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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밤샘 조사 받았다고 글 올린 후기에요..

눈물만글썽 조회수 : 2,182
작성일 : 2009-02-12 08:35:07
생각보다 많이 심각한 상황이었답니다.

변호사인 친구를 통해 검찰청에 인맥을 대어 사건 진행상황을 실시간을 듣는데...

어제오전에는 거의 구속이 확실시 되는 상황(증거는 없었어나 검사의지 확고로..) 이었는데 극적으로 무혐의 처리되었답니다.. 그러고는 밤 12시에 돌아왔습니다.

지검에서 이제 나온다는 핸드폰 받고 정말 슬리퍼 신고 밖에 나가서 택시들어오기만 기다리는데 한 20분쯤 기다리니 터덜터덜 걸어오는 남편이 보였습니다.

거리에서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얼마나 펑펑 울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찡하네요..

저는 이상하게도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았습니다. 2일동안 너무 많이 울어서일까요.. 오히려 담담해지고 이 사람을 내가 지켜줘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2일 48시간을 밤샘 조사 받고 회사까지 압수수색 받고 근 7년의 통장내역이랑 다 뺏기고 저희집 수색까지 다 했답니다..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유통업계에서 근 10년을 일하면서도 리베이트 한번 받은 적 없고 법에 걸릴일 한번 안했답니다.. 남편의 상사였던 분이 창업할때 대주주로 투자를 하셨는데 그분이 개인적인 죄들이 많아서 그에 연류되어 같이 조사 받았다고 합니다.

내가 참 좋은 사람이랑 살고 있구나...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털어서 먼지 하나 안나는 사람 없는데 ..특히 유통 업계에서 그런 사람 찾기 어려운데.. 내 남편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오늘부터 진짜 고난의 시작일껍니다. 얼마나 심하게 당했는지 투자받은 돈 다 돌려주고 회사는 정리할 거라네요.. 신생회사인지라 매출이 200억이 넘어도 정리할 거 정리하고 나면 땡전 한푼 안남을 지도 몰라요. 거래처 들이 다들 대형업체라서 아마 아무 죄 없이 풀려났다고 한들...그쪽 컴퓨터들까지 압수수색 당한 이 마당에 아마도 퇴점당할 겁니다.

이번달 이사할 예정이었는데 대출 받을 수 없어서.. 사실 제가 받으면 되겠지만.. 저희 형편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정리하고 작은 집으로 가려고 합니다.

다음달에 집안 행사들이 많아서 몇백만원 예약금 걸어놓은 것들도 하나도 못받을 거구..작게 작게 금전적인 손해도 많겠어요..

어제 둘이서 손잡고 3시까지 이야기 했습니다. 유치장 들어가고 수갑도 차보니 눈에 보이는 거 없이 저만 보였답니다. 맨날 자기가 지켜줘야 되고 돌봐줘야 되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였는데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니 내가 자기를 지켜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네요..

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제가 남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다행히 저 혼자 벌어도 당분간 남편하나 건사할만큼은 충분히 버니..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렵니다.

지금까지도 너무나 훌륭히 살아온 남편이 어서 털고 일어서 새로운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해주길 바래요..

앞으로 힘든일이 너무나 많겠지만 좀 더 아끼고 규모있게 살면 금방 다시 좋아지겠지요...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시려고 손 뻗어 주신 분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IP : 211.189.xxx.103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2.12 8:38 AM (61.73.xxx.206)

    아이고, 다행입니다.
    두 분이 서로 아끼시니 앞으로 산적한 문제도 무탈하게 이겨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 2. 건이엄마
    '09.2.12 8:40 AM (59.13.xxx.23)

    무혐의 처분났으면 대형업체에서 정리 안할 겁니다. 기다리세요.

  • 3. ㅠ.ㅠ
    '09.2.12 8:41 AM (77.57.xxx.161)

    꼭 껴안아드리고 싶어요. (토닥토닥)
    비온뒤의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이토록 맑은 심성을 가지신 성실한 두분, 곧 다시 일어서실거예요. 힘내세요!!
    저는 이제 마흔도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직장맘인데요, 살아보니 '새옹지마'란 말이 정말 맞습디다. 이제 좋은 일만 남았어요.

  • 4. 정말 다행
    '09.2.12 8:41 AM (222.117.xxx.3)

    두분이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무사히 나오셨다니 너무나 다행이예요.
    앞으로도 힘내시구요. 다 잘 되길 바랄께요
    화이팅! : )

  • 5. 다행..
    '09.2.12 8:50 AM (219.251.xxx.237)

    천만다행이네요... 남편분 너무많이 고생하셨고 충격도 크실텐데 보신도 좀 시켜주시고 안정되시게 위로 잘 해드리세요..
    얼마나 큰 일이 터졌길래 죄도 없는 분까지 소환되서 조사를 받으셨는지 몰라도 아무 죄없다 판명이 났으니 오히려 남편분 이미지는 훨씬 높아지셨으리라 봅니다..
    원글님도 이틀동안 얼마나 속이 타셨겠어요... 좀 쉬시고 맘 추스리시고 사업도 다시 더 번창하고 빨리 일어서시길 바래요.. 힘내세요!!!

  • 6. 휴...
    '09.2.12 8:51 AM (222.119.xxx.185)

    정말정말 다행이네요..
    그동안 진실하게 사신 보답이라 생각되고
    두분 서로의진심을 확인한것이 무엇보다
    값진경험이었겠지요
    앞으로 이전보다 훨씬 무성하게 뻗어나갈
    기름진 밑거름이라 생각됩니다.
    힘내세요~화이팅!!

  • 7. 짠하네요
    '09.2.12 8:57 AM (220.120.xxx.193)

    두분 사랑과 믿음.. 부러울정도네요.. 그리고 무혐의로 나와서..정말 다행이네요.. 신랑분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그런데선 죄없어도 걸려 넘어갈 분위기 같던데. 워낙 검새에 대한 이미지가 안좋아서.ㅠㅠ
    앞으로 더 좋은일 많이 생기실겁니다..이런 큰 고비도 넘겼으니... 힘내시고.. 화이팅 하십시오..

  • 8. 에헤라디어
    '09.2.12 9:00 AM (220.65.xxx.2)

    아유.. 읽는 저도 가슴이 떨리네요.
    사람이 사는 동안 이런저런 고비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힘 내세요.

  • 9. 남편분께
    '09.2.12 9:04 AM (211.187.xxx.165)

    유통회사에서 그렇게 털어서 먼지안나실정도라면 얼마나 꼼꼼하고 바르신분이신지 알겠습니다.
    힘내세요.
    비온뒤 땅이 더 굳는다는말..그리고 저위의 무혐의로 풀려났으니 오히려 더 거래처들이 남편을 믿어주실거라는거에 한표던집니다.

  • 10. 앞으로
    '09.2.12 9:15 AM (222.107.xxx.235)

    두 분 다 잘되실 거예요.
    원글님 남편처럼 맑고 깨끗한 분들이 많은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될텐데...
    많이 놀라셨을테니 잘 다독거려주시고 앞으로 더욱 행복하세요.

  • 11. 눈물나네요.
    '09.2.12 9:19 AM (222.102.xxx.54)

    가슴이 찡합니다.
    신랑에게 전화 한 통화 해야겠어요.

  • 12. ^*^
    '09.2.12 9:27 AM (121.165.xxx.54)

    다행이네요. 이번 기회로 더욱 사랑하는 부부로 가정은 더 화목해지고 무혐의로 나왔으니 재기하심에 문제 없을거예요. 오히려 청렴함을 높이 사는 유통업체가 있을겁니다. 꼭 성공하세요. 예전에 남편이 검찰청가서 조사 받는데 하루가 얼마나 길던지 이 글 읽으며 예전 일이 생각났는데 무혐의였고 지금은 웃으며 얘기해요 (울남편도 유통업)원글님도 그럴거라 믿어요

  • 13. ...
    '09.2.12 9:29 AM (220.70.xxx.44)

    세상에 이런일이 ....

    시련은 누구에게나 있을수 잇지만

    원글님처럼 대처하시는분은 많지 않아요.

    두분 사랑에 눈물이 나네요....

  • 14. 다행
    '09.2.12 9:30 AM (59.10.xxx.219)

    어제 글보면서 걱정했었는데 정말 다행이네요..
    좋은 남편,아내두신 두분이 보기 좋아요..
    곧 좋을 일만 생길겁니다.. 힘내세요..

  • 15. 부러워~
    '09.2.12 9:51 AM (59.5.xxx.203)

    전 이와중에 왜 원글님이 부럽기만 할까요? ^^ 이제 좋은일만 생길거예요...위기에서 서로를 더 합심하게 하는 두분의 사랑....멋집니다....

  • 16. 행복
    '09.2.12 9:52 AM (116.120.xxx.2)

    저희 언니네랑 상황이 비슷했었네요..
    형부는 아예 경제사범으로 교도소에서 생활하셨죠..
    그런데 언니는 면회도 한번 안가고 집에 딱지가 붙어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죠..
    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형부를 믿고 사랑하니 꿋꿋하게 버티고 그런 언니를 형부도 너무 사랑하니 말은 안해도 서로 느끼고 있었죠..
    그리고 몇년을 언니가 생계책임지고 살았죠..
    철딱서니없는 언니라 생각했었는데 이때 존경했어요.
    지금은 다시 일어나 잘살고 있고 언니는 예전의 철딱서니없고 징징거리는 아내로 돌아갔답니다..^^

  • 17. 천만다행
    '09.2.12 10:07 AM (222.106.xxx.229)

    다행입니다..
    정말 많이 걱정하셨을텐데 그렇게 아무 탈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2009년 액땜 제대로 하셨으니 앞으로는 정말 좋은 일들만 있으실꺼에요..
    힘내세요..

    두분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믿고 보듬어 주시다보면 정말 좋은 가정 이루시겠네요..

  • 18. 아름다운 사랑
    '09.2.12 10:15 AM (220.75.xxx.249)

    아름다운 사랑 계속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두분 같은분들이 꼭 행복하게 잘 살수 있는 세상이기를 기원합니다.

  • 19. 희망
    '09.2.12 10:46 AM (211.114.xxx.51)

    여러가지로 심난한 정국인데
    그래도 님과 남편 분들이 있어 아직은 희망을 갖게 하나 봅니다.
    나만 깨끗하면 되지 하면서 열심히 사는 보통 우리사람들 !!!
    많이 고생하셨죠 ! 그곳이 한번 들어가본 사람은 절대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하던데요. 그래도 잘 하셧습니다. 수고하셨구여 많이 힘이 되어 주세요
    앞으로 좋은 일만 많이 생기시기를 행복하세요

  • 20. 보름달
    '09.2.12 11:02 AM (221.140.xxx.143)

    비 온뒤에 땅 굳는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두 분 아름다우세요.
    힘내요.
    화이팅~~~~

  • 21. 두분께
    '09.2.12 11:04 AM (211.106.xxx.76)

    정말 건강하고 늘 행복하시라고 축원드릴께요.
    잃는건 돈 이지만 두분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시게 되었고, 잃은것 보다 더 갑진 삶의 큰 교훈을 받으셨다고 생각하세요.

  • 22. ..
    '09.2.12 11:23 AM (115.137.xxx.56)

    두 분의 믿음과 사랑에 눈물이 납니다.
    무혐의로 결정나셨다니 너무 서둘러 모든 것 정리하지 마시고 여유있게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컴퓨터, 집까지 다 조사했는데 무혐의라면 오히려 이번 기회에 사람들이 남편분을 더 믿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는 않을까요?

  • 23. .
    '09.2.12 1:50 PM (119.203.xxx.67)

    걱정되고 궁금했었는데 무혐의로 나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이렇게 어려울때 힘들때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건
    역시 가족간의 사랑이죠.
    앞으로도 쭈욱 행복하시길...

  • 24. 다행이예요
    '09.2.12 2:18 PM (122.100.xxx.69)

    아내만 보이더라는 말에 눈물이 핑~나네요.
    저도 맨날 남편한테 좀 잘해라하는 잔소리만 하는데
    막상 끝에 다달아보면 둘뿐일 거예요 그죠?
    더 큰걸 얻으셨다고 믿어요.

  • 25. 다행다행!!
    '09.2.12 2:55 PM (220.117.xxx.104)

    아휴~ 다행입니다.
    혹시나~ 하고 남편을 의심하는 마음이 없진 않으셨을 텐데
    더더욱 남편분이 존경스러워보이시겠어요.
    대단하십니다. 그런 남편을 사랑하고 함께 길을 걸어가는 원글님도 멋지세요.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실 겁니다!

  • 26. 다행다행!!
    '09.2.12 2:57 PM (220.117.xxx.104)

    참, 뭔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약금을 그렇게 날릴 상황이라면
    포기하지 마시고 찾아가서 상황 설명 대충 하고
    왠만하면 계약금 반환해달라고 얘기해보심이?
    아니면 전액 날리지않고 어느 정도 돌려받는 방안을 찾아보세요.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아마 그런 분들 많으실 텐데
    그쪽도 사정 얘기 들으면 그렇게 매정하게 안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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