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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좋아하세요?

콜라 조회수 : 1,130
작성일 : 2008-05-29 21:38:43
여긴 지방 소도시에요.
조용하지요.
그래도 우리 아파트 단지에 광우병 반대 현수막 4개 붙어있어요.
저희집이 3등 이었죠.

31일엔 함 서울 올라가봐야 하나 생각하고 있지만
어찌될지 모르겠어요.
82나 레테 통해서 긴박한 현지 상황 전해들으면
가슴이...두근두근 하죠.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총수라고 부르더군요)는
한겨레의 목요 섹션 ESC 에 나오는 '그까이꺼 아나토미' 통해서
많이 친숙해졌어요.
특유의 어투로 고민 상담을 명쾌하게 잘 해주시더군요.

오늘
하릴없이 이곳저곳 웹서핑하다
딴지일보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총수성명'이라는 것이 있었어요.
워낙 시사적인 주제를 약간 비틀어서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총수성명은 좀 생소해서
클릭해 보았더니
아주 아주 긴 글이더군요.

그런데 크게 지루하지 않게 잘 읽혔어요.
그간 광우병 소 수입관련 한미 협상의 문제를
영국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잘 짚었더군요.
김어준씨 한 번 더 감탄했어요.
집회 안(혹은 못) 나가시고
집에서 가슴 답답하고 심심하신 분들
함 읽어보시면
차분하게 이 상황이 잘 정리되지 않을까 싶어
링크시키고 싶어졌어요.

저는 몸이 고기를 잘 받질 못해서 고기를 잘 못 먹어요.
형편도 그만그만해서 쇠고기는 그저 생일에 미역국에 가끔 넣는 정도지요.
그런 저도 요즘은 생협 라면을 사면서도 깨알같은 스프 성분을
눈 빠지게 읽고 앉았답니다.
아기 없는 걸 다행으로 여기고
뉴질랜드 이민 같은 기사가 눈에 번쩍 들어오기도 하고
여기 82에서 저같은 소시민들의 울분을 들을때는
한동안 우울한 기분에 빠지네요.

남편은 그러네요.
이명박 뽑았을때 이리될 줄 몰랐냐고...
광주의 피묻은 손을 뒤에 감추고
간판만 바꿔달아온 한나라당 정권의 손을 들어주었을 때
이미 예견했어야 했던 일들...
너무 빠르고 너무 압도적이어서
좀 당황스럽긴 하네요.

자조적으로 말하긴 해요.
두환이때도 살았고, 태우때도 살았는데 뭐...
그런데 가장 싫은 건
우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거
아직도 그들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는 거
그래서 적당히 색깔론으로 분열시키면
별 수 없이 깨져버리는 '우매한 백성'임을
우리 스스로 그들에게 계속 계속 확인시키고 있다는 거...

집회 현장에서 목놓아 외치시는 분들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진 않지만
저 높은 곳에서 언론과 조직을 동원하여
어느 시점에서 어떤 미끼를 던질지
여유있게 저울질 하고 있을 그들의 미소띤 확신 역시 느낄 수 있어요.
그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요.
정치적으로 각성되지 않고 조직화 되지 않은
군중의 외침은 그저 흩어져버리는 잠깐의 울림일 뿐임을...

저는 많은 백성들의 핏빛 염원과 상관없이
그렇게 아무 일 없었던듯 흘러가고 넘어가 버리는 사건들을
제 짧은 생애에서도 이미 여러번 겪었어요.
아마도 어쩌면 이번 사건 역시 그렇게 묻히고 흘러가겠지요.
가장 중요한 운동의 성과는 사람 마음에 남는다고 하던가요?
이 정권이 어떤 정권인지
그들이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누구의 이익을 옹호하는 세력인지
각 사안들에서 그들이 국민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를
똑똑히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고향이 어딘지, 이념이 무엇인지를 묻지 말고
그들의 가치관과 철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사단을 겪고도 4년 후, 5년 후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그런...그런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어요.
IP : 58.127.xxx.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콜라
    '08.5.29 9:39 PM (58.127.xxx.5)

    총수성명1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47&article_id...

    총수성명2
    http://www.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47&article_id...

  • 2. 잘봤어요.
    '08.5.29 10:21 PM (211.37.xxx.221)

    링크 시켜주셔서 잘 읽었어요..
    정말 우울하네요...ㅠㅠ

  • 3. ..
    '08.5.29 10:25 PM (221.139.xxx.164)

    저두요. 딴지일보도 오랜만에 듣네요

  • 4. 으흐흐
    '08.5.29 10:57 PM (122.46.xxx.124)

    초기 딴지일보 총수 혼자 할 때부터 좀 봤었는데 재미있었죠.
    그렇잖아도 저도 며칠전에 같은 생각으로 딴지 찾았다가 링크도 올렸었는데. ^^

  • 5. 저두
    '08.5.29 11:07 PM (211.206.xxx.71)

    아침에 무심코 빼들고 화장실로 달려간 책 ㅎㅎ
    거기 김영삼과 김어준을 비교한 글이 있었어요,
    아시죠? 정혜신의 남자 대 남자...

    옛날에 봤던 거지만 딴지총수님 오랫만에 얼굴 보니
    반갑더군요, 여전하네요, 그 비트는 말빨....,,,
    전에 유시민과 이너뷰 ㅋ 하는 것도 보고 반쯤 죽었었지요.

  • 6. 잘 봤습니다.
    '08.5.30 5:49 AM (218.48.xxx.45)

    전 딴지일보 말만 들었지 관심이 없었거든요.
    왠지 이상해서.
    헌데 길긴 하지만 글을 어렵지 않게 잘풀어 쓰시네요.

    결론은 이명박 책임이다....
    동감. 너무도 동감해서 우울...

  • 7. ^^
    '08.5.30 11:55 AM (121.88.xxx.82)

    젊을때(?) 딴지일보 매일 들여다 봤었는데...
    요즘은 잊고 지냈네요.

  • 8. 뉴스앤조이
    '08.5.31 10:42 AM (211.51.xxx.224)

    sbs라디오 시사프로 6-8시까지 뉴스앤조이 진행하신 김어준씨군요
    진짜 촌철살인같은 말솜씨 요새 모하시나했더니 한겨레에 글쓰시는군요
    대선때 이명박bbk 관련으로 방송에서 공정치못했다는 한나라당쪽 입김으로
    짤리게 되셨어요.. 퇴근길에 너무나도 잘들었었는데
    지금은 그시간대 쌩뚱맞게 진행자가 허참으로 바뀌었네요
    요새도 퇴근할때 가끔 김어준씨생각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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