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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못하고 있는 남동생때문에 집안 싸움...너무너무 속상합니다.

누나 조회수 : 1,688
작성일 : 2008-11-10 09:31:14
저희 친정 형제는 제 남동생이랑 저랑 딱 둘 남매입니다.
터울별로 안나는 남매지간이라 우애좋게 지냈습니다.
특히, 저희 남매가 스무살 되는 해에 IMF로 인해 집안이 완전 해체되었습니다.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거든요.
수능 백일전에 일이 터져 부모님이 빚쟁이 피해 사라졌어요.
우리 남매는 그 충격에 정말 힘들었답니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당장 펼쳐진 현실이 정말 너무..이젠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그 전에는 중산층의 평범한 아들딸로 살았지만 그 이후로는 정말 자수성가...

저는 그 해 수능일이라 시험을 완전 망쳤습니다.
서울이 집인데 서울소재 여대 갈 수 있는 실력밖에 안나와 지방 국립대로 가서 4년 졸업하구 다시 공부해 지금 원하는 직업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거의 이십대를 공부 아르바이트 공부 아르바이트 하면서 스물일곱에 취업을 해서 이제 결혼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동생이 문제입니다.
그때부터 동생이 정신을 놓아버렸는지 아무 의욕도 공부도 안하고...
그 어려운 형편에 엄마 아빠가 도망다니면서 공부시켜 삼수까지 시켰는데 결국 지방국립대 나왔습니다.
졸업하고 이제 3년이 넘었는데 변변한 직장이 없습니다.
동생이 머리도 좋고 영리하고 학교다닐깨 수재 소리 들었는데...
군대 갔다와서는 공부보다는 다른 일을 잘합니다.
아르바이트 하면 사장들이 맘에 들어해서 데리고 일 시키고 싶어합니다.
저는 그때부터 취업공부해서 든든한 직장 구해라구해라 했는데 말 안듣고 일하고 우리 엄마는 돈을 조금씩 가져오니 조금씩 묵인하셨습니다.
전 제일 답답한게 동생이 자기 길을 못 찾는 겁니다.
자기가 원하는 일 한가지를 정해 그 일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아직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기가 죽어 있는 모습도 안타깝고 겁도 나고 그렇지만 제 동생은 사회에 나오는게 겁이 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실력을 인정하기도 힘들어하는 것 같구요.

그래서 지금 나이 서른인데... 세종대 호텔 조리학과에 편입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친정엄마로부터 그 말을 듣고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공부가 하고 싶다면 진작 했어야 하구요.
요리나 뭐 이런걸 너무 잘 합니다. 일도 깔끔하게 잘 하구요.
제 남편은 그런쪽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창업을 하는 것이 요즘같은 자본주의 시대에 훨씬 낫다고 하는데요.
우리 부모님은 동생을 그럼 험한 사회속에 내보내고 싶지 않으신가봅니다.
자꾸만 학교에서 좀더 자기 실력을 갈고 닦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시는데...
전 너무너무 걱정이 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시간만 어영부영...
하루 빨리 어딘에가 뛰어 들어 일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요?ㅜ
세종대 조리학과 들어가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거기 나오면 백프로 취직이 되나요?

혹시 아시는 분 조언 좀 주세요!

IP : 211.114.xxx.23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생인생은 동생거
    '08.11.10 9:49 AM (61.66.xxx.98)

    결국 동생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은거 아닌가요?
    원글님께 손벌려서 학비 대달라고 하는거 아니면 그냥 놔두시지요.

  • 2. .....
    '08.11.10 10:35 AM (99.229.xxx.44)

    걱정이 많이 되시겠네요.

    부모님이 동생을 험한 사회속에 내보내고 싶지 않으시다니 이해가 안 됩니다.
    동생분 나이도 있는데 언제까지 온실속의 화초처럼 감싸안기만 하려는지요?
    다 큰 성인인데 사회에 나가서 제 앞가름 하면서 살게 도와주시는게
    자식사랑인 것 아닌가요?

    동생분이 뭔가를 해도 했었어야 되는 나이인데...
    지금 조리학과에 편입 하겠다는 것은 저도 원글님처럼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숨어서 시간만 어영부영 보내려고 하는
    심산인 것 처럼 보이네요.

    그 학과 나와서 취업이 잘 되는지 어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조리학과 출신이라는 학벌 보다는 자신의 실력이
    더 중요할 것 같네요.
    지방국립대 나오셨다니 꼭 학벌이 필요해서 그러는 것 같지는 않구요.
    정말 요리쪽에 관심이 있다면 실제로 주방에서 부딪쳐 보라고 하세요.
    제가 북미에서 식당하는데요,
    우리도 주방장 구할때 '어디 학교 나왔다'로 이력 얘기 하는 사람
    아직 못 봤구요 '어디어디에서 몇년 일했다'로 경력만 얘기 하던데요...
    그리고 그 실력이라는 것이 실제로 주방에서 일하면서 입증이 되는 것이구요.

    나이 한살이라도 더 먹기전에 조금 규모 큰 식당(호텔이면 더 좋겠고)에
    일배운다는 마음으로 들어가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물론 경험도 경력도 없는데 처음부터 좋은 대우야 못 받겠지만
    그건 각오 하셔야 할 거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양파껍질 한자루씪 껍질만 벗기고, 파 몇단씩
    다듬는 것에서 시작하겠지만,
    그렇게 어깨너머로 배우게 될 겁니다.
    실전이 최고입니다.



    저는 동생분이 나이가 30이나 되셨고 또 이미 대학을 나오셨다니 드린 말씀입니다.
    만일 지금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의 입장에서 물어 보았다면
    정 반대의 측면에서 말했을 것 같아요.

  • 3. 지금
    '08.11.10 10:38 AM (125.31.xxx.66)

    서른이면 늦지 않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진리이고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한다면 격려해 주셔요.
    아마도 동생분은 어수선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존감'을 많이 잃었었나 봅니다.
    가족들의 격려가 꼭 필요할 것 같네요.

  • 4. 17층여자
    '08.11.10 11:06 AM (121.88.xxx.115)

    저도 그런 남동생하나 있어요. 지금은 취업해서 그나마 지 앞가림은 하지만
    군제대하고 근 10년을 놀았나봐요. 저희도 원글님과 비슷한 환경이였구요.
    저도 결혼해서 전업주부지만 그런대로 잘살고 있습니다.
    저희동생 올해 32살이구 작년부터 직장생활 시작했어요.
    저 결혼하고도 능력없는 아버지에 일할생각없는 남동생에 속 무지 썩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철저히 무시하기. 남동생이 말은 안해도 속으로 저 원망 많이 했을겁니다.
    작년에 취업하고나서 그러더군요. 집에 쌀이떨어지고 정말 비참해서 혼자서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세상에 누구하나 자기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걸 철저히 깨달았던거죠.
    지금 다니는 회사도 영어도 못하고 학력도 안되고 서른넘은 나이에 케리어 전혀없는 제동생이 정말 그 절실함?절망감? 그런 것으로 들어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제 앞가림 하려면 아직도 멀었고, 어릴때 상한 자존감으로 아마 제동생 평생 겉멋에 겁쟁이로 살겠죠. 하지만 정말 이젠 그런 굶었던 시절로 가고 싶진 않을거라 믿어요.
    남동생일로 너무 속끓이지 마시구요. 서른이면 정말 모든것으로부터 독립하여 혼자 오롯이 살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여기저기 점도 보러 다니고, 아버지도 자존심 구겨가며 여기저기 취직도 부탁하고 했지만
    결국 자기 스스로 정신차려야 살아갈 수 있더군요.
    물론 그동안 서로 감정 무지 상했습니다. 아마도 그 사이좋던 남매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을거예요.
    눈물나게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게 제 동생에겐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

  • 5. 봄날은간다
    '08.11.10 1:25 PM (59.9.xxx.74)

    전 원글님이 더 이해 안 가네요.
    동생을 지원해주지 못한 집안 분위기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집이 먹고 살만하고 풍족했다면 진작에 자기 길 찾았을 거에요. 이거 무척 중요해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몇 년 째 집안 환경 때문에 말 못하고 있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알바같은데 시간 빼앗기지 않고 공부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취업 준비도 훨씬 잘 할 수 있었겠죠.알바 비용 그거 얼마 된다고 집에 돈 가져온다고
    아무런 신경도 안 쓰고 묵인하신 원글님네 어머님도 너무 한심하시고 원망스럽네요.
    아들의 장래를 망친 건 어머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책임도 상당히 커보이는데요?
    동생분도 방황했지만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라면, 책임이 있으시니만큼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제 친구네 오빠가 님네 집안 분위기랑 비슷했는데...한 달 전에 직장 갖는 문제로 "자살"했습니다.
    가장 힘든 건 동생분입니다. 마지막 벼랑까지 몰고가지 마세요. 요즘 세상 정말 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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