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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고 애 혼자 두고 우산갖고 나오라는 시부모.

시금치 조회수 : 1,912
작성일 : 2008-04-10 11:36:09
너무 속이 답답해서 시아버지땜에 신랑이랑도 냉전이고 하루종일 우울합니다.

어제 선거일인데도 신랑은 출근하고 큰애는 학원가고 5살백이랑 둘이 집에 있는데
오후 4시경 시어버지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초등학교 어쩌구 비가 오니 어쩌구 우산 어쩌구...
원래 아버님이 성격이 엄청 급하셔서 본인 말씀 하시고 전화도 딱 끊으십니다.
우리 집앞 초등학교 지나시는데 비가 오니 우산 가지러 오시겠다고 이해하고, 아~ 예 오세요.. 하는데 전화는 벌써 끊겨있습니다.
집을 대충 치우고 있는데 전화가 한번 더 옵니다.
뭐 하고 있냐고 초등학교로 우산 가지고 오라니까.. 꽥 하십니다.
저는 아까 우리집으로 오신다는 걸로 알았다. 지금 작은애랑 둘이 있는데요.. 하니 계속 우산 얘길 하셔서 그럼 알았어요. 갈게요. 하고 전화를 끊고는 다섯살배기 애 옷입히고 저도 옷 갈아입고 맨발로 나서려는데 인터폰이 울립니다.
시아버지 들어서시며 우산 좀 가지고 오라는데 뭘 그리 꾸물거리느냐 초등학교면 5분 밖에 안걸리는데 여태 집에 있냐고. 마구마구 화를 내시는 겁니다.
애 옷입혀서 나가야하는데 어떻게 바로 나갈수가 있냐고 하니 애 두고 잠깐 나오면 되지 하며 집에 들어앉아서 그것도 못하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저도 대꾸를 했습니다.
애를 어떻게 잠깐이라도 혼자 두고 나가요.
계속 화를 있는대로 내며 저한테 말도 없이 세워둔 우산을 들고 나가십니다.
큰애 우산을요. 아버님 그건 애들우산이예요.
하니 분이 안풀렸는지 또 옆에 있는 우산 집어들고 엘리베이터 타십니다.

30분 쯤 후 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초등학교에서 투표위원하셨다고 우산 좀 빨리 갖다드리지 전화를 여러번 하는 동안 빨리 안나오고 뭘 그리 꾸물댔냐고 할아버지 화나셨다고 또 야단을 칩니다.
기가 딱 막혀서 ..
전화 딱 2번 왔고 첫번째는 내가 못 알아들었고, - 우산 가지러 오신다는 얘기로... 초등학교 우리집에 진짜 5분 거리거든요.. 비가 쏟아지는 것도 아니고 저는 당연 우산 가지러 오신다는 얘기구나 이해했죠.-
두번째 전화 받자 마자 애 옷입히고 저 옷갈아입고 - 아무리 5분거리라 해도 잠옷바지 입고 뛰쳐나갈수도 없고..어제 종일 외출을 안해서 츄리닝도 아니고 잠옷 바지 입고있었거든요.-
나간건데 어쩌라는 거냐고 너무 억울해서 대꾸했습니다.
그러니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애를 혼자 두고 잠깐 나가면 되지 네가 머리를 잘못 썼다고...
더 기가 막혀 애를 어떻게 혼자 두고 가냐고. 사고 나는 거 5분아니라 1분도 안걸리는데 저는 애 혼자 두고 못가요..
하니 그때부터 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네가 잘했다는거냐. 무조건 뉘우쳐라 잘못했다 해라. 이러는겁니다.
본인은 우리 애들 봐줄때(작년이니까 4살) 잠깐 있어라 하니 말을 잘 알아듣는다고..일은 무슨일이 일어나냐고..
그때 울신랑 딱 들어와서 내가 전화기에 대고 기가 막힌표정으로 듣고만 있는데, 여지없이 혼자 할 말 다하고 딱 끊어버리는 상황을 지켜봅니다.
무슨 전화냐? 어머니.
죄초지종 얘기하니 무척 효자인 울신랑 법없이도 살고 화낼줄도 모르는 사람이라 여기는 당신 엄마가 나한테 소리소리지르는것이 믿어지지 않는지..멍한 표정.
워낙 논리적인 사람이라 첫번째 전화 두번째 전화 사이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냐. 5분 정도라 하니 확인 하고,
비가 얼마나 왔는지도 확인합니다.
신랑 나가기전에 한가지 덧붙였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애들 절대 못맡기겠다. 4살만 되면 어른으로 아시는 거 같다. 여태 사고 안난게 용하다고.. 저도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신랑한테 쏘아붙이고 신랑도 보기싫고해서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신랑 아무말도 않하고 있더니 나갔다 올게 하며 나갑니다.
시댁에 갔다온는거 뻔히 알고도 아무것도 묻지 않고 냉전중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평소 제가 잘한거도 별로 없지만, 잘못한거도 없거든요.
애살스럽게 시부모님 대하지도 않고, 안부전화도 자주 드리지 않습니다.
제 성격 자체가 그렇습니다. 남편도 알아요.
신랑하고 저는 부모님 의존도 하지 말고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하지말고  편하게 살자고 합의가 된 상태이구요.
직장다니다 애들땜에 관두고 애둘 뒷바라지 하며 살림 열심히 하는데 외며느리 라고 무얼 그리 바라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잘 할 생각 요만큼도 없고 저 또한 "시"자 안좋아하는 보통 며느리 일뿐입니다.
다음번엔 기필코 시댁과 먼 곳으로 이사가려구요.
이젠 전업주부로 집에 있게되니 더 무얼 바라는 것 같긴한데 그것도 기가 막힙니다.
지금 사는 집도 시댁에서 단 100만원도 보태준거 없이 맞벌이해서 장만했고, 결혼후 10년간 일하다가 이제 애들 뒷바라지도 할겸 쉬겠다는데 큰집에 가도 툭하면 외며느리니 네가 잘해라.
지난 아버님 생신때도 굳이 집에서 손님 치르겠다고 하시고는 전화 다 돌리고 음식하고 설겆이 하랴 정말 허리가 휘는 줄 알았습니다.
큰 딸은 음식 다 차리고 나서 부부 동반으로 나타나 저녁먹고 내내 TV 만 보고, 시집안간 작은 딸은 약속있다고 밤 11시까지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딸은 자식도 아니고 며느리는 일꾼이랍니까 더 웃기는 건 그런 딸에 대해선 아무 불만이 없는 시부모님이예요.
저한테만 이래라저래라 한다는 겁니다.
이래서 시댁땜에 이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봅니다.
IP : 118.216.xxx.5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식한시부모
    '08.4.10 11:42 AM (61.66.xxx.98)

    애 혼자 놔두고 나갔다 사고나면 자기들이 책임질것도 아니면서...
    아무튼 우리나라도 12살 이하의 아이를 보호자 없이 집에 혼자 놔두면
    부모를 처벌한다는 법을 만들어서 매일 광고를 하던지 해야지...

    남편이 그래도 이성적이라 다행이네요.

  • 2.
    '08.4.10 11:48 AM (59.8.xxx.245)

    정말 왜들 그러신대요??
    아휴....

  • 3.
    '08.4.10 12:02 PM (221.145.xxx.195)

    말도 안되는 스토리네요.

    부모 자식을 떠나서 너무 업신여기는 것 아닌가 모르겠어요.
    친 자식이라도...저도 자식둘을 키우고 있지만
    인간적으로 대우해주고 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금 심한말이지만 내가 대우를 받지 못하면서
    부모라는 이유로...(사실 피섞인 부모는 아니죠..)
    최선을 다해 대우해 드리는 것은..무리죠.

    노비도 아니고....
    그 어르신들이 좀 본인들 성격을 못이기시고
    추태를 부리셨네요.

    남편분도 그런 부모님들때문에 무척 민망하셨을 것 같아요.
    남편분과는 대화로..잘 풀어가세요.
    억지에 큰소리에 남편분 불쌍하게 자라셨네요.
    얼마나 눈치보며 지내셨을까..

  • 4. 옘병
    '08.4.10 12:17 PM (211.209.xxx.176)

    정말 자기들 입장만 생각 하는 무식쟁이 노인네 군요.
    어떻게 5세를 혼자 냅두고 나오냐고.
    그럼 애 봐주면서도 그런식으로 봐준거 아닌가요?
    그 일이 무슨 머리를 쓰고 말고가 어딨어요.참내.
    어떤 노인네 인줄 대충 알겠네요.
    성질만 급하고, 무조건 아랫사람 깔고 뭉개는 식의 어르신들.
    에효.. 넘 억울 했겠어요.. 쯧쯧..
    앞으로 좀 강경하게 하셔야 겠어요.
    약하게 보였다간, 눈 감을때 까지 그런식 이겠군요.

    어제 비도 그렇게 많이 온것도 아닌데,
    아침부터 왔는데, 우산을 좀 챙겨 가시던가.
    전 날 날씨를 못보셨던 시어머니가 머릴 못쓰셨네. 뭘...
    급작 스레 온것도 아니고,
    분명 9시 뉴스 에서도 선거일날 비 온다고 했건만.
    그것도 안챙겨 주고, 뭐하셧데? 노인네들 참내..

  • 5. 시금치
    '08.4.10 12:21 PM (118.216.xxx.56)

    여러분들 댓글에 마음이 좀 풀어집니다.
    이제 훌훌 털고 애들간식도 준비하고 집안일 해야겠어요. 힘내자 아자~~ 땡큐 82

  • 6.
    '08.4.10 1:07 PM (210.180.xxx.126)

    선진국에는 애만 놔두고 외출하면 기관에서 애 뺏아간다고 말씀 좀 하세요.

  • 7. 어이구
    '08.4.10 1:38 PM (218.54.xxx.234)

    경우 없는 황당한 시부모입니다.
    열 낼 것도 없어요. 원글님.

    기운내시고 간식 맛있게 하세요. ^^

  • 8. 전날부터
    '08.4.10 2:10 PM (219.253.xxx.254)

    선거날 비오면 한나라당 표떨어진다고 난리난리.. 뉴스며 시사프로며 난리더니... 하물며 무료신문에서까지..

    비온다고 난리치는 데.. 우산가져갈 머리도 없는 분들이 누굴탓해~!!

  • 9. ...
    '08.4.10 2:36 PM (125.177.xxx.43)

    에고 늙을수록 더 속이 좁아지더군요
    저도 머지않았는데 그러지 않아야지 항상 생각합니다

    우리딸도 그냥 비 맞으면서 학원갔는데 뭐 그리 많이 온 비고 뭐 그리 멀다고 .. 난리를 치시는지..
    제발 여유좀 갖고 사셨음 ..

  • 10. ㅡ..ㅡ
    '08.4.10 2:51 PM (125.131.xxx.7)

    폭우가 쏟아진것도 아니고
    부슬부슬 조금 오는 비에, 좀 맞으면 어떠시다고
    5살짜리 당신 친손주를 혼자 두고 며느리더러 우산을 갖고오라고 난리시랍니까..

    그렇게 역정내고 소리지르는 사이에 벌써 집에 가셨겠습니다 그려..

    (이런 말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정말 상종 못할 어르신들이네요..

  • 11. 아미
    '08.4.10 2:57 PM (124.80.xxx.166)

    정말 웃겨요,, 딸이랑 며느리를 그렇게 다른 잣대를 가지고 평가한다는게,,
    울 시댁도 그래요,,
    딸한테는 대접도 못받고, 딸의 행실은 터치하지도 못하면서
    며느리한테는 온갖것 다 바라네요,,
    며느리 어려운 줄 아시게 해야겠어요,,
    님도, 저도, 앞으로는 대접 받고 살자구요,,

  • 12. ...
    '08.4.10 2:59 PM (211.228.xxx.9)

    니가 외며느리이니 잘해라.. 그러시면 님도 한마디 해드리세요..
    "저 외며느리인데 잘하세요.."라구요.. 늙고 병들면 그래도 며느리밖에 없다는거 모르시는 모양이네요..

  • 13. 원글
    '08.4.10 4:00 PM (118.216.xxx.56)

    한마디 더 붙여요. 시어머니 입원했을때도 딸들은 근처에도 안오고 저보고 병수발 하라그러더라구요. 결혼한지 얼마안되서라 멋모르고 밥까지 떠먹였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미쳤지....합니다.

  • 14. 어른이라고..
    '08.4.10 6:27 PM (121.183.xxx.183)

    다들 진짜 어른 아니십니다..애를 혼자나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책임지신데요? 진짜 욕을 박박 해주고싶네요..시짜들은 다들 왜그런데요....

  • 15. 늙으면
    '08.4.12 12:16 AM (58.227.xxx.180)

    경우도 없어지고 사리분별도 안돼고 소리만 커지고 고집만 세지고 자기가 제일인줄 알고 자기가 감시관인줄 알고 자기몸만 챙기고 모든 게 다 자기가 이루어 논 일 같고 자기는 평생을 바르게 살았고 ... 그런가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그런 노인네들이 가장 대우받는 나라예요
    내부모도 그런데 다른사람 부모는 더 하죠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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