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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을 해야하나..말아야...

망설임 조회수 : 956
작성일 : 2008-03-18 14:28:14

사정이 생겨 12년간 다닌 직장을 휴직하고 있습니다. 결혼했고, 유치원 다니는 아들이 있어요. 하나..
몸이 아파 휴직을 했었는데, 이제 간단한 살림정도는 할수 있을만큼 회복이 되었답니다.
결혼한지는 11년 되었답니다. 저는 급여가 많다거나, 일이 창의적인곳은 아니구요, 공무원으로서
그냥 그럭저럭 다닐만한 곳입니다. 그냥 공무원이죠. 평범한.. 그냥 여러분 동네에서도 흔히 보실수 있는..


몸이 나아감에 당연히 복직기간도 끝나가네요. 제 아이는 그동안 이모가 봐주었답니다. 언니가..
그런데 막상 이렇게 되어 결혼 후 처음 살림도 해보고 이렇게 살아보니 너무 좋은거예요.
무엇보다도 아침에 아이 셔틀타는곳까지 데려다 주고, 오후에 맞아 주고,
간식먹여주고, 끼고 낮잠자고, 책도 읽어주고, 아이도 많이 좋아해요.

저는 뭐 제가 대단하다거나,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할 인물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기때문에
사실 직장에 대한 큰 기대나, 포부? 그런건 없어요. 그저, 그냥 지겨워.. 지겨워..하면서 다녔지요.
일주일 내내 동동동동~ 거리며 아침부터 잠들때까지 지내다, 아이 유치원 보내놓고 보내는 오전시간
도 너무 좋고, 아이와서 지내는 시간도 너무 좋아요. 무엇보다 보고 싶지 않은 얼굴들 (사회생활에서
만났던 사람들이겠죠..) 안봐서 너무 좋고, 온갖 이해관계속에서 부대끼는것도 안해서 너무좋고,
잠도 많이 잘수 있어서 좋구..........

그런데 여기계신 선후배님들도 아시겠지만, 넉넉 (사실 그 넉넉함의 기준이란 참 모호하지만)했으면
안다녔겠죠. 그동안. 지금 그만두게 되면 저는 이사를 가야 한답니다. (대출이랑 그런부분이겠죠.
살림 규모를 줄여야 하니까요) 근데 이렇게 또 절약하고 살아보니까, 나에게 이런 자유와, 이런 편안함이
허락된다면, 이사를 간다해도, 여러가지 좀 아끼고 살더라도 그냥 살수 있을것 같아요.

  친정엄마께서는, 물론 네가 애를 떼놓고 다니고 살림할랴 일하랴 힘들었던건 아는데, 아직 젊으니
좀더 나가서 벌어야 하지 않겠니? 라고 말씀 하세요. 엄마 나이드시니까, 노후 생각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해서 그러시네요. 젊어서 좀 일하고 늙어서 편히.. 뭐 이런 말씀 이시겠죠.

  저는 사회생활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같은것은 전혀없구요, 이 생각 저생각하다보니 참 복잡하네요.
후회.............될까봐요. 몇년 후에 혹시 후회될까요? 힘들었어도 그냥 다닐껄 싶을까요?
하긴, 사람일을 몇년 후에 내 마음까지 헤아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 그건 아마 신의 경지 이겠죠.

"내가 몇년 후에 돈을 꼭 벌어야 할 힘든 상황이 온다면 어쩌지,,, 그럼 지금 직장이 너무 아쉽겠지?"
" 지금은 너무나두 좋은데, 미칠것 같이 좋은데, 몇년 후에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직장생활이 다시
  미칠만큼 하고 싶은 상황이 되면 어쩌지?" 솔직히 겁이나요.

참 어렵네요. 슬슬 다가오는 그 날.(출근날)을 생각함서 상념에 잠겨 봅니다.
어떻하나............


IP : 203.81.xxx.10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험자
    '08.3.18 2:56 PM (221.148.xxx.23)

    자유롭고, 인간답게 사는것 같고, 몸과 마음이 전부 편안하지요 사실.

    후회라... 생각보다 빨리오더군요
    사회생활에 대한 미련, 금전적인 아쉬움을 차치 하고서라도
    내 고유의 할일이 없다라는것, 상대적으로 난 아직 끓는피(?) 젊다라는것..
    엄마, 아내의 입장말고
    날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금방 우울해집니다.

  • 2. 제 경우
    '08.3.18 3:05 PM (220.67.xxx.136)

    글이 좀 길어서요 위에 따로 글쓰기를 했습니다.

  • 3. 제가
    '08.3.18 3:05 PM (116.120.xxx.130)

    일하고 안하고를 반복햇어요
    지금도 안다니고 있긴한데 정말 집에 잇는게 너무 좋아요
    몸 편하고 시간 넉넉하고 애들에게 해주고 싶은것 다해주고
    직장 다니면 받게되는 업무 스트레스 사람 스트레스 안받고 ...
    근데 애 커갈수록 돈 많이 못벌어논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어느 순간 애는 커가고 나도 남편도 늙어가는데
    애 대학까지 남들처럼 가르킬수 있을까?? 우리 노후에도 큰걱정없이 무난히 보낼수있을까
    이런 스트레스도 무지 크더라구요
    아직 아이 유치원 생이니 공부시키는건 큰걱정 안되실텐데
    그래도 애 어릴대 조금이라도 더 벌어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나마 애 하나니 수월하신겁니다
    집가지 이사갈 지경이시라면 좀 더 버세요
    아직 복귀를 안하셔서 그렇지 막상 다니다 보면 또 나름 적응이되고
    직장생활의 작은 기쁨도 생기잖아요

  • 4. ..
    '08.3.18 3:19 PM (222.233.xxx.2)

    저도..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병가를 내신거라면 몰라도..
    그냥저냥 직장생활이 조금씩 스트레스 받는 정도라면 다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돈도 돈이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직장생활은 하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저도 육아휴직 1년하고 복직한지 몇주안 지났지만.... 그래도 다녀야 되겠더군요...

  • 5. 제 경우
    '08.3.18 3:24 PM (220.76.xxx.169)

    직장생활 오래했더니 슬슬 권태기가 오고, 그때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고 자연스레 계속 집에 있었지요.
    지금은 후회가 큽니다. 일이란게 돈을 벌기위한 목적도 있지만, 제가 오롯이 숨쉬고 내 목소리를 내고 내 인생을 살기위해 꼭 가져야하는 것인데 너무 쉽게 포기했구나 싶습니다.
    저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일 포기하지마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만 판단하지마시고,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을 놓고 고려해보세요.

  • 6. 님의
    '08.3.18 4:08 PM (211.58.xxx.219)

    경우는 지금, 복직할 직장이 있는지라 그저 편하고 좋기만 하지요.
    하지만, 돌아갈 곳이 없을때는 다르답니다.

    제가 두 가지 경우를 다 경험 해 봤습니다만, 완죤히 다릅니다...

  • 7. 원글녀
    '08.3.18 6:49 PM (58.140.xxx.221)

    감사합니다. 조언이 꼭 필요했었는데, 여러가지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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