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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씨 참~~미스트(mist)하네요.

얘기해봐요... 조회수 : 1,035
작성일 : 2009-02-12 17:11:35
오늘 죙일 컴질하면서 노닥거리는 것도 재미있네요.

오늘같은날은 왜 꼭 결혼전 헤어진 남친이 생각날까요?
저 보다 2살연하였던 그 앤 저하곤 전혀 다른세계에서 자란사람이었죠.
공대를 다녔던터라 자격증 공부한답시고 학원을 다녔는데 같은 2호선 전철을 타고 다니며 정말 급 가까워 졌는데요..
전 졸업 후 직장을 다니게 되었고 그앤 방위라고 하나 갑자기 생각이 ..으~~이 건망증 암튼 18개월 방위라서 만나는데는 큰 제약이 없었죠.
나이가 저보다 어리지만 박학다식하고(참 재미있는건 걘 취미가 수학문제 푸는거였어요.. 심심하면 머리식힐겸 수학문제를 푼다는..) 뭣보다.. 너무 다정했어요.키는 전 158, 걘 181 한참 차이가 났죠.고목나무에 매미?...
그런데 제 나이 25쯤 되니 슬슬 과연 우리가 결혼까지 갈 수 있을까..하는 왠지모를 불안감이...
가끔 듣게되는 그애의 집안 환경들...
외할아버지는 모대학병원 초대원장.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유명한 수학자. 유명한 수학관련서적도 내시고...
엄마는 이대졸업한 그야말로 그 나이까지도 공주처럼사시는...
평범해도 너무 평범한 아니...오히려 평범에서 좀 모자라는 저희 집과의 갭은 서서히 절 소심하게 만들었고...
점점 나이가 드니 이대로 막연하게 연예만 하기엔 제 나이가 적지않은 나이임을 현실로 깨달아 갈 무렵...
그 애 집에서 저와의 교제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고...걔 또한 효자인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솔직히 넘 자신이 없었어요...결혼도 집안의 차이를 극복하는것도..
맘이 많이 아팠고 몇번의 말다툼이 있은 후 헤어지기로 했어요.
서로가 그땐 ....핸드폰이아니라 삐삐라고 했죠? 절대 상대방이 연락해도 지 말자고 그래야 헤어질 것 같다고...
그리고 그애는 저에게 약속했어요.
나중에 자기 이름을 반드시 신문이나 tv에서 볼 수 있을거라고...야망이 큰 애 였거든요...
힘든시간을 보내다 마지막으로 연락이 된 것이 헤어지고 1년 후 전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려고 날을 잡아놓은 상태였고 걘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더군요...

서로의 행복과 발전을 빌어줬고 희미한 기억속에서 저도 가끔은 미소지으며 생각하는 옛 연인이 되었지만
.
.
.
.

제가 결혼 후 그러니까 큰아이 7살때 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부탁하고 남편이 싱가폴로 학회를 가는데 함께 가게되었습니다.

거기서 일정은 남편은 낮에 학회에 참석하고 전 주로 쇼핑이나 관광을 하고 다녔죠...
마지막 한국에 오는날 공항에 일찍 도착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던 터라 라운지에 들렀죠....
막 테이블에 앉으려는데 누군가 스쳐 지나간 것 같고 돌아보니 걔였어요.
순간 온 몸이 경직되는것이 어찌 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그 애 옆엔 저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키도크고 예쁜... 그야말로 귀티가 넘치는 아가씨(?)가 우아하게 앉아있더군요.(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죠)
반면 우리부부는 아침에 세수만 겨우 하고 나와서 행색이 말이 아니었는데요.
헌데 그 와중에 울 남편은 그 조용한 라운지에서 "@@씨!! 인절미 줄까?" 하는데 정말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은...
(우리는 한 쌍의 바퀴벌레 같았다고나 할까...)

저는 가슴이 뛰어서 당췌 어찌할 바를 모르고 걔 역시 당황해하는 기색이 영력했어요.
남편이 가져온 인절미와 커피는 입에도 안 대고 출국장으로 갔는데 세상에....
같은 비행기를 탔습니다.
우리는 비즈니스석에 걘 1등석에.....
5시간 남짓 비행기에서 전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뒤로 한채 8년전 한 때 결혼까지 생각했던 전 남친의 뒷 모습을 보며 그래...잘 살고 있었구나... 결혼은 했니? ...지금 뭐하니? 수도없이 연습하다...화장실로 가는 길에 그 애랑
눈이 마주쳤지요.
아주 편해보이는 눈빛...
예전에 보여줬던 그 미소 그대로 23살 청년은 앉아 있었어요.
물론 한 마디도 못했습니다.
그러는게 그 애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지만 사실 그땐 30대 중반의 아줌마로 늙어가는 제 모습을 들켜버린것 같은 부끄러움을 감당하기 힘들었다고나 할까요?

그 후 한동안 생각나더군요...

그러던 얼마전 아니 작년이네요.
신문에서 그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다국적기업의 부동산관련회사에서 투자상담을 하는 메니지먼트가 되어있더군요...
(이점은 지금도 아이러니 한게 분명 통신공학 전공이었는데...)

사람의 연이란게 다 따로 있나봐요.
만약 제가 걔랑 결혼 했다면 ...오늘 같은날 이리 편하게 82쿡을 들다보며 한가로히 수다를 떨며 지나간 옛 사랑을 반추하며 사는 삶이 가능 했을까 싶네요.

전 지금 남편이 좋습니다.
키도 170CM(안 크죠) 결혼 할 때 부터 아저씨 같았어요.
게다가 못 생겼어요.(그래서 오히려 제 미모(?)에 빛을 더해주죠.
첫 사랑도 없구요 연예도 안 해 봤구요... 세상에 여자는 저 밖에 없는 줄 알아요.
많이 배웠지만(박사) 겸손하고 배워서 남주자를 아이들에게도 항상 주문하는 남편입니다.
결혼 14년차이지만 절 힘들게 한적이 없어요.

저 정말 잘 선택한거죠?
여보 딴 생각해서 미안해...그리고 사랑해~~~


여러분들도 오늘 같은 날 가장 생각나는 사람 있으면 얘기해봐요~~~


IP : 116.123.xxx.16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옛사랑
    '09.2.12 5:18 PM (58.226.xxx.115)

    저두 생각 나는 사람이 있긴 한데...님처럼 풀어 놓기에는 글재주가 짧아서 못하구요...
    암튼 님의 이야기 무슨 영화 같아요.
    어쩜 한국에서도 스치듯 만나기가 쉽지 않을텐데 외국에서 그렇게 만나셨어요?
    그래도 담담하게 써 내려가신 글을 보니 마음이 참 많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시는 분이신가봐요..
    지금처럼 늘 행복하게 사세요.

  • 2. mimi
    '09.2.12 5:28 PM (211.192.xxx.246)

    아...이런 글 너무 좋아요...^^

    저는 결혼한지 1년도 안됐어요.. 한참 신랑하고 알콩달콩 재미있죠...
    (아... 정체 노출될까봐 떨려요...ㅋ)
    예전에 사귀던 5살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참 머리가 좋은 장래가 촉망되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저는 30살, 그 친구는 25살.
    미래도 안보이고....헤어지자는 말에 그냥 동의할 수 밖에 없어서 헤어졌어요.

    그 때는 제 인생의 암흑기였는데 .....겨울밤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가는 골목길에서 자기연민이 들어 눈물을 흘린 날도 많았죠.
    그 때 속으로 생각했어요.
    너도 30만 먹어봐라....삶이 만만한가...

    그 이후 3년만에 저는 목표를 이뤄서 원하던 직장을 갖고 지금남편도 만나서 사랑받고 있었죠.
    그런데 지금 신랑과 데이트를 하다가 종로에서 그 아이를 딱 마주쳤어요.
    헤어진지 4년만이었죠.
    그냥 안부를 묻고 잘있구나......헤어졌어요.

    지지난주 우리신랑이 저 핫케잌 만들어준다고 집에서 부산떠는 일요일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 아이, 저 모두 알고지내는 친구가....
    그 아이가 2년 전에, 서른을 맞이하고 얼마 안 되서 죽었대요... 자살을 했다더군요...전해주는 친구도 이제야 알았다고...

    생각해보니 저는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기에 그 아이는 가장 불행했었던 거더라구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는데....입밖에 내지 않았던 내 원망이
    그 아이에게 보이지 않는 매가 되었을까봐...
    무서워지고 속상했어요.

    헤어진 그 사람도 저보다는 조금만 덜, 그렇지만 아주 행복한 삶을 사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두서없이 끄적거려지네요...^^

  • 3. ^^
    '09.2.12 5:29 PM (128.134.xxx.85)

    저도 몇달전에, 대학때 사귄 첫사랑과 13년만에 만났어요.
    우연히 만났는데
    살이 많이 쪘더군요. 얼굴은 그대로고
    근데 정말 신기한게,
    그때 사귈때도 단한번도 화내지 않고 싸우지 않았던 그사람
    정말 착하고 순하기만 했는데
    지금도 그 느낌이 그대로였어요.
    그냥 웃으면서, 이렇게 보니 반갑다..고 하더군요.

    오래전 기억인데, 다시 만난 기억도
    좋게 가지고 있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사람에게 고마워요..

  • 4. 옛사랑
    '09.2.12 5:35 PM (59.7.xxx.150)

    지금 행복하시다니 다행입니다. 남편을 사랑하시니 미안해 할 것 없지 않나요?
    전 사실 옛날 남친 꿈 자주 꿈니다. 평상시엔 거의 생각안나요.
    우리 신랑 너무 좋거든요.
    근데도 가끔 님처럼 어떤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는 상상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만약 님처럼 우연히 만나게 되면
    정말 난감할 것 같아요. 제가 많이 늙었거든요.거기다 그애는 저보다 세 살 연하인데다가
    고수 닯은 외모였기에 지금도 왠지 팽팽할 것 같아요.
    마주치긴 싫고 먼 발치에서 한 번 봤으면 하네요.

  • 5. 훈훈
    '09.2.12 5:43 PM (121.161.xxx.164)

    님이 봄을 먼저 전해주네요..훈훈합니다.^^

    늘..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6. No Ddanzi
    '09.2.12 7:47 PM (212.243.xxx.110)

    (when you talk about the weather) it's misty..not mist..

  • 7. 어머나...
    '09.2.12 7:56 PM (116.123.xxx.162)

    맞아요...미스티...(misty) 오늘 날씨가 참 묘해서 한국어로 적당한 말을 찾다보니
    본의 아니게 영어를 썼네요. 애교로 봐 주실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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