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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300포기 이야기

명사십리 아짐 조회수 : 1,297
작성일 : 2007-12-21 21:09:06
메주에 이어서 이번엔 김장이 또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자그마치 300포기......
아버님 정성껏 심어서 배추가 제법 속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춥기전에 김장을 하기로 했지요.
밭에서 배추 300포기 좀 넘게 뽑고, 무우  70개 뽑고, 갓 뜯어서 다듬고 미나리, 쪽파는 사서 했습니다.
문제는 배추였습니다.   이곳 배추들이 전부 속이 노랗게 타들어가는 병이 걸려서 일일이 속을 헤집어
마른것들을 뜯어내야 했습니다.   그 작업만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그리고 바닷물 끌어올려서 해수에 하루 담궈뒀다가 그다음 다시 왕소금으로 절였습니다.
그것도 하루....    다음날 식구대로 이웃 애기엄마 부부까지 거들어 어마어마한 배추를 씯어 건져서 평상에 장판 깔고 차곡차곡 쌓아서 비닐 덮고 큰 그릇들에 물 담아서 눌러주면서 물기를 뺐습니다.
그사이 울집 아자씨 열씸히 무채,청각갈기,마늘 생강 생새우 갈아서 속양념을 만들었습니다.
양념 전부 만든양이  어른들 목욕통으로 써도 될만큼 큰 그릇에 자그마치 두통입니다.
삽으로 저었다면 상상이 되실런지요?
아버님은 꼭지따기 담당,  울집 아자씨 1차 버무리기 담당, 옆집 아자씨 날라서 포장담당,  울 딸내미와 저, 그리고 옆집 애기엄마는 속넣기 담당,  울 아들은 옆집 아이보기 담당,    허리도 못펴고 점심은 짜장면 먹어가며 그렇게 300포기의 김장을 끝냈습니다.   오늘은 담근 김치들을 또 가족들에게 한박스씩 택배로 보내고 나니 온 식구들 전부 감기몸살로 코를 훌쩍거립니다.    그래도 밀린 숙제 마친것처럼 개운합니다.  김치도 맛나고...ㅎㅎㅎㅎ
IP : 222.102.xxx.10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몸은
    '07.12.21 9:26 PM (210.216.xxx.53)

    고달프지만 원글님 마음은 날아갈듯 싶어요
    애쓰셨습니다
    따뜻하게 푹 쉬세요

  • 2. @_@
    '07.12.21 9:36 PM (121.149.xxx.25)

    집에서 기껏 20여포기 담그는데..
    전혀 상상이 안갑니다! @_@
    너무너무 수고하셨어요!!!

  • 3. 우왓!!
    '07.12.21 9:54 PM (122.34.xxx.27)

    전 열댓포기 담그고 뿌듯해했는데
    완전 새발의 피네요.. 님 대단하세요!!

  • 4. @.@
    '07.12.21 9:58 PM (58.148.xxx.133)

    정말 수고하셨어요~
    힘들게 김장하셔서 가족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모습이
    항상 시골할머님께 김치 얻어먹는 저로선 너무 감사하고 좋네요.
    요즘 감기가 오래 가던데 얼른 나으시길..

  • 5. 뿌듯뿌듯
    '07.12.21 10:39 PM (58.226.xxx.187)

    하시겠어요.
    겨울내내 맛있게 익은 김치 드시며 그 보람 느낄실겁니다...
    좀 얻어 먹을수 있으려나..침 넘어갑니다^^

  • 6. @@;;
    '07.12.22 8:27 AM (219.248.xxx.151)

    300포기..예전에 저 어릴때 친정에서 100포기하는건 봤지만 300포기..그래도 다 하셨다니 커다란 숙제 마치신듯한 느낌이셨겠어요
    게다가 맛은 또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ㅎ

  • 7. 명사십리 아짐
    '07.12.22 10:16 AM (222.102.xxx.102)

    저도 서울살때는 20포기 하고 너무너무 뿌듯해 했었답니다. 이곳 명사십리로 이사와서 처음하는 김장이었는데 상상 초월입니다. 시골살이가 녹녹치않음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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