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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가렵니다....

이노무세상.. 조회수 : 1,087
작성일 : 2008-05-02 02:56:43

전 소고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식당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네...이번에 제대로 직격탄 맞았죠.

저같은 경우는 식당납품가격이 1kg에 2만원넘는 한우와 20kg당 4만몇천원인 농협쌀을 재료로 씁니다...

한우값 천정부지로 뛰었을 때도 지방이라 값도 못올리고 한그릇 5천원에 팔았습니다...

밥한그릇 더 달라면 차마 한그릇 밥값을 더 받기가 뭣해서 서비스로 줬지요.

현금영수증이든 카드든 5천원짜리라도 웃으며 끊어줬습니다.

사실 요즘 이렇게팔면 인건비, 세금, 재료값, 가게세 기타등등 제하고나면 손에 쥐는건 별로 없습니다.

재료속이는 식당들은 1~2년만에 분점내고 집사고 기타등등 잘나가는데 저희가게는 늘 제자리걸음....

그래도 정직하게 만들어팔면 언젠간 손님들도 알아주고 다시 찾아주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생각이 지금 점점 허물어져가고 있네요...

재료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안올리려고 사람도 줄여가며 이래저래 안간힘을 쓰는데 손님들 참 몰라주더군요...

카드가 안긁혀서 카드마그네틱이 이상하니 다른카드로 달라고 했는데 카드거부한다고 신고하겠다는 사람...

어른 예닐곱명정도 와서 딱 두그릇 시키고 밥이랑 딴거랑 계속 공짜로 더달라는 사람...

실컷 다 먹고서 돈안가져 왔다고 외상해달라고 배째라는 사람.....(당연히 생전 처음보는 사람입니다)

음식가져가니 맘바꼈다고 딴거로 바꿔달라는 사람....아니 이건 그래도 손을 안댔으니 괜찮습니다. 제가 먹어도 되니까요. 먹어놓고 짜니 맵니 어쩌니 하면서 딴 음식으로 바꿔달라는 사람....하하....

수입소때문에 한우값 내렸다고 난리지만.....정작 식당납품가는 전혀 안내렸습니다.....그거 모르시는 분들도 아주 많으시더군요.

한우값 오를때는 별말씀 안하시더니 내렸다고 언론에서 떠드니 음식값 왜 안내리느냐는 사람....음식에 고기만 들어가는 것 아니잖아요...물가랑 인건비 세금 모든것이 다 올랐는데 그런거 전혀 고려안하는 분들....

여하튼 별별 사람들 다 만나봤네요.

진짜 울컥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유지하고 있는건 위에서 썼다시피 제 가게의 음식을 너무 잘먹었다며 계산하시면서 인사하시는 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치우러가서 음식그릇이 깨끗히 비워져있는걸 보면 정말 기쁘구요...한번 드셨다가 딴데랑 맛이 다르다며 단골되어 오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었습니다.

근데 이노무 나라는 정직하게 살아봐야 병신된다는걸 아주 절실히 가르쳐주네요....



저...이제 가게접고 이민갈까 생각중입니다...뭐 돈이 문제지 딴거 문제될거 있겠습니까...

돈 조금이라도 더 모이면 남편일 접으라고 하고 이민갈껍니다....이민가서 지금처럼 일하면 어떻게든 살아지겠지요...
.
어차피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들은 단가때문에 지금 죽을 맛인데...더이상 뒤통수 맞고싶지도 않고요....

마냥 가슴이 답답하고 허무합니다..



IP : 221.164.xxx.2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5.2 3:00 AM (122.32.xxx.86)

    정말 속상하신 마음...
    하나 하나 전해져 오는것 같아서...
    저도 너무 속상합니다..
    정직하게 살면..
    병신만드는 세상..
    맞습니다..
    정말 이 나라는 정직하게 살면...
    병신 만드는 세상입니다...

  • 2. mamonde
    '08.5.2 3:00 AM (121.182.xxx.149)

    네..이해갑니다..
    저두.. 수입소들어온다는 소리들으니 딱 한국떠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주변분들은 그냥..그래도 죽어도 산다네요...
    그래도 지금 심정 같아선 진짜 이대로 협상끝나면 떠나고 싶습니다..

  • 3. 음...
    '08.5.2 3:15 AM (207.6.xxx.130)

    이민을 갈 때 가더라도(요즘은 점점 이민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지만)
    한국에 태어난 이상 한국이 잘 되기를 바라고 노력해야 해요.

    하다못해 친정이 어렵고 힘들면 결혼하고 나서도 기를 펴기 어려운데
    모국이 엉망이면 세계 어디 가서 대접을 받겠습니까?

  • 4. 이노무세상..
    '08.5.2 3:30 AM (221.164.xxx.29)

    답글들 고맙습니다....윗분말씀대로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내나라가 잘되는걸 바라는게 당연하죠..
    전 외국인친구들이 많은 편인데 지금까진 누구랑 얘기해도 한국인이라고 꿀린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일본의 전총리친구분께도 일본보수파정치인들이 한국에 너무 무례하게 대한다고 말해서 같은 일본인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까지 들었었어요.
    근데 같은 한국인, 그것도 한나라의 수장에게서 이렇게 뒤통수를 맞게 될 줄은 정말 생각조차 못했네요...식당일도 식당일이지만 이제 겨우 두 살이 되는 제 딸 얼굴을 보며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파 글을 썼습니다...
    집회, 가능한한 참석할껍니다...어떡하튼 막아야죠....막아야되는데 이게 해결된다면 그담엔 또 무슨 일을 작당할지 이제 두렵네요...

  • 5. 솔직히
    '08.5.2 4:14 AM (68.253.xxx.162)

    저 지금 영주권 진행중인 미국거주자인데요,
    영주권 조만간 나오고 4년 있다가 미국시민권 신청할 수 있게 되면 바로 시민권 신청하고 한국에 있는 저희 양가 가족들 다 영주권 들어갈겁니다.
    내 나라이지만 점점 사람이 살기 힘든 곳으로 되어가니 어쩔 수 없네요.
    그럼에도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사람들 보면 답답하네요.

  • 6. .........
    '08.5.2 7:59 AM (121.125.xxx.125)

    저두 이민가고파요...................ㅠㅠ

  • 7. 저기요...
    '08.5.2 3:18 PM (123.248.xxx.238)

    친정식구대표 (뭐 친정아버지라 할수있겠죠?) 가 저랑 손자손녀들 죽이려고 술수쓰면 저 멀리멀리 도망가고 달아나고 친정 다시는 안볼겁니다. 안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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