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초진받고 5일만에 이렇게 가네요..

울지말고힘내야지 조회수 : 1,639
작성일 : 2008-03-19 01:03:37
얼마 전에 아가가 온 것 같다고 글올렸던 사람이랍니다.

너무 초기에 병원가면 안 될 거 같아서 2주쯤 기다려서
지난 금요일에 짝지랑 같이 초진 갔었어요.
병원예약한 날 아침에 피가 살짝 비쳐서 좀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애기 심장소리가 콩콩콩콩 들리고 막 제가 더 두근두근거리더라구요.

출혈 있으니 무조건 안정해야 한다 하셔서 병원 다녀와선 점심 때부터 내내 누워서
초음파 사진 보고 손톱만한 우리 아가 보면서 예쁘다 힘내자 얘기하고 그랬는데

다음날 저녁에 배도 너무 아프고 출혈도 많아서 응급실 가서 유산방지주사도 맞고 했는데
결국 오늘 아침에 덩어리피가 나와서 급히 병원 갔더니
이미 아기집은 다 흘러내렸다고.. 오후에 수술잡자고 하시대요.

다행히 담당의사선생님이 참 좋으셔서 너무 감정적이지도 않게, 딱딱하지도 않게 말씀해주셔서
오히려 저도 진료실에선 참 담담했답니다.
염색체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음번에도 이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시면서
제가 여쭤보는 것들 다 차근차근 설명해주시고..
여튼 머리가 멍하던 그 순간에도 고맙다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수술시간까지 신랑이랑 집에 와서 기다리는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둘이서 같이 2시간은 엉엉 울었네요. 우리 신랑 그리 우는 거 처음 봤어요.
신랑도 그저 미안하다 미안하다 그러고  
저도 정말 미안하다는 거 말곤 할 말이 없더라구요.
양성반응 나온 날 이후부터 맨날 둘이서 아가 얘기만 했었거든요.
이렇게 키우자, 저렇게 키우자. 좋은 엄마아빠 되자. 많이 사랑하자..

수술은 참 간단하데요..
수술베드 위에 누웠나 싶었는데 일어나니 회복실이고..
생명 하나 참 덧없네 싶더라구요..
영양제 다 맞고 집에 와서 우선 급한대로 신랑이 설렁탕 사 와서 먹고
저 먹는 동안 신랑은 미역국 한 솥 끓여내고.

그런데 저도 참 웃기는 거 있죠.
수술 전에 집에선 그렇게 눈물이 나더니
다시 병원갈 때부터는  어찌나 차분해지는지..

수술실 들어갈 때도 그렇고 회복실에서 깨어나서도 그렇고
동생 생기면 개똥이라고 이름붙여줘야겠다고 신랑이랑 농담까지 했더랬습니다.
좀 더 지나면 시댁이랑 친정에 말씀드려야지 하고 둘이서만 알고 있기로 했는데
그것도 참 다행이다..
처방약 다 먹고 움직일 만 하면 한약 지으러 가야겠다.. 그런 얘기도 하고.


산모수첩받은 거랑 CD만들기 시작한 거, 자료들 뽑아둔 거
홍보지 받은 거 다 모아서 작은 상자에 넣고 정리하는데 저릿저릿하네요.
사진 겨우 한 장 찍어줬는데 이리 빨리 가 버리다니..

좋은 엄마 되려면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그거 알려주려고 잠깐 다녀갔나 봅니다.
그러니까 저도 힘내서 다시 만날 준비하면서 기다려야지요.


한 번 보내고 나니 새삼 아가들이 귀하고 예쁘구나 생각이 드네요.
엄마라는 자리는 더더욱 귀하고 어렵고..

잘 되겠지요.. 그렇겠지요..













IP : 59.10.xxx.3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픈맘
    '08.3.19 1:29 AM (218.38.xxx.196)

    마음이 아프네요... 곧 좋은 소식 있을꺼예요... 힘내세요...

  • 2. ..
    '08.3.19 2:00 AM (142.166.xxx.51)

    토닥토닥

  • 3. @@@
    '08.3.19 2:54 AM (122.163.xxx.102)

    저도 그런적이....좋지 않은 과일은 우리몸 자체에서떨어트린 다고...(전 4번이나~~~) 너무 슬퍼하니 의사가 그런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래도5번째 성공해서 ....지금은 건강하게....곧 좋은 소식이 있을껄요...신랑이 ....참 좋다...서로 아끼는 모습 !!! 예쁘네요...

  • 4. 울지말고힘내야지
    '08.3.19 3:51 AM (59.10.xxx.31)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5. plumtea
    '08.3.19 5:26 AM (58.238.xxx.184)

    저도 전에 그런 적 있지만....건강한 아이들 셋 낳아 잘 키우고 삽니다. 몸 잘 추스리시면 기다리는 손님이 오실 거에요.

  • 6. 힘내세요..
    '08.3.19 8:51 AM (203.244.xxx.2)

    나중에 임신해서..입덧하고, 배가 많이 불러서 운동화 끈도 못 묶게 되서 힘들때, 지금을 돌이켜 보실 일이 꼭 있을거에요..우선 한달 정도 안정 취하시고, 그 후엔 임신했을때 처럼, 좋은음식많이 드시고, 몸을 많이 길러두세요..근력운동도 꾸준히 하시구요..튼튼한 몸으로 임신하면, 건강한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답니다..울지마세요

  • 7. ...
    '08.3.19 10:28 AM (203.248.xxx.3)

    건강하게 다시 찾아올거에요. 힘내세요...

  • 8. ^^
    '08.3.19 9:28 PM (222.237.xxx.10)

    기운내세요!!! 저도 작년 5월에 한번 8월에 두번 연달아 유산하고 지금 6개월째 아기 잘 크고 있어요.
    그냥 임신인거 신경안쓰고 지냈으면 유산인지 생리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구요.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너무 자책하지마세요.
    곧 이뿐 아기가 찾아올거예요....기운내세요 ^^

  • 9. ...
    '08.3.20 12:07 AM (222.99.xxx.143)

    염색체 이상이 있는 애기였다 생각하세요.건강하지 못하니깐 자연 유산 된거라고.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전 계류유산 됐었어요.지하철 타고 오면서 눈물이 앞을 가리고 꺼이꺼이 우는데 신랑은 챙피해 하더라구요.소파수술 하는거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어요.너무 섭섭했죠.
    지금은 11개월 된 남자아이랑 하루종일 씨름중이네요.
    곧 다시 건강한 아이 가지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7113 영어로..."조금 더 주세요.."를 뭐라고 하나요? 4 영어로 2008/03/19 2,848
377112 남자짝꿍이 자꾸 때린다고 아침마다 말하는데 어떻게 하지요? 9 초등1학년딸.. 2008/03/19 708
377111 알레르기 비염에 일반 소금으로 코세척을 꾸준히 해 주는거 괜찮나요? 8 비염 2008/03/19 993
377110 알려주세요.. "맨마지막에서 두번째 줄"은 어찌표현하나요? 6 영어공부 2008/03/19 1,744
377109 요즘 아이랑 놀러가면 좋은 곳 어디일까요? 6 봄날 2008/03/19 781
377108 KBS 뉴스 너무한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화면을 내보낼 수 있는지 13 뉴스 2008/03/19 6,034
377107 신은경씨요 14 전 KBS .. 2008/03/19 3,813
377106 영화보다 더 끔찍한 현실.. 맘아파 2008/03/19 769
377105 코스코, 비데 어때요? 2 승범짱 2008/03/19 277
377104 어린이집 소풍 걱정이네요 3 파란하늘 2008/03/19 685
377103 교정치과에서 발치를 못할거같다고 대학병원으로 가라하는데.. 3 치아교정중 2008/03/19 824
377102 홍삼원액은 체질에 상관없이 먹어도 되나요? 7 홍삼 2008/03/19 886
377101 백금도금한 반지 5 반지 2008/03/19 692
377100 엑셀에서 점 세개 찍는거 도와주세요 6 엑셀난감 2008/03/19 1,274
377099 청정원에서 나오는 맛선생 믿고 먹을만한가요?? 5 다시다미원싫.. 2008/03/19 1,543
377098 사람을 알아보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5 아침 단상 2008/03/19 1,549
377097 바보 남편땜에 밤샜어요. 객관적으로 판정좀 해주세요. 24 아... 열.. 2008/03/19 3,025
377096 [급]배만 가리는 거들 어디서 파나요? 3 배나온학부모.. 2008/03/19 561
377095 통영 숙소 알려주세요. 5 통영 2008/03/19 879
377094 이거...방법 없을까요?? 3 잉크땜시 2008/03/19 329
377093 내게 지금 도깨비 방망이가 있다면 ...팔뚝 종아리 반으로 줄이고 싶다... 11 도깨비 방망.. 2008/03/19 1,193
377092 친정엄마와 남편의 사이가 너무 나쁩니다. 20 나무 2008/03/19 2,607
377091 내 딸은 저렇게 키우고 싶다~하는 여성상은? 14 1 2008/03/19 2,185
377090 우리끼리만...아까 그 싸이녀 주소나 이름 좀 알려주세요. 34 밤이니까 2008/03/19 11,939
377089 초진받고 5일만에 이렇게 가네요.. 9 울지말고힘내.. 2008/03/19 1,639
377088 출산시에 아이가 나오다 다시들어가는 경우 흠.. 2008/03/19 541
377087 가족모임에 브레지어 입지 않는건 어떤가요?? 8 어색 2008/03/19 2,143
377086 당신의 잠재력 - 지금 발전하고 있습니까 5 1 2008/03/19 867
377085 방금 모기 봤어요 5 벌써!! 2008/03/19 442
377084 영화'식객' 보신분들께 질문요 5 엄마 2008/03/19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