인 경우가 많다. 싼 값에 ‘열정’이란 소리 해 가며, 제대로 그 값조차 쳐 주지 않는 데도 많은 걸로 안다. 그나마도 사람이 몰려 못 뽑혀 안달인 걸 본다. 앞다퉈 기업들이 대학생들을 데려다 쓰다보니, 경험을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그것조차 밀리면 큰일 난 걸로 보는 대학생도 많다. 아니, 요샌 대학생을 떠나 그보다 어린 이들을 봐도 스펙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게 필요에 의해서 부려먹으면서 정작 취업 면접 볼 때는 이렇게 말하는 면접관들도 참 많다더라.


“이력서에 한 줄 써 넣으려고 애썼네”


개인적으로는 스펙 때문에 시작한 게 아니라, 대학 내에서 동아리를 안 하니 시작한 것들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너무하다 싶은 경우들도 많이 봤다. 그렇게 치열하게 부려먹으면서, 대가 지급은 제대로 안하는 경우 주변에서 흔하게 봤다. 그럴듯한 이름들로 부려먹어 놓고서는, 정작 취업할 땐 저딴 소리 하는 경우도 있다는 소리다. 참 비참하고 비루한 이야기지만, 시키는 대로 했더니 아주 냉혹하게 배신당하는 셈이다. 그래놓고 핑계는 그럴 듯 하다. “좀 더!”






비참한데, 던지는 돌까지 묵묵히 맞는다


참 비참하고 불쌍하다. 개인적으로는 ‘20대를 싫어하는 20대 중에 한명’이지만. 같은 세대로서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세대로부터 경제적 안정이 중요하다 해서 보고 달려왔고, 바로 윗세대로부터 실력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해서 경험도 충실히 쌓았다. 하지만 결국 올해, 최악의 취업난이란다. 사실 취업난 어제 오늘일 아니었다. 5-6년 전에도 들었던 이야기였다. 최악의 경기라고. 취업 안된다고. 취업 잘 되는 과, 대학 찾아가야 한다고. 우린 왜 10대부터 이렇게 항상 최악의 경기만 살아야 하는 건가. 짜증도 난다. 그런데 우습게도 현실의 20대들은 어른들이 뭐라고 하든, 반박도 안하고 욕을 고스란히 들어먹고만 있다. 현실에 짜증도 안낸다. 안으로 꾸역꾸역 집어 삼켜 속은 문드러져도 시키는 대로 참 잘한다. 시키는 대로 불만 없이 이처럼 잘 하는 세대도 솔직히 없었다. 그런데 시키는 대로 해도 남는 건 값진 대가가 아니라 비난과 배신뿐이다.


20대들에게 비전 없다고 하지만, 지금 현실에 비전이 보인 적은 애초에 없었다. 10대부터 이들에게 꿈이나 비전은 없었다. 성공은 곧 경제적 성공과 일치했고, 어느 때 보다 치열하게 일만 하며 살아도 쥐어지는 게 없다. 일도, 돈도. 당장 등록금도 못 대는 판에, 장학금 받으려면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한번 묻고 싶다.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20대가 뭘 그리 잘 못 살고 있는 거냐고. 꼭 당신들처럼 살아야 하는 거냐고.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도, 당신들은 돌이나 던진 것 말고 해 준것이 무엇이 있냐고. 아무리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해도 쥐어진 건 없는데 이럴 수 있는 거냐고, 우리만큼 열심히 공부한 세대 어디 또 있었냐고, 우리는 우리대로 최대한 열심히 살았는데 이런 우리에게 던지는 돌까지 고스란히 맞고만 있는데도 불만이냐고.


뒷짐지고 앉아 ‘요즘 세대’ 욕하는 건 하루 이틀일이 아니라지만, 지금 현실의 20대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때론 가혹하다 싶을 때가 있다. 반항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너무나도 시키는 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데. 그것 자체가 불만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가 반항한다고, 욕 안할 건 아니지 않은가. 말 그대로 동네북인가.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게 불안한 것이라고 종용하는 건 우리가 아닌데, 당장 큰일이 나고 죽을 것처럼 난리를 치는 것도 우리가 아닌데. 그 불안감을 종용하는 이들은 어디로 가고 없고 욕은 우리만 먹는다. 지금 20대. 참 열심히 살고 있다.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도 97년에 시작됐던 IMF의 그늘은, 그 불안감은 단 한 번도 이들을 보내주지 않는다. 어깨에 짐짝처럼 지고 10년을 넘게 메고 왔다. 최악이라고? 이들에게 단 한 해도 최악이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한 번만, 있는 대로 좀 봐 줬으면 좋겠다.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돌 던지지 말고, 약았다고만 보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한 번쯤은 봐 줬으면 좋겠다. ‘XXX 세대’라며 별명 붙이기 전에, 맘대로 한 단어로 이름 붙여 버리기 전에 이 세대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제대로 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이름 붙여서 불안감이나 만들지 말고.






같은 20대로서 하고 싶은 충고


솔직히 같은 20대로서도 하고 싶은 충고 없지는 않다. 나도 잘난 척 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을 거다. 그래도 동병상련이다. 위에서 우리에게 돌 던지는 거랑은 다르다. 나 역시도 비참하고 초라해서 하는 말이다. 위에서는 그렇게 변명했지만, 우리라고 말만 들어서 잘 된거 뭐가 있나 하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다. 말 좀 덜 들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말 잘 들어도 돌 맞는 거, 좀 덜 믿고 덜 듣는 게 나을 값이다.



너무 귀 닫고 살지 말았으면 좋겠다. 경제적인 거 중요하긴 한데, 당장 먹고 사는 거 진짜 중요하긴 한데. 그래도 살아는 진다. 열심히만 살면. 결국 욕심만큼 안 얻어지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차라리 인정하고 열심히 살고 견뎌내면 되니까. 좀 덜 쫓기면서 살고, 충분히 많이 배우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고 그렇게 살면서 귀도 좀 열고 살자. 죄 이어폰 꽂고 사람들 하는 이야기도 안 듣고 산다고, 열심히 귀 닫고 공부만 해도 위에서 하는 건 결국 돌 던지는 건데. 가끔은 한 눈도 좀 팔자. 내 잣대도 좀 갖고 살자 싶다. 약게 살아도, 시키는 대로 약게 살진 말았으면 좋겠다.




스펙 강박증에 관한 기사 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였다. 나는 평균적으로 남들 보다 좀 더 많은 것을 하고 살았지만, 의무감 때문에 스펙 쌓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봤다. 정말 있는 대로 순수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봤지만, 원치도 않는데 필요해서 하는 이들도 많았다. 불쌍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왜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까지 저당 잡히며 살았는데도 욕을 먹는데, 결국 그럴 필요 없는 것 아닌가.




만만하니 20대 잡는 것. 돌 던지는 것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차피 돌 맞을 거라면, 너무 저당만 잡히며 안 살았으면 좋겠다. 같은 20대로 2009년을 살아가면서, 그냥 해 보고 싶었던 이야기다. 속 문드러져 가며, 대세가 원하는 대로 따라가 봐야 남는 건 새카맣게 타버린 속뿐이다.




20대를 동네 북 삼는 짓, 이제 그만 좀 해줬으면 좋겠다. 우린 그저 열심히 산 죄밖에 없다.





** 사족 (리플에 대한 리플 대신, 글의 요지를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 씁니다)

역사에 빚을 지고 있는 건 누구에게나 똑같은 짐 아닌가요. 어려운 시절 지냈다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우신지요. 두달에 한번 전기구이 통닭먹고 살았다는게, 그렇게 자랑스러우신가요. 지금의 기성세대가 하는 말과 뭐가 다르신지 모르겠네요. 전쟁 겪은 세대가 하는 말과 똑같은 말을 하고 계시다는 건 아시나요? 그들은 먹을 게 없어 나무 뿌리 캐 먹었다고 하셨을 겁니다. 억울하고 짜증나는건, 뭐가 그리 잘나셔서. 그 어려운 시절 보낸것이 자랑스러우셔서, 함부로 지금의 20대들에게 돌을 던지시냐는 겁니다. 다들 역사에 빚은 지고 삽니다. 남들이 해 주길 바란다고요? 지금 20대의 일상이 어떤지는 아십니까? 궁금하네요. 그 20대들 시키는데로 열심히 하고 삽니다. 그래도 쥐어지는 게 없습니다. 점수 더 따내고, 인턴 더 해내라고 하니 더 해냅니다. 그런 그들이 뭐가 그리 불만이라 돌까지 던지시는지 모르겠네요. 경제적 이유로 어릴 때 부터 꿈 따위 저당잡히고 살아야 했던 게 어떤건 줄은 아십니까.

물론 다 힘든 시절이죠. 저희만 힘들다는 거 아닙니다. 하지만 돌은 20대만 맞습니다. 뭐가 그리 불만이십니까. 정작 우리더러 바꾸라고 종용하는건, 기껏 판 망쳐놓고 니들이 젊으니 한번 바꿔봐하는 건 무책임한 건 아닌가요? 만들어 달라고, 쥐어달라고 하는 거 아닙니다. 돌만 던지지 말아달라는 겁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도 쥐어지는 게 없는 세상, 뒤집어 져 줄 생각도 없으면서 판만 바꾸라고 하시는 건 아닌가요? 부모 그늘요. 어렵게 대출받고 알바하면서 대학 거쳐 이제 졸업해 학자금 대출 좀 갚아보려 하니 최악의 취업난이라고 하는 게 지금 20대의 현실입니다.

전 투표 했습니다. 말씀하시는 '제대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해도 달라지지 않아도 앞으로도 할 겁니다. 그리고 저같이 사는 사람 생각보다 많습니다. 제대로 볼 생각은 아예 없으신 건 아닌지요. 20대를 그렇게 싸잡아 돌 던질 생각하시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이들 세대에 대해 애정같고 측은하게 지켜보실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는 분 같네요. 쥐어달란 적 없습니다. 그저 돌만 맞고 있는 같은 세대로서 비참하고 불쌍했을 뿐입니다.


-------------------------- 여기까지 ----------------------------------













단순히 읽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잠시나마 생각해 볼만한 글인 듯 합니다.

저 솔직히 초반에 많이 흥분했었죠. 세우실이 대인배는 아닙니다. 배워나가는 중이지요.

20대, 대학생들 욕 정말 많이 했습니다. 심하게 했지요. 뭐 다 잊고 해탈했다는 건 아니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 요즘에는 많아지네요. ^^



제가 20대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가타부타 글이 옳다 그르다 평가를 내리기는 그렇고

제가 이 글을 퍼 온 곳의 "20대"들의 댓글 몇개를 가져왔습니다.

대부분은 비슷한 의견이예요. 제가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입맛에 맞는 것만 쏙쏙 뽑아온 건 아니라는 건 말씀드리고 싶네요.

(익명커뮤니티라 반말 쓰는 점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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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관점이 좀 심하게 비뚤어진 감은 있지만 맞는 말이긴 해..
한가지 덧붙이자면 지금 20대들은 부모님이 자신들의 삶을 물려주지 않고자 죽도록 공부시킨 세대야,
그 이전부터 사교육이다 대학이다 이런 건 있었지만 치열하게 공부 시키기 시작한 건 지금의 20대 후반정도부터잖아,
그래서 대학교를 나오는 사람은 많은데 거기에 걸맞는 일자리가 적다는 것도 알아야해.
다들 20대들이 배가 불렀다 좋은 자리만 원한다 어쩐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귀한 아들 딸이 부모님이 빚까지 져가면서,
혹은 자신들이 빚을 져가면서 4년 내내 대학교를 다녀놓고 월급이 130만원이고 4대보험 없고 시설 열악하고 후생복리 좋지 않은 곳에 들어간다고 그러면 가슴아파해.
그러면서 뉴스에서 20대들 배가 불러서 중소기업 취직 안한다 이런 얘기 하면 다시 얘기하지 쟤넨 어려운 걸 겪어 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참 민감할 때에 직/간접적으로 돈이 최고라는 사실을 알았고 부모님이 항상 돈이 최고다 내가 조금만 더 배웠어도..
넌 나보다 잘 살아야 해 하는 이야기를 항상 듣고 살았던 세대에서 솔직히 눈을 낮출 수 있을까,
눈을 낮춰서 아무 일이나 하라는 것은 그 세대에게도 그 세대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친 부모님 세대에게도 못할 짓이야.
그런 의미에서 일자리를 늘리라고 했더니 복지 일자리가 아닌 공사판 일자리를 늘리려고 하는 현 정부는 엿을 좀 먹어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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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솔직히 20대의 불만도, 우리 윗 나이 사람들의 불만도 다 이해가 돼.

어느 시기든 모두 변화가 있잖아.
몇 십 년 전에 밤 새워 가며 시국에 대해 토론을 나누던 대학생들이 있던 시기는 정치적 격동의 시기였고,
지금 밤을 새워 가며 토익 공부 하고 인턴에 해외연수에 목 매는 우리들이 있는 시기엔 또 다른 변화가 존재하고.
어른들이 우리를 바라보기엔 참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해 정작 닦아야 할 대학생의 - 지식인의? 도리를 다하지 않는다 한심하다고 말 할 테고,
우리는 여기서 어른들을 바라보기에 대학만 나오면 취직 다 되던 편한 시절에 고리타분한 철학이나 나누면서 뜬 구름 잡았다고 말하는 거겠지.
결국 변화 속에서 휩쓸리고 힘들어 지치는건 모든 세대의 공통점인데. 니네나 잘해라 이런 말 하지 말고, 20대 386세대 이렇게 나눠서 서로 대립하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같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인정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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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글을 보고 오해 싹 풀어라, 뭐가 맞다 뭐가 그르다 무조건 들이미는 건 아니고

읽어보시면 좋을 글인 것 같아서 가져와 봤습니다.








――――――――――――――――――――――――――――――――――――――――――――――――――――――――――――――――
본 글은 현 시국 상황을 고찰하고
이에 따른 향후 가능성에 대하여 논한 개인적인 견해, 주장입니다. ㅎ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정부나 기타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ㅋ

그냥 일기예보라고 생각하세요. ^^
동 트기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입니다.
――――――――――――――――――――――――――――――――――――――――――――――――――――――――――――――――
IP : 125.131.xxx.17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대로써
    '09.2.19 4:13 PM (219.255.xxx.211)

    저는 20대입니다.
    이 글에 있는 생각 많이 했지요.
    부모님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자랐기에,
    사회적 책임과 부모님의 기대를 동시에 지기란 쉽지 않더라구요..
    물론 매번 사회적인 일에 관심갖고 참여하며 학점과 취직도 성공하는 친구들도 있지만요.
    취업을 앞둔 20대중반으로써... 음,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감사합니다 세우실님.

  • 2.
    '09.2.19 4:26 PM (219.255.xxx.211)

    이 글 퍼가도 될까요?

  • 3. 세우실
    '09.2.19 4:39 PM (125.131.xxx.175)

    저도 퍼 온겁니다. ^^ 괜찮을 것 같군요.

  • 4. 아침
    '09.2.19 5:45 PM (203.130.xxx.128)

    제가 20대 중반 정도 됩니다.
    오히려 고졸이 더 직장 갖기 쉽다는 생각이 들어요(제가 고졸입니다)
    스펙에대한 기대를 안하니까요. 내 스펙이 이건데 이런 직장에 들어가서 이런 일을 해야만하나...이런 생각을 안하니까요. 그냥 적게 주면 적게 주는대로 많이 주면 감사합니다. 이런식이라..... 대학 나온 사람들 직장 갖기 정말 힘들어요.(우리 회사만 해도 월급 많이 안주려고 안달이고 퇴직금 적게 주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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