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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를 고치는 확실한 비책

흠... 조회수 : 1,590
작성일 : 2008-08-19 21:18:22
다음 글은 예전에 중앙일보, 위크앤에 조용헌 교수가 '江湖동양학' 연재했었는데,
글이 맘에 들어 스크랩 해놨던 것입니다.
제목은 '팔자를 고치는 확실한 비책'인데 끝까지 읽어보면, 그 비책이 나옵니다.
아래 베를린님 글을 읽고, 운명이나 팔자에 대한 이 글이 생각나서 옮겨왔습니다.




'요범사훈(了凡四訓)'
明代 원료범의 '改運書'

인간의 운명을 연구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운 일은 그 사람의 타고난 운명이 좋지 않을 때이다. 사주팔자가 좋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쁜 운명을 좋은 운명으로 돌리는 방법이 있는가?

있다! 그 방법과 사례를 기술한 책을 이번에 소개하고 싶다.

명대의 학자 원료범(1533-1606)이 자식을 훈계하기 위해 남긴 '요범사훈'(불광출판부)이 바로 그 책이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수백년 동안 개운서로서 널리 알려진 명저이기도 하다. 원료범은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러한 책을 쓰게 되었는가.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생계를 위해 의학공부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상수역학(象數易學)에 정통한 공(孔)선생을 만났는데, 이렇게 예언하였다.

"당신은 의학공부를 그만두고 학문을 해서 벼슬을 할 운명이다. 초시에서는 14등으로 합격하고, 그 다음 시험은 71등으로 합격한다. 마지막 시험에서는 9등을 할 것이다." 다음해 시험을 쳤는데, 세 시험의 등수가 모두 적중하였다. 그 다음에 공선생은 '모년에 공생(貢生)이 되고 공생에 뽑힌 후 모년에는 사천성의 대윤이 된다. 대윤에 부임한 지 삼년반이 지나면 관직을 사임하고 고향에 돌아가서 53세 8월 14일 축시에 거실에서 죽는다. 아깝게도 자식은 없다.'고 예언하였다. 10대 후반에 들었던 이 예언은 관직생활을 할수록 신기하게도 다 들어맞았다. 이로 말미암아 원료범은 나아가고 물러남, 더디고 빠름도 운명에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였다. 나는 53세가 되면 죽을 것이다! 그래서 매사를 담담하게 생각하고 더 이상 뭘 구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숙명론자가 된 것이다.

그러던 그가 37세가 되던 1569년에 우연히 남경 서하산에 머무르던 운곡 선사를 만나면서 인생관이 바뀐다. 사흘 밤낮을 운곡 선사와 토론하면서 운명은 바뀔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된 것이다. 운곡 선사 가르침의 핵심은 '지금 당장 생각과 습관을 바꿀 것'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할 것'이었다. 이 두 가지 가르침에 감명받은 원료범은 이전까지 자신의 호가 학해(學海)였는데, 그날 이후로 '평범함을 끝마친다'는 뜻에서 호를 '요범(了凡)' 이라고 바꾸었다. 요범은 이후로 혼자 있을 때에도 항상 생각을 맑게 가지려고 노력하였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덕을 쌓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였다.

원료범에 의하면 사람이 생각을 바르게 가지려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스스로 신통한 꿈을 꾼다고 한다. 더러운 오물을 토해 내거나 옛 성현이 자기를 손잡아 이끌어 주시기도 하며, 혹 허공을 날거나 걷기도 하고 좋은 깃발이나 보물 덮개 기타 각종 훌륭한 사물을 얻는 꿈을 꾼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모두 다 허물이 사라지고 죄가 없어지는 징표라는 것이다.

마음을 닦으면 꿈의 내용이 달라지고, 꿈이 달라지기 시작하면 운명이 바뀌기 시작하는 조짐으로 해석된다. 원료범은 또한 팔자를 고치기 위해 3천가지 공덕을 쌓기로 결심하였다. 장부책을 만들어 놓고 한 가지 선행을 할 때마다 즉시 붓으로 기록하였다. 그의 부인은 글을 쓸 줄 몰랐기 때문에 기록을 할 줄 몰랐다. 그 대신 매번 착한 일을 실천할 때마다 거위 깃대에 인주를 묻혀 달력의 날짜 위해 하나씩 동그라미를 찍었다. 가난한 사람에게 음식을 보시하기도 하고, 더러 산목숨을 사들여 놓아주기도 하였다(放生). 하루에 많게는 10개의 동그라미가 찍히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팔자에 없던 아들을 낳게 되었다. 1583년에는 드디어 3천개의 동그라미가 완성되었다. 3천 공덕을 쌓은 지 얼마 후에 원료범은 벼슬이 승진하여 현감이 되었다. 현감이 된 후에는 다시 1만 공덕을 쌓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현감이 되면서 하루 종일 관청에서 자리를 지키고 근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공덕 쌓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셈이다.

요범의 부인은 "내가 전에 집에 있을 때에는 서로 도와 선을 행하였기 때문에, 3천 가지 선행을 그런 대로 완성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1만개나 발원해 놓고 관청 안에 행할 만한 일이 없게 되었으니 언제 이 공덕을 성취한단 말입니까?" 하고 남편에게 상의하였다. 그러고 나서 요범은 우연히 꿈에 한 신선을 만나게 되었다. 자신이 선행 발원한 일이 완성되기 어려운 까닭을 여쭈었다. 그랬더니 그 신선이 말하기를, " 그대가 현감이라는 자리에 있으니 백성들에게 물리는 세금을 조금만 감해주면 1만 가지 선행이 한꺼번에 완성될 것이다" 라고 일러 주었다. 당시 세금은 토지 한 마지기당 일할 삼푼 칠리(23.7%)를 거두었다. 꿈에 신선이 일러준 대로 요범은 이를 대폭 줄여 일할 사푼 육리(14.6%)로 낮추었다. 벼슬이라는 자리가 한방에 1만 가지 선행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찬스이기도 한 것이다.

원료범은 이러한 정신수양과 공덕으로 인하여 일찍이 공선생이 예언하였던 53세라는 운명적 한계를 훨씬 넘어 74세까지 천수를 누렸다.

팔자를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금을 막론하고 공덕(적선)을 쌓는 일이다. 막고 푸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 요범사훈' 에서도 적선을 강조한다. 이 책은 옛 사람들이 공덕을 쌓았던 사례를 여러 가지 소개하고 있다. 복건성의 양영이라는 사람은 대대로 강에서 배로 행인들을 건네주는 일이 생업이었다. 한번은 비가 오래 와서 강물이 불어 넘치고, 마침내 제방이 무너져 민가가 온통 물에 잠겼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이 물살을 따라 하류로 떠내려오자, 다른 배의 주인들은 모두 떠내려오는 재물을 건지는 데만 힘썼다. 그런데 유독 양영의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사람을 구하는 데에 힘쓰고, 재물은 건지지 않았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그들을 비웃었다. 그러나 양영의 아버지가 태어날 때에 이르러 집안이 점점 부유해졌다. 어떤 신선이 도사로 변장하여 그 아버지에게 이렇게 일러 주었다. " 그대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음덕을 많이 쌓아 자손들이 틀임없이 부귀영달을 누릴 것이니 저 곳에 묘를 쓰는 것이 좋겠소." 그가 손가락으로 가르쳐 준 곳에 묘를 썼는데 과연 그 이후로 후손들이 줄줄이 벼슬을 하였다.

이 책에서는 어떤 사람이 착하게 살았는데도 그 자손이 흥성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진짜 선(眞善)과 가짜 선(假善)이 있다고 설명한다. 가선은 공덕이 아니다. 진선과 가선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남에게 이로운 것은 선이고, 자신에게 이로운 것은 악이다. 남에게 이로우면 남을 때리고, 남을 욕하는 것도 모두 선이 될 수 있다. 자기에게 이로우면 남을 공경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도 모두 악이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까닭에 사람이 선을 행할 때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모두 공(公)이고 공(公)이면 진짜 선이다. 자기를 위하는 것은 사(私)이고, 사(私)이면 가짜 선이다. 또 마음에다 뿌리를 두는 것이 진짜이고, 겉으로 형식과 모양만 내는 것은 가짜이다. 무위(無爲)로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이 진짜이고, 유위(有爲)로 억지스럽게 하는 것은 가짜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스스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요범사훈'은 운명을 뛰어 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말하자면 팔자 고치는 책인 것이다. 그 핵심은 공덕을 쌓는 일이다. 팔자라는 고정된 붕어빵 틀을 깨부수는 쇠망치는 공덕이라는 쇠망치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팔자를 안다고 하더라도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팔자에 끌려다니게 마련이다.



글이 좀 긴데 다 읽으셨나요? 어때요?
그럼 이 칼럼에 붙은 소제까지 다 쓰자면,
'팔자 고치는 확실한 비책-'착하게 살자' '입니다..^^

제가 이 칼럼을 읽고 그 날인가 담 날인가..보고싶은 사람을 찾아주는 티비 프로를 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어떤 모자가 예전에 엄청난 치료비를 안받고 무료로 치료 해주신 병원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나오신 그 원장님은 스님이 되어 계셨습니다. 그 환자의 어머니는 원장님을 찾으면 설렁탕을 맛있게 끓여드리고 싶다고 했나 봅니다. 스님이라 설렁탕을 못드시니 어쩌지요 하고 사회자가 너스레를 떨더군요..그때 스님의 대답이 제 가슴을 서늘하게 하였습니다. "마음으로 주시는 것, 설렁탕이 아니라 독이라도 먹어야지요"..하는 골자의 말씀이었습니다. 순간, '아! 저 스님이 眞善의 증거시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비록 스님이지만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에게 금기도 넘을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자기의 불이익을 넘어서고 세상의 눈을 넘어서 상대의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스님의 의지와 뜻이 진선의 증거아니면 무엇이겠어요? 정말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선을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밥먹고 배설하는 일처럼 걍 암시렁않게 행하고 사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진실로!



2004년  1월 16일자 칼럼이고, 제 블로그에 있던 것 그대로 퍼왔습니다..^^*
IP : 211.187.xxx.19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08.8.19 9:29 PM (211.108.xxx.5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는데 가슴이 찡하네요...
    제가, 제 남편이, 제 아이들이 좋은 사주를 타고 났기만을 바라는 마음과
    복 많이 받고, 행복하게 잘 살기는 바라는 마음만 있었던 거 같아요.
    주위를 돌아보는 일에는 게을리 한 거 같아서 많이 부끄럽습니다.
    팔자 고치는 확실한 비책은 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베품이네요.
    살면서 힘들어서 혹시나 하는 순간이 올때마다 기억하고 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짧은 글에 참 많은 생각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2. ...
    '08.8.19 9:35 PM (221.140.xxx.183)

    저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부처님 말씀 그대로네요...^^

  • 3. 아..
    '08.8.19 9:48 PM (125.252.xxx.38)

    뭔가 비책이 있나보다 하며 눈을 반짝이며 읽었지만.. 결국 결론은 모두가 다 아는 것.

    '선을 행하자'였군요. 다 알지만 쉽게 행하지 못한 것.. 하지만 마음 먹기에 따라서 쉽게 할 수도 있는 것.

    부자도 아니고,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선대와 부모님의 덕으로 그나마 저같은 보잘 것 없는 이가 이만큼이라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식을 생각하면 제가 조금이라도 이런 덕을 쌓아야할텐데..

  • 4. .....
    '08.8.19 10:12 PM (125.178.xxx.15)

    아-!
    하고 저절로 나오는군요
    이글을 읽으니 뿌듯해지는 군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님은 이글 하나로도 선업을 쌓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선업을 쌓아서 공덕을 짓게 하는것이지요
    운명이 안바뀌더라도 복이 안오더라도 오늘부터는 곰새기며 살겠습니다
    아이들이 선업을 행할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고 살겠습니다

  • 5. .
    '08.8.19 10:34 PM (218.237.xxx.219)

    좋은글 감사합니다.제 가족과 내자신만 돌볼줄 알았던
    이기적인 모습을 반성해봅니다.

  • 6. ...
    '08.8.20 1:23 AM (221.119.xxx.104)

    오늘도 악업을 쌓은 제게 회초리같은 글입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ㅠㅜ

  • 7. 저는
    '08.8.20 2:17 AM (67.127.xxx.191)

    어릴때부터 기독교 신자였는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군요
    우상숭배는 안된다고 장례식장에서의 절도 못하게 하고,
    승려가 시주를 받으러 오면 예수믿는다며 매몰차게 내치고,
    범어사같은 문화재급 사찰도 무너지게 해달라고 모여서 기도하는데....
    불교는 참 다르군요!
    설렁탕과 스님!!
    좋은 글 읽고 느낀게 많습니다... 고맙습니다...

  • 8. 베를린
    '08.8.20 8:06 AM (84.171.xxx.59)

    "마음으로 주시는 것, 설렁탕이 아니라 독이라도 먹어야지요"

    너무 멋진 스님이신 것 같아요.^^ 멋진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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