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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에 희망을 갖지 않는 이유

리치코바 조회수 : 309
작성일 : 2008-11-07 20:25:50
진보에 희망을 갖지 않는 이유  
진보 이야기 2008/11/07 01:46   http://blog.hani.co.kr/highhopes/34573  ..




오바마의 승리는 극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미국 민주당의 승리는 8년 만이다. 그만큼 미국의

진보세력은 오랜세월 절치부심의 시간을 겪었다. 이제 막 정권을 내준 우리는 어떨까. 마찬

가지다. 아니, 정권을 되찾는데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요할 것이다. 오바마의 승리

를 기뻐할 여유도 없다. 이명박 정권이 욕을 많이 먹고 있어도 한국의 진보세력은 허약하기

그지 없다. 집권경험이나 싱크탱크의 규모와 질적 수준, 물적 토대에 있어서 우리 진보는

미국의 리버럴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민주당의 난맥상을 쉽게 비난하는 건 제 얼굴에

침뱉기다. 민주당의 난맥상은 한국 진보의 현실을 고통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

그래서 대다수 사람들은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런데도 자신들이 허약하다는 걸 깨닫지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모든 걸

의지의 문제로 환원한다. 오바마처럼 변화의 희망을 안고 출범했던 노무현 정부의 실패도

근본적으로 '의지'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민중중심적인 사고와 민중을 위한 의지가 결여

되었기 때문에 참여정부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실패는 의지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때문이었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 이곳저곳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들을

일으킨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가.



주장이 옳다고 결과까지 옳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책들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교

한 접근이 요구된다. 그러나 한국 진보세력은 반대에만 치중했을 뿐 대안의 제시와 현실화

에 있어서는 무능햇다. 수많은 이해관계자 집단들을 도외시한채 사회현상을 선과 악으로

바라보아서는 답이 없다. 힘겹게 고수하고 있는 '운동'을 계속하는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실제 현실에서는 아무 쓸모도 없다.



오늘 어느 언론사 기사를 보니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대기업 노조의 자사 이기주의를

비판한 모양이다. 그렇다. 민중운동은 어느새 편협한 이기주의 운동으로 변한지 오래다.

지킬게 있고 얻을게 있는 사람들이 하는게 운동이다. 지킬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는 사람

들이 하는 건 극단적인 단식이나 점거농성이다.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 문제 동참을

이끌어 내는 가장 좋은 방법? 뒷주머니에 돈을 두둑히 찔러주는 것이다. 그러면 사활을 걸고

나설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상 팔짱만 끼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노동운동이나 민중운동에 희망을 거는 건 완전히 어리석은 바보나 할 짓이다.

지킬게 있고 얻을게 있는 사람들의 노조는, 노동운동을 지지한다는 사람도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않는 사람은 외면한다.



'100% 진보정당' 민주노동당의 붕괴도 그 근본원인은 운동의 타락이다. 이익을 탐하는 무리

들이 패거리를 지어 싸움에만 몰두하니 결과는 지리멸렬이었다. 이제 NL세력으로 가득한

민주노동당은 지식인들에게 아무런 매력이 없다. 그러면 진보신당은? 더러워진 노트를

버리고 처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페이지를 펼쳤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안에는

여전히 다양한 계파들이 존재하고, 화해하기 어려운 다양한 주장들이 존재한다. 정책대안이

부실한건 매한가지다. 하얀 공백이 갖는 매력이 잠복한 문제들을 잠시 덮고 있을 뿐, 민주

노동당처럼 덩치가 커지고 얻을게 생기면 내분은 반드시 재연될 것이다.



시민단체는 어떠한가? 이미 활력은 소진되었다. 덩치는 커졌지만 속은 사상누각이다.

지금의 부패도 사실은 지극히 부실한 재정구조에 기인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30년 후에 우리 시민운동은 일본처럼 백발이 성성한 분들 몇이 지키고 있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활동공간을 인터넷 까페로 완전히 옮기던가. 학생운동의 사멸로 더

이상 사명감만을 안고 시민단체에 뛰어드는 인재는 없다. 젊은 인재들이 외면하는 시민

단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지금 우리 진보는 자신의 힘으로는 일어설 수가 없다. 지금도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틈타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발을 딛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기실 비판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존재

하는 촛불시위와 같은 외부의 원동력으로 버티고 있는게 우리 진보의 현실이다. 그마저

없었다면 이명박 정부의 보수 드라이브에 완전히 무기력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촛불시위가

갖는 가장 큰 의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에 희망을 가져야 할까? 갑자기 혜성처럼 위대한 정치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고대해야

할까?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오바마는 단순히 일개인이 아니다. 100년 동안 축적된 미국

리버럴들의 강고한 토대가 있었기 때문에 오바마가 존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향후 10년으로는 모자랄지도 모른다. 어쩌면 보수체제가 구축되는 걸 바라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진보가 심각한 위기의식 아래 치열하게 현실에 기반한 대안들을 연구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20511.html

IP : 118.32.xxx.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꼬
    '08.11.7 9:51 PM (125.177.xxx.145)

    촛불을 알게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걸 알았지요. 비정규직을 끌어안지 않는 이기적인 현대자동차노조를 보면서 결국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들과 kbs어용노조는 같은 노란색이라는 생각이 들엇습니다.
    오염되고 변질되고 퇴장해야할 노란색.
    코앞의 오늘만을 보고 바로 다가올 내일을 보지 못하는 이기심들은 모든것을 혼탁하게 한다는 걸 왜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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