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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남편

밥통 조회수 : 1,457
작성일 : 2008-04-18 04:24:07
먼저 죄송합니다.  요즘 호르몬 때문인지, 감동을 자주 받아서요.

제가 요즘 몸이 안 좋아 누워만 지내야 하는데, 제 얘기는 답답하기만 하고, 남편이야기 하지요.

저희는 주말 부부입니다.  직장 문제로 주중에는 남편은 뉴욕 저는 밴실베니아, 그러다 주말 되면 맘 내키는 데서 만나지요.  

팬실베니아에서는 주로 제가 호스트 입장이라 금요일 오후는 청소/빨래/장보기 등을 열심히 해 놓고 남편이 도착하는 금요일 저녘부터는 둘이서 열심히 놀기만 햇습니다만, 요즘은 그럴 수가 없는 형편이라 집이 엉망입니다.  

엉망인 집에 우울함을 가득안고 있는 저, 한심하지요.  자기도 맘이 무거울 텐데, 항상 웃는 얼굴하며 제 옆을 지켜주던 남편이 어제 다시 뉴욕으로 갔고, 갑자기 남편자랑하고 싶은 충동이....  용서하세요.  :)

토요일 아침에 샤워를 하려고 보니, 샤워장 바닥에 소복히 쌓여 있던 일주일분의 빠진 머리칼이 없네요.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말 없이 청소해준 남편이 고맙습니다.

화장실 변기위에 여분의 휴지2통이 놓여 있는 군요.  휴지를 보통 딴 곳에 놔 두고 떨어지면 가지러 가곤 햇는데, 당분간 편하겠군요.  어쩜, 이런데까지 신경을 쓸 수 있을까?

남편이 있을때 그냥 누워서만 있었고, 어제 남편이 간 후, 처음 1층 부엌에 가보니 노란 바나나가 다발째 놓여 있고, 시리얼 박스에 시러얼이 한 가득, 냉장고 문을 여니, 각종 과일이 한 가득, ...  미리 잘라 놓은 사과의 변한 색깔에, 역시나.... 했지만, 너무 행복하네요.  :)

시간별로 전화가 옵니다.  괜찮아?  응.  내가 재미잇는 얘기 해 줄께.  그러고 시작 되는 재미없는 스탁 얘기들...  신경 써 주는 남편이 너무 고맙습니다.

우렁각시 이야기 많이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남자 우렁이(?)가 우리남편이 아닌가 생각 하면 행복해 합니다.   쓰고 나서 보니 별로 감동 받을 내용이 아니네요.  뭐, 그래도.....  :)

행복하세요.


IP : 157.160.xxx.2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밥통
    '08.4.18 4:44 AM (157.160.xxx.23)

    아.... 우렁이군요... 제 얼굴이 지금 화끈 거립니다!!! 감사 합니다.

    우엉도 굉장히 익숙한 말인데.... 아공... 죄송합니다!!!

  • 2. 밥통
    '08.4.18 4:45 AM (157.160.xxx.23)

    금방 제목 바꿨습니다. 감사 합니다!!! :)

  • 3. ㅍㅎㅎ
    '08.4.18 4:58 AM (125.187.xxx.55)

    저도 왠지 읽다가 우엉?? 뭔가 이상한데... 했네요..ㅋㅋㅋ

  • 4. 밥통
    '08.4.18 5:03 AM (157.160.xxx.23)

    애궁...처음 댓글 다신 분이 글을 지우셔서, 제가 꼭 제 잘못을 찾은 것 같아 죄송한데.... 혹시 이 글을 나중에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가 우엉이랑 우렁이랑 헛갈려서 글을 잘 못 썼었거든요. 쩝... 제가 좀 많이 무식합니다.

    우렁과 우엉을 찾아 보니 정말 완전 틀린 것이네요. ㄹ 과 ㅇ 차인데, 하나는 동물 하나는 식물...

  • 5. 뭘요
    '08.4.18 5:05 AM (125.187.xxx.55)

    우엉각시라고 썼는데도 왜 이상한지 감도 못잡은 사람도 있는걸요^^
    우엉이든, 우렁이든 원글님... 남편분 넘 멋지신 분이시네요^^

  • 6. 밥통
    '08.4.18 5:09 AM (157.160.xxx.23)

    히히... 고맙습니다. 남편이 조금 멋지기는 해요. 하하...

    아니고, 그냥 아주 고마운 사람이죠. :)

  • 7. 이궁
    '08.4.18 5:11 AM (67.85.xxx.211)

    멋진 남편분을 가지셨네요.^^
    마음 여리신 교수님, 궁금했더랬습니다.
    그때, 병원가실거라셨는데....건강이 나쁘다는 진단을 받으셨나 봐요? ㅠ.ㅠ
    자상한 우렁남편님이 계시니 빨리 쾌차하실겁니다....
    넷상이지만 저도 기도드릴께요.밥통님 햄내세요!!!
    (그때 댓글 달았던 소근소근입니다)

  • 8. 밥통
    '08.4.18 5:34 AM (157.160.xxx.23)

    소근소근 님, 안녕하셨어요? 참 반갑네요!!! 엄마 음식이 그립다 하셨는데, 요즘 음식은 잘 드시고 계시는지요.

    병원에서는 매번 같은 얘기로 위험하다지만, 그저 좋아지려니 좋아 져야 한다 하고 제 속으로 다짐하고 몸 숙이고 있습니다. :) 마음 써 주셔서 정말 감사 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9. 부럽이
    '08.4.18 9:18 AM (89.13.xxx.252)

    참, 부럽습니다. 그런 남편을 두신 님이요.
    제가 체질상 불평이 많은건지, 아니면 칭찬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참 비교가 되네요.
    우리집 남자랑이요....저는 모든 거 ...다 남보긴 괜찮아 보이는데 남편하나는 별루에요.
    에구..부러워서...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구요... 님이 올리신 내용이 무슨 소설같아 보여요.
    정말 좋으시겠어요. 얼른 쾌차하셔서 행복한 얘기 많이 올려 주세요.

  • 10.
    '08.4.18 9:41 AM (122.40.xxx.113)

    잘 지내고 계시군요.
    병원 간다고 하시고 한참 글이 없어서 살짝 걱정되었어요.
    이제 초기는 넘기셨죠? 그래도 계속 최대의 안정을 취하세요.^^

  • 11. 밥통
    '08.4.18 10:19 AM (69.248.xxx.31)

    부럽이님, 오늘은 호르몬이 좋은 쪽으로 작용해서 남편에 대해 착한 감동 하지만, 또 어쩔때는 반대로 작용해서 차마 제 입으로 말을 담을 수가... 하하... :) 너무 부러워 하시는 모습에 황송합니다.

    음 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마음 써 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너무 감사 드립니다! 저번주는 병원 응급실로 대학병원으로 팬실베니아 유명하신 의사분들은 다 만난 듯 합니다만, 아직 까지는 희망적입니다. :) 사실, 지금은 제 일임에도 불구하고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지도 모르는 처지 인지라, 다음에 더 자세히 적겠습니다. 여하튼, 기억해 주시고 걱정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12. 애궁...
    '08.4.18 1:10 PM (147.46.xxx.79)

    부부가 같이 사셔야 할텐데... 두 군데서 따로 사시나 봐요. 월세나 모기지도 장난 아닐텐데...

    펜실배니아 어딘지 모르겠지만 필라나 뉴저지와 가까우면 중부뉴저지 정도서 두 분이 통근하시면 어떠할까요? 역시 힘드려나요?

    힘 내세요!!

  • 13. 밥통
    '08.4.18 1:27 PM (69.248.xxx.31)

    애궁님. 감사 합니다.

    그 생각도 했었는데, 이리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고(또 82 많이 할 수 있어서 좋고... 하하), 애가 있으면 생각이 조금 틀려 지겠지만, 지금은 그럭 저럭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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