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늘 하루 넘기네요

[먹고사는문제]

벌써 7년차 이곳에 붙박이로 남아 있네요
정말 7년동안 갖은 모욕과 수모를 다 당하면서도 여기 남아
있는것은 오로지 사는문제 하나 때문이네요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기가 편한 직장이라고 해요
그다지 생산적인 일도 아니고 빡세게 고된 노동도 아니니
보기엔 참 좋은 직장이다 하겠죠

하지만 여긴 급여 월 100만원도 안되고
모시는 사장님은 수백명
모두가 관리비 내는지라 제 월급 다 자기들이 준다고 생각해요

위원장은 벌써 8년째 장기집권
오늘 아침엔 새로들어오시는 설비기사 아저씨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소장님이 말씀하셨나 보네요

그런데 그 화가 왜 저한테 미치죠
제가 무슨 권한이 있어 권한 행사를 했나...
저보고 고함치고 소리지르고 ㅎㅎㅎ
설비직원 오늘 출근 안시켰다고요...

관리소 직원 무슨 비리 있을까봐 쳐다보지 마세요
물론 그런일도 있겠지만
여긴 한사람이 다 해요 물증없는 심증.
우린 점심먹으러 가서 하얀 봉투안에서 점심값 꺼내 쓰면
큰일나요
무슨 돈인가 바로 다음날 감사 들어와요

주민들은 또 어때요
요즘은 수도요금 1톤값만 더 나와도 아저씨들이 전화해서 고래고래...
그것도 몇 천원가지고(근데 본인들이 검침을 잘못해서)
은행에 자동이체 신청해놓고 이체되는날 저녁에 이체하고는
관리비 이체 안돼서 연체료 물게 되었다고 생난리 기분나빠서 관리비 안낸다고
하네요
은행직원은 퇴근도 하면 안돼요...
여름 휴가요!
여름 휴가 신청하면 종놈들이 주인보다  먼저 휴가 간다고
욕해요
정말 셀수 없는 온갖 일들 하루도 끊임없이 일어나는곳이 여기네요
어찌 세상에 이다지도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는지..

그럼에도 여기 붙어 있는것은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로요
정말 재주도 능력도 왜 이리 내가 못났을까요...

아침부터 하루종일 기분 다운 !
참 우리부모님 이렇게 살라고
저 낳은건 아닐텐데...

[힘드시죠]

많이 힘드시죠?
원래 먹고 사는 일이 그런가봐요..
하루에도 열 두번 마음 상하시겠지만 건강한 몸과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으니
힘내세요..^^

[..]

남의일 같지 않습니다..저도 100만원도 안되는 월급에 일은 편하지만, 넘 지루하고, 그러네요..
여기도 사장이 여럿이라..^^;; 스트레스도 만만치않고요,,
이렇게 먹고살아야하나 생각도 들고요,,
자꾸 다른사람과 비교하니 제 자신이 더 비참해져서 요즘엔 그냥 일할곳이 있는것만으로 행복하다 세뇌하고 다녀요..같이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