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자식의 인생은 자식이 스스로..

존중 조회수 : 1,913
작성일 : 2008-04-03 18:36:31
결혼한 친구와 얘기할 때, 제일 이상하다 싶은 것이 "자식 낳으면 이건 꼭 시킬꺼야" 였어요.
첼로는 꼭 시킬꺼야. 미술, 피아노, 발레.. 크게는 의사를 시킬꺼야. 변호사를 시킬꺼야..
또 더 크게는 키 큰 여자에게 장가보낸다, 고분고분한 여자에게 장가보낸다, 돈 많은 집 아들에게 시집보낸다..

저는 어릴 때부터 제마음대로 살았었어요.
취미도 내가 내킬 때 배웠고, 대학교 때 진로도 제가 결정했고, 남자도 제가 골랐어요.
그 와중에서 실패도 했었고, 피아노 같은건 더 오래 배웠어도 좋았겠다 싶지만 크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결정한 일이니까요.

미혼인 친구가 자기는 딸을 낳으면 꼭 발레를 시키고, 이쁘게 파마도 시키고 악기도 하나 다루게 할거랍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본인이 하고 싶었던 내용입니다.
본인이 못해본 것을 딸을 시킴으로써 대리로 만족해본다는거죠.
"딸이 하기 싫어하면 어쩔거니? 여자라고 다 그런걸 좋아하는건 아니잖아."
"제 딸이면 당연히 좋아할꺼에요."
딸도 다른 인격체인데 왜 그렇게 종속된 존재로만 생각하는지 좀 안쓰러웠습니다.
이 친구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른 결혼한 친구들도 이미 자식인생 다 설계해놓고 그대로 시작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종종 자식의 인생에 대해 결정해주시려는 부모님 글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의 교육, 대학, 전공결정, 직업 결정..
아주 어릴 때는 당연히 아는게 별로 없으니 부모님께서 골라주시고 끌어준다고 하셔도,
최소한 대학 진학부터는 본인이 결정해야하지 않을까요?
자식이 뭔가 알기를 원할 때, 자식이 아는게 없어서 헤매일 때 정보를 제공해주고 알려주는 정도가 부모의 역할 아닐까요?

헬리콥터 부모라는 단어가 생겨났더군요.
대학 와서도 (스무살이 넘어서도) 혼자 수강신청도 못하고,
세부전공도 못 정하고, 혼자 뭘 하지도 못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엄마가 연애하지 말랬다고 그 좋은 대학 시절 내내 연애를 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정말 운이 좋은 경우, 부모님이 끌어주시며 최고의 효율을 올려 승승장구하는 자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부모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그 성공은 본인의 성공일까요, 부모의 성공일까요?

친구들이 저보고는 자식한테 뭐 시키고 싶냐고 합니다.
저는 저하고 싶은거 시킬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렇게 하면 뒤쳐져서 안된답니다.
뭐에 대해서 뒤쳐지는 걸까요.
저는 본인이 행복한 것이 우선이고, 그러려면 본인이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게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IP : 116.122.xxx.2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런데
    '08.4.3 6:55 PM (210.223.xxx.220)

    수동적인 아이는 부모가 시키는대로 어느정도 따라주더라구요...
    제가 개성이 강한 아이를 키워보니까 제가 시키는대로 절대로 되지 않아요...
    정말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있습니다....오히려 미래가 걱정은 안되지요....
    다만 하도 주위에서 애들을 공부 위주로 평가하니까 아무래도 아이한테
    어느정도 공부할 것을 강요하게 되고 항상 딜레마에 빠집니다..

  • 2. ...
    '08.4.3 6:58 PM (220.120.xxx.248)

    저도 아기를 임신중인데..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걸 이성적으로 제어하느라 힘들어하고있어요^^
    부모는 아기를 가지게 되면 대신 그 아이를 통해 자기의 꿈을 꾸는것같아요.
    내가 동경하고 좋아하는 삶을 아이가 대신 살아주는걸 꿈꾸면서
    자식이 아름다운 삶을 사는것을 바라는 동시에 대리만족을 하는거지요.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제가 피아노를 중간에 그만둬서 지금 제대로 못치기때문에
    우리아이는 악기하나정도는 마음대로 다룰수 있었으면 좋겠다.
    운동도 다양하게 익혔으면 좋겠고
    공부보다는 예능쪽으로 학원을 보내야지.
    너무 부대끼는 직업 말고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전문직이었으면 좋겠다..등등..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계속해서 반대의 생각도 억지로 합니다.
    [아이가 원할때만] 서포트해줘야지.
    남들앞에 나서는걸 싫어하는 아이일수도,
    악기보다는 공부하는걸 더 좋아하는 아이일수도 있으니
    [좋은 인생]을 미리 정해놓고 그리로만 아이를 인도하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요.

  • 3. 어릴때는
    '08.4.3 7:01 PM (122.100.xxx.19)

    부모가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기준으로 봐서...
    모든일에 진취적이고 용기있고 능동적인 아이는 님 말씀대로 아이 판단에 맡기면 되지만
    제 생각엔 안그런 애들이 훨씬 많다 입니다.
    그리고 뭐가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는데 일단 부모가 건드려줘봐야
    아이도 자기가 재능이 있는지 알지 않을까요?
    부모가 이끌어줘봐서 정말 안되겠구나..싶으면 많은 부모들이 포기할겁니다.

  • 4. 아이들
    '08.4.3 7:09 PM (211.53.xxx.253)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원글님 처럼 자기주도적인 의지가 강하다면 열심히 뒷받침 해주고
    본인이 원하는 진로가 실제 어떤것인지 알게 해주는 역활이 중요할거구요..
    아이가 조금 수동적이 성향이라면 가끔은 추진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밀어주면서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시켜야겠지요..

    아이를 키우면서 빠지지 말아야 할 함정은
    부모가 정한 테두리, 심지어는 원글님의 좋은 의견 조차도
    아이에 따라서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5. JA
    '08.4.3 7:12 PM (221.163.xxx.144)

    저도 제 인생에 중요한 결정들은 스스로 했어요.
    제 경우에는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꼽혀서 항상 남자아이들 속에 어울려서 놀다가
    고등학교도 공고 가야겠다고 중 3 일년을 울고불고 부모님과 싸워서 가고
    (저희 부모님은 딸네미 곱게 키워 시집 잘 보내는게 목표셨어요.)
    대학도 갈 필요 없다고 큰 소리 치다가 남보다 늦게 다녔고요
    결혼할 때도 찢어지게 가난한 집 8남매 중 막내 만나 결혼하겠다고 부모님 속 많이 썩혀드렸어요; (반성)

    그런데 저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일 지금도 하면서 그걸로 돈 벌면서 어렵지는 않게 살구요.
    좋아하는 일 하니까 어느 정도 인정도 받고 사회 생활 하구요.
    착한 성격하나 보고 결혼한 남편도 저 많이 이해해주는 사람이고
    결혼하면서 가난한 시댁 덕 본거 없어서 그런지 시댁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일도 별로 없어요.

    남들 다 가는 길(인문계->일류대학->대기업->조건좋은남자와 결혼) 거부하고 살면서
    가끔 편하게 가는 길도 있는데 내가 왜 이러고 살까 싶다가도
    스스로 결정한 내 인생이기에 후회도 없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에요.

    아직 아기는 없지만 나중에 아이가 생겨도 원글님 말씀대로 어려서는 분명한
    자기 가치관을 형성해주고 하고 싶어하는 일에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고
    성인이 되면(아마도 대학 졸업쯤)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시켜서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살 도록 할 거에요.

    EBS 다큐 아이의 사생활을 아직 2부까지 밖에 보지는 못 했는데
    아이를 잘 키우는 것도 정말 어렵겠다 싶어서 덜컥 겁이 나긴 하더라구요.

  • 6. .........
    '08.4.3 7:18 PM (61.79.xxx.8)

    맞는 말씀이네요

    아이의능력 자질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시는 부모님 이시네요
    나의 욕심대로 아이를 키울려고 할때 문제가 많아 지는거 같아요

  • 7. 저도
    '08.4.3 7:27 PM (211.192.xxx.23)

    원글님 같은 생각을 합니다,뭐 시킨다는 생각은 정말 한번도 안해봣고 싫다는걸 달랜적은 있어도 3달이상 가지는 않았구요,,
    중학생되니 부모가 희망하는 직업과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쓰라고 하더군요,,한동안 이게 현실이구나,싶었어요,,
    애들을 의대오케스트라 시키겠다고 수학과학과외시키며 첼로까지 가르치는 사람에 비하면 나는 너무 욕심이 없는건지 모르겠지만 자식의 인생은 자식의 인생이니 절대로 강요하고 싶지는 않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0278 다들 영어회화 공부 어떻게 하세요? 마포나 여의도영어학원 추천 좀 ^^ 2 영어는 어려.. 2008/04/03 1,191
380277 이런 성격은 왜그런건가요?? 궁금~ 5 성격^^ 2008/04/03 907
380276 자식의 인생은 자식이 스스로.. 7 존중 2008/04/03 1,913
380275 컵스카우트 가입 여아 5명이라는데 신청바꿀수 잇나요? 1 급도움요청 2008/04/03 460
380274 보톡스 저렴한 병원 소개시켜 주세요. 18 서울에서 2008/04/03 1,131
380273 현대 백화점 쿠폰 질문 드려요. 2 백화점 2008/04/03 595
380272 손목시계... 1 하늘 2008/04/03 313
380271 시댁과 의절하고 사시는 분들께 여쭙니다. 35 ... 2008/04/03 6,154
380270 '용감한 시민상' 일산 여대생, 직위해제 경찰의 조카 (기사 펌) 7 ㅜㅜ 2008/04/03 3,788
380269 앞집 아줌마.... 5 아침부터 충.. 2008/04/03 4,612
380268 고추가루 1근 5 궁금이 2008/04/03 838
380267 요구르트 제조에 쓰이는 효소? 그거 따로 파는건가요? 1 효소? 2008/04/03 374
380266 천연 비누, 화장품 4 만드시는 분.. 2008/04/03 770
380265 북한은 왜 자꾸 그러나요?무서워요..... 8 .... 2008/04/03 1,061
380264 삭제합니다. 43 오늘 두개째.. 2008/04/03 8,375
380263 집근처 가까운 탈모 클리닉VS 유명 대학병원 피부과 8 탈모 2008/04/03 1,349
380262 술값내기 좋아하는 신랑때문에 정말 답답합니다.. 4 답답한 아줌.. 2008/04/03 637
380261 지난해 가을 무청을 말렸는데요... 노랗게 된건 버려야??? 2 ... 2008/04/03 518
380260 성추행 최연희씨 지금 지역구 1위라고 하네요. 18 .... 2008/04/03 1,220
380259 (펌)의료보험민영화 이후... 네이버 지식인의 모습 5 황당 2008/04/03 845
380258 윙윙붕붕 자동차박사 문의 4 엄마 2008/04/03 342
380257 혹시 전업주부이고 아가(20개월가량...) 키우면서.. 일기쓰시는분 계세요???? 4 일기 2008/04/03 585
380256 마른김이나 조미된김... 냉동실에 보관하는게 아닌가요??????? 8 ... 2008/04/03 1,914
380255 스위스에서 구매대행 해주실분 없을까요????(화장품) 2 혹시 있으실.. 2008/04/03 673
380254 DHC클렌징오일 거품나는건가요? 2 DHC 2008/04/03 704
380253 쥴리엣 신랑님께 여쭤봅니다. 3 궁금 2008/04/03 1,718
380252 보험회사에서 받은 돈이 적어요... 4 음.. 2008/04/03 712
380251 하나 구입하려는데 한경희로 할까요...콘에어로 할까요...^^:; 4 스팀다리미 2008/04/03 500
380250 멸치 보관할때요.. 4 멸치문의 2008/04/03 637
380249 보습제품.추천좀해주세요 1 우헤헤 2008/04/03 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