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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드는 집과 나는 집?

어떤 집이. 조회수 : 1,496
작성일 : 2008-11-10 14:27:14
저희 친정집과  시댁의  집 분위기에 대한 글을 올려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두 곳다  시골입니다.  양가 모두 농사를 짓고  마을 단위로 살아가는
전형적인 시골이지요.  약 1시간 정도  서로 거리가 있지만.


친정집은  항상 사람이 드나듭니다.
마을 어르신들 아줌마들.   형님 동생 하며 자주 드나들지요.
맛있는 먹을거리가 생기면 조금이지만  나눠 먹고
먼거리 출타하게 되면 챙겨야할 일을 대신 해주기도 하고
서로 품앗이 일해주는 건 기본이고
그렇게 같이 일하다가도  형님 ~ 내가 오늘 점심 자장면 사줄께 갑시다!
해서는 읍내 나가서 (10분거리)  같이 자장면도 먹고 오기도 하고.

농사철은 농사철대로  비농사철은 그때대로  마을 회관에 모여 놀기도 하고
명절때에도  오가며  뭐가 없으면 빌려주고 빌려오고.
그러다보니 서로서로 먼 친척보다 더 형편을 알고 더 챙기기도 하고 그래요.


또 저만 하더라도 시골집 한번 내려가면 하루에 한 두분의 아줌마들과 인사하게
되는 건 기본이고요.  고향이다 보니 어렸을때부터 봐온 분들이라  저도 항상
반갑고 깍듯이 인사 잘 하고요.  또 이런저런 안부도 묻게 되고요.
그냥 참 자연스럽고 재미있고 그래요.

또.  저희 친정엄마는 사람을 참 친절하고 편하게  정있게 대해주세요.
저 아주 어렸을때부터  제 위의 형제들은  무슨 날이나 명절날이면 항상 저희
친정집에 모여서 모임도 하고  놀고 그랬어요.
특히 명절 전날에  결혼 안한 형제들은 자기 친구들끼리 모임이 꼭 있곤 했는데
원래 각자 집에서 돌아가면서 모이는게 규칙이긴 해도 저희 친정집에 더 많이
모이곤 했어요.  
그때문에 전 항상 오빠 친구들 모임상 차려주고 심부름 해주느라 바빴죠.
거의 제가 차려주고  치우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재미있었지만...

엄마가 좀 무뚝뚝하거나  정없이 대하시거나 하면 아마 눈치보여서 힘들텐데
다들 자기 엄마마냥  따르고 편하게 대하고  .
그건 제 친구들도 마찬가지긴 해요.   엄마는 항상 웃는 인상이시고 참 정이 있으시다고 다들 그러죠.
오죽하면 오빠들의 고향친구나 동창들 외에  그냥 사회에서 알게 된 모임 친구들도
휴가때 같이 놀러 잘 오고 편히 놀다 가고  .
또 친정집을 지나칠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와서 인사도 하고 가고  그래요.


생각해보면 의외로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집인거 같네요.
명절때  기본 친지분들은 물론이고  인사하러 오는 오빠 친구들.
명절이 아닌 평상시에도 서로 서로 드나드는 이웃들.
휴가때에도 가까운 곳에 놀러가면서도 잠깐 인사하러 오는 사람들.

저는 그래서 그게 참 평범한 시골의 사는 모습인 줄 알았답니다.
그게 참 많이 익숙했고요.


그리고서 결혼 하고 시댁의 분위기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 정 반대인겁니다.
하루종일 집 안에 있어도  단 한사람도 오는 사람이 없어요.
여기도 마을 단위고 다들 농사 짓는 분들인데  서로 품앗이나  뭐 오가다
들러 수다를 떨며 시간을 좀 보내시거나 하는 분이 단 한분도 없는 겁니다.
결혼 3년동안 시댁에  시댁식구외에 마을 분이 시댁으로 놀러오시거나
뭐 드나드는 걸 못봤어요.
물론.  자주 가는 건 아니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시어머니는 편한 분은 분명히 아니고  정이 있는 분도 아니에요.
남편이 얘기해 주는데  학교다닐때도 자기 친구들이 집에 전화를 잘 못했데요
엄마가 너무 쌀쌀맞게 전화를 받으시고  뭐 하나 물어봐도 딱딱 말을 끊어 버리시고
또 자기랑 놀자고  불러내려고 하면  엄마가 눈치줘서 못그랬다고 ..ㅋㅋㅋ

남편은 엄마니까 그걸 잘 못느꼈는데  친구들이  엄마때문에 전화도 못하겠다고 해서
그런가부다 했다나요?  그리고서 하는말이 초등학교때도  자기가  친구들이랑 놀려고하면
저 친구는 키 작다고 키 작은애랑 놀지 말라고 그러고.
또 다른 친구는 공부 못한다고 공부 못하는 애랑 놀지말라 그랬다고 하면서  웃더라고요.
근데 더 웃긴건  남편이 키가 그리 큰 것도 아니고 (보통)  공부도 잘한 거 아니라는.ㅋㅋㅋ


명절때도  인사하러 오는 남편 친구들 없어요.  그냥 따로 밖에서 만나고
그나마  한 동네 몇 집 걸러 사는 동네 친구도 시댁으로 남편 만나러 올까 말까 한다는
그냥 밖에서 만나고 말더라고요.   어쩌다 한번 남편보러 잠깐 왔다 가는게 있을까 말까.


친정 같았으면 집에 들어와서 엄마께 인사도 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어머니 어머니~
하면서 참 잘 따르는 오빠친구들이 수두룩 한데
시댁은  정말 평상시에도  명절때도  오로지 가족 얼굴만 보게 되더라고요.


어떻게보면  그게 북적이지 않아서 편할 듯도 한데
너무 삭막한 듯 싶기도 하고
워낙 저도 친정에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던 걸 보고 자란터라
그게 더 재미있고  편하기도 하고.


사람따라 사람이 들고 나는 집이 있나봐요.

IP : 218.147.xxx.1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옛말에
    '08.11.10 2:30 PM (203.237.xxx.230)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잖아요. 친정집은 곳간을 풀어놓고 사시니까

    사람들이 넘치는 걸거예요

  • 2. 원글
    '08.11.10 2:36 PM (218.147.xxx.115)

    옛말에님 말씀도 일리가 있는 듯 한 것이.
    친정이 절대 형편이 좋은 게 아니에요. 지금도 겨우 먹고 살 농사 지으시지만
    그전엔 정말 먹고 살기도 힘들만큼 가난했어요.
    다만, 누군가에게 뭔가를 줄 형편은 안돼어도 엄마는 항상 반갑게 맞이하고
    정은 담뿍 주셨던 거 같아요.

    지금은 힘들게 농사 지은거 오가는 사람들 챙겨주고 먼 친척이나
    별별 사람들까지 챙기고해서 제가 되려 좀 뭐라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그 성격을 쉽게 바꾸진 못하시더군요.

  • 3. ,,
    '08.11.10 2:37 PM (222.234.xxx.244)

    시엄니 동네서 왕따 당하셨나보다.(죄송)동네에 보면 그런 사람 있어요 자기집에 놀러오는걸 싫어하고 나가서 노는것도 없고 친정 동네에 그런 아짐씨가 있어요 사람 취급도 안하던걸요 농사일도 자식들이나 거들어 줄까 혼자서 다하고..

  • 4. 혹은
    '08.11.10 3:31 PM (125.186.xxx.114)

    성격상으로 사는 방식이 다를 수 도 있지요.
    저의 친척도 지방에서 잘사시고 인심좋으신데도
    사람들이 들락거리며 말이 도는 것 싫어하셔서
    집을 개방안하신대요. 그래도 쌀쌀하시지도 않고
    사람들이 어려워하면서도 따르던데요. 우리나라는
    뭘 혼자하는 사람을 보면 늘 왕따나 이상한 사람취급을
    하는 정말 희안한 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 5. ..
    '08.11.10 5:12 PM (122.2.xxx.147)

    며느리 입장에서는...원글님 친정같은 집에 시집가면^^...
    많이 힘들어서 불평이 많을겁니다.
    딸이야..재밌다고 여길 수 있는 일도
    며느리는 거부할 수 없이 강제로 꼭 해야하는 분위기이니
    시댁만 가면 손님 대접에 시달려야하니까요....
    솔직히 며느리 입장에서는 지금 원글님 시댁이 편하답니다.
    사람좋아해서 항상 손님 들끓고 나눠먹기 좋아하는
    시댁에 시집가서 재밌다고 여길 며느리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 6. 쫄라맨
    '08.11.10 5:27 PM (116.34.xxx.165)

    친정 시댁 모두 사람들이 모이는 집입니다...외가쪽은 교회분들께서 자주왕래하시고 친정은 종가라서 항상 사람들이 모입니다...그런데..저는 사람을 싫어합니다...항상 집에 손님이오시면 저혼자 골방에서 책을 보곤했어요..이런성격에도 늘제곁에서 저를 돕는사람도 많고,인덕이 있는것 같아서 감사할따름입니다....저 왕따아닙니다..^^

  • 7. 원글
    '08.11.10 5:50 PM (218.147.xxx.115)

    아뇨. 며느리는 힘들다 부분에선 반기들고 싶어요. ^^;
    일단 결혼전이야 형제들 친구들이 집에서 모였지만 결혼 후는 개인들이 밖에서 모이는지라
    뭐 챙겨줄 일 없고요.
    평상시에 마을 주민들 드나드는 건 친정 엄마에게 볼 일 있어 잠깐 지나면서 들리고
    뭐 워낙 그냥 지나가면서 들리는 경우라 무슨 다과 챙기는 거 아니고요.

    다만, 명절때 친지들 인사오고 할때 다과 준비하고 하는 건 솔직히 왠만한 집들은
    다 하는 거 아닌가 해요.
    저도 시댁에서 친지들 정도야 몇 오시니까 챙기죠. 다만 그 외의 사람들이 안오니까 제외지만요.^^;

    결국 명절 이외의 사람 드나들어서 손님 맞이하는 건 오로지 친정엄마의 몫인걸요.
    며느리들이 뭐 근처에 사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봐야 명절때만 모이는데요.
    명절때도 모든 재료나 반찬 이미 친정엄마가 다 해놓으세요. 좀 명절 전날 해야 하는 거
    전 정도만 같이 모여서 부치는 정도고 많이 하진 않아요.
    힘들다고 아예 줄이는 분위기거든요.

    되려 저는 시댁에서 음식은 하루죙일 합니다. 오는 손님도 없는데 하루종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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