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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맺어준 누리꾼-비정규직 연대

리치코바 조회수 : 306
작성일 : 2008-09-22 19:58:35
‘촛불’이 맺어준 누리꾼-비정규직 연대
평범한 주부·시민들 비정규직 현실에 눈떠
동조 농성·음식 제공 등 지지모임들 확산


  황예랑 기자 김진수 기자  

  

» ‘기륭을 사랑하는 네티즌 연대’ 회원들이 지난 19일 밤 서울 금천구 기륭전자 정문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두 달 전만 해도 기륭전자 비정규직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평일 저녁 기륭전자 앞에서 열리는 문화제에서 아는 노래라고는 <아침이슬>밖에 없다. 여섯살배기 딸은 집회의 팔뚝질과 구호에 놀라곤 했다. 그런데도 지난 17일 저녁, 인터넷 카페 ‘82쿡닷컴’의 누리꾼 ‘풀빵’(37)은 딸과 함께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기륭전자 농성장을 다시 찾았다. 한 손에는 촛불을, 다른 한 손에는 비정규직 ‘이모’들에게 줄 밑반찬을 바리바리 들고서.

5월 초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나가기 전까지, 그는 재테크나 아이 키우는 일에 관심 많은 평범한 주부였다. “지난해 여름 홈에버 상암점에 아이와 갔다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하는 바람에 탈출하듯 빠져나온 적이 있어요. ‘살려 달라’는 그들의 호소에 죄책감이 들었죠.” 촛불집회에 나가면서, 잊고 살던 비정규직 문제에 다시 관심이 생겼다. 8월 초 기륭전자 단식농성장을 처음 방문한 이후로, 일주일에 2~3일은 농성장으로 ‘출근’한다. 나흘 동안 동조 단식도 했다.

“미친 쇠고기나 언론, 교육 등 사안들도 많은데 비정규직 문제까지 굳이 얘기해야 하느냐고 묻는 누리꾼들한테, 나 자신이나 이웃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요.” 그는 평범한 주부의 눈이, 일반 시민과 비정규직 사이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광화문 거리에서 기륭전자 앞 농성장으로 향했던 누리꾼들이 두 달째 기륭 농성장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들의 촛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는 ‘포근한’ 위로다. 지난 한가위엔 한 누리꾼이 오랜 단식농성에 지친 노동자들을 위해 닭죽을 끓여 왔다. 유흥희 조합원은 “광화문에서 기륭으로 옮겨 붙은 일반 시민·네티즌들의 촛불 문화가 기륭 농성장의 분위기를 바꿨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금요일 저녁마다 문화제를 열고, 농성장 앞에서 책·옷·장신구들을 파는 바자회도 연다. 기륭전자 주거래사인 미국 시리우스사에 항의 메일 보내기 운동을 주도한 것도 이들이다.

이들은 이제 모든 비정규직을 위해 촛불을 밝힐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17일 저녁 ‘기륭을 사랑하는 네티즌 연대’(cafe.daum.net/kirungRelay) 회원 20여명은 구로동 서울 남부노동상담센터에서 총회를 열어, 모든 비정규직을 지지·지원하는 네티즌 모임(가칭 ‘함께 맞는 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논의했다. 오는 23일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1만인 선언’을 앞두고, 21~23일 블로그·카페에 비정규직 차별과 관련한 글을 올리는 온라인 행동에도 나섰다. ‘안티 이명박 카페’ 등 20여 촛불 네티즌 모임도 동참한다. 23일엔 노동부·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비정규직 철폐]’라는 말머리를 쓰는 ‘온라인 집회’도 연다. ‘안티 이명박 카페’ 누리꾼 ‘윤활유’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을 드는 것은, 촛불이 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 양극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출처: 한겨레
IP : 123.215.xxx.8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홍이
    '08.9.22 8:09 PM (211.206.xxx.122)

    저도 이 촛불집회가 내가 관심없던 사람들..소외된 사람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렇게 오래 자신의기본권리를 되찾기 위해서 오랫동안 투쟁하는줄 관심도 없었고 또 알지도 못했죠...
    이젠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돌아볼줄 아는 우리가 되었음 합니다

  • 2. 촛불초기엔
    '08.9.22 8:58 PM (61.83.xxx.228)

    솔직히 소고기문제에 자꾸 연계시키는게 싫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소고기 보다 비정규직이 더 심각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라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문제가 다른 많은 우리사회의 문제들을 만들게 될꺼같아요. 지금도 진행중인거 같고요.

  • 3. 나무
    '08.9.22 9:30 PM (58.143.xxx.180)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 n
    '08.9.22 10:16 PM (211.119.xxx.143)

    나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뿐 아니라 개개인이 모여 우리 사회를 이루 듯
    주변 사람들 개개인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할 줄 아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참가하신 82쿡 회원여러분 진정 자랑스럽고요, 조만간 저도 꼭 참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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