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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한잔 하실래요?

PM11:39 조회수 : 1,068
작성일 : 2008-04-29 00:03:23
20대 후반의 주부에요.

갓난쟁이 딸아이는 세상 모르고 천사같은 표정으로 깊은 잠에 빠져있어요.

남편은 이제 들어왔어요. 요즘, CFP 준비하느라.. 야근하느라.. 가끔 회식하느라..
얼굴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만 안부인사하네요. ^^

저, 지금 캔맥주 마시고 있어요. 살얼음 살짝..
맥주에 빠질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 오징어와 땅콩을 앞에두고..
원래도 술이 센건 아니지만,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혼자 즐깁니다.

날씨도 좋고, 한창 뒤집기하는 딸아이의 재롱으로 즐거워야 할 때에,
올해는 꽃구경 제대로 못 했고,
대학동창들 매달 모여도 아이때문에.. 남편 뒷바라지에.. 시간이 부족하여 참석힘들고,

곧, 시험 끝나면 외출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희망(?)만 가지고 하루하루 보냅니다.
아이와 하루종일 씨름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내고
아침만 신랑과 같이 먹을 뿐, 점심저녁 늘 혼자..
라디오 크게 틀어놓고 FM방송시간 줄줄이 외며, 혼자 음악듣고, 사연들으며 같이 웃고울고
청소하며 아이보며... 늘 똑같은 일상...

언제부턴가 내 이름을 잊고 사네요...
OO엄마, OO아내, 며느리, 올케... 새로 얻은 타이틀은 많지만
정작 내 자신은 잊고 산듯 합니다.

신랑은 담달 시험만 끝나면...이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오늘은 그 달콤한 유혹에 절대 안 빠질려구요..

오늘도 밤이 무척이나 길 것 같아요..
담달이면 친정엄마의 세번째 기일입니다..
엄마가 많이 그리워 사진이라도 꺼내보고 옛일을 추억해볼까..?
늘 추억하는 옛일, 새삼스럽다 할건 없지만, 가장 좋은 친구였던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 미칠거 같아요...

술에 힘을 빌어.. 너무 솔직했나요?
웬지 이곳이라면,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도 줄거 같은 친고도 있고, 나도 그랬었지하는.. 선배언니들의 관심도 있을거같고, 난 저렇게 살지말아야지 하는 후배아가씨들의 다짐도 있을거 같아
주절주절 몇 마디 적어봤어요.

지금 기분을 정리한다면...멜랑꼴리, 울적, 우울, 기대, 그리움, 외로움, 걱정...그리고, 홀가분함.
IP : 116.37.xxx.1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4.29 12:09 AM (222.236.xxx.37)

    같이 한강대교 가실래요?

    ^^;;

    비웃는 말이 아니구요...
    저도 요새 정말 기분이 아닌데...
    그래도 님은 저보다는 나으신것 같네요.

    저는 한달에 30만원으로 살아요.
    그걸고 애 기저귀값, 병원비, 제 핸폰값, 먹을거, 아이랑 저 입을거 교통비 다하구요.

    남편이란 사람은 저더러 개아기라 욕하구요
    맨날 집 지저분하다고 물건들 발길질 하는 그런 사람이랑 사네요.
    밥은 개밥이라고 이젠 제가 손댄건 먹지도 않아요.
    큰아이도 이젠 엄마아빠 안좋은거 알아서 눈치보구요
    사정 모르는 친정에서는 친정와도 부모님 용돈도 안드리고 맨날 빌붙는다고 저 뭐라네요.

    요새 제 고민은 둘째를 데리고 한강대교가나
    큰아이 데리고 한강대교가나
    둘다 데리고 가나
    차비도 없는데 걸어가나 버스타고 가다 걸어가나 네요.

    애 젖먹여서 술도 못마시고
    맨정신으로 버티려니 머리만 뽀개질려고해요.

    같이 한강대교 가실분 없나요?

  • 2. .
    '08.4.29 12:14 AM (124.49.xxx.204)

    아니 어디 그런 천벌받을 써글인간이 있습니까. 이런............................아우....

  • 3. 화난다..
    '08.4.29 12:27 AM (203.142.xxx.99)

    PM님과 점세개님 힘내세요..
    토닥토닥...언젠간 좋은날이 꼭 올거라 믿으세요..

  • 4. 전 참이슬후레쉬
    '08.4.29 12:34 AM (116.36.xxx.193)

    요밑에 광우병얘기랑 의료보험 얘기때문에 침울해하다가 소주한병 사왔어요
    앞날이 어찌되려고 이러는지..
    고요한밤에 잔잔한 음악들으며 한잔 기울이려던 찰나인데 같이해요

  • 5. ...
    '08.4.29 1:04 AM (58.73.xxx.95)

    저도 가끔 혼자 맥주 마셔요
    신랑이 교대근무라 신랑 야간근무하는 날에
    저두 아가재워놓구요~~
    두돌안된 울 이뿐 딸두 지금 한잠에 빠져있구요
    전 오늘 맥주한잔 할까...하다 말았는데 원글님 글보니 맛나겠어요^^

    원글님과 저 공통점이 많네요
    저두 남편과는 얼굴 잊어버리지 않을정도 ㅋ
    저희 신랑은 직장이 주말도 근무하는 날이 대부분이라
    정말 딸마저 없었음 넘 지루하고 외로웠을뻔했네요
    그나마 조그만 아이있으니 이래저래 뒷치닥거리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그래두 순간순간 쓸쓸하구 , 이게 뭔가...싶다는~~

    그나저나, 82에 오면 늘 고수익에 ,주기적으로 해외여행 다니고 그런...
    잘사는 사람들만 대부분인거 같은데
    이런데보면 또 것두 아니에요...
    젤 위 댓글님 글에 제가 다 맘이 아프네요
    30만원으로 어찌 아가를 키우라구....에휴....힘내세요

  • 6. 점세개님
    '08.4.29 1:58 AM (122.128.xxx.151)

    글 읽다보니
    요즘 계속 짜증 부리고 화내고 투닥 거린다고
    만성 두통이 도져서
    삼일동안 몸져 누웠다 오늘 낮에 깨어난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네요

    살면서 정말 이런일이 내게도 생기는구나 싶은 일을 겪을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아픈 시기를 겪고나면
    거짓말처럼 좋은 날들이 온답니다
    힘내세요
    분명히 그런 좋은날이 올꺼예요
    아이 손잡고 한강까지 걸어갈꺼 걱정했던
    오늘이 쌉싸름하게 아린 추억으로 남을날이 꼭 올꺼예요
    힘내세요
    이름도 얼굴도 어디사는지도
    모르지만
    생각날때마다 기도할께요
    님께 좋은일이 생기길!

  • 7. .
    '08.4.29 3:02 AM (124.49.xxx.204)

    맨 위에 점 세개님.
    저도 베란다에서 뛰어내릴까? 했던 때가 있습니다.
    그게 십년 전이군요.
    힘내세요.

  • 8. 님...
    '08.4.29 7:29 AM (211.201.xxx.170)

    웃고 사셔요... 개그 프로라도 많이 듣고 보시구요...
    전 스트레스가 심해서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 몸조심 중입니다...
    쌓인 스트레스 바로바로 푸세요...^^

  • 9. 엘리시아
    '08.4.29 9:05 AM (124.50.xxx.59)

    어머..... 제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저도 이십대 끝자락... 갓난아이는 아니지만... 두돌지난 딸래미 있고...
    무엇보다도 남편이 CFP준비하고있거든요....
    회사다니며... 야근하며... 주말 학원가고..
    혹시 남편분도 금융업에 종사하시는지.... ^^;
    울남편도 하숙생이 따로없네요
    저 같이 지내는분이 또 있다하니.... 엄청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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