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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펌]6/1 새벽에 집단구타당한 당사자글

조회수 : 534
작성일 : 2008-06-02 02:52:42
저는 어제 삼청동에서 시위를 했던 22살의 남자 대학생입니다.

그때 저는 앞에서 3~4번째줄 위치에서 전의경과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흰색 반팔티를 입고 흰색 수건을 머리에 두른 남자 입니다. 기억하시는 분 없으신가요?

시위가 새벽 1시를 기점으로 서서히 격해 지는 것을 느낄 때 쯤 경찰이 물대포를 뿌리 더 군요.

직격으로 뿌린 물대포에 많은 사람들의 안경이 날라가고 그야 말로 혼비백산 이었습니다.

그 혼비백산한 와중에 보니 저는 어느덧 시위대 맨 앞줄에 위치해 있더군요.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정경들도 시위대도 모두 다치겠다.

그래서 저는 시위대와 전경들을 향해서 양팔을 뻣으며 진정하라는 손동작을 했습니다.

그순간 갑자기 어떤 전경 하나가 저의 진정하라며 뻣은 손을 붙잡아서 전경들 안으로 끌어당기 더군요.

너무 순식간 이어서 저는 저항할 세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전경들 안으로 들어간 순간 구타가 시작됬습니다.

어떤 전경이 저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저를 내팽겨 치더군요.

그리고는 전경들이 저를 둘러싸고 밟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마치 그동안에 시위를 막느라 지친 분노를 저한테 화풀이 하는것 같더군요.

그상황에서 저는 어떻게든 덜 맞아보려고 양팔로 머리를 감싸고 쪼구리고 있는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저를 붙잡고 전경들 틈에서 저를 빼주었습니다.

제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경찰관계자 였던것 같습니다.

정말 그분 아니었으면 큰 사고 날뻔 했습니다.

정말 옷몸이 만신창이고, 얼굴에서는 피가 나고, 옷은 다 찟어지다시피 늘어나 있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는 시위대 쪽이 아니라 닭장차를 중심으로 했을때 닭장차 너머의 전경부대 쪽에 위치해 있더군요.

그 순간에는 너무 당황하여 아픈것도 모르겠더군요.

그저 씩씩대며 의자에 앉아서 시위 진압하는 전경들을 노려보았습니다.

그때 또다른 어떤 경찰관계자 한분이 왔습니다.

그분이 말하더군요 "그러게 불법시위를 왜해요?"

저는 너무 화가 나서 제대로 반박도 못하고 "이게 불법이라고요? 와.." 하며 그 관계자를 노려볼뿐이었습니다.

그분이 또 말하더군요 " 억울하면 경찰서 가던가"

그래서 저는 말했죠 " 네 알겠습니다. 닭장차 어딨어요. 갑시다 우리."

하며 저는 닭장차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삼청동쪽에서는 최초 연행이었는지 닭장차안은 사람이 저 혼자 뿐이더군요.

그렇게 지친몸으로 앉아있는데 그 경찰이 와서 다시 하는말이 정말 가관이더군요.

"당신들이 시위한답시고 차 망가트려서 고장났으니까 경찰서 가고싶으면 따로 찾아가세요"

참나... 그 말을 듣는순간 저는 너무 벙쩌서 "와.. X발..진짜.. 와.." 계속 이말만 반복했습니다.

닭장차 밖으로 저는 나왔습니다.

몸은 살수차에 흠뻑졌었는데 기온은 다 떨어지고 정말 온몸이 추워서 사시나무떨리듯 떨리더군요.

다행히 제 옆을 지나가던 '오마이뉴스 김경건 기자분'이 저에게 와서 다쳤냐고 물으시며 급한데로 응급처치도 해주시고 구급차도 불러주셔서 저는 새벽3시경 가까운 인근 병원으로 이동할수 있었습니다.

허리쪽을 많이 가격 당해 왼쪽허리의 인대가 늘어나고, 얼굴에 많은 상처가 나고, 온몸에 크고 작은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그렇게 오늘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CT 를 찍고 퇴원했습니다.  

다행이라면 허리뼈를 다치지 않은것과 얼굴에 흉터가 생기지는 않을꺼 같다는 정도?

이걸 다행이라고 말하려니 기분이 찹찹하네요.

저는 사실 시위에 계속 참가하면서도 전경들을 불쌍하게 여겼습니다.그들이 원해서 우리를 막고 있는것은 아닐것 이라는 생각 때문에요.

한대 오늘과 같은 일을 당하니 그 마음에 회의가 들더군요.

아무리 서로가 흥분한 상황이라니만, 진정하라 손을뻣는 시민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다니. 참나 더러워서 원..

어제의 경험은 저에게 단순한 폭력 그 이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왠지 그 순간 우리사회의 부조리 같은것을 온몸으로 체험한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또한 그 부조리를 바로잡고 싶다는 기분도 드네요.

살기좋은 대한민국, 국민이 진정으로 나라의 주인일수 있는 대한민국, 우리가 만들자구요.

국민여러분 힘냅시다. 우리 할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어제 저를 도와주신 '오마이뉴스 김경건 기자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IP : 116.43.xxx.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08.6.2 2:58 AM (121.55.xxx.69)

    이분이군요.
    티비서 보았어요.
    흰색옷입으시고 전경향해 두손을 뻗은제스처 ...전경 그놈들이 끌고 간건 못받는데...
    정말 광주사태가 따로 없군요.
    화가나고 떨려서 잠이 안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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