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정신과' 찾는 우울한 샐러리맨 많다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김효은 기자] [IMG0]안산의 한 섬유공장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는 김모(54)씨는 지난해 말부터 불안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일감이 눈에 띄게 줄면서 비정규직 직원들이 줄줄이 해고당하고, 자신도 일자리를 잃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다.
최근 식은땀과 함께 두통이 잦아졌다는 김 씨는 "신경증인 것 같으니 상담을 받아보라"는 부인의 권유로 난생 처음 정신과 문을 두드렸다.
지난 해 본격적인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스트레스로 정신과를 찾는 직장인들이 급증했다.
업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물론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술자리나 취미활동 만으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상황을 직장동료에게 말했다가 '부적응직원'으로 찍혀 구조조정 1순위가 되느니 혼자서 정신과를 가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은다.
스트레스 때문에 끊었던 담배까지 다시 피운다는 김모(30·여)씨는 "동료들과는 경쟁하는 사이기 때문에 정말 나를 위해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바빠서 시간을 못내고 있지만 정신과에 한 번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직장 내 집단따돌림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고용불안 때문에 속앓이만 하는 경우도 있다.
충남 논산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이모(28·여)씨는 자신의 실적을 가로채는 등 노골적인 따돌림이 이어지면서 우울증까지 앓게됐지만 실업공포 때문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섣불리 나섰다 직장을 잃게 될까 두려웠다는 이씨는 "자는 데도 환청이 들리는 등 상태가 심각해져서 요즘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과 강이헌 교수(고대안암병원)는 "지난 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고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10월 이후, 직장인 상담환자가 10% 정도 늘었다"며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면서 우울증과 노이로제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 분위기 상 정신과를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인 만큼 10% 증가는 엄청난 수치의 일부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 교수는 "보통 문제를 갖고 있는 한국인 100명 중에 10명이 병원을 찾는다고 본다"며 "직장인 환자가 최소 3-4배는 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과 이헌정 교수(고대안암병원) 역시 "서양의 경우 조언자 역할을 해주는 '멘토' 문화가 있지만 한국엔 아직 그런 면이 부족해 개인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건강연대 전수경 기획팀장은 "경제위기 등으로 직장 내 경직성이 심해지면서 스트레스 강도는 높아진 상태지만, 고용불안감 때문에 직장에선 아무 말도 못하는 분위기"라며 "노동문제를 종교단체나 명상원, 정신과를 찾는 등 개인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등으로 스트레스 강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하소연할 곳도 샐러리맨들, 2009년 초 우리 사회의 우울한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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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정신과' 찾는 우울한 샐러리맨 많다
폭풍속으로 조회수 : 249
작성일 : 2009-02-16 16: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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