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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내 아들아......

희망을 갖고 조회수 : 2,123
작성일 : 2008-04-30 12:05:00
저희아들때문에 늘 가슴 졸이며 산지가 어느덧 11년째입니다.
오늘은 어떤 일로 내 가슴이 놀랄까....
내일은 별 일이 안 생기길...
늘 이런식으로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내온지가 근 11년째가 되었지요.

저희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많이 다르다는걸 알게 된 건 아이를 유치원에 막 넣은 5세때였어요.
아파트 안에 가까이 유치원이 있기도했고,또 아이가 하나인지라 아이가 친구들을 따라 유치원에 가는걸 더 원했었어요.그래서 좀 이르다싶은 5세때 유치원엘 입학시켰는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문제가 마구마구 생기더군요.

전...처음엔 저희 아들이 집중력이 부족하다거나,좀 산만한...그런 성격의 아이부류에 속하는줄로만 알았었어요.
수업시간에 집중하질 못하고,마구 돌아다니고,친구들이 노는데에 가서 집적(?)대고...싸우고...울고,울게하고~~.
유치원 선생님께 아이가 졸업을 할때까지 얼마나 많은 전화와 상담을 받았었는지 몰라요.
물론 중간에 한 번 유치원을 옮기긴 했었구요.

그리고,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어느순간부터 제 판단과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는걸 느끼게 되었어요.
집중력이 부족한건 절대 아니었구나~~~.
음...이건 뭘까...
유치원 시절엔 아이들이 아직 모두가 다 어리고 미숙한 점이 많았었기에 저희아이가 좀 다른아이들과 차이가 나는 점이 있다해도 그다지 크게 부각이 되거나 하진 않았었는데,학교는 유치원때와 정말 많이 다르더라구요.

입학후 한 달 가량이 지났을 무렵 모든 학부형들과의 개별 면담 시간이라는게 있었어요.
선생님의 관찰 결과,저희아이는 역시 다른 아이들과 좀 다른 부분이 많이 있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감정의 조절력 좀 부족하고,아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형성에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하면서 그런 문제들로 인해서 사소한 다툼이나 문제가 생긴다 그러셨지요.
전 그때까지만해도..당시 사회에 많이 알려진 'ADHD'증상이 저희아이에게 해당되는게 아닌가해서 여기저기 세미나로 병원으로 많은 정보를 얻곤 했었구요.

늘상 문제가 생기거나,문제의 소지가 있어보이는 일들이 생길 기미가 보이면 늘 그걸 무마시키느라 제 나름대로도 무척 힘들고 피곤한 나날이 계속되었었어요.
그렇게 2학년을 보내고 3학년때인 작년 정말 꿈에도 잊지못할 담임선생님을 만났지요.
그 선생님은 아이들 하나하나에 무척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생활을 하시는 분이셨어요.
그 선생님을 통하여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생소한 이름까지도 처음 듣게 되었구요.

저희 아이는 그동안 제가 생각하고 판단해왔던 집중력 장애아가 아닌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아이였던 거였어요.어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선 집에 돌아와 몇 날 며칠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또 검색해봐서 찾아 읽어본 결과...저희아이와 틀린 부분이 하나도 없이 똑같은 내용이 제 눈앞에 보이더군요...
저희아인 사회성이 절대부족한 경우였어요.
일종의 자폐스펙트럼인데 우리가 생각해온 기존의 '자폐'의 기질과는 많이 다른 경우였지요.
일단,또래아이들과의 교감이 잘 되질 않는다는게 문제였어요.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읽지못하고,분위기를 파악 잘 못하며...뛰어난 어휘력에 비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을 잘 못해서 싸움시엔 늘 버벅대기 일쑤구요...
한가지 특정 주제에 대해 집착하고,수집하는 경향이 무척 강하구,또래보다는 자신보다 연상의 형누나들과의 연관된 생활을 찾기를 즐겨하고...농담을 무척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무척 큰 상처를 받는점,운동신경이  둔해져서 사소한 것들에 잘 부딪치고,넘어지고,상대방에게 말과 행동으로(돌출행동적인..)오해의 여지를 많이 남기는 점...
아~~~~~~~~~~~~~!!!
틀린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당시 저를 너무나 절망적으로 만들었던건 이 아스퍼거인들에겐 특유의 치료약이나 방법이 없다라는 점이었어요.
꾸준한 칭찬과 절대 비판적이거나 비난을 하면 안되고...
특히 식구들의 끈임없는 인내와 지지가 아스퍼거를 겪고있는 아이들에 그나마 정상에 가까운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있게 하는 힘을 줄 수있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렇게 3학년때는 너무나 자상하고 세심하신 담임선생님덕에 무사히(?) 일년을 잘 지내고,올 해 4학년을 맞이했어요.아이는 유아때 제가 판단했던 것과는 달리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뛰어난 편이어서 학교입학후 1등도 곧잘 하고,성적도 상위권을 늘 지키는 편이에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새학년에 올라가선 별 문제가 없는듯 보여서 나름 참 행복했었는데...며칠전 아이가 다니는 학원의 선생님께 연락을 받았네요.
그동안 관찰하고 지켜본 결과...제가 이미 알고있던..다시는 듣고싶지않았던 그런 내용의 일들을 말씀하셨어요..ㅠㅠ

물론 제가 그간의 아이의 학교생활이며 기타 문제가 되었었던 부분들을  설명드리니 전화를 끊을 무렵엔 선생님께서도 어느정도 이해를 하시는 분위기였지만,그전까지 학원의 여러 선생님들이며 학원친구들,형들,동생들의 입장에서 저희 아이가 어떻게 비춰졌을까 생각을 하니까 너무 가슴이 아프고 속상했어요.
아스퍼거인들의 뇌는 정상인들과 많이 다르다고 해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는 단어의 뉘앙스도 다르게 해석하게되고...
때로는 자신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자신의 마음과 행동이 상대에게 비춰져서 건방지다는 오해도 많이 받게 되지요.

지금은 이렇게 엄마아빠가 옆에서 힘이 되어 아이를 지켜줄 수 있다손 치더라도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사회의 일원으로 여러 다른 사회인들과의 교감이 잘 안되고,기타 사회성결핍의 문제로 일어 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면 지금부터 제 가슴이 막 타들어가는 듯 많이 아파요......
작년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딱히 별다른 치료약이 없는 만큼 가정내에서의 아이의 마음을 안정 시키는것과,많은 대화와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 않게끔 보살피는 일들이 가장 중요하다 하셔서 따로 병원 치료는 받지않는 중이에요.그리고 사실,약 하나를 먹더라도 오용과 남용은 정말 위험하다는걸 저역시 잘 아는바이지만 인터넷에서 얻을수있는 그 방대한 자료 하나하나들을 살펴본 결과,그리고 한 연구소에서의 상담결과 저희아이와 딱 들어맞는 부분이 거의 100%인지라 따로 병원엘 다니지는 않고  아스퍼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같은 곳에서 좋은 정보를 얻고 있는 편이에요.

아....
아이를 생각하자면 갑자기 눈물이 나고 가슴이 너무너무 아파요.
공부는 좀 못해도 늘상 친구들을 두 세명씩 옆에 끼고 다니는 동네 개구장이들을 봐도 너무 부럽고,저희아이가 불쌍해보이고...학기초에 또래친구들을 많이 만들었다가도 그 친구관계를 지속시키는 그 또래나름대로의 방법을 잘 몰라서 관계지속이 힘들어 아이가 고민하고 아파하는걸 볼때면 저역시 소리없이 울고 그러네요...
정말 이건 말로...행동으로 그 어떤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그리고 주어진 아이의 조건에 감사하면서..자꾸만 그 속에서도 감사의 조건을 찾으면서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도 가끔씩 오늘같이 멈추려해도 눈물이 그치지않고 흐르는 날이 있어서 속상하네요...
이번주 초에 시험이 있었는데 그동안 성실히 준비해서 이번 시험을 아주 잘 봤나봐요.
그리고 새학년에 올라가서  큰 상도 벌써 3개나 받아왔구요...
그래서 우리아들 장하네~~~!!
사랑한다~~~~~!!!
하기싫어하며 도망가는...벌써 덩치는 저 만해진 아들녀석의 볼에 뽀뽀를 해주곤 방에 들어가서 기쁨때문인지 서러운 생각때문인지 저도 잘 모르겠는 눈물을 이따만큼 흘리고 나왔어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저역시 많이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그냥 사소할 수도 있는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며 살아온 게 그 얼마나 많았었나...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들이 참 많네요.

세상의 많은 사람들 속에 같이 살아갈 때에 많은 부분이 약하고 부족한 점이 많이 있는 우리 아들이지만 전 우리 아들이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기도하는 이 엄마가 있는 한 넌 꼭 고쳐질수 있다고...
정상인의 모습으로 반드시 변화될 수 있다고  믿어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오늘도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주어진 너의 모든 조건들 하나하나를 감사히 여기며 사랑한단다...
정말 사랑해......."

그리고 저희아이와 같은 발달장애로 마음 아파하시는 엄마들께 같이 용기를 내자고 화이팅를 외쳐드리고 싶어요.
화이팅!!!!!!★
IP : 211.210.xxx.25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내세요
    '08.4.30 12:10 PM (125.187.xxx.55)

    엄마가 강해야 내 아이도 지킬 수 있다죠..
    마음속으로 굳게 믿으면 믿는대로 이루어진대요..
    힘내시고, 앞으로 좋은 날 꼭 올거에요^^
    화이팅~!!

  • 2. ㅠㅠ
    '08.4.30 12:12 PM (123.111.xxx.179)

    참좋은 어머니같습니다,
    님글 읽으며 저도 눈시울리 뜨겁네요
    힘내세요,!!!!화이팅~!!!!!

  • 3. 짝짝
    '08.4.30 12:15 PM (116.43.xxx.69)

    정말 훌륭한 엄마십니다..

    그 아드님은 원글님같은 엄마를 만나 얼마나 행운인지요.

    하느님께서 제일 잘 키워줄 만한 부모에게 아이를 보낸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저 많이 많이 반성합니다

  • 4. 세상
    '08.4.30 12:53 PM (59.12.xxx.142)

    자식은 부모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하지요.
    님은 그 숙제를 너무나 잘하고 계시는군요.
    살아갈수록 포기하는 일이 많아지는게 인생이라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상인으로 차곡차곡 능력이 추가되는 아드님이 님에게 힘을 주리라 믿습니다.

  • 5. 아흐
    '08.4.30 1:00 PM (211.58.xxx.157)

    눈물납니다.,

    힘 내세요.

  • 6. ...
    '08.4.30 1:02 PM (125.241.xxx.3)

    반성하고 갑니다...
    아드님이 부럽네요~ 너무 훌륭한 엄마를 두어서요~
    힘내세요~

  • 7. 아스퍼거
    '08.4.30 1:06 PM (211.179.xxx.27)

    저희와 동일한 고민으로 사시는 분이 계시다니. 저희 아이는 6학년남자아입니다.
    초등학교입학전에는 천재인줄 알았고 입학후에 남과다른 아이로 인해 아이와 저의 투쟁이 시작되었고 결국에는 아스퍼거성향의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왜 저러는지 몰랐고 알고나서는 절망적이었습니다.
    근데 놀이치료를 하면서 마음에 싸인 분노를 녹여주고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친구가 없는대신 아빠가 친구가 되어주고 의도적으로 많이 안아줍니다.
    저도 매일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요즘들어서는 아이보다 제 우울증이 더 심각하고
    아이가 커갈수록 걱정이 더 많아지고 힘들다는 중학교시절을 보낼 것을 생각하면 더 더욱 동굴로 들어가고 십습니다.
    아스퍼거라도 여러가지 통로를 통해 아이의 스트래스를 풀어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놀이치료나 사회성치료등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연습을 해야 이 아이들이 가진 놀라운 재능을 펼칠 기회가 생길 것 같아요.
    너무 반갑고 같이 기도하며 키우면 언젠가는 남과는 다르지만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지켜가는 멋진 어른이 될 겁니다. 화이팅

  • 8. ..
    '08.4.30 1:11 PM (221.163.xxx.144)

    얼마 전 읽었던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라는 소설이 생각나네요..

    엘리자베스 문은 자폐증 아이를 입양해서 20년 가까이 키우는 중이라고 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드님은 남과 다를뿐이지 남과 틀린건 아닐거에요.

    제가 감히 어떤 심정이다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울고 웃을일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9. 다빛맘
    '08.4.30 1:14 PM (168.154.xxx.94)

    뭐라고 답글을 써야 하겠는데....뭐라 쓸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님, 정말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분명히 아이에게도, 님에게도 좋은 결과가 찾아올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작년 담임선생님도, 님도.. 아이에게 하늘이 주신 선물인 듯 합니다.
    힘내세요!!!!!!

  • 10. 모니카
    '08.4.30 1:50 PM (123.254.xxx.46)

    기도 열심히 하세요. 저도 님을 위해 기도드릴께요. 진심으로....

  • 11. ..
    '08.4.30 5:18 PM (123.111.xxx.108)

    3학년 선생님은 정말 특별한 분이셨네요..아이 하나하나 돌보아주시는~
    하지만 새학기가 되면 이젠 님이 처음에 모든 아이 선생님께 그런부분을 미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연락오지 않음 다행이구나 행복하구나 하실일인지요? 적극적인 이해구하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도 님의 아이가 꼭 정상관계를 누리는 사람으로 자라길 기도할께요.

  • 12. .
    '08.5.1 9:38 AM (118.40.xxx.156)

    어젯밤 님의 글을 읽고 또 읽고..
    오늘 새벽기도 나가서 펑펑 울고 왔습니다
    우리 큰아이도 딱 그렇거든요
    놀이치료 중인데 선생님과 1:1 관계는 너무 의젓하구 똑똑해서
    이제 종결하신다는데 제 마음은 아직도 가시방석입니다
    오늘 소풍을 갔는데 제발 친구들 앞에서 돌출행동 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고 있네요
    제 눈엔 너무도 예쁘고 똑똑하고 착한 아들인데..
    그걸 몰라주는 세상이 너무 밉네요
    좋은 날... 오겠죠..?,..

  • 13. 원글맘
    '08.5.1 7:18 PM (58.121.xxx.181)

    지금 들어와서 보니 많은 분들이 답글을 주셨네요.
    힘이되는 좋은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같이 기도해주신다는 분들의 글귀를 읽는데 또 가슴이 막히면서 눈물이 나려하네요...
    애공~~이제 눈물은 그만...아이앞에서라도 정말 강한 엄마가 되야할텐데요.

    저 그렇게 좋은엄마 아니에요.
    노력하며 인내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은 나약하기 그지없는 엄마이거든요.
    모든분들께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더욱 화이팅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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