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산후 두어달째네요.
산후조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여기저기 안쑤신데가 없어서
오늘 찜질하고 사우나하구서 애들 데리고 집에 와서
줄곧 누워있다가 깜빡 잠든사이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깨었어요.
어눌한 발음에 울음섞인 목소리......
시계를 보니 갓 7시를 넘은 시간에 취중에 전화하신 아빠네요..
다혈질 성격이 아빠와 똑같아서 둘이 함께 있으면
엄마는 긴장을 하시는 그런 부녀사이에요.
아일 낳고 더 너그러워져야함을 배우는지라
아빠에게도 유순하게 표현할려고 애쓰지만
아빤 제가 당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시나봐요.
둘째 낳고서 부모님....여태 못와보셨거든요.
번번히 사업에 실패하셔서 파산신청한지 몇해되고
빚갚고 생활비 근근히 생활하시기도 빠듯하고...
먼 지방인지라 맘먹고 올라오시기 힘든거 알면서도
조리중엔 참 서러운 생각에 투정도 부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도
고작 언니전화에 퉁퉁거리고 마음을 접었네요.
상황을 뻔히 아니깐요.
그냥 부모님 두분이 아직까진 건강히 계셔주는 것만으로
그것만으로 감사하니깐요.
몇일전에 갑자기 아빠가 넘 보고싶어서 문잘 넣었드랬어요.
문자를 보실 수 있는걸 아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엄마와 통화중에 물어봤더니....
자길 제일 미워하는 딸래미가 너무나 보고싶다고 그랬다고
웃으면서 그랬다시네요.
미워했던 적이 있었지만 여고시절 사춘기때 잠깐이였는데.....
오늘 울음섞인 아빠목소릴 들으니 왜이리 잠을 잘 수가 없는건지...
마음이 무너지네요. 아파서요....
아들하나 있는거 12년전에 먼저 떠나보내고
가진거 하나 없이 지금껏 지방에 사시면서
어찌어찌 살아볼려고 애쓰는데도 잘 풀린적이 없었거든요.
넘 힘들게 사시는거 같아 넘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다행인게 언니와 전 좋은남자 만나서 능력있고 성실하고
주위에 자랑할 만한 사위보신게 그나마 위안이 되실까요?!
아직 50대 초반이시라 노후대책으로 저축이며 보험해드리고 있거든요.
부모님 생각만 하면 마음이 급해지네요.
빨랑빨랑 돈을 모아야겠단 생각만 급해져요....
코맹맹이 울음섞인 목소리로....
우리가 자식이 당신 삶의 전부라며...
사랑한다고 연거푸 그러시네요.
처음이에요....사랑한다는 말 들은게요...ㅎㅎ
기쁜거 보단 왜이리 마음이 아픈건지...
또 끔찍한 12월이 돌아오네요.
남동생이 떠난지 12년째...
그때가 되면 그냥 모른척 하는데
부모님께선 그게 안되겠죠?!
저두 자식을 낳고 키워보니.....
그 마음을 조금은 알듯도 해요.
내살과 피를 받아 태어난 아이들이지만
그아이들의 생명은 제가 어찌 해줄 수 없다라는...
내소유가 아니라는 생각을 늘 하지만....
오늘 자꾸 생각과 마음이 완전 흐트러 져버릴것만 같은데
똑바로 정신차릴려고 애쓰고 있어요....
이 새벽에 생각이 참 많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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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둘째딸 조회수 : 426
작성일 : 2008-11-07 01:39:44
IP : 219.240.xxx.20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큰 딸
'08.11.7 2:19 AM (211.232.xxx.148)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던 큰 딸입니다.
아버지하고 성격이 꼭 닮았기는 한데 아버지는 평생을 한량처럼 사셨어요.
부잣집 막내 도련님....
어머니가 힘들게 사셨구요.대꾸 한 마디 못하시는 소심한 어머니에 당당하신 아버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아니 미워 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
그렇게 사시다가 많이 편찮으시고(악성빈혈)
아버님 뵈러 간다고 비행기 타고 가는 남편한테도 고마움을 못 느꼈으니까요.
건강 하셨고 당당 하셨던 아버지의 변화가 가끔씩은 짠 하기도 했지만
미움이 더 컸기에 금방 잊곤 했지요.
그렇게 사시다가 3년전에 돌아 가셨답니다.
젤 많이 울었던것 같습니다.
지금도 제사가 돌아 오면 가슴이 저린답니다.
오늘 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눈물을 쏟습니다.
부모님의 돌아 가시면 회한으로 가득한게 자식이라지만
전 정말 잘못을 너무 많이 했어요.
님의 부모님.
자식을 앞 세운 고통으로 살아 가시잖아요.
다행히 자매가 잘 되었다니 그것도 복이지요.
상투적인 말이지만
'잘 해 드리세요'
전,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사는 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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