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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남자친구와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기억하세요?

통쾌 조회수 : 4,478
작성일 : 2007-12-16 01:36:14
벌써 두달도 넘은 거 같아요. 예전 남자친구가 같은 아파트에 이사와서 머리 아프다고 글 올린게요.
그때 마주치면 꼭 후기 올려달라고 하신 분들 기억나서 82로 달려왔습니다 ^^

그 글을 못보셨던, 혹은 잘 기억안나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예전 얘기를 해드리자면,
예전 남자친구, 남편, 그리고 저는 대학원에서 만났고 예전 남자친구와는 초반에 한 두세달 사귀었는데
그땐 어릴때라^^ 뒷수습을 잘 못해서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질질 끌다가 좀 좋지 않게 헤어졌어요.
헤어진 이유는 절대적으로 그 놈이 나쁜놈(예전 여자 정리못하는 놈)이어서라는 걸 다들 알기도 하고
헤어지고 몇년지나 지금 남편이랑 사귀게 된 거라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껄끄럽고 이런 건 없어요.
지금도 저희 커플 쪽에 친하게 지내는 학교친구들도 더 많기도 하구요.
제 남편은 저랑 사귀기 전부터 그 놈이랑 그리 주욱 친하게 지내진 않았고 저랑 사귀면서
뭐 따로 연락해본 적 없는, 그쪽에서도 연락받아본 적 없는 '옛날 학교적 친구' 정도의 관계이지요.

여튼 그 놈이 저희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되었던 것이었죠. 그 많은 아파트 중에...하필이면요.
얼마간 살아보니 800세대 정도 되고 하-중-고층 엘리베이터 따로 쓰고 다들 바쁘게 살다보니
이웃간에 아는 척 하고 이런 것도 없고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얼굴 익는 사람이 몇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엘리베이터홀이랑 아래 슈퍼만 조심하면 되겠다 싶어 나갈 때만 좀 긴장하고 살았었지요.
물론 미련은 요만큼도 남지 않고 정말 니 놈도 맘 아픈 일 꼭 생기길 바란다!!!라는 마음으로 헤어졌지만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딱 마주쳤을 때 부시시한 머리에 눈 붓고 츄리닝 입고 있질 않길 바라는 마음이요 ㅋㅋ
아 정말 신이 있다면 단 한번 내 마음 후련하게 그 나쁜 놈 마주칠 때 나름대로 멋진 모습이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ㅎㅎ  
근데..........안만나지더라구요.
물론 정면에서 딱 마주친 거 아니고 지나가는 걸 봤을지도 모르지만요.
저도 나름 주말에 슈퍼 내려가고 그러면 주변 살피긴 했는데 ㅎㅎ 못봤어요.
같은 아파트 사는 다른 친구들은 잘만 만나지던데. 참 이상하죠.
한번은 주말에 남편이 슈퍼 잠깐 내려가자는데 옷챙겨입긴 귀찮고 혼자 보냈더니
엘리베이터홀에서 등지고 봤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랑 층수차이로 반대편 엘리베이터 이용)
안 내려간 게 어찌나 다행이던지요 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오늘 남편이랑 외출하는데 귀찮아서 바지에 스니커즈 신고 나가려는데
남편이 이쁘게 좀 하고 가자고 졸라서 맘먹고 좀 꾸며볼까하니
간만에 드라이도 잘 되고 화장도 잘 먹고해서 저도 기분이다하고 원피스 골라 입고
시부모님이 주신 다이아 목걸이도 걸치고 나름대로 이 계절엔 최선을 다한 차림으로
외출했다 들어오는 길에 마주쳤어요.
남편이랑 손잡고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그 놈이 다가오는 상황...
어둑어둑한 지라 가까이오기 전에 몰랐는데 코앞에서 정면으로 마주쳤지요.
남편이 그 놈을 보고 이름을 불러서 그 놈도 우리를 깜짝 놀라 쳐다봤는데
전 그냥 슬쩍 한번 쳐다보기만하고 다시 고개 돌려 계속 남편한테 하던 얘기 계속 했거든요.
그래서 어...하는 사이에 그냥 지나쳐버렸지요. 제가 멈추지도 않았거든요.  
그리고 뒤 한번 안돌아보고 남편이랑 하하호호 얘기하면서 돌아왔답니다.
왜이렇게 통쾌하지요 ㅋㅋㅋㅋㅋㅋㅋ
계획한 건 아니었는데 은근슬쩍 무시하고 자연스럽게 넘어간 것도 너무 좋았고 ㅎㅎㅎ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날에 피부결점은 잘 안보이는 어둑함까지!
남편도 멋지게 이쁘게 잘 차려입고 오늘 우리 너무 괜찮다며(죄송 ㅋㅋ) 자화자찬한 날 만나 기분 너무 좋아요.  

아- 신은 있나봐요.
앞으로도 착하게 살렵니다.   ^^


IP : 122.29.xxx.169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7.12.16 1:41 AM (211.207.xxx.157)

    ㅎㅎ,재밌게 잘 읽었어요..
    근데 슈퍼갈때도 동네 어귀 나갈때도 정말 신경쓰이겠어요..부시시할때 마주칠까봐
    늘 신경쓰이고 주위 두리번 해야 하고,,하여간 옛날 남친이랑 같은 아파트 사는 거
    보통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군요...

  • 2. ㅎㅎㅎㅎ
    '07.12.16 1:44 AM (122.32.xxx.149)

    원글님 정말 운 좋으셨네요.
    예전 남친이랑 만나는 최악의 상황.... 솔로에 후즐근한 추리닝 목욕가방 등등을 몽땅 빗껴 가셨을 뿐 아니라
    완전 최고의 상황이잖아요.
    그리고 남편분이랑 세트로 귀여우세용~~ㅋ

  • 3. 앞으로도 주~욱
    '07.12.16 1:54 AM (121.140.xxx.89)

    오늘 단 한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상황이네요.
    앞으로도 주~욱 긴장하고 멋내고...
    오늘은 통쾌하게 지나갔지만
    내일...또 내일...이 걱정이네요.

  • 4. ^^
    '07.12.16 2:04 AM (58.148.xxx.133)

    글읽는 제가 다 통쾌하네요. ㅎㅎ

  • 5. 그 상황이..
    '07.12.16 2:05 AM (211.49.xxx.83)

    너무 재미나네요.
    어쩜 그런 우연이..말입니다.

  • 6. 앗싸...
    '07.12.16 2:16 AM (221.164.xxx.28)

    좋은 후기입니다.^^
    그 글 읽을 당시 훗날이 궁금해지긴했어도...
    남의 일이라 잊고 있었는디.. 적당한 해후 였었던듯~~후기 쎙큐요.

  • 7. ㅎㅎㅎ
    '07.12.16 2:19 AM (218.155.xxx.196)

    글이 참 재미있게 빨리 읽어지네요.
    참 잘쓰세요~ㅎㅎ
    제 기분도 덩달아 좋아집니다.
    ㅎㅎㅎ

  • 8. 통쾌
    '07.12.16 2:26 AM (122.29.xxx.169)

    허걱^^; 이 새벽에 이렇게 호응을 해주시니 신나서 이거 잠이 올라나 모르겠네요 ㅋㅋ
    이러다 잠 못자고 푸석한 얼굴로 낼 슈퍼 내려갔다 다시 만나면 제대로 반전 ㅎㅎ
    낼은 남편한테 쇼핑 목록 적어 손에 꼬옥 쥐어주고 집에 콕 쳐박혀 있을랍니다~~^^

  • 9. 저는 왜
    '07.12.16 11:33 AM (58.140.xxx.97)

    님의 옛남친과의 상황이 그려지는게 아니라 님의 생활수준만 읽혀지고 눈에 그려지는지....
    좀 좋은환경에 사시나 보네요. 그런 외출복까지 받혀주는 곳으로의 외출...
    저속과 고속 엘레베이터가 나란히 놓여있고... 부럽삼.

  • 10. ㅎㅎ
    '07.12.16 3:28 PM (61.99.xxx.139)

    저는 왜 님,같은 생각 저도 해봤네요..
    시부모가 사준 다이아목걸이라... ...(전 다이아 반지만 하나 달랑 것도, 신랑이 해준거..--;;)

  • 11. ....
    '07.12.16 5:42 PM (59.13.xxx.120)

    애고 통쾌합니당~ 전 지난번이나 이번이나 원글님 글 읽을때마다 자꾸만 예전 래미안 아파트 광고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암튼 오늘 기분도 업 되셨는데 남편분이랑 근사한 저녁 식사 시간도 보내세요

  • 12. ㅋㅋㅋ
    '07.12.16 6:54 PM (211.59.xxx.220)

    통쾌.. 유쾌...

  • 13. ㅎㅎㅎ
    '07.12.16 11:42 PM (124.56.xxx.100)

    다음편 기대되요~~

  • 14.
    '07.12.17 12:00 AM (203.132.xxx.51)

    우와우와 저도 그런 복수? 같은걸 꿈꿨는데 정말 멋진 엔딩이네요. 우와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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