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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한 정말 상처가 되는 이야기..있으신가요?

상처 조회수 : 1,112
작성일 : 2008-10-13 17:06:17
이상해요. 참으로......

평생을 착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
어릴때 누군가에게 정말 상처되는 말을 한적이 있어요.

제가 6살쯤 되었을때...어릴때부터 정말 친하게 지낸 한살 어린
동생이 있어요.
여자 아이였고 그 아이에겐 또 1살 어린 남동생이 있었어요.
그 아이의 아버지는 미국으로 돈을 벌러 가셨고...어머니는
매일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셨어요.

그 어린것이 매일 아침 엄마가 밥 해놓고 가면 동생 밥 해먹이고
세수시키고..했던 기억이 나요.

우리 셋은 매일 같이 몰려다녔어요.
난 아침에 일어나 항상 뽀뽀뽀를 보고..^^;
엄마에게 그날의 배당금 백원을 받아서
항상 동생들이랑 동네를 다 돌아다니면서 떡볶이도 사먹고..
달고나도 사 먹고 쥐포도 사 먹고...그렇게 지냈어요.

사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그때가 가장 아무 고민 없고
행복했었구나..싶어요.

전 어릴땐 안정된 가정에서 살았어요.
성실하고 좋은 아빠...날 많이 사랑해준 엄마..친구 같았던 오빠..

근데 반면 그 동생은....그렇지 못했어요.
어느날 전 낮잠을 자는데...집에 그 동생 엄마가 놀러오셨어요..
그때 엄마와 그 동생의 엄마가 같이 하는 말을 듣고..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미국으로 돈벌러 간줄 알았던 그 아이의 아빠가.......
사실은 정신병원에 있고...또 얼마전에 죽었다고......
어른들끼리 하는 말을 혼자 듣고는 저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거 같아요.

며칠 후, 그 친구가 아빠가 보내줬다면서..미국에서 바로 온 바비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더군요.
사실 아빠가 보내준게 아니라 엄마가 아빠가 보내준거처럼..한거겠지요.

그걸 본 제가..질투가 났나봐요.

순간적으로 제 입에서 튀어나온 말..

"야, 너네 아빠 정신병원에 있다가 얼마전에 죽은거 모르지?"

아......정말 왜 그랬을까요.......

그 아이는 엉엉 울면서 절대 그럴리 없다고..하더군요.

그 날 저녁 전.....엄마한테 궁뎅이가 터지도록 얻어맞고......
그 아이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였던거 같아요...

그 후로 내가 이사를 갈때까지 (13살) 그 친구와 전
여전히 베스트 프렌드 였답니다.

다 커서 만난적이 딱 한번 있는데......
그때도 용서를 구하지 못했어요.

정말 말하고 싶었는데..차마 입이 안 떨어졌어요.

얼마전에 엄마에게 들은 그 친구 소식......
공장에 다니고 있고 성실히 일하면서 엄마랑 동생을
부양하고 있다더군요.

일찍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저로서는....
그 동생 소식을 들을때마다 웬지 부끄럽고 그렇습니다.
신랑 벌어주는 돈 받으면서 편하게 사는거 같아서요.

언젠가 시간이 되면 그 동생을 만나서 다시 얘기하고 싶어요.

"내가 어릴적 철 없이 한 말에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지...감히
가늠도 안 가는구나. 너무 늦었지만 내가 한 말..용서해줄래??"

언제쯤 말할 수 있을까요.........

너무 착하고 어른스러운 동생...보고 싶네요....
IP : 117.20.xxx.2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13 5:10 PM (124.49.xxx.204)

    .. 내가 마음을 털어 놓고자 그 상대에게 고백성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고백성사때문에 잘 살던 그 동생분이 다시 상처가 일어나고 한동안 고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미안한 마음을 해소하고자 .. 일부러 그 일을 꺼내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있으면 조금 더 신경써주시고 마음을 더해 주시면 될것 같습니다.
    그 구체적 방법은 원글님도 고안해 낼 수 있겠지요.
    저라면 고백성사는 반대입니다.

  • 2. 가슴
    '08.10.13 5:12 PM (203.247.xxx.172)

    찡합니다...

    (저는 제가 뿌린 악마의 씨가 어디어디 널렸는지도;;;;)

  • 3. 원글이
    '08.10.13 5:12 PM (117.20.xxx.29)

    네..점 하나님 저도 실은 그런 고민때문에
    지금까지 입을 못 떼고 있었어요.

    그 동생도 너무 어릴적의 일이라..까맣게 있었을 수도 있구요..

    저에겐 20년 가까이..가슴 속의 돌덩이와 같은 일이었거든요..
    고해성사..하면 안되겠지요?

    다시 만나기라도 하고 싶어요.

    제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와서...나중에 엄마한테
    그 친구 연락처라도 받아서 연락을 해볼까 싶어요.

  • 4. 그일은
    '08.10.13 5:35 PM (211.53.xxx.253)

    덮어두시고(나중에 먼저 얘기 꺼내면 사과하셔도 될듯)
    친하게 지냈다니 다시 만나시는거야 좋겠지요.

  • 5. ..
    '08.10.13 6:15 PM (61.66.xxx.98)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실수 한거 자꾸 곱씹지 마셔요.

    친하게 지내셨다니 다시 만나는거야 상관 없을거 같고요.
    그 동생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모를까....
    원글님 마음 편하자고 옛기억을 들쑤셔 줄 필요는 없겠죠.

    마음이 돌덩이가 있는거 같으면 남에게 상처준 댓가를 치루고 있나 보다...그리
    생각하시고요.

  • 6. 저는
    '08.10.13 8:00 PM (115.86.xxx.74)

    오히려 그런 말 하는 사람한테 당하는 편이예요.
    그런데 원글님 철 없었을때 하는 소리는 그래도 용서되는데 성인이 돼서 되는데로 내뱉는 사람 용서 안되네요.

  • 7. 저는요
    '08.10.13 11:06 PM (122.35.xxx.18)

    몇년전 대인관계에서 말도 안되는 경우로 확 뒷통수 맞고 그것도 모자라
    소금 뿌림까지 당한 경우가 있어 사람이 무섭고 싫어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런걸 잔인하게 즐겨이 바라보는 이도 있더라는..정말 무섭죠?

    원글님처럼 어릴적 한말을 아직도 가슴에 새기며 미안해할 사람도 별로 없을거 같아요.
    마음 아파 하는것만으로도 원글님은 충분히 사죄한거나 다름없다 생각합니다.
    전 그 일뒤로 사람들을 만나면 어쩔줄을 모르겠어요.
    그냥 그뒤로 인간관계를 피하고 있거든요.
    당사자들은 알까요.자기들이 한 사람에게 입힌 엄청난 상처를
    모르니 자기 자신의 잘못도 모른채 또 그러고 살겠죠.
    원글님 그 말은 그냥 어릴적 철없었던 시절의 얘기로 남기시고
    열심히 공장 다니면서 성실히 사신다는 어릴적 동생 만나
    따뜻하게 어릴적 얘기하며 다독거리며 웃어주세요.

  • 8. ㅜ_ㅜ..
    '08.10.14 3:45 AM (221.138.xxx.225)

    저요, 어릴때..아빠한테 그날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 얘기하고 그랬는데,
    하루는 학원선생님 흉을 봤어요. 근데..그분이 한쪽 다리가 불편하신 분이었는데..
    애들이 다 싫어하고..'쩔뚝이'라고 부른다고..그래버렸어요.
    저희 아빠도 젊은시절에 사고로 발을 다치셔서 다리를 절며 걸으시는데..
    워낙이 아빠의 다친 발도 익숙했고..우리 아빠는 장애인이다..이런 개념이 없던지라..
    철없는 마음에 그리 말해놓고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헛기침 한번 하고 얼른
    신문으로 눈을 돌리시던 아빠의 모습이 20년이 다 되도록 두고두고 생각나서 마음아파요...

  • 9. 앞으로
    '08.10.16 2:46 PM (218.48.xxx.182)

    진심으로 대하고 잘 해주시는 게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니까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사과의 진심은 통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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